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site
공란으로 1133개 검색됨
- 특허소송 정정심판과 무효심판의 심리 순서
특허소송에서 정정심판과 무효심판은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개의 심리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해설하고자 한다. 1. 무효심판 중에 정정심판을 구하는 경우 이 경우 정정심판은 허용되지 않는다(136조 1항). 정정심판은 허용되지 않지만 정정청구의 형태로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2. 무효심판 전에 정정심판을 구하는 경우 이 경우 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이 특허심판원에 동시에 계속될 수 있다. 이 경우 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의 심리는 원칙적으로 동일합의체가 진행한다. 정정심판과 무효심판이 동시에 계속중인 경우 심판부는 어느 하나의 심판을 우선하여 심리 할 수 있고, 심판장은 필요에 따라 다른 하나의 심판의 심리를 중지할 수 있다(164조 1항). 동일한 특허발명에 대하여 특허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이 심판원에 동시에 계속 중에 있는 경우에 는 정정심판제도의 취지상 정정심판을 특허무효심판에 우선하여 심리 ․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 나, 그렇다고 하여 반드시 정정심판을 먼저 심리 ․ 판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특허무효심 판을 먼저 심리하는 경우에도 그 판단대상은 정정심판청구 전 특허발명이며, 이러한 법리는 특 허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의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이 특허법원에 동시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후713 판결). 다만 무효사유를 제거하는 정정심판 제도의 취지상 정정심판을 우선하여 심리하고, 정정을 인정하는 심결이 확정되면 정정된 명세서의 기재에 기초하여 무효 사유의 존부를 판단한다. 원심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제3항 내지 제10항은 그 청구범위 기재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아서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 하면,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3항에 관하여, 원고의 정정심판청구에 의하여 원심판 결 선고 이후인 2008. 4. 24. 그 정정을 허가하는 심결이 내려지고, 그 심결은 2008. 4. 30. 확정되었고,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4항 내지 제10항은 특허청구범위 제3항의 구 성을 한정하는 종속항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3항 내지 제10항 은 모두 구 특허법(1997. 4. 10. 법률 48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6조 제9항에 의하여 정정 후의 명세서에 의하여 특허등록출원 및 특허권의 설정등록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정정 전의 이 사건 특허발명을 대상으로 하여 무효 여부를 심리·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끼친 법령위반의 위법이 있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후852 판결). 만일 무효심판을 우선하여 심리한 경우에 있어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면 정정심판의 청구는 부적법 각하된다. 3. 무효심판의 심결취소소송 제기후 정정심판의 경우 이 경우 심결취소소송의 판결을 기다릴 필요 없이 정정심판의 심리를 진행한다. 특허의 무효심판사건이 상고심에 계속 중 당해 특허의 정정심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특허발명 은 정정 후의 명세서대로 특허출원이 되고 특허권의 설정등록이 된 것이므로 정정 전의 특허발 명을 대상으로 하여 무효 여부를 판단한 원심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게 되는 수가 있지만( 대법원 2001. 10. 12. 선고 99후598 판결 참조), 특허무효 심판이 상고심에 계속 중 당해 특허의 정정심결이 이루어지고 확정되어 특허발명의 명세서가 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정정된 사항이 특허무효사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전제가 된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면 위와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2후2839 판결 참조).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7.) 기고.
