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어떤 문제 안고 있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처벌법)이 거듭된 수정을 거쳐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법률안을 추진했던 노동계나 반대해 왔던 기업측 모두 반발이 심한 상태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라는 범주를 통해 산업재해 현장 종사자(노동자)의 생명·신체의 안전 및 보건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과거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청년노동자 사망 사고’와 같은 재해를 방지하고자 한다. 또 ‘중대시민재해’란 범주를 통해서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생산·제조·판매·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을 이용하는 자 또는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시설을 이용하는 자의 생명, 신체의 안전 또는 보건을 보호해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재해를 방지하고자 한다.

사업주뿐만 아니라 경영책임자도 처벌

중대재해처벌법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주뿐만 아니라 ‘경영책임자’ 등의 개념을 도입해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주체를 확장하고 있으며 매우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을 도입했다.

가령 중대재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 경영책임자 등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해당 법인에도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도입돼 경영책임자 등이 고의, 중과실로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법인은 손해액의 5배 범위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인과관계 추정 규정이 삭제되고,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 처벌도 배제됐다는 점에서는 기존에 비해 약화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업 경영자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책임자 개념과 범위가 불분명

나아가 현재 제정된 내용에서는 △처벌 주체로 규정된 ‘경영책임자 등’의 개념이 불분명해 그 범위를 확정하기 어렵고 △법률에서 부과하고 있는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내용이 무엇인지 예측하기 힘들며 △과도한 처벌 규정으로 인해 법률의 체계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다층화 된 업무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중대재해처벌법의 관련 조문만을 보아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안전 및 보건 확보의 의무가 무엇인지 중대재해처벌법의 내용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 형벌법규에 있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유사한 유형의 형벌법규 및 안전의무 위반범죄와 비교해 과도하게 높은 처벌규정은, 법률의 체계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의 법정형은 5년 이하 금고,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향후 시행령 등의 입법과정을 통해 구체화돼 가는 법안 내용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이고, 관련 의무가 구체화되면 조기에 대응방안을 수립하여 법률 시행을 대비해야만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이연구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1. 1. 31.)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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