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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133개 검색됨

  • 크롤링(스크래핑)에 관한 법적 쟁점과 크롤링시 고려 사항

    크롤링이란, 크롤러라는 자동화된 방법으로 지정된 특정 웹사이트ㆍ앱 또는 불특정 다수의 웹사이트ㆍ앱을 방문하여 각종 정보를 기계적으로 복제한 후 이를 별도의 서버에 저장하는 기술을 의미한다(서울고등법원 2016나2019365 판결 참조). 크롤링이란 공개된 데이터 등을 수집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으로서, IT 업계에서는 데이터 수집 등의 목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자기의 데이터인 경우 또는 동의를 받고 크롤링을 하는 경우는 법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타인의 데이터인 경우에 동의를 받지 않고 크롤링을 하는 경우는 허용 여부와 그 허용 범위에 대하여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과거 리그베다위키 vs 엔하위키미러, 잡코리아 vs 사람인, 야놀자 vs 여기어때 등의 사건이 소송으로 진행되었던 적이 있다. 이하 이 사건들의 내용을 기초로 해서 타인의 데이터를 크롤링하는 경우 어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아니되는바, 타인의 웹사이트나 앱에 크롤링 목적으로 접속하거나 접근하는 것이 접근권한 없는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은 정보통신망 침해인지 문제된다. 여기에 대하여 대법원은 접근권을 부여하거나 허용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이고, 정보통신망에 대하여 서비스제공자가 접근권한을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는 보호조치나 이용약관 등 객관적으로 드러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인바, 서비스제공자가 약관이나 기술적 조치 등의 방법을 사용해서 객관적으로 크롤링 제한을 드러냈는지 여부를 따져서 정보통신망 침입 여부를 사전에 판단해야 한다. 둘째, 반복적이거나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함으로써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거나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데이터베이스권 침해가 되는바, 크롤링으로 DB를 끌어오는 게 데이터베이스권 침해인지 문제된다. 여기에 대하여 대법원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허락 없이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의 복제 등이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상당한 부분의 복제 등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양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도 같이 고려해야 하고, 양적인 경우 전체 데이터베이스의 규모와 비교해서 판단해야 하고, 질적인 경우 데이터베이스제작자가 복제 등이 된 부분의 제작 또는 그 소재의 갱신, 검증 또는 보충에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했는지를 기준으로 제반 사정을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인바, 정리하면 크롤링한 DB의 규모나 데이터베이스제작자가 DB에 들인 투자 등을 고려해서 데이터베이스권 침해 여부를 사전에 판단해야 한다. 셋째,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금지되는바, 크롤링을 통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게 부정경쟁행위인지가 문제된다. 여기에 대하여 리그베다위키 vs 엔하위키미러, 잡코리아 vs 사람인, 야놀자 vs 여기어때 관련 판결들은 경쟁사 간의 크롤링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시를 한 적이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과 AI 시대로의 전환으로 인해서 크롤링의 의한 데이터 수집은 빈번해지고 있는데 반해 크롤링의 기법은 나날이 발전하고 매우 다양해서 기존 판결들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불법적인 데이터 수집이 되지 않도록 크롤링 이전에 반드시 법적인 고려를 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2. 12. 2.) 기고.

  • 내 디지털자산은 과연 토큰 증권인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내가 좋아하는 음원이나 NFT 작품 등에 소액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모델들이 등장하였다. 디지털 투자 수단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그의 규제에 대한 논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2월 6일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이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STO (Security Token Offering)를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토큰의 발행인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토큰을 발행하였다면, 자본시장법의 규제 및 제재를 받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아래 사항을 미리 확인하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 토큰 증권이란? 금융위는 "토큰 증권"이란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의미한다고 명칭을 정리하였다. 증권의 정의는 이미 자본시장법에 규정되어 있었고, 토큰 증권은 본질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므로, 새로운 증권 개념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다만, 발행 형태의 측면에서 기존 증권 제도에서 인정되던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로서 토큰 증권을 포함하게 되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토큰 증권은 다른 증권과 같이 자본시장법의 규율을 받게 되지만, 증권이 아닌 디지털자산(소위 ‘가상자산’)은 국회 입법 예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규율을 받게 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 내가 가진 디지털자산, 과연 '토큰 증권'일까? 금융위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지털자산의 증권 여부 판단 원칙'을 제시하였는데, 기본적인 내용은 금융위가 2022년 4월경 발표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 상의 조각투자 상품의 증권성 판단 원칙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의 발행인은 증권의 종류 6가지(채무증권, 지분증권, 수익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 투자계약증권) 중 토큰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 디지털자산과 관련하여 주로 문제되는 것은 투자계약증권인데, 이는 다른 5가지 증권 유형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유형이다.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공동사업, ② 금전 등을 투자, ③ 주로 타인이 수행, ④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의 권리, ⑤ 이익획득 목적 등의 요건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각 요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가이드라인 참조). 즉, 디지털자산 투자자가 보유하는 권리가 증권에 해당하는지, 만약 해당한다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명시적 계약, 약관, 백서의 내용 외에도, 묵시적 계약, 스마트계약에 구현된 계약의 체결 및 집행, 수익배분 내용, 투자를 받기 위해 제시한 광고, 권유의 내용, 여타 약정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며,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개별 사안별로 판단을 하게 된다. ○ 토큰 증권 발행·유통의 규율체계 정비 금융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i) 토큰 증권을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발행 형태로 수용(전자증권법 개정), (ii) 직접 토큰 증권을 등록, 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전자증권법 개정), (iii) 투자계약증권, 수익증권에 대한 장외거래중개업의 신설(자본거래법 개정)이다. 먼저, 금융위는 토큰 증권을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증권법’) 제도상 효력이 부여되는 전자증권 형태로 수용하였다. 현행 전자증권법은 정해진 일정 방식의 기재만을 허용하고 있어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전자증권의 발행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분산원장 기술도 전자증권법상의 기재방식으로 인정하여, 토큰 증권을 제도적으로 증권발행 형태의 하나로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로, 금융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 등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계좌관리기관이 되어 직접 발행한 증권의 권리 내용과 권리자 등에 대한 정보를 분산원장에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분산원장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이는 현행 전자증권법이 증권사, 은행 등을 통해야만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일정한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증권사 연계 없이도 스스로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의미이다. 세 번째로, 금융위는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단위를 신설하여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의 소규모 장외 유통플랫폼이 제도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일반 소액투자자 대상의 다자간 상대 다양한 형태의 권리를 거래하는 소규모 유통시장 형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큰을 발행하려고 하는 자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이미 공모 발행되거나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경우, ▲해외에서 발행되었으나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효과가 국내에 미치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디지털자산의 발행인은 위 사항들을 미리 검토하고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자본시장법상의 제재대상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법적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강다영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4. 5.) 기고.

