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선사용상표에 의한 무효주장

2020년 12월 23일 업데이트됨


외국에 있는 저명상표나 주지상표를 근거로 국내에서 출원하는 경우, 이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가? 예컨대 미국의 구글사가 국내에 상표를 출원하기에 앞서 먼저 구글을 상표출원하는 것이 적법한가?

최근 이런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관련 분쟁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 해결책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이다.

13.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지리적 표시는 제외한다)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

이 경우 상표 무효사유이므로, 절차적으로는 상표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고, 민사소송 중에는 권리남용 항변을 할 수 있다. 만일 상표가 무효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

위 조문의 취지는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가 국내에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기화로 제3자가 이를 모방한 상표를 등록하여 사용함으로써 모방대상상표에 체화된 영업상 신용 등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모방대상상표의 가치에 손상을 주거나 모방대상상표권자의 국내 영업을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방대상상표권자에게 손해를 끼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는 등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등록상표가 위 규정에 해당하려면 ① 모방대상상표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어야 하고, ②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모방대상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①, ② 각각에 대해 아래와 같은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후672 판결]

(1) 모방대상상표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는지는 그 상표의 사용기간, 방법, 태양 및 이용범위 등과 거래실정 또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당한 정도로 알려졌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2)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모방대상상표의 인지도 또는 창작의 정도, 등록상표와 모방대상상표의 동일·유사 정도, 등록상표의 출원인과 모방대상상표의 권리자 사이에 상표를 둘러싼 교섭의 유무, 교섭의 내용, 기타 양 당사자의 관계,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등록상표를 이용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였는지 여부, 등록상표와 모방대상상표의 지정상품 간의 동일·유사 내지 경제적 견련성의 유무, 거래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3) 위와 같은 판단은 등록상표의 출원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실제로 위 기준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후3544 판결]

(…) ③ 원고가 2002년경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등록번호 제767539호) "totes"의 출원 무렵인 2006년경까지 미국 내에서 꾸준히 'Washington Times', 'USA Today', 'The Wall Street Journal', 'The San Diego Union Tribune' 등의 신문과 잡지에 선사용상표가 사용된 우산 등을 광고하였고, 2003년경부터는 TV 광고도 하여 왔으며, 그 과정에서 2002년도 미화 93,641달러, 2003년도 미화 1,623,390달러, 2004년도 미화 922,409달러, 2005년도 미화 1,043,755달러, 2006년도 미화 891,480달러 상당의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Women's Wear Daily(WWD)’라는 패션 전문 잡지의 패션 상표에 관한 미국 내 인지도 조사결과 선사용상표가 1999년경에는 액세서리 부분 3위, 전체 패션 상표 중 37위의 유명상표로 선정되었고, 2004년에도 액세서리 부분 5위의 유명상표로 선정된 점, ⑤ 2002. 11. 22.자 'New York Times'에 선사용상표가 사용된 원고의 우산이 미국 백화점 우산 판매량의 90%를 차지한다는 기사, 2004. 5. 17.자 'The New York Post'에 원고 회사의 가치가 1억 달러 내지 1억 2,500만 달러라는 기사가 각각 게재된 점 등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록 선사용상표가 사용된 상품의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에 관한 객관적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선사용상표를 사용한 상품의 생산 및 판매기간, 광고현황, 미국의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의 인식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위 인지도 조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등록상표 출원 당시 선사용상표는 우산과 관련하여 미국의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표라고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5.)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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