- 인터넷 카페 내에서 벌어지는 법적 분쟁에 대한 대응방안
네이버 카페 또는 다음 카페와 같은 인터넷 카페는 포털사이트 내에서 관심사와 취미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 일종의 커뮤니티이다. 요즘 동네 주민들의 경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주변 시설이나 상권, 환경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인터넷 카페라는 곳은 유용한 정보나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도 있고,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될수록 오프라인 공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갈등과 분쟁이 빚어지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카페 대표자의 운영 권한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다른 회원을 일방적으로 탈퇴 또는 강등시키거나 반대로 다른 회원에게 카페 대표자의 자리를 마음대로 넘길 수 있을까? 일단 법원은 인터넷 카페에서 회원들의 활동을 정지하거나 회원 자격을 박탈할 것인지 여부 및 카페 게시판에 게시된 글을 삭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원칙적으로 카페 대표자에게 맡겨져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진 모임 운영자의 조치는 그 사유가 현저히 부당하고 그 과정이 사회적인 상당성을 벗어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위법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본 판결도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1. 선고 2019나51583 판결). 그러나 대규모 인터넷 카페의 경우 회원들은 회칙을 정하고 의사 결정기구인 총회, 카페 대표자와 운영진 등 집행기관까지 두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들 공동의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서, 회칙에 따라 총회 등의 의사결정기관 및 운영자 등의 집행기관을 두고 있고, 회원의 가입·탈퇴와 관계없이 단체로서 존속한다. 따라서 이는 비법인사단으로서 실체를 가지는 단체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인터넷 카페 역시 조직을 갖춘 하나의 단체로서 회칙에서 정해둔 의사결정 방법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카페 대표자가 특별한 사유없이 임의로 회원들을 강제로 탈퇴시키는 것은 절차상 하자로 인해 무효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또한, 회칙에서 정한 운영자 과반수의 추대, 총회 투표 참가자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다른 회원을 카페 대표자로 선임하였다면, 새로운 카페 대표자를 상대로는 카페 운영자 변경절차 이행 청구의 본안소송을 제기하거나 사안이 급박할 경우 즉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제기하여 더 큰 분쟁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페 운영진이 회원이 올린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다른 회원의 명예훼손성 글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운영진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할까? 인터넷 카페 활동 중 일반 회원들이 운영진들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대의사를 표하는 경우 운영진들이 아무런 사전 공지나 동의 없이 그 글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특정 게시물 삭제 등 운영진의 행위가 편파적인지 아닌지는 ‘네이버 카페 이용약관’을 충실히 따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카페 운영자는 이용약관에 따라 카페 운영원칙에 어긋나는 게시물을 삭제 또는 이용제한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 사례에 따라 검토되어야 한다. 법원의 판결 중에는 회원의 동의 없이 회원이 게시한 게시물을 임의로 모두 삭제한 사건에서 이는 “카페 관리자로서의 권한을 넘어서 사회상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 보이고, 그로 인해 카페 회원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회원에 대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하고, 회원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 지급을 명한 판결이 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4. 9. 선고 2012나4092 판결). 한편, 명예훼손 등 불법적 댓글을 그대로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카페 운영진의 책임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대법원은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는 비방 댓글을 방치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한 적은 있으나, 이는 포털사이트의 막강한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 지운 것이다. 따라서 이를 카페 운영진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카페 대표자가 자신이 만든 카페이니 마음대로 매매하는 것은 가능할까?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인 201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카페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회원 수가 많거나 게시글이 많고 클릭수와 방문자 수가 많은 인터넷 카페의 경우 검색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카페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밖에 인터넷 카페 내부에서 공동구매나 이벤트 또는 광고를 진행할 경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도 상당하다. 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카페 매매는 기본적으로 포털 사이트의 운영정책에 반한다. 네이버의 경우 카페 대표자가 영리의 목적으로 카페 내 게시글 또는 자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관련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이용제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카페 매매는 경우에 따라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카페 운영자는 가입자의 성별·나이·아이디·이메일 주소 정도만 접근이 가능하지만, 인터넷 카페 성격에 따라 가입 시 생년월일·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게 하는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구민정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7. 8.) 기고.
- 굿즈의 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
‘굿즈(goods)’는 본래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따위와 관련된 상품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그러나 요즘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상품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으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며, 굿즈 시장이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그런데, 굿즈 시장이 번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굿즈’에 대한 저작권 분쟁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선행 회사가 판매하는 인기 굿즈 상품을 보고, 비슷하게 제작해 판매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굿즈 상품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저작권법 및 판례를 살펴보면, 저작권법 제1조는 저작권법의 목적을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1호는 위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으며, 판례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해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해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도9601 판결). 즉 저작권 침해의 핵심적인 기준은 대상물에 창작적인 표현형식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침해 저작물과 피침해 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비교했을 때 실질적 유사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인 것이다. 이에 유의해야 할 점은 대상물의 보편적 특징이나 속성, 보편적 제작기법에 기인한 부분으로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 어려우며, 창작성이 없는 부분만 유사한 경우 저작권침해가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령 토끼 인형 굿즈의 실질적 유사성을 비교하는 경우, 대상물들이 모두 얼굴과 귀가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귀가 위쪽으로 쫑긋하게 세워져 있으며 팔다리가 짧고 간결하게 표현돼 있는 것은 토끼라는 동물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유사하게 표현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바, 위와 같은 정도의 형태적 유사성만으로 양 캐릭터의 창작적 표현형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어 저작권 침해를 인정받을 수 없다. 반면, 실제 토끼의 모습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형상으로서 창작자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돼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유사하다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수도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라1419 결정,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550 판결 참고). 다만 굿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에 관련 저작권 문제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기업이 직접 해당 굿즈의 창작적인 표현 방식을 특정하거나, 실질적인 유사성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판매하고 있는 굿즈 상품과 관련된 저작권 이슈 내지 분쟁이 발생한 기업은 저작권 침해여부를 주장하거나 판단받기에 앞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저작권법의 보호가 가능한지부터 순차적으로 검토해 최선의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이연구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5. 31.) 기고.
