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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콘텐츠 공유 강화로 플랫폼의 부작용을 줄여야


우리는 플랫폼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사업자 가운데 상당수가 플랫폼 사업자다. 예컨대 2022년 5월 기준으로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메타 등 5개 기업이 플랫폼 사업자이고, 유니콘 기업의 60% 정도가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 시대의 도래는 경제 프레임 전환에 기반한 것이다. 과거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초점이던 산업화 시대를 지나 인터넷·컴퓨팅파워 확산, 모바일 보급에 기반한 디지털경제 시대로 전환됐고 이 디지털경제 시대에 출현한 비즈니스 모델로서 온라인 플랫폼은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면서 그 자생력과 경쟁력을 길러 나갔다.

플랫폼 기업의 등장 초기에는 생산시설과 공급망 구축이 불필요한 관계로 낮은 진입장벽, 이로 인한 경쟁 촉진 및 소비자후생 증진 등 경쟁친화적인 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의 출현 및 그로 인한 독과점화,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이용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거래 조건 강요 및 이를 통한 경제적 착취, 자사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우대 등과 같은 불공정거래 현상이 경제적 측면을 넘어 사회적·정치적 측면까지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국경을 초월해 글로벌적 현안으로 대두됐다. 여기에 고착효과 또는 수확체증의 법칙에 기반한 승자독식 현상까지 겹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건전한 생태계 구축 노력도 집중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인한 부작용 현상은 법적 규제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019년에 중개자로서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P2B 법인이 발의됐고, 2022년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 금지 및 디지털 콘텐츠 거래에서의 이용자 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는 디지털시장법·디지털서비스법의 제정이 합의됐다.

미국의 경우 2020년 10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디지털 시장의 경쟁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6개월 동안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온라인 플랫폼 공룡기업의 시장 내 독과점적 지위 남용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라 2021년 6월 11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 5종을 발의했다. 4종(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 법, 플랫폼 경쟁 및 기회에 관한 법률, 플랫폼 독점 종식에 관한 법률, 경쟁 및 호환 촉진을 위한 서비스 전환 지원 법률)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1종은 경쟁당국의 예산 확충을 위한 합병심사 수수료 인상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시장과 산업 전반에 걸쳐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이용사업자 사이의 불균형 현상, 이를 통한 각종 불공정거래 현상 등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거래 공정화 법안, 전자상거래법 개정안까지 제시됐지만 2022년 7월 6일 기획재정부 등은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거래 문제도 있지만 혁신을 통한 플랫폼 시장 육성의 중요성도 함께 고려해서 민간자율규제 원칙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

이는 EU나 미국과는 다른 길을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민간자율규제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내용이 모호하고 어떻게 실효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간자율규제로 해서 가시적 효과를 얻은 전례가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물론 그렇다 해서 일방적인 규제만으로 불공정 해결과 혁신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도 어렵다.

생각건대 불공정이라는 현상은 플랫폼 기업과 생산 주체인 그 이용사업자 간 힘의 불균형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이용사업자에게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도권을 주어 힘의 균형을 맞추어 가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예컨대 플랫폼은 플랫폼 기업의 소유이지만 플랫폼에 올리는 콘텐츠나 플랫폼에 제공하는 데이터 등은 이용사업자의 소유가 맞다. 그런데 그동안 이용사업자는 구조적으로 자신의 콘텐츠나 데이터 등에 대한 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이용사업자가 자신의 콘텐츠나 데이터 등에 대해 플랫폼 간 이동, 복제, 선택을 용이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설정된다면 이용사업자의 플랫폼 종속성은 어느 정도 완화되리라 믿는다.

즉 플랫폼(하위 플랫폼) 위의 플랫폼(상위 플랫폼) 구조를 만들어서 상위 플랫폼 기업은 이용사업자 요청을 받아 하위 플랫폼 기업이 소지하고 있는 이용사업자의 콘텐츠·데이터 등을 다른 하위 플랫폼 기업에 손쉽게 이동하거나 복제하거나 또는 상위 플랫폼을 통해서 콘텐츠와 하위 플랫폼 연결을 이용사업자가 편하게 선택하게끔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용사업자의 데이터·콘텐츠 이동권 및 이동권 행사에 따른 하위 플랫폼 기업의 의무이행을 법적으로 보장, 상위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서 자리 잡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이용사업자 입장에서는 대체 하위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용이하게 돼 종속성이 완화되고, 시장에 뛰어드는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진입과 매출 안정화 역시 용이하게 달성하게 돼 전체적으로 불공정 구조가 배제되며 경쟁 촉진 효과가 발생하고, 승자독식 구조도 어느 정도는 희석화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이 불공정의 대명사가 되느냐 혁신의 대명사가 되느냐의 기로에 있기 때문에 공정적 혁신의 대명사가 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2. 7. 1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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