  • 포스팅 부업, 적어도 이것만큼은 지켜야 한다

    지난 2020.1.부터 선언되어 3년 4개월간 유지되어오던 COVID 19 비상사태가 2023. 5. 6. WHO의 엔데믹, 즉 COVID 19의 비상사태 종료 선언으로 끝을 마주했다. COVID 19 비상사태 당시, 모든 생활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우리의 일상은 온라인으로 대체되었고, 그 과정에서 온라인을 이용한 새로운 경제활동의 유형도 새롭게 형성되거나, 기존에 존재하던 활동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재조명 받기 시작한 대표적인 온라인 경제활동을 꼽자면, 포스팅 부업이라 생각한다. 흔히 ‘부업’으로 행해지는 포스팅 부업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부업을 행하는 사람이 직접 사용하거나 경험해보고, 그 경험 중 촬영한 사진들과 경험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나 객관적 사실 또는 주관적인 감정을 사회적관계망(SNS)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공개적으로 개시하여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리뷰’를 기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그 대상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그 체험 내용을 위 제품 등에 관한 홍보와 광고물로 사용하는 ‘광고활동’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인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이하, 심사지침)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직접 소비자에게 추천·보증 등의 형태로 하는 표시·광고도 위 표시광고법의 적용을 받는 표시·광고로 정하고 있기에, 결국 포스팅 부업은 표시광고법과 그 하위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행위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포스팅 부업을 함에 있어 준수해야 하는 표시광고법 및 그 하위 법령의 내용과 위반시의 제재에 관하여 정리해보겠다. 표시광고법은 거짓·과장의 표시나 광고 또는 기만적인 표시나 광고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는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어 이를 해서는 안되고, 이러한 부당한 표시·광고 금지에 위반하여 표시·광고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을 정하고 있다(표시광고법 제17조 및 제3조 제1항). 금지되는 부당표시광고에 관한 세부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여 지는데, 대통령령은 다시 공정거래위원회에게 금지되는 부당표시광고의 각 유형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할 것을 재위임하고 있다(표시광고법 제3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5항). 이러한 위임 및 재위임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직접 소비자에게 추천·보증 등의 형태로 하는 표시·광고에서 허용되는 표시 및 광고와 금지되는 표시 및 광고에 관하여 세부적으로 정하고 있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정하였기에,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직접 소비자에게 추천·보증 등의 형태로 하는 표시·광고에는 위 심사지침이 적용된다(심사지침 Ⅱ.적용범위). 여기서 ‘추천·보증 등’이란 ‘본인의 사용 경험 또는 체험 등에 근거하여 당해 상품을 효능, 효과, 성능 등의 면에서 좋은 상품으로 인정·평가하거나 해당 상품(또는 용역)의 구매·사용 등을 권장하는 내용’이 표현돼 있는 것을 말한다(심사지침, III. 1.). 즉, 광고주가 하는 광고가 위와 같이 본인의 사용 경험 또는 체험 등에 근거한 추천·보증 등의 형태로 하는 광고에 해당하는 경우, 광고주와 추천·보증인과의 사이에 추천·보증 등의 내용이나 신뢰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광고주 또는 추천·보증인은 이러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심사지침, V. 5.). 예컨대, 광고주가 유튜버나 블로거에게 광고 대상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홍보비 등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광고주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는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시정조치와 과징금이 부여될 수 있고(표시광고 법제7조 및 제9조). 사안이 중대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사건에 관하여 고발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 경우 앞서 정리한 바와 같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표시광고법 제16조, 제17조 제1호). 관련하여 서울고등법원은 카페사업주체가 5명의 블로그 운영자들로 하여금 각 해당 블로그에 자신의 가맹사업인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광고를 게시하게 하고, 이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블로그 운영자들에게 지급하였고, 이 사실을 해당 블로그의 블로거가 공개하지 않은 채 위 광고가 게시되도록 한 사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조치 및 과징금(9,4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됨) 부과명령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사례도 있다(서울고등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누34924 판결 참조). 이처럼,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 회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또는 포스팅 부업을 모집하는 광고 대행회사의 의뢰를 받아 포스팅 부업을 할 때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한 사실을 상세히 정리하며 그 경험 중에 느낀 주관적인 감정이나 평가를 나타내고 이를 인터넷 등에 게시할 경우에는 해당 포스팅이나 게시물이 광고이고 판매 회사의 의뢰가 있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반면, 직접 사용한 경험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사용해보고 싶다.”, “디자인이 예뻐 보인다.”, “궁금하다.” 등의 경험과 무관한 단순히 주관적인 욕구의 표현만을 사용할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여지도 있다 보여진다. 결론적으로, 포스팅 부업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직접 법령을 찾아보아 숙지하거나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해당 행위에 관한 전반적인 지침 또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후 그 범위 내에서 포스팅 부업을 행하는 것이 적법한 행위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건강한 경제활동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한지윤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6. 5.) 기고.

