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의무에 관한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안 (넷플릭스법)

3일 전 업데이트됨


개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성 확보의무를 부과한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안(이른바 ‘넷플릭스법’)이 2020. 5. 20. 국회 본회의를 통과, 2020. 12. 10. 시행되었다. 넷플릭스법의 주요 골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하여,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며(제22조의7), 이러한 조치의무 위반 시 시정명령 대상이 된다(제92조 제1항).

제22조의7(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본 개정안의 취지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유발하는 트래픽이 급증함에 따라 서버 과부하, 통신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토대로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인터넷망 품질 유지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함이다.

본 개정안은 망 품질 관리 의무를 부담하는 전기통신사업자의 범위를 기간통신사업자에서 부가통신사업자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 과정에서부터 타당성에 대한 여러 논란이 제기되었는바, 이하에서는 전기통신 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 개정안의 도입 배경, 주요 내용 및 특징을 분석해 보겠다.

2. 도입 배경

넷플릭스,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제공 사업자(이하 “CP”, Contents Provider) 국내 이용자의 해외 콘텐츠 소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가 해외 콘텐츠를 소비할 경우,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이하 “ISP”, Internet Service Provider)는 원칙적으로는 해외 통신망을 거쳐 데이터를 전송받아야 하므로 값비싼 국제망 접속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타협안으로 글로벌 CP들은 국내 ISP에 자주 사용하는 임시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캐시 서버를 설치하여 국내 ISP의 해외 통신망 접속 빈도를 줄이고 있다.

다만 캐시 서버를 이용하더라도 글로벌 CP로 인한 국내 트래픽 증가는 피할 수 없고, 여기서 국내 ISP와 해외 CP간 망 이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발생한다. ISP는 트래픽 급증을 유발하는 CP가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에 해당한다는 입장이고, CP는 데이터 전송은 ISP의 역할인 만큼 캐시 서버 설치로 국제망 접속료가 절감되고 트래픽 과부하가 해결되는 이상 망 이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고 한다. 상기 문제는 결국 트래픽 증가를 유발하는 대형 CP가 전체 망 품질 및 안정성 유지를 위한 일정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 예는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우회행위로 인해 인터넷 응답속도 저하 등이 발생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및 시정명령을 처분한 사건이 있다. 페이스북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하였다.

위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인터넷 제공 서비스는 기간통신사업자의 관리·통제 영역 내에 있는 것으로서, 현행법상 망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의무는 부가통신사업자가 아닌 기간통신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본 판결을 통해 글로벌 CP에게 망 품질 유지의무 내지 망 사용료 지불의무를 부과하는 입법적 조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 결과 전기통신 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된 것이다.

3. 주요 내용

가. 적용기준 및 적용 예정대상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제30조의8은 모법 제22조의7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간 하루 평균 기준 국내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 국내 총 트래픽 발생량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가 서비스 안정성 확보 조치의무를 부담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총 5개 업체가 적용 예정대상이다.

나.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한 조치 의무

시행령 제30조의8 제2항 제1호 각 목은 의무부담 부가통신사업자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 의무를 정하고 있다.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하여 의무부담 사업자는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자신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 수행하여야 한다.

▷ 이용환경(사용 단말장치, 가입 ISP)에 따른 차별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치

▷ 보유하고 있는 사업용 전기통신설비의 사전점검 등 기술적 오류 방지 조치

▷ 서버의 다중화, 전송량 최적화 등 트래픽 발생량의 과도한 집중될 경우에 대비한 조치

▷ 서버 용량 증가, 인터넷 연결 원활성 확보, 트래픽 경로 최적화 등 트래픽 증가에 대비한 조치 및 필요할 경우 기간통신사업자와 협의

▷ 트래픽 경로 변경 등의 행위시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사전통보 조치

▷ 위와 같은 조치에 대한 자체 지침 마련

다. 자료 제출 의무

또한 시행령 제30조의8 제3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장관은 인터넷 응답속도 저하 등 전기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에 저해가 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서비스 안정수단 조치를 이행한 현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3. 규제방식 및 특징

가. 자율규제 방식 채택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안 제30조의8 제2항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자신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 서비스 안정조치를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 당초 과기부가 공개한 시행령 초안에는 "자신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업계 의견을 수렴하여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조치가 사업자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임을 명확화한 것이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사업자의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 서비스 안정조치를 수행한다는 것은, 과기부가 자율규제 방식을 취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율규제란 조직화된 집단이 자체적으로 자신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서, 정부가 정의하는 틀 안에서 민간영역이 스스로 규범을 만들되 다만 정부의 규제를 통해 해당 규범을 강제하도록 요구받는 '위임적 자율규제'도 포함된다.

