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기술보호 방안, 따져보고 선택하자

2020년 12월 18일 업데이트됨


기업이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기술 개발을 완성했지만, 이 기술이 유출되고 이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다면 기술개발을 완성한 기업은 힘든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기술유출과 기술분쟁이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지적재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기업자산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높아짐에 따라 기술유출과 기술분쟁의 빈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기술유출과 기술분쟁에 대비해야 할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기술유출과 기술분쟁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인적관리나 보안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법적으로도 대응해야 하는데, 특히 사전에 법적으로 기술분쟁의 유형을 기업 스스로 결정하고, 기업의 제반사정이나 기술의 특성·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분쟁국면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기술유출이나 기술분쟁에 대한 대처나 기술보호도 더 효율적이 될 것이다.

이번 기고에서는 법적인 측면에서 기업이 기술개발 단계부터 고려할 수 있고 설정할 수 있는 기술보호 방안에 대해 열거하고, 그 장단점을 살펴봄으로써 기업의 제반사정과 기술의 특성·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기술보호 방안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기술의 보호방안으로는 특허에 의한 보호, 영업비밀에 의한 보호, 산업기술에 의한 보호의 3가지가 있다.

특허에 의한 보호란, 기업의 신규하고 진보성 있는 기술에 대해 국가가 인정하는 특허절차에 의하여 특허권을 취득함으로써 보호받는 것을 말한다.

다만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특허권 취득도 가능하지만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특허권 취득으로 인한 기술보호는 기술의 공개가 불가피하고, 등록 및 유지 절차에서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특허등록을 받은 기술 뿐만 아니라 유사한 기술까지도 단속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기술보호 제도라 할 수 있다.

영업비밀에 의한 보호란, 공개되지 않고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비밀유지가 된 기술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 것을 말한다.

영업비밀은 기술정보 뿐만 아니라 경영정보까지도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어 보호의 범위는 넓다.

이 제도는 로마시대의 노예매수방지소송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때문에 연혁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개념 정립도 잘 되어 있으며 운용도 간편할 것 같지만, 실제 소송에서 영업비밀로 인정되기 위해선 비밀관리를 잘 하고 있어야만 영업비밀로 인정될 수 있다는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입증부담을 크게 안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게 환영할만한 절차는 아니었다.

영업비밀 제도는 기본적으로 기술공개를 전제로 하는 특허와 상치한 면이 있어 기업은 기술공개 여부를 두고, 기술을 공개해 특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아니면 기술공개를 포기해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선택해만 했다.

특허에 의한 보호는 특허권 등록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일단 특허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단속범위가 넓어 유리하고, 영업비밀에 의한 보호는 까다로운 등록절차가 없지만 일단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는 기업이 스스로 영업비밀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영업비밀의 이러한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자 특허청은 ‘영업비밀원본증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비밀원본증명제도란 영업비밀의 원본의 존재 및 보유 시점의 입증을 돕는 제도로서, 영업비밀의 비밀유지성을 살리고 동시에 법정에서의 입증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법원이 실제 소송에서 이러한 원본증명제도에 대해 얼마나 공신력을 부여할 지가 의문이기는 하다.

산업기술에 의한 보호란, 가장 최근에 생긴 기술보호제도로서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유지하고자 지식경제부 장관 등에 의해 지정·고시·공고 등이 된 산업기술 또는 국가핵심기술에 대해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법에 의해 보호를 해 주는 경우를 말한다.

이 제도는 지식경제부 장관 등에 의해 지정·고시·공고 등이 되면 기술의 비밀유지성 관리 여부에 상관없이 법적으로 보호해 주는 제도로서, 영업비밀이나 특허권보다는 절차가 매우 단순하게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업기술이나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돼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 기술에 대하여 만일 특허등록이 돼 있고 영업비밀로 잘 유지 관리돼 있다면 이중적인 보호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그때 그때 사정에 의해 기술보호 제도를 선택도 할 수 있다.

특히 특허법이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은 사법적 성격이 강하지만,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법은 공법적 성격이 강하고, 특허권과 달리 복잡한 출원등록 절차가 없다는 점, 영업비밀과 달리 유출사고 이후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는 절차가 따로 없어도 된다는 점, 국가정보원 등이 개입하기 때문에 신고 이후 신속하게 수사 및 공소제기가 처리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국가는 지정·고시·공고 등이 된 산업기술 또는 국가핵심기술에 대해 평소 특별관리를 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상 3가지 기술보호 제도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의 관계 및 장단점을 따져보았다. 효율적으로 기술을 보호하고 기술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기술적·인적 보안관리를 잘 하면 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법적인 틀을 기술개발 단계부터 설정하고 이를 물리적·기술적·인적 보안관리에 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기업의 기술보호에 있어 한층 진일보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2. 11. 19.), 전자신문(2013. 5. 28.), 디지털타임스(2014. 1. 4.)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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