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게임축제인 '지스타 2014'가 23일 끝났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개막식에서 "부산시는 게임산업 발전을 막는 모든 규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의 발언은 우리 게임산업이 처한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동안 게임산업은 셧다운 제도, 게임중독 법안 등 각종 규제의 타깃이 되어 왔고, 마치 청소년 일탈의 온상인 양 다루어지며 입시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으로 여겨져 왔다. 거기에 중국 게임업체의 성장과 약진으로 우리 게임산업은 내우외환의 상황에 있다.
잘 나가는 대규모 게임회사의 매출이 준 것이 뭐가 대수냐 할 수 있지만,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게임은 창업의 근원이 되어 가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을 히트시킴으로써 자리를 잡고 차츰 중소·중견 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현상도 많이 나타났다. 즉 게임은 이제 젊은이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산업분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게임의 원래적 의미는 '놀이'이고, 컴퓨터 게임의 근원도 놀이에서 시작하였다. 유희적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란 말이 있듯이 인간은 본질적으로 놀이 없이 살 수 없다. 이러한 놀이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 공간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변천된 것이 바로 게임이다. 즉 본질적으로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문화이며, 게임물은 디지털 시대의 문화콘텐츠라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은 자연적이고 시대상황적인 문화이기에, 단순히 옳다 그르다의 가치 판단을 부여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오히려 어떻게 잘 만들어가고 어떻게 사회 기여적일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하는 소재인 것이다.
게임은 젊은이들의 성공 통로이고 디지털 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놀이 수단이다. '게임물 = 중독물'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게임의 한 단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모쪼록 이번 지스타 2014로 인하여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4. 11. 24.)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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