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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사불벌죄로 개정된 특허법 위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최종 수정일: 7월 20일


최근 특허법은 특허법위반죄를 기존의 친고죄에서 반의사불벌죄로 개정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그 개정이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친고죄는 고소가 있어야 죄를 논할 수 있는 범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이다. 결국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모두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의 가해자는 피해자로부터 고소취소나 처벌불원 의사를 받기 위해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규정의 취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의 차이

그렇다면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친고죄에서는 고소, 즉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한다는 적극적 의사표시가 있어야 검사가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 반면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의사표시가 있기 전까지는 수사와 공판이 유지될 수 있다. 얼핏 보면 크게 다르지 않으나, 이러한 차이점은 실무에서 몇 가지 다른 효과를 발생시킨다.

먼저 수사개시 요건에 차이가 있다. 수사기관에는 수사의 의무가 있는데, 이때에는 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수사권 남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 가능성이 전혀 없음에도 수사에 나아갔다면 이는 위법한 것이 된다.

즉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다면 수사할 수 없다. 반면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고소의지가 불명확하더라도 수사 및 기소가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다음으로는 고소기간의 유무를 들 수 있다. 만약 국가형벌권을 좌우할 수 있는 기간을 무제한으로 허용한다면 가해자를 오랫동안 불안한 지위에 방치하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친고죄는 범죄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만 고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반의사불벌죄는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수사 및 공판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기간 제한이 없다.

특허법위반죄가 반의사불벌죄로 개정되었다는 점은 위 두 가지 면에서 기업의 특허권분쟁 대응방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인다.

타인의 특허권이라도 침해 발생하면 제재할 수 있어

수사개시가 반드시 고소를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으로서는 경쟁업체가 침해하는 특허권이 자신의 특허권 아닌 타인의 특허권이라 하더라도 고발로써 이를 제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요한 변화라고 보인다.

경쟁업체가 타인의 특허권을 침해해 영업하고 있는 경우 그 특허권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은 당연하며, 더 나아가 그 경쟁업체는 위법한 영업방법을 통해 적법한 영업을 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므로, 결국 특허권자 아닌 다른 기업들에도 피해를 주고 있음은 동일하다고 볼 것이다.

자신의 기업이 타인의 특허권을 존중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그 특허와는 다른 방법을 고안해 영업을 하고 있는데, 경쟁기업이 타인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더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그 경쟁기업은 특허권자 아닌 기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허법위반죄가 친고죄로 규정돼 있던 구법 시절에는 특허권자 아닌 기업이 특허권자의 의사를 일일이 확인해 고발하는 것이 어렵기에 사실상 침해상황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로 개정된 현재에는 특허권자의 의사 확인 이전에도 얼마든지 고발할 수 있으며, 수사기관은 그 수사의무에 따라 가해업체의 수사해야만 한다. 따라서 고발제도의 적극 활용이 기대된다.

고소기간 제한 없이 제재할 수 있어

또한 특허권자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소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가해업체가 특허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알게 된 경우에도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 적극적으로 고소하지 않다가, 후에 이를 문제 삼으려 하면 고소기간의 제한을 받게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특허법위반죄가 친고죄로 규정돼 있던 구법 시절에는 고소기간이 지난 후의 범행은 죄를 묻기 곤란했으나,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된 현재에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 아닌 이상 가해업체에게 그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번 개정은 특허법위반죄가 특허권자들에게 좀 더 실효적인 구제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게 하는 면이 있다.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변화를 영업전략에 적절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11. 2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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