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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침해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

7월 7일 업데이트됨


어문저작물이란 언어를 매체로 하여 작성된 저작물을 의미한다. 예컨대 소설, 시, 논문, 시나리오, 각본, 전신기호 등이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 어문저작물이란 문서에 의한 저작물에 한정하지 않고 구술에 의한 저작물도 포함한다. ​

어문저작물은 문학적 저작물에 한정하지 않고 기능적 저작물이라도 창작성이 있으면 저작권법상 어문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험문제 등도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 ​

한편 어문저작물에 대한 침해가 인정되려면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의거성 역시 인정되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실질적 유사성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

실질적 유사성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은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idea expression dichotomy)이다.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이란 아이디어는 보호되지 않고 표현만 보호된다는 이론인데, 미국 판례법을 통해서 발전된 이론이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법원에 의하여 확고하게 지지되고 있다. ​

2. 분리이론​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기준으로서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 저작물을 전체적으로 비교하여 양 작품의 전체적인 관념이나 느낌 등을 유사한지 따져야 한다는 외관이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원고 저작물 중 저작권법상 보호되지 않는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을 대상으로 하여 비교하는 방식(분리이론)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디어 부분이 제외된 표현 부분이라도 다시 창작성이 없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비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 분리이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 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다만 의거성 판단에 있어서는 창작성이 없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의거관계를 따져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두 저작물 사이에 의거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서로 별개의 판단으로서, 전자의 판단에는 후자의 판단과 달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3.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 ​

어문저작물에는 두 가지 형태의 실질적 유사성을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이고, 다른 하나는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다. 둘 중 하나의 유사성만 인정되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

어문저작물 중 소설, 극본, 시나리오 등과 같은 저작물은 등장인물과 작품의 전개과정(이른바 sequence)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작품의 전개과정은 아이디어(idea), 주제(theme), 구성(plot), 사건(incident), 대화와 어투(dialogue and language)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러한 각 구성요소 중 각 저작물에 특이한 사건이나 대화 또는 어투는 그 저작권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것이고, 저작권침해가 인정되기 위하여서는 침해자가 저작권 있는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을 것과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과 침해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어야 하고, 실질적 유사성에는 작품 속의 근본적인 본질 또는 구조를 복제함으로써 전체로서 포괄적인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이른바 포괄적 비문자적 유사성:comprehensive nonliteral similarity)와 작품 속의 특정한 행이나 절 또는 기타 세부적인 부분이 복제됨으로써 양 저작물 사이에 문장 대 문장으로 대칭되는 유사성이 있는 경우(이른바 부분적 문자적 유사성:fragmented literal similarity)가 있다.​

서울고등법원 1995. 10. 19. 선고 95나18736 판결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이란 저작물 속의 특정한 행이나 절 또는 기타 세부적인 부분이 복제된 경우를 말한다. 구체적 표현 사이의 유사성이라 할 수 있다. 문언적 요소를 비교한다는 측면에서 문언적 유사성이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4.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 ​

그러나 소설, 시나리오, 극적 저작물에서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다.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란, 저작물 속의 근본적인 본질 또는 구조를 복제함으로써 두 저작물 사이에 비록 문장 대 문장으로 대응되는 유사성이 없어도 전체적으로 포괄적인 유사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표현이 유사하지 않는만 전체적인 줄거리, 인물구조 등의 유사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은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문제되는데, 플롯, 사건의 전개과정, 대사, 등장인물, 주제 등을 비교하여 판단한다. 특히 등장인물이나 주변인물과의 관계 설정, 사건전개, 갈등관계와 그 해소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줄거리, 특정적 에피소드 등을 따져서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데오윈과 ○○○은 장르와 분량 및 등장인물의 수와 성격, 사건전개의 복잡성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보이나, 이는 두 소설의 장르와 분량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거나 사건전개에 있어 지엽적인 부분의 차이에 불과하며, 오히려 두 소설은 사건전개에 중핵이 되는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갈등관계 및 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줄거리와 특징적인 에피소드에서 상당 부분 창작성을 공유하고 있고, 이와 같은 유사성은 두 소설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위와 같은 차이점을 양적·질적으로 압도하므로, 두 소설 사이에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원·피고의 저작물은 고구려라는 역사적 배경, 사신, 부도, 신시라는 신화적 소재, 영토 확장이나 국가적 이상의 추구라는 주제 등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요소를 공통으로 할 뿐, 그 등장인물이나 주변인물과의 관계 설정, 사건 전개 등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받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어서는 만화와 드라마 시놉시스 사이에 내재하는 예술의 존재양식 및 표현기법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의 바람의 나라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7. 13. 선고 2006나16757 판결 (태왕사신기 사건)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 1.)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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