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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침해대응 상표적 사용 항변


상표권분쟁이나 상표권침해소송에서 자주 등장하는 침해자의 항변이 바로 '상표적 사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상표를 사용하긴 했으나 그 사용이 출처표시 즉 상표로서의 사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지도에 상표가 표시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인데, 지도에 목적지 표시나 건물표시로서 상표를 표시한 경우는 상표로서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다른 목적으로 상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표를 사용했다고 하여 곧바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므로, 상표적 사용의 범위가 어디까지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

더불어 상표가 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상표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사용을 이유로 취소되는데, 이 때에도 상표의 사용 개념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상표적 사용은 침해소송에서 많이 문제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

관련조문은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인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11. "상표의 사용"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나.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양도 또는 인도할 목적으로 전시ㆍ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다. 상품에 관한 광고ㆍ정가표(定價表)ㆍ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

1) 설명적 사용

타인의 등록상표를 사용하기는 하나 그 이유로 출처표시 목적이 아니라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한 경우에 상표적 사용으로 볼 수 있는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다.

[2005도1637 판결]

상표는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위 및 성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며, 상표법은 이와 같은 상표의 출처 식별 및 품질 보증의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당해 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축조된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유통질서를 유지하며 수요자의 이익도 보호하는 것이므로, 공산품인 상품의 내부에 조립되어 기능하는 부품에 표시된 표장으로서 그 상품의 유통이나 통상적인 사용 혹은 유지행위에 있어서는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고, 오로지 그 상품을 분해하여야만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은 그 상품에 있어서 상표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상표법에서 말하는 상표라고 할 수 없다.​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거나 상품의 기능이 적용되는 기종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판매한 원격조정기(리모콘)의 내부회로기판 위에 표기된 "SONY"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위 원격조정기의 표면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는 표장을 표기한 것은 '여러 가지 기기에 손쉽게 사용될 수 있는 원격조정기로서 소니에서 나온 기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위 원격조정기의 용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을 뿐, 등록상표 "SONY"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디자인적 사용

타인의 상표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디자인으로서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적 사용이 될 수 없다.

[96도1424 판결]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의장적으로만 사용되는 등으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

동물의 머리 모습을 한 봉제완구의 제작, 판매가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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