- MBTI로 채용되고 AI가 채용하는 세상
최근 채용포털 구인공고를 보면 대기업을 포함해 MBTI 결과를 제출하는 공고가 적지 않고, 심지어 친절하게도 무료 MBTI 검사 사이트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MBTI가 INFP이신 분' 'MBTI가 I 혹은 E이신 분' 'MBTI가 ENTJ, ESFJ이신 분들은 지원 불가' 등의 방식으로 특정 유형을 정하거나 배척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정도면 MBTI가 대단히 전문적인 검사 결과인 것으로 오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어다. 1944년 미국 여류 작가 캐서린 브릭스와 딸 이저벨 마이어스가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자기 보고식 검사일 뿐이고, 검사자를 16가지 심리 유형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는 것에 그친다. 기업들은 이를 구직자의 성향과 직무 적합성 등을 고려할 수단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기업이 원하지 않은 MBTI 유형의 구직자는 당연히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가끔 MBTI를 이용한 채용 절차가 위법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채용 절차 공정화법 제4조의 3에서 예시한,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어서 위법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법은 그렇다 하더라도 절대적이라 할 수 없는 MBTI 하나 때문에 원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기회조차 박탈되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누구도 이를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생각건대 기업이 MBTI를 자율적으로 채용에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MBTI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MBTI가 INFP이신 분' 'MBTI가 I 혹은 E이신 분' 'MBTI가 ENTJ, ESFJ이신 분들은 지원 불가' 등과 같이 극단적인 차별로 보이는 경우에 대해서는 국가적 계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용 과정의 차별을 금하는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 취지에 반하거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의 차별 행위의 금지 정신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직자 입장에서 MBTI보다 더한 깜깜이 채용이 있다. 그게 바로 인공지능(AI) 면접이다. AI 면접은 알고리즘에 의한 채용 절차로,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채용 비리를 줄일 수 있고, HR 담당자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채용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구직자로부터 얼굴 표정, 목소리, 뇌파, 눈 깜박임, 눈동자 움직임, 발한, 언어 습관 등의 생체인식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채용 가부를 일부 또는 전부 결정하는 자동화된 개인 결정을 하고 있음에도 구직자에 대한 법적 보호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구직자 입장이 돼 보면 구직자는 수집되는 생체인식정보나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할 수 있고, AI 알고리즘에 대한 대략적 설명이라도 듣고 싶고, AI 면접 결과에 대하여 이의하고 싶을 수도 있으며, AI 알고리즘이 편향되지 않았는지에 대하여 알고 싶고, AI 면접 결과는 채용 결과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하고, AI 면접이 아니라 다른 방법의 면접을 선택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구직자 입장에서 이를 현실에 옮길 법적 수단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일리노이주는 이미 2019년에 인공지능면접법을 제정해 기업에 구직자로부터 AI 면접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게 하고, 나아가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직자 평가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유형의 특징을 설명하는 경위서를 구직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방법 등으로 구직자를 보호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2020년 2월에 채용 과정에서 자동화된 채용 도구 판매를 규제하는 조례안을 제정해 AI에 대해 매년 편향성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AI가 그 평가에 활용하는 구직자의 특성과 자격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EU는 더 적극적이다. GDPR에 따르면 프로파일링 등 본인에 관한 법적 효력을 초래하거나 이와 유사하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동화된 처리에만 의존하는 결정의 경우 구직자는 따르지 않을 수 있으며, 구직자는 그 결과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기업은 알고리즘에 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2021년 4월 EU의 인공지능규칙안에 의하면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고 단계에 따라 법적 의무 또는 규제를 달리한다. AI 채용 시스템의 경우 2단계인 고위험 AI 시스템으로 예컨대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 데이터 고품질성 유지·관리, 기술문서 작성, 로그 기록 보관, 투명성 보장, 인간의 관리·감독, 사이버보안, 적합성 평가, 등록, 모니터링 시스템 구현 등 엄격한 규제가 구비된 전제 아래 허용된다. 각국의 입법례는 유형에 따라 AI 일반법에 의한 규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한 규제, AI 채용 관련 특별법령에 의한 규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그 어떠한 형식의 입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로 다가온 AI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바람직하게는 AI 현실에서도 AI보다는 구직자가 우선되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2. 4. 19.) 기고.
