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분산원장 구조와 정보통신망법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은 중앙화된 서버에 저장된 기록을 근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분산 구조의 노드에 기록된 분산원장을 근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분산원장 구조는 기존의 중앙화된 서버 구조와 다르다.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고 실제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하는 정보통신망법은 이러한 블록체인 분산원장 구조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서비스 관련자를 ‘서비스제공자’와 ‘서비스이용자’로 양분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를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의 제공을 매개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서비스 이용자를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는 정보통신망법이 정한 여러 가지 강력한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특히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당연히 정보통신망법 상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이용자는 중앙화된 서버 환경을 기초로 제정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중앙화된 서버 환경 하에서는 서비스 제공의 서버를 운영하는 자는 서비스 제공자로, 서버에 접속하여 서비스를 제공받는 자는 서비스 이용자로 명확하게 구분된다.

하지만 블록체인 분산원장 환경에서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와 정보를 제공받는 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누가 서비스 제공자인지 또는 누가 서비스 이용자인지 판단이 쉽지 않다.

블록체인 환경에서 분산원장을 보관하며 관리하는 노드는 경우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보를 제공받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노드를 정보통신망법의 서비스 제공자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정보통신망법의 서비스 이용자로 보아야 하는지 판단부터 명확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노드가 정보통신망법 상 서비스 제공자일 때, 특히 누구나 노드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블록체인 환경일 때 발생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노드에 대해 강력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데, 이런 것이 법정책적으로 또는 기술보급 측면에서 타당한지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 마디로 중앙서버 환경을 전제로 한 정보통신망법을 중앙서버를 전제로 하지 않는 블록체인 분산원장 환경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고,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분산원장 환경에 대한 법률이 아직 없는 상태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보급을 확대시키고 그로 인한 혁신의 열매를 하루 빨리 맛보는 데 있어 무법 상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이나 분산원장 환경에 대한 입법적 고려가 시급하다고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11. 27.)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