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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무관 가지급금과 스타트업

6월 30일 업데이트됨


혁신적인 기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 통상 창업 초기에는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부족한 운영자금을 메꾸기 위해 대표의 개인 자금이 회사에 투입되기도 하고, 반대로 법인 자금을 대표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꺼내 쓰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대표가 유일한 주주이자 이사인 1인 기업 형태의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법인과 대표이사 개인간의 돈거래, 법률적 취급은 어떠하며 주의할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법인과 대표이사 개인은 엄연히 별개의 경제주체이다. 이것은 대표이사가 유일한 주주이자 이사인 1인회사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이사의 회사 자금 차입행위는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한다. 상법 398조는 이사 또는 주요주주가 회사와 거래할 경우, 이사 3분의2이상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상법 제398조(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하여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

1. 이사 또는 제542조의8제2항제6호에 따른 주요주주

세무상 처리에 관하여 살펴보자. 법인과 주주 또는 대표이사 개인간의 자금거래를 세법상으로는 가지급금(假支級金, temporary payment)과 가수금(假受金, temporary receivable account)으로 칭한다. 원래 가지급금이란 현금의 유출이 있으나 관련 증빙과 회계 계정과목을 확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자산계정을 의미하고, 가수금이란 가지급금과 반대로 현금의 유입은 있으나 관련 증빙과 회계 계정과목을 확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부채계정을 의미한다.

업무무관 가지급금의 경우 가지급금에 대한 지급이자 손금불산입(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4호), 대손충당금 한도 계산 시 대손충당금 설정대상 채권에서 제외(법인세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대손금과 처분손실 손금불산입(법인세법 제19조의2 제2항 제2호)등 여러 가지 세무 회계상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이 부담해야 할 법인세액을 증가시키고, 가지급금을 비용 처리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다. 초창기 스타트업일수록 운영이나 사업 확장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많은데, 가지급금이 늘어날 경우 기업 신용에 악영향을 끼쳐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업무 무관 가지급금 계정을 정리할 필요가 여기에서 제기된다. 가지급금을 정리하는 방식으로는 배당, 급여 또는 상여금의 인상, 특허권 양도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만약 상법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무단으로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경우에 형사 처벌을 받게되지는 않을까? 관련하여 법원 판결을 소개한다. 상무 이사가 거액의 회사 자금을 주가 조작에 사용할 목적으로 빼돌린 사건에서 상무 이사에 대한 횡령죄 성립을 인정한 사례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다.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이하 생략)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금원을 인출하여 사용하였는데 그 사용처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그 인출사유와 금원의 사용처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횡령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본 사례도 있다.

업무 무관 가지급금의 누적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체질에 악영향을 끼친다. 대표 이사 등이 관련 절차 요건을 준수하지 않은채 무단으로 회사 자금을 사용할 경우에는 형법상 횡령죄로 처벌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숙지하고, 이사회 승인 등 상법상 절차 요건을 준수하여야 하며, 가지급금을 투명하게 회계 처리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허준범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4. 7.)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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