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의 법률적 쟁점 (2)


◆ 사고 책임자의 결정

자율주행자동차가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 문제는 피해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은 피해자만 있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론되어야 하는 핵심적인 문제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아닌 통상의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로 인하여 인적ㆍ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운행자 등이 자동차손배법 또는 민법에 의하여 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그리고 운행자 등의 행위가 개입되지 않은 자동차의 기술적 결함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사가 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다만 SW의 하자에 대하여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한편 자율주행 모드(= 시스템우선 모드) 또는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통상의 자동차처럼 해결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정리하면, 현행 자동차손배법, 민법, 제조물책임법에 의거하여서는 피해자의 완전한 보호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 입법은 운전자에 의한 운행을 고려한 입법이지, 시스템이나 인공지능에 의한 운행을 고려하지 않은 입법이기 때문이고, 특히 SW 하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모드(= 시스템우선 모드)나 완전 자율주행자동차가 사고가 난 경우, 시스템 또는 인공지능이 운행을 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기에, 운전자는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고 제조사에게 원칙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더불어 제조사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SW 하자에 대한 제조물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결국 자율주행 모드 또는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에 대비한 새로운 법개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방법은 독립적인 법의 형식으로 가능할 수도 있고, 기존 자동차손배법 또는 제조물책임법의 개정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최근 공중운행 규정을 발표하였는데, 이 규정은 자율주행자동차의 레벨, 상황, 그리고 ODD(운영설계도메인, Operational Design Domain)를 고려하여 책임자를 정하였다.

즉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레벨3의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a) 운전자가 제어하는 경우 또는 차량이 ODD를 벗어날 경우는 운전자가 안전운행ㆍ도로법령 준수의 책임을 부담하고, b) 차량이 ODD 안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할 때는 제조사가 안전운행ㆍ도로법령 준수의 책임을 부담한다.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4, 5의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차량이 ODD 안에서 주행하는 모든 경우에 제조사가 안전운행ㆍ도로법령 준수의 책임을 부담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레벨, 상황, 그리고 ODD를 참고하여 법적 책임자를 정하는 것은 우리 입법에 참조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해킹이나 보안사고 등의 경우에도 원칙적인 법적 책임자를 규정해 놓는 것이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 피해배상과 보험

법적 책임자가 결정되면 보험료의 부담자 역시 법적 책임자와 일치시키면 된다. 즉 수동운전 모드에서는 운전자나 운행자가 원칙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고, 자율운행 모드나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에는 제조사가 원칙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여야 한다.

한편 최근 영국에서는 자율주행 모드에서의 보험에 의한 피해구제 절차에 대하여 선도적인 논쟁이 있었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 교통부는 처음에는 수동운전 모드의 경우는 기존처럼 의무보험계약에 의하여 해결하고, 자율주행 모드의 경우에는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계약에 의하여 해결하는 2원적 체제를 고려하였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계약에 따르면 자율주행 모드의 경우 원칙적으로 제조사가 그 책임을 부담하고 운전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운전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였다.

하지만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계약 체제에서는 사고발생시 신속한 피해자 배상이 어렵고 임의보험이어서 약정 상한액이 있어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피해자는 수동운전 모드인지 아니면 자율주행 모드인지를 판단하여 택일하여 배상을 요구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영국 교통부는 수동운전 모드나 자율주행 모드나 동일하게 의무보험 단일계약으로 해결하는 체제를 채택하였다. 이 체제에 의하여 피해자는 사고의 유형에 상관없이 운전자의 보험회사에 일괄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운전자도 제3자로 보아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다. 보험회사는 일단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고, 제조사에게 제조물책임법을 활용하여 구상(求償)할 수 있다.

생각건대, 피해자의 관점에서 피해자가 쉽고 조속하고 적절하게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체제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국의 논의는 우리 입법에 참조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디지털데일리(2017. 6. 2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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