  •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에 해당하는 디자인과 자유실시디자인 항변

    결과를 기다리던 대법원의 판단이 몇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선고되어 이 지면을 빌어 그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2023. 2. 23. 선고 대법원 2021후10473 판결, 2022후10012 판결). 사안을 간략히 요약하면 이렇다. ① A는 디자인을 창작한 이후 등록디자인 출원 이전에 이를 먼저 공개하고(이하 ‘A의 공지디자인’), 이후 등록디자인출원을 하여 등록에 이르렀다. 다만 그 출원일은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이루어졌다(사안의 경우 6개월, 현행 법률에서는 12개월). ② A가 자신의 디자인과 동일·유사한 디자인을 무단으로 실시하는 B에게 침해금지를 요청하자, B가 특허심판원에 위 등록디자인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③ A는 위 등록무효심판에서 답변서를 제출하며, A의 공지디자인은 디자인보호법 제36조 제1항의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였다. ④ 그러자 B는 다름 아닌 바로 A의 공지디자인을 선행디자인으로 하여 자신의 디자인은 자유실시디자인이라고 항변하였다. 위 사안의 쟁점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디자인은 과거에 없던 새로운 것(신규성)이어야 함은 물론, 다른 디자인들의 조합을 통해 쉽게 창작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창작비용이성). 이미 공개되어 있는 디자인(이하 ‘선행디자인’)임에도 단지 누군가 먼저 출원하였다는 이유로 그에게 독점권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당연한 내용이라 하겠다. 그런데 그 선행디자인이 다름 아닌 출원인의 디자인이라면 문제가 또 다르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유행도 급변하여 순환도 빠르고 수명도 짧기 때문에, 디자인권의 보장을 위해 매번 디자인을 출원한 이후에야 이를 공개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즉 디자인의 본래적 성격에 비추어 창작자 스스로가 이를 공개한 이후 일정기간 내에 등록디자인을 출원하였다면 이를 신규성 내지 창작비용이성 위반의 디자인으로 보지 않고 보호해 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신규성 상실의 예외'라는 표제의 특허법 제36조 제1항은 그러한 취지의 규정이다. 디자인권자 스스로 일정기간 내 공개한 디자인이라면 추후 무효심판에서 그 선행디자인을 신규성과 창작비용이성의 판단 근거가 되는 선행디자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위 사안에서 A가 주장한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한편 위 사안에서 B는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을 하였다.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란 자신이 실시한 디자인이 이미 공개된 선행디자인과 동일하거나 그로부터 쉽게 창작될 수 있는 디자인인 경우, 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공공의 영역(Public domain)에 속한 디자인으로서 등록디자인과의 비교에 나아갈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는 법리이다. 즉 위 사안에서 설령 A의 등록디자인과 B가 실시한 디자인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선행디자인과 B의 디자인이 동일하다면 이는 자유로운 디자인으로서 침해를 구성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목적과 취지의 양 제도가 공통된 하나의 선행디자인을 근거로 주장되는 경우, 즉 A를 보호하기 위한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에 해당하는 디자인이 A의 공지디자인이면서, 동시에 B를 보호하기 위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에서의 선행디자인이 A의 공지디자인인 경우, 과연 누구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지가 사건의 쟁점이 되었던 것이다. 원심인 특허법원의 경우 B의 손을 들어주었다. A의 공지디자인으로도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특허법원은 여러 합리적 근거를 설시하였는데, 선행디자인은 이미 공공의 영역(Public domain)에 편입된 디자인이므로 이를 믿은 제3자의 실시행위를 보호해 주어야 하고, 이러한 제3자의 보호는 선행디자인이 A 스스로 공개한 것인지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제3자 보호의 관점이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어진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하였다. B의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선행디자인에는 A의 공지디자인은 포함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이를 근거로 한 B의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을 배척한 것이다. 즉 특허법 제36조 제1항의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 해당하는 디자인으로는 자유실시항변이 불가능하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 역시 여러 합리적 근거를 설시하였는데, 디자인보호법의 제도 아래 적법하게 등록디자인권을 취득한 디자인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관점이 더욱 큰 해석 기준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의 법리는 선행디자인이 공공의 영역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법리인데,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은 디자인이라면 애초 공공의 영역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특허법 제36조가 일정한 시기적·절차적 요건 아래에서 그 적용 기준을 분명히 하고 있으므로, 제3자에 대한 보호에 문제도 없다고 보았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시 차이는 결국 권리자를 더 보호할 것인지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할 것인지의 가치판단에 대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본래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은 국가마다 그 인정여부나 범위를 달리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경우에 따른 구별 없이 포괄적으로 허용되어 왔던 점,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은 공공의 영역에 들어간 디자인을 보호하려는 취지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선행디자인으로 등록디자인의 무효여부를 판단할 것도 없이 선행디자인과 확인대상디자인만을 비교함으로써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분쟁을 종결하기 위한 절차적 목적도 아울러 가지고 있는 점(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 해당하는 디자인이라면 이를 근거로 하는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을 배척하여 등록디자인권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신규성 상실의 예외에 해당되는 디자인은 이제 자유실시디자인 항변에서의 선행디자인으로서 주장될 적격이 없다. 디자인업 종사자들은 최신 법리를 숙지하여 두어야 향후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4. 14.) 기고.

  • 퀄컴 vs 공정위 1조원대 과징금 소송 의미

    4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퀄컴에 대한 2차 과징금 소송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2009년 공정위의 퀄컴에 대한 1차 과징금 부과 처분 및 대법원 승소에 이은 승소 사건이다. 이에 1차 과징금 소송부터 전반적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공정위는 2009년 12월 30일 대한민국 정부가 2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선정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국내 CDMA 모뎀칩 시장의 99.4%를 점유하는 독점적 사업자인 퀄컴에 자사의 모뎀칩을 사용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로얄티 부과 행위,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모뎀칩·RF칩에 대한 조건부 리베이트 지급 행위를 이유로 약 2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서울고등법원은 퀄컴의 로열티 차별적 부과 행위는 휴대폰 제조사가 퀄컴이 판매하는 CDMA 모뎀칩을 장착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 로열티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에게 가격을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함은 명백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LG전자가 국내 CDMA2000 방식 휴대폰 제조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40% 이상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리베이트 제공 행위로 말미암은 국내 CDMA2000 방식 RF칩 시장 전체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다거나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RF칩 구매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한해 과징금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약 490억원이 감액됐다. 1차 과징금 부과에 이어 공정위는 2017년 1월 20일 표준필수특허(SEP) 보유자이자 동시에 모뎀칩셋을 제조·판매하는 수직통합 독과점 사업자인 퀄컴이 FRAND 확약을 어기고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1조3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뎀칩셋 생산이나 판매를 위해 필요한 표준필수특허에 관해 퀄컴은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의 모뎀칩셋 판매처를 자신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휴대폰 제조사로 한정하고(판매처 제한 조건),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의 판매량·가격 등 영업정보를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하며(영업정보 보고 조건),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가 보유한 특허에 관해 자신들이 모뎀칩셋을 공급하는 고객에게 무상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조건(크로스 그랜트 조건)을 붙였다[행위1]. 또한 퀄컴은 자신의 모뎀칩셋을 구매하는 휴대폰 제조사에 이 모뎀칩셋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요구했다[행위2]. 대법원은 행위1에 대해 표준필수특허를 FRAND 조건으로 실시한 것으로 볼 수 없는바, 이러한 행위는 '타당성이 없는 조건을 제시한 행위'로 평가했으며, 행위2에 대해 모뎀칩셋 공급을 지렛대로 삼아 휴대폰 제조사로 하여금 라이선스 계약을 FRAND 조건으로 협상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 또는 행위를 강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즉 퀄컴이 표준필수특허권자 또는 수직통합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서 행위1과 행위2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경쟁 모뎀칩셋 제조사를 배제하고 자신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유지·강화했다고 판단했다. 두 차례의 과징금 부과를 통해 공정위는 수직통합사업자의 표준필수특허 남용행위에 대한 강력한 규제 의지를 표명, 표준필수특허권자의 FRAND 확약 위반이 경쟁을 제한함을 확인하였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5. 2.) 기고.

  • 프로그램을 이용한 주식·가상자산 등의 주문실수, 취소할 수 있나?

