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영업비밀 유출 막기 위한 방법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D사의 전현직 직원들이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회사에 갤럭시 핵심기술을 유출하려다가 적발돼 최대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업의 영업비밀을 넘어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기업은 경업금지약정이나 비밀유지서약서 징구 등으로 유출자에게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하나 중소기업은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중소기업이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인 ‘경업금지약정서’ 작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경업금지약정이란 근로자가 재직 중 얻게 된 회사의 기술, 고객, 거래처 등 회사의 영업·재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동종·유사업체에 취업하거나 그와 같은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 후 일정 기간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약정으로, ‘전직금지약정’이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주로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업종에서 경업금지약정서를 작성하였으나, 최근에는 이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서 경업금지약정서를 작성하는 추세이다.

주의할 점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해서 항상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 체결된 경업금지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된다. 판례는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아래에는 법적으로 효력 있는 경업금지약정서를 작성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겠다.

경업금지 기간이 너무 길면 안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퇴사 이후 어느 정도의 기간동안 경업금지의무를 부여할 것인지 기간 설정을 해야 한다. 이때 경업금지 기간을 지나치게 장기간으로 설정하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해석되어 경업금지약정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한 기간으로 설정해야 한다.

참고로 법원은 폴리실리콘 제조기술의 개발업무 등을 담당하던 자들이 전직한 사건에서 경업금지약정상 3년의 경업금지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0. 1. 26. 2009라610 결정 참조), 학원 강사가 인근 학원으로 전직한 사건에서, 1년의 경업금지 기간을 인정하였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 21. 선고 2018가단5059836 판결 참조),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던 자가 경쟁업체로 전직한 사건에서, 2년의 경업금지 기간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9. 7. 8. 2019라20390 결정 참조). 이처럼 판례는 일반적으로 퇴직 후 1~2년 정도의 기간을 경업금지 기간으로 인정한다.

경업금지 지역과 대상 직종이 광범위한 것도 문제

사용자는 경업이 금지되는 지역과 대상 직종을 설정해야 한다. 이때 사용자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지역 및 대상 직종을 넘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경업금지 지역 및 대상 직종을 설정하면 경업금지약정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서울동부지법 2010. 11. 25. 선고, 2010가합10588 판결 참조), 사용자는 자신의 영업 기반이 되는 지역과 근로자가 전직할 경우 자신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을 고려해 경업금지 지역 및 대상 직종을 특정해야 한다.

위약벌 및 손해배상 규정은?

위약벌 및 손해배상 규정을 마련해놓으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을 때, 효과적으로 경업금지의무 위반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면서 위약벌 등을 규정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취지는 고용 관계가 존속 중인 경우를 전제로 위약금의 예정 등을 통해 강제근로를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퇴직 후 영업비밀 보호 등을 담보하기 위한 경업금지약정에서 위약벌 등을 규정한다 해도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약벌 금액에 관해, 판례는 “의무의 강제로 얻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참조)”고 하였는바, 사용자는 당사자의 지위, 위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위반 과정 등을 고려해 과다하지 않은 액수로 위약벌 금액을 정해야 한다.

경업금지에 대한 보상을 근로자에게 제공해야

판례는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도 고려하므로(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사용자는 경업금지약정이 유효로 판단되기 위한 방편으로, 경업금지에 대한 보상규정을 마련하고 근로자에게 경업금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위에 설명한 내용 외에도 업계의 특성에 따라 경업금지약정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경업금지약정서를 작성하기 전에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을 권장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도윤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2. 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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