- 특허권침해 공유자 심판 심결취소소송
특허는 여러가지 사유로 공유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공동으로 발명한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출원과정에서 권리를 일부 양도하여 특허권자가 공동으로 등록이 된 경우도 그러하다. 특허권 공유는 단독으로 등록되어 있을 때마다 공유권자의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고 권리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권리행사를 해야 하는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특히 심판청구를 단독으로 할 수 있는지,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을 단독으로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제37조(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이전 등) 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이전할 수 있다. ②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 ③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공유인 경우에는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그 지분을 양도할 수 있다. 제99조(특허권의 이전 및 공유 등) ① 특허권은 이전할 수 있다. ② 특허권이 공유인 경우에는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그 지분을 목적으로 하는 질권을 설정할 수 있다. ③ 특허권이 공유인 경우에는 각 공유자는 계약으로 특별히 약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특허발명을 자신이 실시할 수 있다. ④ 특허권이 공유인 경우에는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그 특허권에 대하여 전용실시권을 설정하거나 통상실시권을 허락할 수 있다. 제139조(공동심판의 청구 등) ① 동일한 특허권에 관하여 제133조제1항, 제134조제1항ㆍ제2항 또는 제137조제1항의 무효심판이나 제135조제1항ㆍ제2항의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하는 자가 2인 이상이면 모두가 공동으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② 공유인 특허권의 특허권자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할 때에는 공유자 모두를 피청구인으로 하여야 한다. ③ 특허권 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공유자가 그 공유인 권리에 관하여 심판을 청구할 때에는 공유자 모두가 공동으로 청구하여야 한다. ④ 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청구인이나 제2항에 따른 피청구인 중 1인에게 심판절차의 중단 또는 중지의 원인이 있으면 모두에게 그 효력이 발생한다. 1. 심판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특허권의 공유관계에 대하여 합유설과 공유설의 견해 대립이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하여는 학설 견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법문에 의존해서 풀어야 한다. 특허법 제139조는 공유자가 심판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없고 모두 공동으로 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모두 공동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바, 심판을 단독으로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특허법 제139조, 제99조가 특허권의 공유 관계에 의한 소송 형태를 합유설에 입각하여 고유필수적 공동소송 형태로 보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대법원은 "특허권이 공유인 경우에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면 지분을 양도하거나 지분을 목적으로 하는 질권을 설정할 수 없고 또한 특허권에 대하여 전용실시권을 설정하거나 통상실시권을 허락할 수 없는 등 권리의 행사에 일정한 제약을 받아 그 범위에서는 합유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특허권의 공유자들이 반드시 공동 목적이나 동업관계를 기초로 조합체를 형성하여 특허권을 보유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허법에 특허권의 공유를 합유관계로 본다는 등의 명문의 규정도 없는 이상, 특허법의 다른 규정이나 특허의 본질에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에 관한 민법의 일반규정이 특허권의 공유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3다41578 판결 )."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그간의 판시 내용을 사실상 변경한 것으로서, 법문에 규정이 있는 경우나 그 본질에 반하지 않는다면 민법상의 공유 관계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다. 이 판례에 대하여 사실상 그간의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2. 심결취소소송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대법원 (2002후567 판결)은 "상표권의 공유자가 그 상표권의 효력에 관한 심판에서 패소한 경우에 제기할 심결취소소송은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제기하여야만 하는 고유필수적공동소송이라가 할 수 없고, 공유자의 1인이라도 당해 상표등록을 무효로 하거나 권리행사를 제한 방해하는 심결이 있는 때에는 그 권리의 소멸을 방지하거나 그 권리행사 방해배제를 위하여 단독으로 그 심결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결론적으로 단독으로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5. 26.) 기고.