    최근 한맥투자증권의 400억원대 주문실수에 대해 착오취소를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주식·선물 거래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에서도 주문실수로 인한 분쟁이 적지 않고, 이때 주문자는 민법 제109조의 착오취소를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착오취소를 인정받은 사건(2013다49794 미래에셋증권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2017다227264 한맥투자증권 사건)을 대비해 보고자 한다. 주문자는 ① 자신의 주문실수가 중요부분의 착오라는 점을 주장해야 하고, ② 상대방은 주문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주장하는데, 이때 ③ 주문자는 자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주문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한 경우임을 주장하여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사건의 경우, 매수주문을 입력하는 미래에셋증권 직원이 주문가격란에 0.80을 입력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을 찍지 않아서 80이 입력된 사안인데, 대법원은 ① 전날 종가가 0.9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격한 차이가 인정되므로 중요 부분의 착오가 인정하고, ② 0.80원과 80원 사이에는 100배의 차이가 있고, 주문자가 전송에 앞서 입력내용을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착오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③ 주문 전날의 종가는 0.90원이라는 사실, 1계약당 80원에 계약을 사겠다는 주문내역이 거래참가자들에게 공개된 사실, 가격 변동성이 평소에는 0.1원 내지 0.3원 변했던 사실 등에 비추어 상대방이 미래에셋증권의 착오를 이용해서 매도주문을 한 것으로 보아, 미래에셋증권의 착오취소를 인정했다. 한맥투자증권 사건의 경우, 한맥투자증권의 수탁자 트레이딩사가 알고리즘 거래를 위한 프로그램 변수 중 이자율을 계산하기 위한 설정값에 ‘잔존일수/365’를 입력할 것을 착오로 ‘잔존일수/0’으로 입력하였고, 그 이후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대법원은 ① 한맥투자증권이 호가 계산과정에서 그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정에 관해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서, 이는 동기에 착오에 해당한다고 보아 중요부분의 착오로 보지 않았고, ② 한맥투자증권이 금융투자업자로서 호가의 적합성을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고, 호가제시 업무를 수탁자 트레이딩사에 위탁한 것은 자본시장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바, 한맥투자증권의 입력착오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았다. 더불어 ③ 개인투자자 중에는 코스피200 지수가 급등락할 것을 예상한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가 존재하고,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투기적 수요에 부응한 거래를 하는 점, 상대방이 매매거래일 전후 당해 매매거래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호가를 제시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여, 상대방이 한맥투자증권의 착오를 이용하여 당해 매매거래를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한맥투자증권의 착오취소를 부정했다. 두 판례에 비추어 보면, 주문실수가 발생한 경우 결국 상대방이 착오를 알고 이를 이용했는지를 입증하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 다만 대법원은 주문자의 호가가 시장가격에 비추어 이례적이라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주문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바, 호가 외에도 여러 가지 사정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주문실수를 취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5. 16.) 기고.

  •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이용 방법 및 조건에 대해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 컴퓨터·통신·자동화 등 장비와 그 주변장치를 사용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며, 이는 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여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응용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락을 받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허락을 받는 계약을 라이선스 계약(License Agreement)이라 하고, 위와 같은 계약을 통해 라이선스를 사용허락해주는 자를 라이센서(Licensor)라고 하고, 라이선스를 획득한 자를 라이센시(Licensee)라고 한다. 저작권법 제46조 제2항에서 저작물의 이용허락과 관련하여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용 방법과 조건에 관하여는 모두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 사적자치에 맡겨놓고 있다. 결국 계약서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 모호한 계약서 기재 내용이 분쟁이 시작 그러나, 현장에서는 대금이나 기간 등만을 중시할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라이선스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서에는 독점적·비독점적 라이선스인지, 지역적 범위(국내/해외)는 어디까지인지 등은 어느 정도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나, 그 외에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이용자인 라이센시 입장에서는 크랙(crack) 등을 이용하는 경우와 같이 저작권 침해의 의도를 가지고 업무를 해온 것이 아님에도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송사에 휘말려 난처한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이러한 부정확한 계약서 내용으로 인해 정당한 저작권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라이센서 입장에서도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 라이선스 계약 체결 시 개별적 이용 형태에 따른 구체적인 계약 내용 기재가 필요 물론 허락받은 이용방법 및 조건을 위반한 행위가 단순 채무불이행을 넘어서서 저작권 침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라이센시가 대금지급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불과한 사항에 대해서까지 저작권 침해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법원은 그와 관련하여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은 자가 이용방법이나 조건을 위반하여 저작물을 이용한 경우에 이용방법이나 조건이 저작권의 본래적 내용에 해당하는 저작물의 이용을 적법하게 해 주는 방법이나 조건이라면 채무불이행뿐만 아니라 저작권침해의 불법행위도 성립하지만, 이용방법이나 조건이 저작권의 행사에 있어서 저작권자가 부가한 채권채무관계에 불과하다면 채무불이행만이 성립하게 되고 저작권침해로 되지는 아니한다(서울고등법원 2014나19631 판결 참조)."고 어느정도 그 기준을 제시하고는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저작권 침해행위도 아울러 성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따라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시 이용의 지역적 범위, 이용 기간 뿐만 아니라 허락된 이용은 무엇인지 금지된 이용은 무엇인지 등과 관련하여 이용의 방법과 조건의 범위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저작권 이용허락 계약과 관련한 표준계약서를 제정해두고 있으니 라이센시는 계약 체결시 이를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고, 저작권법에서는 저작재산권의 종류를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 라이센시가 위와 같은 권리가 존재하는지를 구체적인 업무태양을 따져 세부적으로 검토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하겠다. 더불어 각 회사별로 업무 방식 및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이용 목적에 따라 이용 매체나 이용 방식이 천차만별인 바 가능하다면 그에 맞는 개별적인 계약 내용을 기재해야 할 것이다. 다만, 라이센시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이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라이센서가 일방적으로 기재해 놓은 계약서 내용대로 또는 약관 기재 내용대로 계약을 체결해야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경우 혹여 계약 내용에 기재해두지 못한 부분이라도 소프트웨어 이용과 관련하여 의문나는 부분을 미리부터 정리해두고, 공식적인 질의 등을 통해 라이센서의 진술을 받아놓을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이승준 변호사, 디지털데일리(2023. 4. 26.) 기고.

