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 법률관계


암호화폐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필요하면 거래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금 인출도 하는데, 이렇게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인 암호화폐가 무권리자에 의하여 인출되거나 또는 해커에 의하여 인출된 경우에 정당한 권리자는 어떻게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법적 구제 수단을 논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 사이의 법률관계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

일단 대법원은 암호화폐의 재물성을 부정하나 무형의 재산임을 인정한다. 더불어 단순한 정보와 달리 몰수 또는 특정이 가능한 무형의 재산으로 본다. 따라서 재물을 보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올바른 판단은 아니다.

(암호화폐의 권리 귀속은 공개키와 개인키로 표상되는데, 비밀키는 지갑에 비밀스럽게 보관해야 하고 공개키는 전체 네트워크에 공유된다. 암호화폐의 거래시 송신인은 수신자 공개키와 이체 BTC를 입력한 다음 개인키를 입력함으로써 이체 BTC를 제3자에게 이체하게 된다. 수신자는 비밀키를 입력함으로써 이체 BTC를 수취하게 된다.)​

한편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보관하는 것을 임치로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민법상 임치란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에만 해당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무형의 재산이 암호화폐에 대하여 곧바로 임치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무형의 재산의 보관이라는 점에서 임치 유사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언제든지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계약상"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임치냐 임치 유사냐 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보관한 이용자는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권을 가지는다는 것이다. ​

더불어 이용자 개인 계정의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는 반환청구권의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이용자 개인 계정의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는 등기부 또는 등록부의 표시가 아니기에 그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공신력도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청구권의 내용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결정된다. ​

이 반환청구권이 이용자 보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해커가 암호화폐를 모두 빼내가서 이용자 개인 계정에 표시되어 있는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가 0이 되었다고 할 경우에도 이용자는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권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용자는 거래소에 의하여 반환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를 하는 경우 거래소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기 때문에 반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법적으로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무권리자에 대하여 반환한 점에 대하여 선의, 무과실이라는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다. 그 입증책임은 거래소가 부담한다.

그러나 이용자의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 주장이 그 요건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면, 거래소의 이용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거래소는 이용자의 반환청구에 응해야 하고, 만일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행거절로 인한 손해배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다만 거래소에 암호화폐가 전혀 없는 경우에는 이행불능에 의한 손해배상도 문제될 수 있다.

​채권의 준점유자 변제 관련 판례를 하나 소개한다.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

이른바 폰뱅킹(phone-banking; telebanking)에 의한 자금이체신청의 경우에는 은행의 창구직원이 직접 손으로 처리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에 따른 자금이체가 기계에 의하여 순간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것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은행에 대하여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금이체시의 사정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행하여진 폰뱅킹의 등록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한편 은행이 거래상대방의 본인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담당직원으로 하여금 그 상대방이 거래명의인의 주민등록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직무수행상 필요로 하는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주민등록증의 진정 여부 등을 확인함과 아울러 그에 부착된 사진과 실물을 대조하여야 할 것인바, 만일 실제로 거래행위를 한 상대방이 주민등록상의 본인과 다른 사람이었음이 사후에 밝혀졌다고 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은행으로서는 위와 같은 본인확인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2. 1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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