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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프로그램의 정품 인증과 복제권 침해 여부

7월 7일 업데이트됨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안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어떤 스트리머가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그대로 송출하며 방송을 하였는데, 그 스트리머 컴퓨터의 바탕화면 우측 하단에는 윈도우(마이크로소프트사의 OS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정품 인증을 하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스트리머가 윈도우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는 측과, 정품 인증 전 기능이 제한된 상태에서의 사용은 불법 복제는 아니라는 측의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에 정품 인증 이전 기능이 일부 제한된 상태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를 구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법률과 판례를 살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내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저작재산권인 '복제권'에서 '복제'란 저작물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의 경우 그것을 HDD 등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설치하는 것 또한 영구적인 유형물에 고정으로서 복제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윈도우 프로그램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설치한 행위는 일응 저작물의 복제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복제권 침해행위'를 구성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복제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저작권자의 허락에 따른 것이라면 '침해'를 구성할 수 없다. 결국 이 사안에서 복제권 침해여부의 쟁점은 저작재산권자가 윈도우 프로그램의 복제행위를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로 귀결된다고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5다885 사건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오픈캡처'라는 명칭의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인데, 오픈캡처는 원래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가, 새로운 버전부터는 상업용의 경우 라이선스를 구매해야만 이용 가능하도록 정책이 변경되었다. 한편 기존 무료버전 사용자들이 오픈캡처를 실행시키는 경우, 오픈캡처 프로그램은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한 후 유료버전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유료버전을 하드디스크에 복제한 이후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이용자에게 묻도록 업데이트 방식이 설계되어 있었다. 그리고 위 사건의 피고들은 약관에 동의하였음에도,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고 상업용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에게 이용약관 위반 등으로 계약상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 복제권 침해로 인한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용자에게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하기 이전부터 유료버전의 오픈캡처 프로그램이 이용자의 컴퓨터에 이미 '복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복제행위 자체는 상업용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의 허락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위 대법원 사례를 형식적으로만 접근해 본다면, 이 사안 역시 복제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이 사안에서도 기능이 제한된 윈도우 프로그램이 먼저 설치되며, 이후 모든 기능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정품 인증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다면 기능이 제한된 윈도우 프로그램의 설치는 적어도 저작권사의 허락 아래 설치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판단을 유지할 경우 기능이 제한된 상태의 윈도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그렇게 형식적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픈캡처 사례에서 저작권자의 복제 허락이 있었다고 본 근본적인 이유는, 오픈캡처 프로그램이 상업용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용자의 PC에 먼저 설치되도록 저작권자가 업데이트 방식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즉 저작권자가 상업용 여부와 무관하게 '프로그램의 복제'만큼은 허락하고 있었음이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충분히 추단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반면 윈도우는 어떠한가. 가격에 차이가 있을 뿐 윈도우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불문하고 유료 라이선스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윈도우 프로그램의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시작하려면 Windows 10 설치 라이선스를 우선 확보해야 합니다.'라며 라이선스의 선취득이 전제됨을 공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작권사의 의사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람들에게만 복제를 허락하는 것으로 새길 수 있으므로, 라이선스 취득 없이 이를 다운로드하여 복제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행위를 구성한다.

물론 저작권사가 라이선스 없는 자의 복제를 허락하지 않는 취지라면, 애초에 라이선스를 구매한 사람만을 대상으로만 다운로드를 허락한다든지, 라이선스가 확인되지 않으면 애초 설치되지 않도록 구성한다든지, 일정 기간 정품 인증이 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전부 사용하지 못 하게 하든지 등으로 명확하게 구성하였으면 될 것임에도, 윈도우는 일부 기능만이 제한한 채로 계속 사용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의 복제는 허락한 것이 아닌지 의문도 든다.

그러나 윈도우는 응용프로그램이 아닌 구동 시스템(OS, Operating System)이란 점에서 위와 같은 의문점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재 라이선스를 등록하거나 확인하는 것에도 PC가 필요하다. 응용프로그램의 경우 설치와 동시에 라이선스를 등록하거나 확인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PC가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OS 프로그램의 경우, 그 OS가 설치되지 않고서는 PC가 구동될 수 없어 온라인을 통한 라이선스의 등록이나 확인 절차에 애초에 나아갈 수가 없다. 따라서 OS 프로그램은 그 라이선스 확인에 앞서 일단 PC에 설치되어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OS 프로그램의 특징에 따라 윈도우 역시 프로그램을 먼저 복제하여 기본적 기능을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만 하여 저작권사가 복제를 허락했다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견으로는 라이선스 없이 사용할 의도로 윈도우를 설치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를 구성한다고 본다. 다만 OS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으로서, 다른 이용자들과의 호환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존재가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OS라 하더라도 소수만이 이용하는 경우 그들만의 OS가 되어 사장될 수밖에 없으나, 다소 미흡한 OS라도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것이라면 높은 가치가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저작권사가 점유율 유지를 위해 미인증 OS의 사용을 용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거두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므로,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명확하고 법현실에 부합하는 저작권사의 라이선스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6. 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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