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상표권 무단 선점 이슈, 원인과 대처법

4월 30일 업데이트됨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보겸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보겸 BK(구 보겸TV)’는 38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채널이다. 최근 보겸 BK 채널에는 “보겸TV 소유권이 넘어가기 직전입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시되었다. 김보겸씨와 전혀 무관한 제 3자가 보겸 TV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고, 만약 제3자가 상표 등록에 성공한다면 보겸 TV에 대한 권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점을 호소하는 내용의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20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논란이 일자 특허청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하여 최근 ‘보겸 TV’ 상표권, 인기 캐릭터 ‘펭수’ 상표권에 관한 특허청의 입장을 알리는 유튜브 동영상을 게시하기에 이르렀다. 특허청 자체 채널 동영상의 조회수가 대략 200회를 채 넘기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해당 동영상은 2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기 캐릭터와 유명 유튜버 상표권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3자 상표권 등록 막기 위해선 적절한 대응 필요

위에서 소개한 보겸 TV 사례 외에도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천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 대한 상표권 출원 선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표 브로커’가 이와 같은 유튜브 채널명 상표 선점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대한민국 상표법이 ‘선출원주의’를 채택해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에 관해 제일 먼저 출원한 자만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상표법 제35조 제1항).

상표 브로커들의 속내는 유명 채널 상표를 선출원 함으로써 상표 등록을 받고, 향후 채널 운영자를 압박하여 반대급부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과연 상표 브로커들의 이러한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시도는 상표 출원 및 등록 심사 단계에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단, 각 단계에서 채널 운영자가 적절한 법적 대응을 했다는 점이 전제이다.

① 우선 상표 출원 후 출원공고 전 단계에서는 ‘정보제공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정보제공제도란 간단히 말하면 “해당 출원상표는 등록될 수 없다”는 취지의 정보를 증거와 함께 특허청에 제출해 자신의 상표권을 지키는 제도이다. 심사 종결 전까지만 제출하면 되며, 작성 방식도 특별한 제한은 없다.

② 만약 상표 출원이 공고되었다면, 출원 공고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함으로써 권리구제를 도모해야 한다.

③ 만약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표가 이미 등록됐다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신청하는 것이 마지막 수단이다. 일단 유효하게 설정등록된 상표권을 법정무효상표를 이유로 심판에 의해 그 효력을 소급적으로 또는 장래에 향해 상실시키는 심판을 말한다.

‘보겸TV’·‘펭수’ 상표 등록 거절될 가능성 높아

각 단계에서 주장, 입증되어야 하는 사항은 공통적이다. 간단히 말해 제3자가 출원(또는 등록)한 상표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특허청은 앞서 소개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펭수’ 또는 ‘보겸 TV’ 상표 출원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9호 또는 12호의 무효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최종적으로는 상표 등록이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상표와 관련해서는, 기존 채널에 업로드 된 동영상의 조회수, 채널의 구독자수, 검색 사이트 노출순위, 관련 언론기사 등을 토대로 사용표장(채널명)이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제공업’과 관련하여 채널 운영자의 출처표지로 인식되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 무단으로 출원된 상표가 만약 등록된다면, 일반인들로 하여금 유튜브 채널의 실제 운영자가 누구인지 오인, 혼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충분히 주장, 입증돼야 한다. 유튜브 채널명 상표를 무단 출원한 자가 다른 유명 유튜브 채널들의 상표를 무단 출원한 사례가 검색된다면, 이를 토대로 출원인이 부정한 목적으로 상표 출원을 감행한 것이라는 점을 주장, 입증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하자면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돼 있다는 점과 출원 상표가 등록된다면 수요자들로 하여금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상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심사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다. 다만, 특허청이 자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밝힌 입장을 통해, 적어도 채널명을 선점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상표 브로커들의 시도를 좌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각고의 노력을 통해 쌓아올린 유튜브 채널 가치를 억울하게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때문에 본인이 운영하는 채널 상표가 무단으로 출원됐다는 사정을 인지한 경우에는, 충분한 업무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유튜브 채널 상표를 지킴으로써 더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허준범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1. 26.)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