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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계 표절 의혹을 통해 살펴본 음악저작물의 저작권 침해 성립요건


최근 유명 작곡가의 표절 의혹으로 대중음악계가 시끄럽다. 이러한 표절 의혹은 다른 작곡가 및 가수들에게까지 번져 유튜브에서는 비슷하게 들리는 노래들을 서로 비교하는 영상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사실 대중음악계에서의 표절 의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어왔고, 90년대 즈음 각종 가요의 표절 의혹이 매체에서 방영되면서, 가요의 표절 판단 기준에 대하여 ‘4마디 혹은 8마디가 동일하면 표절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표절’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인데, 개념이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법률적으로는 저작권법상 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음악저작물의 경우 정말 4마디 혹은 8마디가 동일하면 저작권침해가 성립하는 것일까?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였을 것(창작적 표현을 침해하였을 것), ② 타인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를 이용하였을 것, ③ 타인의 저작물과 침해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을 것 등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2. 10. 18. 선고 2011나103375 판결)

이는 비단 음악저작물에 한정하여 요구되는 요건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에도 해당한다.

우선, 타인의 저작물이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한다는 가정하에, 그 저작물을 이용하였더라도, 창작성있는 표현을 이용하였을 것이 요구된다. 즉, 타인의 저작물의 일부를 이용한 경우에도 그 이용한 부분이 그 저작물 중 창작성이 인정되는 표현 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예를 들어 당해 저작물도 다른 저작물을 모방하였다는 사유 등으로) 그 이용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의거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의거성이란 쉽게 말해 타인의 저작물을 보거나 듣고, 이를 베꼈다는 의미이다.

대법원은 의거관계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고(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 참조), 특히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이 독립적으로 작성되어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현저한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의거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55068 판결).

예를 들어 타인의 저작물을 침해자가 보거나 들을 수 있는 정황이 있었거나, 음악 등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를 몰랐다고 볼 수 없다면 접근가능성이 인정될 것이고, 양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 또한 인정된다면, 의거성이 충족이 되며, 현저한 유사성이 있는 경우에는 접근가능성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의거관계를 추정할 수도 있다.

여기서 의거성 판단기준으로서의 유사성은 후술할 실질적 유사성과는 다른 것으로, 의거성 판단기준으로서의 유사성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어(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다44138 판결 참조), 예를 들면 문학 작품에서 오타나 띄어쓰기가 잘못된 부분이 같은 경우 등을 통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저작물과 침해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어야 하는데,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하며(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음악저작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락(melody, 선율), 리듬(rhythm), 화성(chord)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되고, 이 세 가지 요소들이 일정한 질서에 따라 선택·배열됨으로써 음악적 구조를 이루게 되는데, 음악저작물의 경우 인간의 청각을 통하여 감정에 직접 호소하는 표현물로서, 12개의 음을 이용하여 이론적으로는 무수히 많은 배합을 구성할 수 있으나 사람의 가청범위나 가성범위 내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감정과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음의 배합에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음악저작물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2. 10. 18. 선고 2011나103375 판결).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은, 특히 음악저작물의 경우에 있어서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 결국 개개의 사안마다 별개로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음의 배합 자체가 유사할 경우에도 음악의 장르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배합 등이 있어 다르게 변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실질적 유사성이 부정될 가능성도 크지는 않겠지만 있어 보인다.

돌아와서, 음악저작물의 경우 4마디 혹은 8마디가 동일하면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답은 결국 그것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4마디 혹은 8마디가 동일하더라도, 그 부분이 창작성있는 표현이 아닐 수도 있고, 우연히 같은 악상이 떠올라서 동일한 음악을 창작했을 수도 있으며,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 음의 배합의 한계 때문에 다른 음악적 구성이 나올 수 없었을 수도 있다.

만약 정말 우연으로 비슷한 음악을 만든 것뿐인데 표절 작곡가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었다면 억울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작곡이라는 창작활동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창작에 임해야 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나도 모르게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 법무법인 민후 안태규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2. 9. 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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