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프로그램의 특허법적 보호

1월 7일 업데이트됨


컴퓨터 소프트웨어란 컴퓨터의 물리적 요소인 하드웨어와 대응되는 개념으로서 하드웨어 등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프로그램과 메뉴얼 또는 노하우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중심에는 컴퓨터프로그램이 있다.

컴퓨터프로그램은 텍스트(text)와 동작(behavior)이 결합된 합성물이라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텍스트는 유용한 동작을 위해 존재하는 재료와 같은 것이지만 동작과는 서로 독립적이어서, 예컨대 다른 텍스트로도 동일한 동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텍스트가 ‘표현’에 해당한다면 동작은 ‘기술적 사상’과 관련이 있으며, ‘표현’적 요소는 저작권에 의한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기술적 사상’은 아이디어로서 특허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밖에 없다.

초기에 컴퓨터프로그램은 사용허락계약을 근거로 계약법에 의해 보호받았으나 컴퓨터프로그램은 디지털정보로서 복제나 모방이 용이할 뿐 아니라 복제로 인해 성능의 저하가 발생하지 않은 등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계약법에 의한 보호에 한계가 들어나게 됐고, 그 결과 저작권이나 특허권과 같은 배타적인 권리로서의 보호 요구가 강하게 대두됐다.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1964년부터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인정해 왔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미국 정부의 pro-patent 정책과 맞물려 저작권법적 보호의 불확실성과 저작권은 표현만을 보호할 뿐 기술보호에는 부적합하다는 업계의 강력한 보호 요구에 의해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도 특허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게 됐다(Diehr 판결, 1982).

그 후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매체특허(Beaureguard 판결, 1995), 영업발명(BM) 특허(Street Bank 판결, 1998)를 인정하게 되면서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권리보호가 강화됐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컴퓨터프로그램을 저작권법뿐만 아니라 특허법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컴퓨터프로그램의 기술보호를 위해 1995년부터 특허청은 컴퓨터 관련발명에 대한 인정범위를 확대해 오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 특허청은 컴퓨터 관련 발명 심사 기준을 1998년 8월 개정해 소프트웨어로 기록된 컴퓨터로 읽을 수 있는 기록 매체도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이 제시되는 조건으로 특허 대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모델 출원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서 2000년 8월 전자상거래 관련 발명의 심사지침을 적용해 현재 심사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 발명의 발명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 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방법발명(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1후3149 판결 참조) ②해당 소프트웨어와 협동해 동작하는 정보처리 장치발명 ③그 동작 방법 및 해당 소프트웨어를 기록한 컴퓨터로 읽을 수 있는 매체발명에 해당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법칙, 인위적인 결정, 수학의 공식, 사람의 정신 활동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화상 데이터, 문서 작성 장치로 작성된 운동회 프로그램 언어, 컴퓨터 프로그램 리스트, 정보의 단순한 제시는 발명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청구범위의 기재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돼야 한다. 예컨대 청구항은 영업방법만을 나열하는 식으로 작성해서는 안 되고, 그 영업방법이 컴퓨터상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한정을 포함하도록 작성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상적 아이디어로 취급돼 등록이 거절되게 된다.

진보성 판단은 청구항에 관련된 발명이 속하는 기술 분야의 출원시 기술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당업자라면 어떻게 할지를 고려해 당업자가 청구항에 관련된 발명을 인용발명에 근거해 용이하게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라는 논리를 부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른다.

예컨대 ①어느 특정 분야의 컴퓨터 관련 발명의 단계 또는 수단을 다른 특정 분야에 적용하려고 하는 경우 ②시스템의 구성 요소로서 통상 사용되는 주지·관용 수단을 부가하거나 시스템의 구성 요소의 일부를 균등 수단으로 치환하고자 하는 경우 ③하드웨어인 회로로 실행하고 있는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 ④사람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시스템화한 경우 ⑤공지의 사상(事象)을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재현하는 경우 ⑥공지의 사실 또는 관습에 근거한 설계상의 변경인 경우 등은 당업자 통상의 창작 능력 발휘에 해당해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로 볼 것이다.

동일한 컴퓨터프로그램에 의해 저작권과 특허권이 병존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동일인에 대해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권리자가 상이한 경우도 가능하다. 예컨대 갑(甲)이 프로그램을 창작한 이후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을(乙)이 특허권을 취득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중적 보호와 관련해 저작권과 특허권 사이에는 그 특성의 차이상 이용관계가 성립할 수 없으나 양 권리상에 어느 하나의 권리를 실시하면 다른 권리를 실시하는 관계가 상호 성립하게 돼 양자의 권리실시가 충돌하게 되는 저촉관계가 문제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기계기술(2010. 8. 1.),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디지털데일리(2014. 3. 5.)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