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5월에 있었던 '잊혀질 권리'에 관한 유럽사법재판소의 마리오 곤잘레스 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가이드라인이, 지난 11월 26일 EU의 작업반(Article 29 Working Party)에 의하여 발표되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잊혀질 권리의 행사 방법에 대하여 1) 원 소스의 게시글은 삭제하지 않고, 2) 검색엔진의 검색결과만 삭제하고, 3) 링크 삭제의 효과는 구글(google)의 .com을 비롯한 관련 도메인에 발생하여야 한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유럽 검색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은 유럽사법재판소의 마리오 곤잘레스 판결을 받아들여 유럽 안팎에서 들어온 17만 5000건 중 42%를 삭제해 주면서 그 결과를 미국의 www.google.com 사이트에는 반영하지 않고, 오직 www.google.fr(프랑스), www.google.de(독일) 등의 EU 사이트에만 반영하고 있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은 www.google.com 사이트에도 삭제 정보를 노출하지 말라고 정식으로 요구한 것이기에 갈등적 요소가 많다.
잊혀질 권리의 도입에 대하여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한국에 이를 도입할 때는 삭제가 아닌 다른 방식이 도입되었으면 하는 의견이다. 잊혀질 권리의 대상은 불법정보가 아니라 원시적으로는 적법한 정보였다가 사후적으로 부적절해진 정보인바, 단순히 삭제하지 않더라도 정보의 정확성을 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취하는 게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인터넷 공간의 보존, 표현의 자유나 알 권리 침해의 방지 등의 측면에서 적절하기 때문이다.
삭제의 잊혀질 권리 대신에 업데이트 정보를 제공하는 '갱신청구권'으로 변형하는 것이 잊혀질 권리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후적으로 부적절해진 게시글이 있으면 삭제하지 말고, 업데이트 정보나 링크를 제공하여 현 시점에서의 부적절성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정보갱신권이 잊혀질 권리의 부작용을 없애는 길이라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4. 12. 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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