  • 인공‘지능’은 가상‘인격’으로 진화 중

    챗GPT로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은 많은 사회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데, 최근 AI 챗봇에 가상인격을 부여하는 ‘페르소나’ 서비스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슈퍼챗이나 캐릭터닷에이아이 등 서비스의 경우 소크라테스, 베토벤, 다빈치, 아인슈타인, 셰익스피어, 일론 머스크 등 실존인물 뿐만 아니라 백설공주나 셜록 홈즈 등과 같은 가상인물까지 페르소나로 구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페르소나란, 라틴어로서 인격에 해당하는 단어다. 철학적으로 인격은 한 개인의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내면적이고 정신적 존재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슈퍼챗이나 캐릭터닷에이아이 등 서비스가 인격을 구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알다시피 챗GPT는 AI이다. AI란, 인간의 다중 지능 중 일부에 대해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은 8가지 다중지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논리수학지능, 음악지능, 자연탐구지능, 언어지능,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 자기이해지능, 대인지능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8가지 다중지능을 완성시키는 실존지능이 있는데, 실존지능이란 인간의 삶과 죽음, 축복과 비극 등의 실존적인 사안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을 의미한다. 기존 AI는 인간의 9가지 지능 중 일부인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등이 구현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AI 챗봇에 가상인격을 부여하려는 ‘페르소나’ 서비스는 AI에 인간의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등을 초월하는 더 다중적인 지능을 구현하는 일련의 시도로 볼 수 있고, AI가 가상의 인격체로서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는 초기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가상인격이란 용어는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서울행정법원 2013. 5. 2. 선고 2012구합21154 판결은 “개인이 사회적 존재인 이상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데, 전자적 정보처리에 의하여 개인에 관한 모든 정보가 타인에 의해 수집되어 디지털화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만큼 개인은 자신의 모든 것이 타인에게 노출된 상태에 있게 되고, 개인이 이를 의식하는 이상 개인은 자신의 생활양식을 정하는 데 크나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실존인격이 디지털화되어 저장된 가상인격에 의해 규정지어지게 될 우려가 크다”라고 판시, 실존인격의 디지털화 결과에 대해서도 가상인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실존인격을 전제하지 않은 가상인격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미 언급한 페르소나 서비스에서 알 수 있듯이, 실존하지 않는 허무인의 가상인격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기존에 알려진 적이 없는 가상인격도 나올 수 있다. 향후 AI로 인간의 대인지능 또는 실존지능이 구현된다면, 인공‘지능’이 가상‘인격’으로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실존인격의 디지털화된 가상인격과 실존인격이 없는 가상인격이 교류ㆍ소통을 하는 때가 도래하는 것이다. 과거에 법인격에 대해 검토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AI의 저작권, 특허권에 대한 주체성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실 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가상‘인격’을 전제하고 논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권리의 주체는 ‘인격’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상인격에 대하여 어떤 법적 보호 또는 규제가 필요한지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6. 6.) 기고.

  • '블록체인 섬' 몰타 ICO 절차와 규제

    블록체인 섬(Blockchain Island)로 알려져 있는 몰타(Malta)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회사에 합법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7년부터 관련 법령과 정책을 정비했다. 몰타는 2018년 4월 24일 내각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관한 3가지 법안 즉 ‘Malta Digital Innovation Authority Bill’, ‘Virtual Financial Assets Bill’, ‘Technology Arrangements Service Bill’을 승인했다. 2018년 6월 26일, 드디어 위 3가지 법안이 만장일치로 몰타 의회를 통과하면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프레임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 몰타 법안 중에서 암호화폐, ICO 절차와 규제, 거래소 등의 규제를 담고 있는 Virtual Financial Assets Act(이하 VFAA) 중 ICO 파트에 대해 알아보자. 3가지 법안의 목표는 몰타가 혁신 기술인 블록체인의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다. 제 2장의 표제는 Initial VFA Offerings이다. 2장에는 ICO 및 코인의 거래소 상장에 관한 규정이 들어 있다. 다만 이 법률에서는 ICO로 칭하지 않고 Initial VFA Offering이라고 되어 있고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DLT exchange라고 부르는 등 자체적인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이해의 편의상 일상적인 용어로 수정했다. 1) 이 법률은 VFA(virtual financial asset)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따라서 분산원장기술이 적용된 VFA에 대하여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VFA는 통화의 기능을 하는 디지털 매체 기록을 의미하는데, 다만 e-money, 금융상품(financial instrument) 또는 가상토큰(virtual token)은 제외하는 개념이다. VFA, e-money, 금융상품, 가상토큰을 묶어서 DLT 자산(분산원장기술 자산)이라고 칭하며, 그 중 가상토큰은 분산원장기록 플랫폼 밖에는 유틸리티, 가치 또는 응용이 없는 디지털 매체 기록을 의미한다. 이 내용은 2018년 4월 13일 MFSA(Maltese Financial Services Authority, 몰타 금융 서비스국)가 발표한 적이 있던 FIT(Financial Instrument Test, 금융상품 테스트)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서, 이 테스트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의 DLT 자산을 a) 규제가 없는 가상토큰 또는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 b) MiFID(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 Directive) 등 EU 법령 또는 몰타 투자서비스법(Malta Investment Services Act)이 적용되는 금융상품, c) VFAA가 적용되는 VFA으로 구분했다. 2) VFA에 대하여 ICO를 하거나 또는 거래소에 상장을 하고자 하는 발행인은, 발행인의 이사들과 지정한 VFA agent가 함께 서명을 한 백서를 공개 10일 이전에 MFSA에 제출하여야 한다. 발행인은 VFA에 대한 ICO나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MFSA에 등록한 VFA agent를 지정해야 한다. VFA agent는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으로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MFSA에 등록한 자를 말한다. VFA agent는 감독기관으로서 ICO 등의 발행인이 VFAA를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또는 자문기관으로서 ICO 등의 발행인에게 VFAA의 책임과 의무를 자문하며, 대행기관으로서 ICO 등의 발행인을 대신하여 관련 서류를 MFSA에 제출하는 등의 매우 다양한 역할을 한다. 3) MFSA는 몇 가지 조건을 검토한 후 문제가 없으면 발행인이 제출한 백서를 등록한다. 여기서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서는, 날짜, 별첨1에 지정된 사항, 발행인 이사들의 준법확인서가 있다. 별첨1에 포함된 백서의 필수적 기재사항은, 요약, 백서의 책임자, 자세한 기술적 사항, 발행인의 인적사항, 발행인 이사들의 인적사항, 사용비용, 발행인의 재무정보 등 수십가지가 있다. 4) 발행인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는 관련 사항이 공개되어야 하며, 발행인이 ICO 등과 관련해서 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과장이나 허위 광고를 하지 않는 등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5) 발행인은 정직과 무결로써 사업을 운영해야 하며, 투자자와 명확하고 오해소지 없도록 소통해야 하고, 적절한 주의로서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등의 VFAA가 열거한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6) 발행인은 백서와 광고, 웹사이트에서 제공한 허위정보 등에 대하여 민사적 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발행인이 관련 정보를 사실이라고 믿었고 믿는 데 합리적 근거가 있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 7) 몰타 밖에서의 VFA의 ICO나 상장은 그 나라의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8) VFA의 ICO나 상장에 관하여 MFSA는 VFAA를 준수하지 않은 ICO나 상장에 대하여 시정을 명할 수 있고, 나아가 중지나 금지까지도 명할 수 있다. 이 법은 디지털경제 장관이 관보에 공지할 때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VFAA 법률의 시행으로써 이제는 몰타의 ICO나 거래소 상장에 있어 불명확성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섬을 지향하는 몰타의 꿈은 더 현실화됐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8. 5. 23.), 블로그(2018. 8. 5.), IT조선(2018. 8. 9.) 기고.