- 매그나칩 사례로 보는 산업기술보호법 과제
2004년에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한 뒤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드라이버구동칩(DDIC) 분야 세계 2위의 한국 매그나칩반도체의 모회사격인 미국 본사의 주식 전량이 지난 3월 25일 중국계 사모펀드(PEF) 와이즈로드캐피털에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매각되는 계약이 체결됐다. 단순한 투자나 주식 인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이나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반도체 품귀 현상 때문에 단순한 주식 인수가 아니라 반도체 핵심 기술 유출 시도로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와이즈로드캐피털의 매수대금이 SK하이닉스나 DB하이텍 등이 제시한 금액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도 이러한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중국 BOE그룹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제조업체 하이디스 인수 사건, 2004년 중국 상하이 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 사건 등 해외자본의 투자로 인해 핵심 기술이 유출된 경험이 몇 번 있다. 이 같은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기술 유출 목적의 외국인 투자나 인수합병(M&A)을 막을 수 있는 산업기술보호법이 태동했다. 그러나 2015년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 SMIC의 동부하이텍 인수 추진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같은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투자 차단을 하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예컨대 무역·투자·개발 이슈를 다루는 정부 간 협의체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의 12%가 국가안보 우려 때문에 투자가 차단됐다. 특히 미국은 2017년 중국계 사모펀드 캐니언브리지의 미국 반도체 회사 래티스의 인수를 금지하더니 2018년에는 5G 기술 유출을 우려해 싱가포르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의 미국 반도체·통신 회사 퀄컴의 인수를 금지했다. 기술 유출로 인해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2018년 3월에는 대미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비지배적 투자까지도 심사할 수 있는 내용의 외국인투자위험심사선진화법(FIRRMA: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까지 통과시키는 등 자국의 핵심 기술 보호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캐나다는 2018년 중국 국유기업 중국교통건설의 건축 및 발전설비업체 에이콘 인수계획을 불허했으며, 독일은 2018년 독일 기업의 직간접 인수에 대한 의결권 심사 문턱을 25%에서 10%로 낮춰 외국 기업의 거래 차단 확률을 높이기도 했다. 프랑스도 외국인 투자를 동결할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추가하는 등 외국인투자심사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예외 없이 외상투자법을 제정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외상 투자에 대해 심사를 강화했다. 이미 설명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산업기술보호법에 근거해 외국인 투자 심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고, 특히 매그나칩반도체 사건에서 이러한 문제는 두드러지고 있다. 열거된 국가 핵심 기술 규정으로 인해 매그나칩 사례의 OLED용 DDIC 기술이 외국인 투자 심사 대상인 국가 핵심 기술인지부터 판단해야 하는 문제, 매그나칩 사례와 같이 한국 매그나칩에 대한 직접적인 주식 취득이 아니라 미국 본사를 통한 간접적인 주식 취득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전 승인을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또 국가안보 사유에만 해외 M&A 등에 대해 중지·금지·원상회복 등 조치를 명할 수 있지만 본 사안이 국가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 산업부가 주식 인수에 대해 원상회복 처분을 내린 경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 가기에는 현재 산업기술보호법 규정으로는 부족함이 많다. 지분율이라는 숫자에 치중해 지배적 투자만 규제하는 입법 태도도 낡은 접근이라 본다. 외국인 투자를 촉진해야 하지만 국가안보나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는 과감하게 분별해서 차단해야 비로소 국가안보, 국민경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낡은 산업기술보호법의 선진화를 통한 촘촘한 망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6. 1.) 기고.
