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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의 주요내용

최종 수정일: 7월 16일


산업기술보호법은 영업비밀보호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제정된 기술보호법으로서, 영업비밀의 비밀관리성 요건 등을 과감하게 삭제한 산업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비밀성을 보호하기보다는 기술 자체를 보호하는 입법이다. 하지만 국가핵심기술 보호체계가 정교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작년 8. 20. 산업기술보호법이 개정되어 금년 2. 21. 및 4. 1.부터 시행되고 있는바, 유의미한 개정으로서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국가핵심기술 정보공개금지 원칙 (9조의2)

국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없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공개가 가능하나, 이 경우에도 산업부 장관 및 관계 부처 장의 동의를 받은 후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조문은 정보공개 등으로 국가핵심기술이 일반이나 경쟁업체 등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도입된 조문이다.

이 조문에 대하여 삼성전자의 직업병 피해자들이 삼성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시민단체들 역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조문의 취지는 공감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공개를 허용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있어서 항상 산업부 장관 등의 동의를 받게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법원이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를 명령하는 경우나 이해관계인에게 소송기록 열람을 허용해야 하는 경우 사전에 산업부 장관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새로 도입된 14조 8호와의 관계를 고려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2. 국가핵심기술 전문인력의 관리 강화 (10조 1항)

최근 반도체 인력 등의 해외 취직으로 인하여 국가핵심기술이 중국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우려를 고려하여 국가핵심기술 전문인력의 이직관리나 비밀유지 등을 할 수 있는 계약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즉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은 국가핵심기술을 취급하는 전문인력의 이직 관리 및 비밀유지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진다. 이를 어긴 사람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이 조문의 도입으로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은 국가핵심기술 취급인력이 어디로 이직하는지, 비밀유지를 하는지 등에 대하여 관리하여야 하고, 취급인력은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

다만 단순한 ‘계약적’인 관리가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에 어떠한 도움을 줄지에 대한 효과가 의심스러우며, 취급인력의 범위를 획정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문제될 수 있어 보인다.

3. 국가핵심기술 해외인수ㆍ합병 절차 강화 (11조의2)

이번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조문인데, 종전에는 보유기관의 해외인수ㆍ합병 등의 경우에 신고로 족했지만 이를 강화하여 승인으로 규제를 강화하였다. 다만 대상을 이원화하여 국가로부터 R&D 지원을 받은 국가핵심기술의 경우에는 사전승인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외국인이 보유기관에 대하여 해외인수ㆍ합병 등을 진행하는 것을 알았을 때는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

R&D 지원을 받은 보유기관은, 국가핵심기술 자체를 직접적으로 수출하는 경우에도 승인을, 그리고 보유기관의 해외인수ㆍ합병 등으로 인하여 간접적으로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부여함이 없이 투자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한다면 기관들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거나 그 사실을 공개하기를 일부러 꺼릴 수도 있을 것이라 걱정이 된다.

4. 산업기술 목적외 이용 금지 (14조 8호)

산업기술의 유출 및 침해에 관한 소송에서 적법한 경로를 통하여 산업기술이 포함된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의 다른 용도로 그 정보를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소송 등으로 산업기술이 일반이나 경쟁업체 등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도입된 조문이다. 이 조문 역시 삼성전자의 직업병 피해자들 및 시민단체들이 우려를 표한 조문이다.

새로 도입된 9조의2가 국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국가핵심기술 공개금지를 의무화한 조문이라면, 이 조문은 소송에서 산업기술을 취득한 자에게 공개금지를 의무화한 조문이다. 위 14조 8호를 위반한 경우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며 형사적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민간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한 면이 있기에, 비밀유지명령 위반죄의 경우는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위 14조 8호 위반의 경우도 친고죄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고의’에 의한 사용이나 공개의 경우로만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5.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 (22조의2)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으로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면이 있지만, 손해액 추정이 없는 산업기술보호법의 실정을 고려하면 그 역할에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손해액 추정 규정과 같이 도입되었어야 바람직하다고 본다.

6. 비밀유지명령의 도입 (22조의4)

법원의 소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법원에 비밀유지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실무적으로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판단된다.

7. 기술 유출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36조)

국가핵심기술 또는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였다. 예컨대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의 경우는 하한형을 3년으로 정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처벌 강화에 더하여, 기술유출이 조직적으로 그리고 은밀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여 출구전략으로서 공범자 사이에 적용될 수 있는 리니언시 제도를 같이 도입해 보는 것도 적절해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26.), 디지털데일리(2020. 4. 2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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