  •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의 비교(2016년)

    2020년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이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되기 전,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 2016. 1. 1.] [법률 제13423호, 2015. 7. 24., 일부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2015. 12. 23.] [법률 제13344호, 2015. 6. 22., 일부개정] 법률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6. 3. 9.) 기고.

  • 리플의 XRP는 증권인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코인인 리플의 XRP(리플에서 보유하는 암호 화폐 단위)가 미국 내 집단소송에 휩쓸려 있다. 2018년 4월 처음으로 시작된 집단소송은 6월과 7월에도 연속적으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의 주장은 “XRP는 증권(security)임에도 불구하고, 리플은 법률상 정해진 증권발행에 대한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는 것이다. 원고들은 또한 “리플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다르게 고도로 중앙화돼 있고, 리플팀은 XRP의 공급과 배분을 제어하면서 자산의 가격에 영향력을 주어 왔으며, 특히 리플팀은 5500만개의 XRP를 에스크루 계좌에 봉쇄해 놓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들의 소제기는 2018년 6월 야후 행사에서 미국 증권당국인 SEC(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디렉터 윌리엄 힌만이 한 말에도 영향을 받았는데, 윌리엄 힌만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경우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지만, 리플에 대해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시 SEC의 증권 해당성 판단의 기준을 몇 가지 제시했는데, 공교롭게도 XRP는 증권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해석이 됐다. 사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스위스 금융당국인 FINMA도, 증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 2018년 2월 FINMA는 IC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지급형 토큰을 증권으로 보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증권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리플은 적극적으로 응대하면서 증권으로 볼 수 없다는 항변을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의 일부는 아래와 같다. 첫째, 우선 미국 재무부의 FinCEN(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으로부터 2015년 4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으면서, 당시 XRP는 통화(currency)이지 증권은 아니라는 판단을 받았다. FinCEN은 리플이 통화인 XRP를 판매하면서 MSB(Money Service Business)로서의 자금세탁방지(AML)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를 삼았고, 결국 벌금 부과의 합의를 통해 유통을 허락받았다. 리플 측 입장에서는 FinCEN으로부터 이미 통화라는 판단을 받았고 이 전제에서 합의까지 마쳤는데, 원고들이 집단소송을 통해서 증권이라고 주장하면서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둘째, 리플의 CEO인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인터뷰를 통해 "리플이라는 회사가 내일 없어져도 XRP는 지속해서 존재한다"면서 증권이라는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XRP가 사실상 중앙화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만일 XRP가 증권이라는 법적 판단을 받는다면,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도 다루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더불어 XRP와 유사한 비즈니스모델을 택한 ICO 디지털 토큰의 경우도 같은 상황에 부닥쳐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XRP에 대한 이러한 논쟁이나 집단소송은 암호화폐(가상화폐)나 ICO 디지털 토큰의 법적 판단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나 ICO 디지털 토큰은 판단 결과에 따라 제반 규제의 적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기에 블록체인 경제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7. 15.), IT조선(2018. 7. 17.) 기고.

