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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가상‘인격’으로 진화 중


챗GPT로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은 많은 사회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데, 최근 AI 챗봇에 가상인격을 부여하는 ‘페르소나’ 서비스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슈퍼챗이나 캐릭터닷에이아이 등 서비스의 경우 소크라테스, 베토벤, 다빈치, 아인슈타인, 셰익스피어, 일론 머스크 등 실존인물 뿐만 아니라 백설공주나 셜록 홈즈 등과 같은 가상인물까지 페르소나로 구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페르소나란, 라틴어로서 인격에 해당하는 단어다. 철학적으로 인격은 한 개인의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내면적이고 정신적 존재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슈퍼챗이나 캐릭터닷에이아이 등 서비스가 인격을 구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알다시피 챗GPT는 AI이다. AI란, 인간의 다중 지능 중 일부에 대해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은 8가지 다중지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논리수학지능, 음악지능, 자연탐구지능, 언어지능,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 자기이해지능, 대인지능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8가지 다중지능을 완성시키는 실존지능이 있는데, 실존지능이란 인간의 삶과 죽음, 축복과 비극 등의 실존적인 사안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을 의미한다.

기존 AI는 인간의 9가지 지능 중 일부인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등이 구현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AI 챗봇에 가상인격을 부여하려는 ‘페르소나’ 서비스는 AI에 인간의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등을 초월하는 더 다중적인 지능을 구현하는 일련의 시도로 볼 수 있고, AI가 가상의 인격체로서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는 초기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가상인격이란 용어는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행정법원 2013. 5. 2. 선고 2012구합21154 판결은 “개인이 사회적 존재인 이상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데, 전자적 정보처리에 의하여 개인에 관한 모든 정보가 타인에 의해 수집되어 디지털화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만큼 개인은 자신의 모든 것이 타인에게 노출된 상태에 있게 되고, 개인이 이를 의식하는 이상 개인은 자신의 생활양식을 정하는 데 크나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실존인격이 디지털화되어 저장된 가상인격에 의해 규정지어지게 될 우려가 크다”라고 판시, 실존인격의 디지털화 결과에 대해서도 가상인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실존인격을 전제하지 않은 가상인격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미 언급한 페르소나 서비스에서 알 수 있듯이, 실존하지 않는 허무인의 가상인격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기존에 알려진 적이 없는 가상인격도 나올 수 있다.

향후 AI로 인간의 대인지능 또는 실존지능이 구현된다면, 인공‘지능’이 가상‘인격’으로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실존인격의 디지털화된 가상인격과 실존인격이 없는 가상인격이 교류ㆍ소통을 하는 때가 도래하는 것이다.

과거에 법인격에 대해 검토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AI의 저작권, 특허권에 대한 주체성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실 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가상‘인격’을 전제하고 논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권리의 주체는 ‘인격’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상인격에 대하여 어떤 법적 보호 또는 규제가 필요한지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6. 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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