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제도 폐지에 따른 전자서명 효력


개정 전자서명법에 대하여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하여만 관심이 있으나, 공인인증서 폐지에 따른 전자서명의 효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개정전 전자서명법 제3조 제2항은 공인전자서명이 있는 경우 해당 전자서명이 서명자의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 추정된다고 하여 “서명의 진정성”을 추정하고 있고, 해당 전자문서가 전자서명된 후 그 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하였다고 추정한다고 하여 “문서내용의 진정성”도 같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공인전자서명이 있는 경우 위작이나 변작 등에 대하여 다투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공인전자서명이 폐지됨에 따라 개정전 전자서명법 제3조 제2항은 삭제되었고, 그 대신에 “법령의 규정 또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한 전자서명은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하여, “전자서명이 일반 서명과 동일”하다는 내용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자서명이 일반 서명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려면, 본인확인을 하고 그 본인이 전자문서에 서명하였다는 사실만 있으면 됩니다.

개정 전자서명법 시행으로 이제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앞으로의 전자서명은 서명의 진정성조차 추정되지 않게 되는바, 전자서명의 효력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면 이제는 사업자가 서명의 진정성, 즉 서명 명의자가 그 전자서명을 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과거 공인인증서명으로 10억원대 부동산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서명의 진정성뿐만 아니라 문서내용의 진정성까지 추정되지만, 이제는 오롯이 사업자가 서명의 진정성부터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사설 전자서명 시대에 사업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서명자가 그 전자서명을 했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요? 서명에 대한 고유성을 증진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본인확인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서명자 아닌 타인이 전자문서를 제공받는다면 전자서명의 효력은 부인되고, 전자서명의 효력이 부인된다면 전자문서의 내용까지 전부 부인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전자문서의 안정성과 거래활용성은 “서명의 고유성” 강화가 아니라면, “본인확인 절차”의 강화로 관철시키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다만 최근 비대면거래의 활성화 정책에 따라 여러 가지 비대면 본인확인 방식이 법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예컨대 금융거래의 경우도 영상통화와 신분증만으로 본인확인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본인확인 방식이라는 점과 전자서명의 유효성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본인확인 방식이라도 이를 통해 타인이 전자서명하였다는 주장이 있다면 그 전자서명의 유효성에 대하여는 사업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설 전자서명 시대에 있어, 사업자가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이 사설 전자서명의 유효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사업자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토론을 마칠까 합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6. 10.)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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