  • 특금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응방안

    1. 개요 금융거래 등을 이용한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규제하는 데 필요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라 한다) 개정안이 2020. 3. 5. 국회를 통과, 2021. 3. 25.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 골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등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하여, 기존 금융회사 등이 준수하던 특금법 소정의 고객본인확인의무, 의심거래보고 등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것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FATF)는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 및 대량 살상 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 보호 정책을 개발하고 촉진하는 독립적인 정부간 기구이다. FATF는 2018년 10월 권고안 15(Recommendation 15-New Technology)를 수정 의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가상자산사업자(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VASP)에 대하여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방지 요구사항을 부과하고, 그런 의무의 이행을 보장할 것을 각 회원국에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에서도 해당 사항을 규율하는 법률인 특금법이 개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하에서 개정안의 개정 이유 및 주요 개정 내용을 개괄하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점검해보도록 한다. 아울러, 특금법 시행을 위한 주요사항 중 상당부분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었는데, 2020. 11. 금융위원회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항도 아울러 살펴보도록 한다. 2. 개정 특금법 주요 내용 및 전망 가. 주요 개정 사항 개정 특금법의 주요 개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가상자산을 정의하고, 가상자산과 관련한 거래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가상자산사업자로 정의함(안 제2조제1호·제2호·제3호). ② 금융회사등은 가상자산사업자와 금융거래를 할 때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의무 이행 여부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의무를 미이행한 것이 확인되는 등의 경우에는 금융거래를 거절하도록 함(안 제5조의2제4항). ③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의 장에게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미신고 영업 시 처벌 규정을 신설함(안 제7조, 제17조 및 제19조). ④ 가상자산사업자가 불법재산 등으로 의심되는 거래의 보고 및 고액 현금거래 보고 등의 이행을 위하여 고객별 거래내역을 분리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함(안 제8조). 기존 특금법상 “금융회사등”을 구성하는 각 목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 정의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기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등은 모두 개정 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나아가 ‘금융회사등’에 포섭되게 되었다. 이에, 기존 금융회사등에 적용되는 모든 규제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도 적용되게 된다. 개정 특금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금융회사등”이란 다음 각 목의 자를 말한다. 하.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이하 “가상자산사업자”라 한다) 1) 가상자산을 매도, 매수하는 행위 2)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 3)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4)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 5) 1) 및 2)의 행위를 중개, 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 6) 그 밖에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3.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 가. 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서 발행인이 사용처와 그 용도를 제한한 것 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제1항제7호에 따른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 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조제14호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 및 같은 법 제2조제15호에 따른 전자화폐 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제2조제4호에 따른 전자등록주식 등 마. 「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전자어음 바. 「상법」 제862조에 따른 전자선하증권 사. 거래의 형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나. 가상자산사업자 및 기존회사에 대한 신설 규제 개요 1) 가상자산 사업자의 의무 개정 특금법 통과로 인하여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하여는 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신고 의무, 신고 수리를 위한 요건을 설정[금융회사의 사업자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 등]할 의무가 부과되었으며, ② 기본적 자금세탁방지 의무(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및 관련자료 보관 등), ③ 기타 추가적인 의무(이용자별 거래 내역 분리)가 부과된다. 2) 가상자산 사업자와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의무 개정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와 거래하는 금융회사(은행 등)는 ① 고객인 사업자의 기본 사항(대표자, 거래목적 등)을 확인하여야 하고, ②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 수리 여부 및 예치금 분리보관 여부 등을 확인할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③ 가상자산 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에 미신고하거나 자금세탁 위험이 특별히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금융거래를 의무적으로 거절(종료)해야 한다. 3) 감독·검사에 관한 사항 및 개정 법률 시행시기 등 감독은 금융정보분석원이 수행하며, 금융정보분석원은 금융감독원에 검사 권한을 위탁할 수 있다. 특금법 개정안은 규범의 적응력, 준비기간 등을 감안, 공포 후 1년이 경과된 시점인 2021. 3. 25. 시행되며,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는 개정 법률 시행일로부터 6개월 內 신고하도록 경과규정을 두었다. 다. 정리 및 전망 이상 개정법에 따른 신설 규제를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① 금융정보분석원 신고의무, ②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의무, ③ 이용자별 거래내역 분리이다. 개정 특금법 통과로 인하여,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는 물론 새로이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려는 사업자는 특금법상 부여되는 주요 의무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하며,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벌칙의 부과대상이 된다. 따라서 향후 가상자산 사업 관련 규제 대응은 개정 특금법 내용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라. 가상자산사업자를 위한 개정 특금법 규제 대응 절차 상세 해설 1)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의무 이행 및 전제조건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장 중점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개정법상 의무사항은 금융정보분석원에 대표자 성명, 소재지 등을 신고하는 것이다. 개정법 제7조 제1항을 보자. 제7조(신고) ① 가상자산사업자(이를 운영하려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1.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2. 사업장의 소재지, 연락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문제는 신고 수리의 요건을 정하고 있는 다음 개정법 제7조 제3항이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였거나, 실명확인 가능 입출금 계좌를 통하여 거래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하여는 신고 수리가 거부될 수 있다. 제7조(신고) ③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를 수리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자 2.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동일 금융회사등(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등에 한정한다)에 개설된 가상자산사업자의 계좌와 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의 계좌 사이에서만 금융거래등을 허용하는 계정을 말한다]을 통하여 금융거래등을 하지 아니하는 자. 다만, 가상자산거래의 특성을 고려하여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정하는 자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 따라서, 개정 특금법 규제 대응은 1) 특금법 개정안 제7조 제1항 신고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2)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및 3) 은행 등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발급받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2)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제도란,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ㆍ관리ㆍ운영하는 정보 보호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관련 법적 근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7조이며, 기존 의무 인증대상자는 매출액,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하는 일정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였으나, 개정 특금법 시행으로 인하여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의무 이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등을 위해 사실상 의무적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가상자산사업자는 ISMS 인증을 위하여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통한 인증심사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ISMS 인증심사 절차를 마친 암호화폐 거래소는 단 6곳으로 확인되는바, 향후 특금법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업자로서는 가장 먼저 ISMS 인증심사 절차를 통과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3)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요건 등 개정법은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개시하는 기준, 조건, 절차를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었다. 관련하여, 2020. 11. 금융위원회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입법예고된 시행령은 향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업자의 의견이 수렴되어 일부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현재로서 가상자산사업자는 아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먼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개시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시행령 개정안 제12조의8) ① 법 제5조의2제1항제3호마목1)에 따라 고객 예치금을 분리보관할 것 ② 법 제5조의2제1항제3호마목2)에 따른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할 것 ③ 법 제7조제3항제3호 및 제4호에서 정한 신고 불수리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것 ④ 영 제13조제1호에 따라 고객의 거래내역을 분리 관리할 것 ⑤ 금융회사등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구축한 절차 및 업무지침 등을 확인하여 법 제5조제3항제1호에 따라 금융거래등에 내재된 자금세탁행위의 위험을 식별, 분석, 평가하여야 함 이상의 요건을 갖춘 가상자산사업자는 은행등을 통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을 수 있다.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 제7조에 따른 신고의 유효기간까지 이를 사용할 수 있다. 4)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절차 상세 마지막으로, 이상 2), 3)의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전제 하에, 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상세한 절차 및 필요 서류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한다(시행령 개정안 제12조). 현재 시행령 개정안에 구체화된 신고 절차 요건은 필요 서류 정도가 있으며, 나머지 사항은 금융정보분석원장 고시로 위임되어 있다(시행령 개정안 제12조 제6항). 따라서 이하에서는 신고절차 가운데, 시행령이 직접 규정한 사항. 즉,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려는 사업자는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신청서 양식은 향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시행령 개정안 제12조 제1항). 금융정보분석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신청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서류가 다소 많다. ① 정관, ② 본점의 위치와 명칭을 기재한 서류, ③ 가상자산사업자 대표자와 임원의 범죄경력자료, ④ 가상자산사업자의 업무방법을 기재한 서류, ⑤ 실명 입출금계정 확인서, ⑥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증명 서류 및 ⑦ 향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고시하는 사항이 기재된 서류 제출의무가 추가적으로 요구될 수 있다. 현재로서 가상자산사업자로는 미리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참고하여, 관련 서류들을 구비해 두는 선에서 개정안 시행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최주선, 허준범 변호사 작성, 민후 로인사이드(2020. 11. 25.), 민후 뉴스레터(2020. 11. 26.) 기고.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진실과 허구의 경계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5화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다룬 적이 있다. 실제 있은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다룬 것이다. 필자가 1심부터 3심, 헌재 소송까지 직접 관여한 사건이기 때문에 담당 변호사로서 몇 가지 오해의 우려가 있어 여기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일단 드라마에서는 3000억원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44억8000만원이 부과됐다. 그럼에도 당시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된 사건이었다. 2016년 기준으로 당시 개인정보 과징금 부과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맡고 있었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맡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기업이 승소한 것으로 나오나 현실에서는 방통위가 모든 소송에서 완승했다. 이 점도 드라마와 현실이 다른 점이다. 특히 법리적으로 드라마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게 다룬 부분이 바로 기술적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간 인과관계에 대한 부분,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되는 사실관계의 기준 시점이다. 먼저 드라마에서는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보낸 시점이 해킹이 시작된 시점이고, 해킹 공격이 시작된 순간부터 유출로 봐야 한다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유출'의 법적 정의와 맞지 않다.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은 '유출'을 '법령이나 개인정보처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지 않고,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가 통제를 상실하거나 권한 없는 자의 접근을 허용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직원에게 피싱 메일을 보낸 시점은 유출 시점이 아니다. 해커가 개인정보 DB에 접근한 시점이 유출 시점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아이들 타임아웃을 설정했더라도 해커가 키로깅을 설치하는 순간 타임아웃 설정은 의미가 없다고도 말한다. 이는 네이트·싸이월드 소송의 해킹 기법을 섞은 사실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네이트·싸이월드 소송에서는 DB 관리자의 아이디·패스워드가 키로깅으로 해커에게 획득돼 해커가 실제로 그 아이디·패스워드로 드나들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부정된 것이었고, 만약 키로깅 프로그램을 설치했더라도 아이디·패스워드가 실제로 탈취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개인정보의 기술·관리적 보호조치 기준 전체를 보면 키로깅 설치만으로 아이들 타임아웃 설정이 무용해진다는 논리는 더욱 맞지 않는다. 이 기준은 개인정보 취급자가 외부에서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접속할 때 안전한 인증수단을 적용하도록 한다. 보안토큰이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같은 것이다. 이 같은 안전한 인증수단을 적용할 때 키로깅만으로 보안을 뚫을 수는 없다. 특히 아이들 타임아웃과 같은 최대 접속 시간 제한 조치는 DB 최초 접속 때와 동일한 절차로 접속할 수 있도록 모든 접속 절차에서 완전히 로그아웃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키로깅으로 고정적인 아이디·패스워드를 탈취한다고 해서 최대 접속시간 제한 조치를 곧바로 무용하게 할 수는 없다. 참고로 인터파크 사건에서 법원은 '최대 접속시간 제한 조치를 하지 않아 해커가 망분리 프로그램과 서버접근제어 프로그램의 접속이 종료되지 않은 관리자 PC를 통해 DB 서버에 접속했으므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즉 현실 재판에서는 인과관계 요부와 상관없이 인과관계도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인터파크 사건의 소송 경과를 살펴보면 인터파크 측은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 서버접근제어 프로그램의 최대 접속시간 제한 조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과징금 부과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제69조의2 등이 무효다. 정액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 등 많은 주장을 했지만 1심 행정법원, 2심 고등법원, 3심 대법원 공히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본래 정보통신망법은 기술적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간 인과관계를 요구했으나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개인정보 유출로 말미암아 보이스피싱·전자금융사기·스팸 등의 피해가 누적됨에 따라 2014년 5월 28일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했다. 당시 인터파크 사건은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않은 정보통신망법 개정 조문이 적용된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한편 인터파크 측은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간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않은 개정 법조문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송 제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법률에 명시된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으므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고의·과실을 묻지 않고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며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 헌재의 결정 내용은 드라마나 드라마 방영 이후 보도된 기사들에서 잘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인터파크 사건에서 다룬 쟁점들은 지금도 관련 소송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터파크 사건은 해킹,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등 분야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드라마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해킹,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다소 놀랐다. 여하튼 이 드라마가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가 끊이지 않은 현실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개인정보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최주선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2. 9. 6.) 기고.

