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인가 네 주식인가


기업체를 운영하는 경우 주식을 양수받음에 있어 사업상의 편의를 위하여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양수하도록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분명 주식을 양수하도록 할 때는 명의만 빌려주는 것이라 약조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니 말이 바뀐다.

기왕에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으니 본인이 주주라 우기고, 회사의 경영권을 가져가려고 한다면? 분명히 명의만 빌려준 것이니 내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최근의 판례변경을 운운하며 자신의 권리라 주장한다면?

대법원은 2017. 3. 23. 전원합의체판결(주주명부상 명의주주인 원고가 피고 상장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의 취소 등 하자를 다투는 소를 제기하자 주주명부상 명의주주인 원고에게 원고적격이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진 사안)로 실질주주와 명의주주가 다른 경우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주주인 원고가 주주권을 행사하여야 하고, 회사도 이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2015다248342).

이는 회사가 주주명부상의 주주가 형식주주에 불과함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고, 이를 쉽게 입증하여 의결권행사를 거절할 수 있었던 경우 그 의결권행사는 위법하여 주주총회 결의취소의 사유가 된다(대법원 1998.9.8. 96다45818)고 하여 형식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하자로 보던 종전의 판결을 변경하는 판결이었다.

그렇다면 위 판결 변경 전후로 주주명의의 신탁 약정을 체결하여 실질주주 지위에 있던 자는 더 이상 회사에 대하여 ‘명의개서’도 청구할 수 없는 것일까?

위 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2018. 1. 1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50269 판결은 “이 사건 대법원 판례의 취지는 회사와 주주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회사는 권리행사 주체와 권리행사의 효력에 관한 문제를 주주명부의 등재를 기준으로 형식적, 획일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는 것으로서, 실질관계상의 주주와 주주명부에 기재된 명의상 주주 사이의 법률관계를 그들 사이에서도 주주명부의 기재에 의하여 획일적으로 확정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실질주주와 명의상 주주의 법률관계를 어떤 기준과 방법에 의하여 판단할 것인가는 이 사건 대법원 판례의 판시사항이 아니다). 결국 이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 등에서 제시된 법리에 따라 해결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즉, 실질주주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될 것이지만, 실질주주와 명의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지 않은 기존 판례의 법리가 유지되는 것으로, 실질주주와 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와 실질주주와 명의주주 사이의 법률관계를 구분하여야 해야하는 것이다.

한편 주주명의를 신탁한 사람이 수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면 바로 주주의 권리가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하는 것이지 주식의 양도를 위하여 새로 법률행위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다109708,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16386)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된 사실이 없다.

그렇다면, 주주 명의를 신탁한 경우 실질주주가 명의주주에게 명의신탁의 해지를 통보하면 즉시로 그들 사이에서는 주주권이 실질주주에게 복귀한다는 것이고, 이와 관련하여 명의주주와 사이에 별도로 법률행위를 할 필요도 없는 것으로, 명의주주가 명의이전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의사진술을 명하는 판결과 같은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불구하고, 주주명의의 신탁 약정을 채결하여 주주명부에 등재되지 아니한 실질주주는 명의주주에게 명의신탁 약정의 해지를 통보하고, 회사를 상대로 주권을 제시하여 자신이 실질주주임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명의개서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다109708 판결은 “주권발행 전의 주식에 관하여 주주명의를 신탁한 사람이 수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면 그 주식에 대한 주주의 권리는 그 해지의 의사표시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하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 주주명부에 등재된 형식상의 주주명의인이 실질적인 주주의 주주권을 다투는 경우에 그 실질적인 주주가 주주명부상의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며, 이는 그 실질적인 주주의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그 실질적인 주주를 대위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하고”라고 판시한바 있다.

위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된 사실이 없으며,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 선고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16. 선고 2016가합550269 판결도 “주주명부에 등재된 형식상 주주명의인이 실질적인 주주의 주주권을 다투는 경우에 실질적인 주주가 주주명부상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시 바, 주주명의의 명의신탁 사안에서 실질주주는 명의주주에게 주주권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 법무법인 민후 유지선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7. 5.)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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