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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제 프로그램을 사용만 해도 저작권법 위반죄가 성립할까?


예전과는 달리 일반인들에게도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익숙해지면서,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있고, 프로그램이나 영화, 음악 등의 이용에 있어서 기꺼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경우, 기업이 업무상 사용하기 위해 정품을 구매하게 되면, 개인 사용자와는 다르게 적게는 수십,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억 단위에 이르는 프로그램의 사용료를 저작권사에 지불하여야 하는데,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우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 사용료를 감당할 여력은 없는 상황에서 간단한 검색과 클릭 몇 번만으로 공짜로 동일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불법 복제가 쉬운 만큼 저작권사도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고, 최근에는 직접 사무실을 찾아가 사용 이력을 뒤져보지 않더라도 불법 복제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순간 저작권사의 서버에 IP 주소가 전달되도록 하는 등 불법 복제 프로그램의 사용행위의 적발 역시 쉬워졌기 때문에, 순간의 유혹을 견디지 못했다가 거액을 손해배상하고 형사 처벌까지 받기보다는,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면 처음부터 정당한 대가를 주고 당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프로그램 불법 복제에 따른 저작권법위반죄에 주로 적용되는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를 살펴보면,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는데, 그 침해의 방법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및 2차적저작물 작성 행위”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타인에게 저작권이 있는 프로그램을 동의없이 복제(복제는 저작물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경우 CD 등 저장매체에 복사하거나,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하는 행위가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저작권법위반행위임에는 명백하다. 그런데 위 조항에서 프로그램의 “사용행위“에 대해서는 그 침해의 방법의 유형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미 누군가에 의해 설치(복제)되어 있었던 프로그램을 사용만 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경우, 불법 복제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실만으로도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는데, 해당 조문은 아래와 같다.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3.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복제물(제1호에 따른 수입 물건을 포함한다)을 그 사실을 알면서 취득한 자가 이를 업무상 이용하는 행위

관련하여 대법원은,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3호는, 프로그램의 사용행위 자체는 본래 프로그램저작권에 대한 침해행위 태양에 포함되지 않지만,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져 유통되는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취득하여 업무상 사용하는 것을 침해행위로 간주함으로써 프로그램저작권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다」라고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도10086 판결),

조문과 대법원의 판시를 종합하면, 프로그램의 사용행위에 대해서도, ①불법 복제 프로그램인 것을 “알면서”, ②그것을 “취득”한 사람이, ③ “업무상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행위로 간주하여 저작권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반대로 해석하면, 불법 복제 프로그램인 것을 취득 당시에 몰랐거나, 취득 행위 자체가 없었거나, 업무상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위 조항에 따른 저작권 침해행위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만약 프로그램을 단순히 사용만 했는데 저작권법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받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정을 소명하여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이 중 ”취득 행위“에 대한 판단이 약간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의 취득 행위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다운로드 행위인데, 사실 다운로드 행위는 복제 행위로 포섭이 가능하고, 복제에 의한 침해의 경우 대법원은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위반죄가 적용되고, 제124조 제1항 제3호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제124조 제1항 제3호의 ”취득”은 복제 행위에 포섭되지 않는 취득 행위로 보아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미리 복제된 프로그램들이 설치되어 있는 PC 등을 구입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의 직원이 이미 불법 복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 회사의 컴퓨터를 교부받아 사용한 경우 직원은 해당 프로그램을 취득한 것일까? 이에 관하여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취득에 해당하는지 명시적으로 판단한 판례를 찾지는 못하였으나, 개인적으로는 취득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취득은 단순히 점유를 이전받는 것이 아니라 점유한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처분권까지 획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직원은 회사의 컴퓨터 및 설치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도록 받은 것일 뿐, 컴퓨터를 처분하거나 설치된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삭제하는 등의 권한까지 획득한 것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불법 복제된 프로그램인 것을 알았다면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타인의 저작권을 존중하는 태도이겠지만, 단순히 사용만 한다고 해서 모두 형사 처벌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저작권법 및 대법원의 태도이니, 만약 불법 복제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해 법적 분쟁에 휘말린다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되 억울한 처벌은 당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 법무법인 민후 안태규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4. 17.)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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