- 특허권침해 정정요건과 한계
특허권침해소송 절차에서 많은 경우 특허권자의 정정이 행해지고 그 정정의 적법성에 대하여 다투곤 한다. 정정제도란 특허의 일부에 흠이 있어 특허권의 행사에 제약이 따를 경우 특허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해서 인정되는 제도이지만 그 정도가 과도하다면 명세서나 도면의 지재를 신뢰한 제3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우리 특허법 제136조 제1항은 정정요건으로 아래 3가지를 인정하고 있고, 제3항 내지 제5항은 정정의 한계로서 신규사항 추가 금지, 청구범위의 실질적 확장 변경 금지, 독립특허요건의 구비를 규정하고 있다. <정정요건> ① 특허권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허발명의 명세서 또는 도면에 대하여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1. 청구범위를 감축하는 경우 2. 잘못 기재된 사항을 정정하는 경우 3. 분명하지 아니하게 기재된 사항을 명확하게 하는 경우 <정정의 한계> ③ 제1항에 따른 명세서 또는 도면의 정정은 특허발명의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에서 할 수 있다. 다만, 제1항제2호에 따라 잘못된 기재를 정정하는 경우에는 출원서에 최초로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에서 할 수 있다. ④ 제1항에 따른 명세서 또는 도면의 정정은 청구범위를 실질적으로 확장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⑤ 제1항에 따른 정정 중 같은 항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정정은 정정 후의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이 특허출원을 하였을 때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1. 정정의 요건 1) 청구범위를 감축하는 경우 예컨대 택일적 구성요소의 삭제, 상위개념으로부터 하위개념으로의 변경, 구성요소의 부가, 수치한정에 대한 청구범위의 감축, 일부 청구항의 삭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택일적 구성요소의 삭제란 a 또는 b 라는 구성요소에서 b를 삭제하는 경우를 말하며, 상위개념이 과일로 되어 있는데 그 중의 하나인 포도로 변경하는 경우가 바로 상위개념으로부터 하위개념으로의 변경이다. 구성요소의 부가란 구성요소가 a + b인데, 여기에 c를 추가하는 경우를 말하며, 수치한정이란 포도액을 농도 10% ~ 20%인 포도액으로 한정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2) 잘못 기재된 사항을 정정하는 경우 명세서 또는 도면에서 명백하게 잘못 기재된 것을 올바르게 기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3) 분명하지 아니하게 기재된 사항을 명확하게 하는 경우 불분명한 기재의 정정이란, 부정확한 표현이나 에매한 것을 바르게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2. 정정의 한계 1) 신규사항 추가 금지 명세서 또는 도면의 정정은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이 아닌 신규사항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신규사항인지 판단은 정정심판청구 당시의 명세서 또는 도면을 기준으로 하고, 다만 잘못된 기재를 정정하는 경우는 최초 출원 당시의 명세서 또는 도면을 기준으로 한다. 2) 청구범위의 실질적 확장 변경 금지 특허청구범위를 정정하는 것이 특허청구범위를 확장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특허청구범위 자체의 형식적인 기재만을 가지고 대비할 것이 아니라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포함한 명세서 및 도면의 전체내용을 실질적으로 대비하여 확장이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정정 후의 특허청구범위에 의하더라도 발명의 목적이나 효과에 어떠한 변경이 없고 발명의 상세한 설명 및 도면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정정 전의 특허청구범위를 신뢰한 제3자에게 예기치 못한 손해를 줄 염려가 없다면 그 정정청구는 특허청구범위를 실질적으로 확장하거나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정정의 한계에서 가장 많은 판례가 누적된 요건이다. 3) 독립특허요건의 구비 정정은 정정 후의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이 특허출원을 하였을 때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3. 16.) 기고.
