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이야기 (4부)

2020년 12월 29일 업데이트됨


오픈소스소프트웨어는 무료 소프트웨어의 공유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보았듯이 어느덧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나아가 앞으로 상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4부로 나누어오픈소스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이를 기초로 앞으로의 전망 및 법률적 검토를 해 보고자 합니다.

□ 1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역사 (과거) □ 2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에 대한 오해 (현재) □ 3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앞으로의 전망 (미래) ☑ 4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법률적 문제 (사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법적 구조

오픈소스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배포ㆍ이용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원개발자는 오픈소스를 이용하여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이용자는 원개발자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아 이용하며, 2차개발자는 원개발자로부터 배포받은 오픈소스프로그램을 응용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물론 2차개발자로부터 프로그램을 배포받아 사용하는 이용자도 있겠지만 위 이용자와 법적인 지위를 달리하지 않으므로 아래의 논의에서 생략하기로 한다.

결국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법적 문제는 두 측면에서 고찰하면 될 것이다.


첫째가 개발자(원개발자 또는 2차개발자)와 이용자 사이, 둘째가 원개발자와 2차개발자 사이가 그것이다. 이 중 법적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분쟁의 크기도 상당한 영역은 바로 원개발자와 2차개발자 사이이다.

개발자ㆍ이용자 사이 또는 원개발자ㆍ2차개발자 사이를 계약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면, 이용자 또는 2차개발자에게 저작권을 넘기는 저작권양도 형태도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개발자나 원개발자가 저작권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이용자 또는 2차개발자에게 이용권만 넘기는 저작물이용허락 형태가 일반적이다.

저작권양도 형태에서는 이용자 또는 2차개발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되므로 개발자ㆍ원개발자의 저작권 침해와 계약책임이 문제되고, 저작물이용허락 형태에서는 개발자나 원개발자가 저작권을 보유하므로 이용자ㆍ2차개발자의 저작권 침해와 상호간의 이용허락계약(= 라이선스계약)상의 법적책임이 문제된다.

아래에서는 위 다양한 책임을 유형화하되, 특히 법적으로 문제되는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 이용자의 계약책임, 2차개발자의 계약책임, 개발자의 담보책임, 개발자의 제조물책임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다만 논의의 체계상오픈소스가 C나 Java 등과 같은 고급언어일 때 또는 운영체제ㆍ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인 경우에도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오픈소스의 보호범위

오픈소스가 C나 Java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경우 또는오픈소스가 API인 경우에도 저작권의 보호대상인지에 대하여 최근에 EU와 미국에서 중요한 판례가 나와 소개하기로 한다.

EU 최고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는 최근 SAS vs. World Programming Limited 사건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나 그 기능은 법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태도와 일치한다. 따라서오픈소스가 프로그래밍 언어일 때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출처 : http://curia.europa.eu/juris/document>

한편 미국에서는 Google이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OS를 구축할 때 Oracle의 허락 없이 Oracle의 Java API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하여 Oracle이 Google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Oracle vs. Google case)이 IT업계의 큰 관심사인데, 최근 1심의 배심원들은 API 자체에 대하여 저작권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Google이 주장하는 API의 공정이용(fair use)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아직 결론이 나와 있지 않다.


이상의 논의를 근거로 오픈소스의 보호범위에 대하여 간단하게 정리하면, 오픈소스라도 프로그래밍 언어, 특정한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 언어의 용법에 관한 특별한 약속인 규약, 프로그램에서 지시ㆍ명령의 조합방법인 알고리즘 등은 아이디어 또는 사상으로서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글인 소스코드(source code) 등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

저작권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저작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저작물이용허락 형태의 경우에는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조건에 따라 이용자가 2차 저작물 작성권, 배포권 등을 가지게 된다 하더라도 오픈소스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그러한 권리를 포기하였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즉 30이라는 저작권 다발을 이용자가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30을 포함한 100 전부를 개발자가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는 이용자가 취득한 프로그램을 제3자에게 양도하였을 때 특히 문제된다. 이용자가 개발자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은 경우에는 이용자는 제3자에게 자신이 양수한 저작물을 양도할 수 있다(권리소진이론, first-sale doctrine, Bobbs Merrill Co 사건). 그렇다면 저작물이용허락 형태로 취득한 이용자도 제3자에게 저작물을 양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미국 판례는 저작권 양도와 달리 권리소진이론의 적용을 부정하고 있다(Vernor vs. Autodesk 사건).


