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가 된 특허의 실시료는 부당이득반환?


대상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2. 4. 19. 선고 2011나20142(본소), 2011나20159(반소) 판결

오늘은 여러가지 특허분쟁 중에서 특허실시료에 관한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허실시료는 특허권자 A와 실시권자 B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B가 A에게 실시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A의 특허가 정상적인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만일 A의 특허가 특허무효심판 등에 의하여 무효가 되었을 때, 이 때에도 B는 A에게 특허 실시료를 계속 지급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특허무효의 소급효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반환할 수 있는가?

굉장히 간단한 문제이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에 관한 판례가 있어 설명하기로 하되, 이 문제에 대한 견해 대립은 아래와 같다.

특허가 무효심결에 의하여 무효가 확정되면 소급해서 무효가 된다고 특허법에 규정되어 있는바, 무효의 소급효에 의하여 B는 원인없이 실시료를 지급한 것이 되므로, 따라서 A는 B에게 이미 지급받았던 실시료를 반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우리 특허법 제133조의1 제3항은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는바, 따라서 이 규정에 따라서 무효의 효과도 소급해서 발생한다는 견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등법원은 위와 같은 견해를 취하지 않았고, A는 B에게 이미 지급받았던 실시료를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이다. 그 근거를 살펴보면,

첫째, 특허실시 계약이 체결된 후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특허실시계약은 무효심결의 확정시부터 후발적으로 이행불능에 빠지는 것이다. 무효심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후발적으로' A는 B에게 자신의 급부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B에게 계약 해지권이 발생하고 그 해지권의 행사에 의하여 계약이 장래를 향해서 효력이 소멸한다는 보는 것이다. 무효심결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법률효과가 확정되는 게 아니고 해지권의 행사로 인하여 비로소 특허실시 계약이 장래적으로 소멸한다는 것이다.

셋째, B가 A에게 지급한 실시료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A가 B에게 제공하였던 특허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의 이행의 급부에 대하여 무효심결 확정전까지 또는 특허실시계약 해지 전까지 유효하게 존속하는 특허실시계약에 기한 정당한 반대급부인바,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넷째, 무효심결 확정시까지 또는 특허실시계약 해지시까지 B는 배타적인 사용의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였으므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4가지 근거를 이유로 우리나라 고등법원은 A는 B에게 실시료를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시를 하였다.

특허권의 무효 효력과 계약의 효력에 대하여 분리하여 고찰한 것으로, 특허권의 효력이 아닌 계약의 효력에 기하여 부당이득반환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변리사 작성, 블로그(2018. 8. 2.)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