- 특허소송 특허심판 균등침해 법리
균등침해에 대한 주장이 있을 때, 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최근 나온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6후2119 판결을 근거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살펴보아야 하는데,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확인대상발명에서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균등침해), 1)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에서 과제의 해결원리가 동일해야 한다. 2) 그러한 변경에 의하더라도 특허발명에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야 한다. 3) 그와 같이 변경하는 것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통상의 기술자)이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작용효과의 동일성, 구성변경의 자명성 순서로 검토하여 균등침해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위 기준을 실제 사안에 대입해 보면, 특허발명 청구범위 1항은 L자형 접속관과 바닥 하수관으로 이루어진 바닥 배수관 장치를 기초 콘크리트 바닥 내부에 설치하는 단계 및 L자형 접속관 상면에 다수개의 작은 구멍이 천공된 취수구를 설치하는 단계에 관한 것이다. 확인대상발명은 배수연결배관, 천공 연결관, 천공 연장관, 밀봉관을 포함하여 구성되는 배수배관장치를 기포콘크리트층 내부에 설치하는 것 및 천공 연결관과 천공 연장관에 각각 다수개의 제1 배수 통공과 제2 배수 통공을 형성하는 것이다. 위 내용을 근거로 균등침해 여부를 판단하면, 1.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여부 양 발명은 모두 기초 콘크리트 바닥 상부와 바닥 마감재 내부의 수분이 쉽게 배출된다는 것으로서 과제는 동일하다. 하지만 과제해결원리는 상이하다. {과제가 동일하다고 하여 침해로 보지 않음} 특허발명은 기초 콘크리트 바닥 내부에 배수관 장치를 설치하여, L자형 접속관 상면에 취수구를 두어 이 취수구를 통해서 기초 콘크리트 바닥 상면에 고이는 오수 등을 배출하는 것을 과제의 해결원리로 두고 있다. 확인대상발명은 기초 콘크리트 층이 아닌 그 상부의 기포 콘크리트 층 내부에 배수배관장치를 설치하여, 배수배관장치의 천공 연결관과 천공 연장관에 다수개의 구멍을 형성하여 이 구멍을 통해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을 과제의 해결원리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과제의 해결원리가 상이하다. 2. 작용효과의 동일성 여부 과제해결원리의 차이로 인하여, 양 발명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다. 3. 구성변경의 자명성 여부 특허발명의 바닥 배수관 장치와 확인대상발명의 배수배관장치는 그 설치 위치, 구조, 기능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확인대상발명은 제1항의 특허발명과 균등한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1항의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11. 17.) 기고.
- OECD 디지털 환경 아동 권고안(초안), 위험 유형(Typology of Risks)
OECD는 2020. 5. 27.경, ‘2012 온라인 아동보호 권고안’ 개발 이후 온라인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유해정보 노출, 사생활 침해, 인터넷 중독 등 아동의 온라인 위험 노출이 증가하여 이를 반영한 개정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 위험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였다. [그림] OECD의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 위험 분류 위 표에서 제시한 아동 위험의 분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콘텐츠 위험 : 증오 콘텐츠, 유해한 콘텐츠, 불법 콘텐츠,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는 위험 2) 행동 위험 : 증오 행동, 유해한 행동, 불법적 행동, 사용자생성문제행동(user-generated problematic behaviour)으로 인해 다른 아동 또는 스스로에게 발생시키는 위험(섹스팅 성적인 메시지의 교환의 포르노 유해물 제작 악용) 3) 접근 위험 : 아동이 디지털 환경에서 상호 작용할 때 생기는 위험. 아동이 디지털 환경에서 증오에 직면한 경우, 아동에게 위협을 가하기 위한 접근, 형사법에 의해 기소될 수 있는 접근, 기타의 경우. ex. 성매매, 사이버그루밍, 금전착취 4) 계약 위험 : 아동의 개인정보에 영향을 주며 부적절한 메시지나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위험. 