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게시판 관리자의 책임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게시글의 작성자 뿐 아니라 게시판 관리자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게시판 관리자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까? 이하에서는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에 관하여 살펴본 후, 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게시판 관리자의 불법행위책임 발생 요건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1. 명예훼손의 구성요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행위자가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여부는 형량과 관계가 있을 뿐 불법행위의 성립 여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공연성, ② 특정성, ③ 명예훼손 사실의 적시가 요구된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판례는 인터넷 포탈사이트 기사란에 댓글을 게재한 행위는 당연히 공연성이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422). 일반적으로 인터넷 웹사이트는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이 쉽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웹사이트에 게시물을 게시하는 행위는 공연성이 인정된다.

'특정성'이란 해당 표현으로 피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판례는 특정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머리글자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 내용과 주위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를 아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특정성 요건이 성립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08. 4. 12. 선고 2015다45857). 가령, 게시물에 ‘수도권 여당 C의원실 유부남 보좌관, 미혼 여비서’라고 기재된 경우, 익명 처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직업과 소속이 특정되어 있고, 그 무렵 비서가 그만두었다는 사정이 함께 적시되어 있다면 이는 특정성 요건을 성립시킬 수 있다.

'명예훼손적 사실의 적시'란 특정인의 명예가 침해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띤 구체적인 사실을 의미한다. 적시한 내용이 추상적 판단일 경우 모욕죄에, 구체적 사실일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2. 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게시판 관리자의 불법행위책임 성립요건

판례는 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게시판 관리자에게 게시글의 삭제 및 차단에 관한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그 게시물 등의 삭제 등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 기간이 지나도록 그 처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게시판 관리자에게 게시글의 삭제 및 차단에 관한 주의의무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① 해당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할 것, ② ⅰ) 명예를 훼손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았거나 ⅱ)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할 것, ③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할 것을 요한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판결).

3. 결론

따라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스타트업에 대하여 명예훼손적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은 점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스타트업은 해당 게시물은 특정성 요건 또는 명예훼손 사실의 적시 요건이 성립한다는 점이 명백하지 않았다는 점, 또는 해당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았다는 점, 해당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 해당 게시물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였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서 손해배상책임을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방법이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처할 것을 추천한다.

* 법무법인 민후 강주현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2. 4.)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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