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영업비밀, 참조만 해도 영업비밀 ‘사용’에 해당할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가)목 내지 (바)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행위 중 하나인 ‘영업비밀의 사용’은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이를 상품의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연구·개발사업 등에 활용하는 등으로 기업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등).

따라서 특정 제품의 설계도 등 영업비밀인 기술을 단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그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른 사용으로서 당연히 부정경쟁방지법 상 금지되는 영업비밀의 사용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설계도 등을 단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를 참조하여 원래 거쳤어야만 하는 실험을 생략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 이를 영업비밀의 사용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까?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이유를 곱씹어 보면 쉽게 그 대답을 찾을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이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목적은 영업비밀의 정보 그 자체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비밀로 관리되고 있는 타인의 정보를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하여 경쟁상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려는 행위를 막아 건전한 경쟁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려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45751 판결).

그렇다면 설계도 등 영업비밀인 기술을 단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는 물론, 이를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경우 등과 같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 또한 건전한 경쟁질서를 해하는 행위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 역시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금지하는 ‘영업비밀의 사용’에 해당하는 행위로 의율 되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영업비밀인 기술을 단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뿐 아니라, 타인의 영업비밀을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경우 등과 같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 또한 영업비밀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영업비밀의 사용의 개념을 더욱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34981 판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서는 타인의 기술에 대한 참조행위 역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경영계획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며, 영업비밀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영업비밀의 범위를 명확히 인지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9. 9. 28.)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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