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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집단소송으로 이어지면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그 파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 먹통으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 국가 안보, 온라인 플랫폼기업 규제, 독과점 문제 등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하여 그동안 자율규제 입장에 있던 정부까지 선회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카카오 서비스는 민간 서비스일 뿐이다. 그러나 카톡 서비스 등의 독과점화ㆍ대중화에 따라 국민 대부분의 소통 채널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의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한 연결 수단, 교통수단에 접근하기 위한 방편, 택배 서비스의 소통 채널, 금융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세금 고지서 등을 받는 행정 수단 등으로까지 이용 범위가 넓어졌다. 그 결과 단순한 민간 서비스의 먹통 상황이 아니라 사회나 국가 기능 마비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전기통신사업법,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 카카오 관련 입법이 제정되거나 개정될 예정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카카오를 포함하여 다른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규제 비용이 증대될 것은 자명하다. 온라인 플랫폼기업에는 법적으로 중대한 분수령이 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은 온라인 플랫폼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민간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가가 서비스를 규제하려면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규제 수준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지 민간에 맡기면 불안하기 때문에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더 큰 폐해를 낳을 뿐이다. 민간서비스라 해도 공공재 성격이 충분한지, 규제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더 큰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 입장에서는 서비스 먹통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가 어디까지 발생하는지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일부 피해자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카카오의 고민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보면 일부 법무법인이 집단소송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직접 카페를 개설해서 소송인단 모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먹통으로 카카오가 겪을 수 있는 법적 리스크는 온라인 플랫폼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이 앞으로 겪을 수 있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게 법적 쟁점이 되는지, 기업 입장에서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는 차원에서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또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과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예측해 본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카카오 서비스 먹통 관련 집단소송의 쟁점과 방향에 대하여 진단해 보기로 한다.

먼저 카카오가 법적 책임을 지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법령상 근거가 있으면 그 근거가, 법령상 근거가 없으면 약관ㆍ계약상의 근거가 각각 법적 근거가 된다. 그리고 약관ㆍ계약상의 근거가 없더라도 일반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750조)을 묻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이 부분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과실 인정 여부다. 먹통 사태의 원인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화재가 난 점, 화재 등의 재난에 대비하여 이중화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서비스 먹통 이후에 사후 서비스 복구가 늦은 점 등이 있다. 여기서 카카오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과실로 인정되려면 법령에 의무 조항이 있거나 계약이나 약관에 의무 조항이 존재해야 하는데 단순히 IDC에 화재가 난 점만으로는 위법한 과실로 인정되기 어렵다. 그러나 재난에 대비한 조치를 사전에 취하지 않아서 사후 서비스 복구가 많이 늦은 점은 경우에 따라 위법한 과실로 인정될 수도 있다. 다만 복구가 어느 정도 늦어야 위법한 과실인지, 언제까지 복구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위법한' 과실 여부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과실이 특정되면 그다음 손해가 입증되어야 한다. 손해는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가 있다. 피해자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구체적 손해를 하나하나 집단소송에서 풀어 가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또한 손해가 있더라도 카카오는 예상하지 못한 특별손해라고 항변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인 손해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통상적인 손해의 범위를 어디로 볼 수 있을지부터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주장하고자 한다면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재산적 손해의 발생이 인정되는 데도 입증 곤란 등의 이유로 그 손해액의 확정이 불가능해서 배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이러한 사정을 위자료의 증액 사유로 참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과실과 손해 간 인과관계이다.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주장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보면 크게 문제가 될 쟁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산적 손해를 주장하려면 이 부분도 별도의 입증이 필요할 것이다.

서비스 먹통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늘 발생할 수 있는 IT 현상이다. 그러나 서비스 먹통이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피해자들의 감정이 격화되고 서비스 먹통으로 매우 큰 불편을 겪을 정도의 먹통 사태가 벌어진 때에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속한 사후 복구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2. 10. 1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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