  • 상표권 침해의 새로운 형태, ‘도메인 분쟁’

    도메인 이름(Domain Name)이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주소를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숫자로만 표현되는 IP 주소(Internet Protocol Address)와는 달리,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더욱 쉽게 기억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문자로 주소를 구성한다는 점 특징이다. 이 같은 도메인 이름의 경우, 먼저 등록한 사람이 그 이름을 선점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선등록주의 아래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도메인 이름과 관련하여 여러 분쟁이 나타나고 있는바, 그 중 대표적으로는 타인의 등록상표·상호 또는 그 수행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자가 타인의 상표와 동일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한 표장으로 도메인 이름을 일단 선점해 등록하는 행위가 문제되고 있다. 이른바 ‘도메인 사냥꾼’의 행태는 특히 기업에게 있어 중대한 문제가 되는데, 기업의 등록상표 및 상호의 경우 그 고유한 브랜드 가치와 업무상의 신용이 화체된 것으로서 높은 재산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가능하면 자신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표장을 먼저 선점해 등록해두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도메인 이름 선점에 실패해 타인에 의해 기업의 등록상표 또는 상호와 동일·유사한 도메인 이름이 먼저 등록된 경우에는 어떻게 구제 받을 수 있을까? 도메인 분쟁에 관한 여러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인터넷 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이하 ‘인터넷주소법’이라 함)은, 제12조에서 ‘누구든지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의 도메인 이름등의 등록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등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는 제1항을 위반하여 도메인이름등을 등록·보유 또는 사용한 자가 있으면 법원에 그 도메인이름등의 등록말소 또는 등록이전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을 선점한 자에 대해 도메인 이름의 등록말소 또는 이전 청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위 등록말소 또는 등록이전 청구 이외에도 같은 법 제18조 이하에서는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 및 역할 등을 규정하고 있는바, 인터넷주소의 등록·보유 또는 사용과 관련된 분쟁의 조정을 원하는 자는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조정을 신청하려는 자는, 다음의 세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바, 즉 ① 피신청인의 인터넷주소의 사용이 국내에 등록된 신청인의 상표, 서비스표 등 ‘상표법’에서 보호되는 표장(이하 “표장”이라 한다)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이거나, ② 피신청인의 인터넷주소의 사용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신청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 혹은 ③ 피신청인의 인터넷주소의 사용이 국내에서 저명한 신청인의 성명, 명칭, 표장 또는 상호 등에 대한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경우의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표의 출원 단계에서부터 미리 도메인 이름을 선점하여 등록해두는 것이 가장 권장되나, 설령 사전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해 타인에 의해 이미 도메인 이름이 선점 당했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률에 의거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앞서 설명한 내용과 같이 도메인 이름을 말소시키거나 또는 아예 기업의 것으로 이전하는 방안 역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이신혜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6. 21.) 기고.

  • 을(乙)들을 위한 아이디어 보호 지침

    산업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한 A씨는, 어느 날 뉴스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가 특정 기업의 신규 사업으로 출시됨을 알게 됐다. 이러한 경우에 A씨의 아이디어는 보호받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아이디어 탈취행위’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적인 문제이다. 위 사례에서 A씨는 이미 자신의 아이디어가 공개돼 ‘신규성’을 요건으로 하는 특허제도로 구제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이 특허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아이디어’라도 신설조항인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다. 2018. 7. 18.자로 시행된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은「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새로이 규정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아이디어를 침해 받은 사람은 특허청에 조사 및 시정권고를 요청하거나,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중소·벤처기업 및 개인발명가들의 아이디어가 거래과정에서 쉽게 유출 됨에도, 이를 마땅히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했던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동 제도의 시행으로 향후에는 더욱 많은 아이디어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위 요건을 만족한 경우라도, 예외적으로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경우라면 면책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이 있는지를 유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디어 탈취가 의심되는 경우 또는 아이디어 탈취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경우, 아이디어 제공자로서는 최대한 많은 증거를 수집하고, 신속히 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법무법인 민후 이신혜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4. 1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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