<출처 : http://www.ca9.uscourts.gov/>

이용자의 계약책임

이용자가 저작물이용허락 형태로 저작물을 취득하는 경우에 반드시 라이선스 조건을 준수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용자가 포장되어 있는 비닐을 벗겨내는 shrinkwrap 형태의 구매 또는 이용자가 온라인상에서 클릭하여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clickwrap 형태의 구매에서도 이용자에게 라이선스 조건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가이다. 미국 판례는 이러한 형태의 라이선스에 대하여 유효성을 인정하였는바, 따라서 이용자는 이러한 구매 형태에서도 라이선스 조건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Pro CD vs. Zeidenberg 사건, Groff vs. America Online 사건).


<출처 : http://www.supremecourt.gov/default.aspx>

2차개발자의 계약책임

2차개발자는 무료인 오픈소스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지만 무서운 함정이 있다는 것을 보통 망각한다. 예컨대 소소코드 공개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경우, 원개발자에게 소소코드를 제공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경우 등이 그것이다. 대체로 원개발자가 외국 기업이나 단체인 점을 고려하면 2차개발자인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 가장 많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GPL 등의 라이선스 조건이다.

예컨대 2007년 Busybox사 및 Software Freedom Law Center는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Monsoon사가 자신의 제품에 리눅스 어플리케이션인 Busybox가 설치되어 있다고는 공지하였지만 다운스트림의 수신자들에게 프로그램 소스코드에 대한 엑세스를 제공하여야 하는 GPLv2 규정을 어겼다고 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고, 결국 Monsoon사의 배상 및 화해로 종결되었다.


<출처 : http://www.softwarefreedom.org/>

이러한 형태의 소송은 FSF(Free Software Foundation)이나 Herald Welte가 설립한 gpl-violations.org 등에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출처 : http://gpl-violations.org/>

개발자의 담보책임

소프트웨어에 대하여 하자가 있는 경우 그 제공자는 담보책임을 부담한다. 소프트웨어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물건의 하자로 취급하고, 소프트웨어가 타인의 권리대상인 경우에는 권리의 하자로 다루면 될 것이다. 담보책임에 대한 적용 조문은 소프트웨어의 거래형태가 매매인지, 증여인지, 이용허락계약인지, 도급인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의 경우 통상 담보책임의 면책약관이 수반되는데 이러한 면책약관이 유효한지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대체로 과도한 면책약관은 무효라고 본다. 예컨대 고의ㆍ중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하자인 경우에도 담보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약관이 있다면,오픈소스소프트웨어가 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개발자의 이익에 치중한 면이 있어 약관규제법상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개발자의 제조물책임

개발자가 제공한 소프트웨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이용자는 개발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있다. 한편 이용자가 ‘제조물책임법’에 근거한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제조물책임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불법행위책임을 적용하는 것보다 이용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대체로 제조물책임법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명시적 조문이 없다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하자에 대한 제조물책임의 적용을 부정하고 있다.

오픈소스소프트웨어 특허의 문제

컴퓨터프로그램은 하드웨어적 기술과 달리 도용개작이 매우 용이하여 저작권법적인 보호로는 미흡하므로, 소프트웨어 특허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산업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다. 이에 대하여 소프트웨어를 특허로서 보호하게 되면 사상인 알고리즘까지 독점할 수 있는 병폐가 발생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는 자연법칙을 이용하지 않은 계산방법에 불과하므로 특허가 성립할 수 없다는 반대견해도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절충적으로, 프로그램 그 자체로는 특허가 될 수 없지만 하드웨어와 결합하여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경우에는 특허가 될 수 있다고 본다.오픈소스소프트웨어도 위의 요건을 갖추면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마치면서 : FTA에 따른 외부위협 증가

오픈소스소프트웨어에 대하여 ‘지적재산권의 파괴자’라고 비판하였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도오픈소스소프트웨어을 끌어안을 수밖을 없을 정도로오픈소스소프트웨어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가상화(VM) 환경이나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오픈소스소프트웨어 이용 추세에 있어 우리나라의 개발자와 이용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조인들의 능동적이고 시대에 맞는 적절한 연구와 정부의 합리적인 법제도 정비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www.oss.kr/oss_main>

특히 FTA에 따른 IT 시장 개방이 불가피한데, 다른 IT 분야와 달리오픈소스소프트웨어 분야는 즉각적인 위협과 많은 소송에 처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국가성장의 중핵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소프트웨어 업계와 법조계가 하나가 되어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부를 지키고 국부유출을 예방하는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2. 5. 13.), 로앤비(2012. 5. 15.)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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