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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과 실업률

최종 수정일: 7월 16일


최근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기술보호 역량 및 수준조사’ 결과 중소기업 한 곳당 기술유출 피해액은 2013년 25억원에서 2014년 37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약 37억원 피해액이면 150여명 청년을 취업시킬 수 있는 수치다.

해외로 유출된 기술 피해는 최근 2010부터 2014년까지 5년간 229건에 이르고 피해액도 연평균 50조원에 달하고 있다. 229건이면 3만5000명 정도(한 해 7000명 정도) 청년을 취업시킬 수 있는 수치며 50조원이라면 중소기업(평균 연매출 107억원) 4700개 연매출에 맞먹는 수치다.

CREATe.org 및 PwC 공동 조사자료에 따르면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고 미국 국제부정조사자협회(ACFE)에 의하면 산업보안 취약성으로 인해 미국 국내총생산의 5~8%에 달하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한다.

한 기업당 피해액 37억원, 해외 유출건수 229건, 전체 국가 연간 피해액 50조원, 국내총생산의 1~3%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이다.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을 증진시키기 위해 정부는 수십조원 R&D 투자를 하고 수조원의 창업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경제 효과가 수십조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동시에 매년 50조원의 부가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유출이 제어되지 않는 한 투자 대비 실제 국내 경기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자금이나 창업자금 비율은 높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쉽게 이야기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기술유출로 인한 피해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이른바 기술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는 좀 더 조직적이고 대담한 기술유출 시도에 적극 방어하고 있다. 법·제도를 개선하고 처벌 강화, 효과적인 수사를 촉진하고 있다. 기술유출이 자국 실업률을 증가시키고 혁신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경쟁 국가의 손쉬운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고도성장을 달성했던 우리나라는 과거 기술 수입국에서 이제는 기술 수출국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당당한 기술 수출국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손쉬운 기술 유출국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기술이 빠져나가고 있고 대표적으로 조선 산업이 그 희생양이 됐다.

우리나라가 손쉬운 기술 유출국인 근본적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기술 개발 중심 정책, 투자 유치 중심 정책만 존재하고 기술 보호 중심 정책을 소홀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 기준 18조원이 넘는 R&D 예산을 투자했는데도 2015년도 기술보호 예산은 약 135억원으로 전체 R&D 예산의 0.1%도 채 되지 않는다.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고용을 증진하면서 실업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동시에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보호도 병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부지런히 독에 물을 붓기도 해야 하지만 밑에 구멍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청년실업 문제는 기술을 지킴으로써 상당 부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15. 9. 21.)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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