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보호를 위하여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여러 사업 기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업 아이디어가 담긴 정보를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을 통하여 제공된 아이디어에 대하여 상대방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상대방이 거래를 중단하고 제공받은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별도의 영업을 수행한다면 회사는 아무런 경제적 대가 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빼앗기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이에 2018. 8. 18.자로 시행된 부정경쟁행위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차)목에서는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였습니다. 다만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알고 있었거나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는 위 (차)목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위 부정경쟁방지법상 '아이디어 탈취행위'의 입법 취지는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제공받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정당한 보상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데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 (차)목의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한 첫 번째 대법원 판례가 나오기도 하였는바, 판례의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킨배달점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갑(甲) 회사는 광고업 등을 영위하는 을(乙) 회사와 광고용역계약의 계약 기간을 두 달여 남은 때에 갑 회사에서 곧 출시할 예정인 치킨 제품의 네이밍 등 광고용역을 의뢰하였습니다. 을(乙) 회사는 제품의 네이밍을 정해 TV 방송용 광고 콘티를 작성하였고, 이를 갑(甲) 회사에 제출한 다음 광고촬영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갑(甲) 회사는 구체적 사유 없이 광고촬영 일정을 연기하던 중 기간만료를 이유로 을(乙) 회사에 계약종료를 통보하였고, 이후 다른 광고업체인 병(丙) 회사와 광고용역계약을 체결하여 동일한 네이밍으로 TV 방송용 광고와 각종 광고물을 제작하여 위 제품의 광고에 사용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갑(甲) 회사와 을(乙) 회사가 체결한 광고용역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갑 회사는 위 네이밍과 콘티를 비롯한 광고용역 결과물에 대하여 제작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는 한 이를 사용할 권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비밀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위 제품 네이밍과 콘티의 구성방식 등은 갑(甲) 회사가 을(乙) 회사와의 거래과정에서 취득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을(乙) 회사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갑(甲) 회사와 병(丙) 회사가 새로 출시하는 치킨 제품과 그 광고가 을(乙) 회사가 제안하였던 제품 네이밍을 그대로 사용하고, TV 방송용 광고영상도 을(乙) 회사가 제작한 콘티 영상에 의거하여 제작한 것은 위 (차)목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로서 을(乙) 회사의 경제적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 목적에 반하여 부정하게 사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을(乙) 회사는 갑(甲) 회사와 병(丙) 회사에 대하여 TV 방송용 광고 및 제품 네이밍의 표시·사용의 금지 및 폐기, 그리고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제공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부당하게 탈취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비밀유지각서 등 적절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후적으로도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요청됩니다. 다행히 신설된 부정경쟁방지법 (차)목은 아이디어 정보 제공이 위 (차)목의 시행일 전에 이루어졌어도 위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가 그 시행일 이후에 계속되고 있다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꼭 이 점을 유념하여 중요한 사업 아이디어를 보호하시길 바랍니다.

* 법무법인 민후 이정현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3. 25.)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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