시행령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를 위한 조치에 대한 자체 지침'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자체 지침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함에 있어 부가통신사업자는 주체적인 판단 및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나.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른 사회적 책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새롭게 도입되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대한 규제는 인터넷통신망의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하여 전체 네트워크 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의 대형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망 품질 유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즉, 당해 사업자의 트래픽 양이 전체 서버에 과부하를 줌으로써 망 품질이 저하될 경우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사회적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전제로, 당해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 제공 서비스 자체에 대한 가용성 규제가 아닌 콘텐츠 제공과정에서 이용되는 인터넷통신망 자체에 대한 가용성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부가통신사업자가 취하여야 할 서비스 안정 조치의무는 원인자 부담의 원칙이 반영된 규제라는 점에서 교통혼잡의 원인이 되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소유자에게 부과·징수되는 교통유발부담금과 유사하다.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시교통정비지역 내 교통혼잡의 원인이 되는 시설물로서 각 층 바닥면적을 합한 면적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 시설물 소유자는 교통유발부담금을 내야 한다. 다만 1개 이상의 주차수요 관리, 대중교통 이용촉진 등 교통량 감축활동계획을 시장에게 신고한 후 그 계획을 이행한 자에게는 부담금을 면제 또는 경감한다. 이처럼 백화점 등 대형 상업시설 운영자에게 교통혼잡유발에 대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도로의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하여 교통혼잡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대형 시설물 소유자에게 교통량 감축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지우기 위한 수단이다. 즉, 당해 사업자로 인하여 유발되는 교통량이 해당 시설물을 넘어 전체 도로교통에 혼잡을 유발할 경우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하여, 당해 사업자가 해당 시설물을 통해 제공하는 상업 서비스 자체에 대한 규제가 아닌 상업 활동으로 인해 유발되는 교통혼잡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다. 추상적 기준에 의한 규제

시행령 개정안은 안정적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버의 다중화' 또는 '콘텐츠 전송량 최적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서버 증설이나 콘텐츠 전송량의 적정한 수준에 대한 객관적, 수치적 기준을 정하는 대신 '다중화, 최적화' 등의 표현을 통한 추상적 규제를 가하고 있다.

명확성 원칙에 따르면, 적용대상자에게 특정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사항을 입법할 경우 법률은 명확한 용어로 규정하여 적용대상자에게 그 규제내용을 미리 알 수 있도록 고지를 하여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법 집행자에게는 객관적 판단지침을 주어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본건의 경우와 같이 수범자의 자율이 강조되는 경우, 규제를 통해 방지하고자 하는 해악이 발생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은 추상적인 기준에 의한 규제의 합리적인 근거가 인정될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대형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의 트래픽은 국제망에서 소화되므로 우회망을 확보하거나 용량 증설 등에 시간이 필요해 트래픽 대응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네트워크 마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과기부가 2020. 3. 24. 진행한 트래픽 안정성 점검 회의에 의하면, 3월 국내 트래픽 양은 1월 대비 최대 13% 증가하였으며, 최근 모바일 메신저, 포털, 클라우스 접속 및 OTT 서비스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국제망을 사용하는 서비스의 용량 부족 위험성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부가통신사업자가 유발한 트래픽으로 인한 서비스 장애·중단 등 안정성 확보에 저해가 될 만한 위험 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전제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추상적 규제의 합리적 근거가 된다.

4. 정리

국내 인터넷 제공 서비스는 KT,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LGU+ 등 민간 기업이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통신망은 현대 사회의 모든 활동의 기반으로서, 전기,철도와 같은 국가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이 강조된다.

전기통신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서비스 안정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는 구글(유튜브), 페이스북(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5개 업체가 예상된다. 2020년 9월 기준 국내 일평균 총 트래픽양은 구글이 23.5%로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넷플릭스 5%, 페이스북 4%, 네이버 2%, 카카오 1.3%로서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트래픽 중 35%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즉, 본건 개정안의 수범자인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 제공에 따른 트래픽 양은 전체 네트워크망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며,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공공재인 인터넷 통신망을 보전하고 보호할 사회적 책임을 부담한다.

본 개정법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특정한 트래픽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거나, 특정 용량의 서버를 구축할 의무를 부과하거나, 이용자들을 위하여 특정 속도의 인터넷 연결서비스를 보장하는 등 통제적 규제를 가하고 있지 않다. 대신 부가통신사업자들은 자신의 권한과 책임 하에서 자율적으로 지침을 마련하여 이를 이행하고 정부는 조치의무가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는 여부를 감독한다.

따라서 인터넷 통신망의 공공재적 성격,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서비스 안정조치 의무의 자율규제적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대형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망 품질 유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부담시켰다고 평가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최주선, 현수진 변호사 작성, 민후 로인사이드(2020. 12. 11.), 민후 뉴스레터(2020. 12. 22.) 기고.

HOT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