마케팅 위험(불법적이고 부적합한 제품 및 마케팅 전략에 노출), 사업적 프로파일링 대상이 될 위험(프로파일링의 대상이 되어 과도한 지출과 다른 위험에 노출), 재정위험(디지털게임/앱), 보안 위험(온라인 사기, 신원도용, 악성코드) 그리고 OECD는 위 4가지 위험에 의해 발생하는 교차 위험으로서, 프라이버시 위험, 첨단 기술 위험, 건강 및 복지 위험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위험 분류에 기반하여 OECD는 안전한 온라인 아동 보호 환경 마련을 위한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1) (기본 가치) 온라인상 아동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관계자를 고려하고 아동의 권리 보장 방안을 위한 적절한 조치 이행 2) (권한 및 탄력) 적절한 권한 부여 및 탄력을 통해 온라인 환경의 장점 지원 a) 온라인 위험을 평가하고 최소화 하도록 보호자를 지원 b) 법적 구제책 및 불만 제기 메커니즘 마련 c) 아동에 개인정보처리 공개 등 아동과 보호자의 이해 지원 d) 아동의 연령‧성숙도를 고려하여 아동의 참여 및 권리 보장 e) 온라인 환경으로 발생한 결과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심리적‧치료서비스 등 정보 제공 3) (비례) 아동의 기회와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균형 a) 증거‧위험성‧효율성‧균형‧공식화의 조화를 통한 기회와 이점의 극대화 b) 표현의 자유 및 기본적 자유 침해 최소화 c) 지나친 징벌 자제 d) 유익한 온라인 환경 조성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지나친 제한 지양 4) (적절성 및 포용) 아동의 연령 및 취약계층을 고려한 다양한 측면을 포용 5) (책임 분담, 협력 및 긍정적 참여)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하여 안전하고 유익한 온라인 환경 제공 a) 부모, 보호자, 교육자, 아동을 이해관계자에 포함 b) 정책 수립 시 아동의 참여 포함 c) 정책 결정 과정에 사업자 및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 참여 장려 d) 기술의 복잡성 증가에 따른 학부모, 교사, 보호자(carers)의 지원 증가 e) 아동의 온라인 참여자로서의 책임성 양성 교육을 위해 부모, 교사, 보호자 지원 또한 위 원칙에 부합하는 온라인 환경 마련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 마련과 관련하여 아래의 내용을 제시하였다. 1) 정부의 명확한 정책 목표 채택 및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디지털 경제 개발을 위한 일관성 있는 국가 전략 접근 방안 마련 2) 아동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률 검토‧개정‧제정 3) 아동의 연력 및 환경을 고려하여 위험성 범주를 명확히 하고 디지털 문해력‧기술 이용에 따른 소외 계층을 포용 4) 아동의 온라인 환경 지원을 위해 증거 기반 정책 채택 a) 법과 정책의 유지를 위한 평가 수행 b) 아동의 온라인 이용 관련 연구 장려 c) 산‧학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간 증거 공유 및 협조 d) 데이터 보호 원칙(프라이버시, 데이터 최소 이용, 목적 제한 등) 이행을 위한 연구 수행 5) 연령에 알맞은 안정 보장 조치 채택 a) 연령 및 성숙도를 고려하여 부적합한 콘텐츠 접근을 제한 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상호운용 연구, 이용자 친화적 기술 연구, 개발 및 채택 촉진 b) 모든 이해관계자에 신뢰‧품질‧이용자_친화적‧프라이버시 기술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 나아가,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관련하여 아래의 내용을 제시하였다. 1) 아동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시, 아동 안전 고려 사항이 보장 된 설계 도입 2) 아동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제공함으로써 투명성 보장 3) 아동의 정보를 수집‧처리‧공유하는 경우 a) 간결하고 명확한 데이터 이용에 대한 정보 제공 b) 개인정보 수집 제한 및 아동의 이익 수행을 위해서만 제3자에 아동정보 제공 c) 아동에 복지에 반하지 않는 정보 이용 d) 적절한 이유 및 보호조치 부재 시, 프로파일링 및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아동 정보 이용 제한 4) 아동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 및 절차 마련. 또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해 국내 정책‧법률 준수 입증 필요 이후 OECD는 2021. 5. 31. 개정된 ‘온라인 아동보호 권고안’을 발표하였고*,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위 권고안을 참고하여 아동·청소년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https://legalinstruments.oecd.org/en/instruments/OECD-LEGAL-0389 * 법무법인 민후 최주선 변호사 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용자 개인정보보호 권리 실질화 방안 연구」 (2020.10.12.) 결과 일부 발췌.
- 저작권의 국제소진이론(국내외 사례)
1. 들어가며 같은 내용의 책을 판매하면서 국가별로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저렴한 가격에 배포되는 A국에서 책을 구매한 뒤 이익을 붙여 이를 B국에 판매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이는 A국에서 적법하게 책을 구매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배포권이 소진되었는지 여부의 문제로 연결된다. 2. 저작권의 국제소진이론 저작권법 제20조는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배포권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해당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저작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갑이 서점에서 적법하게 책을 구매함으로써 해당 책에 관한 저작권자의 배포권은 소진되었으므로, 갑은 해당 책을 중고서점에 다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권리소진의 원칙(exhaustion of right)' 또는 '최초판매의 원칙(first sale doctrine)'이라고 한다. 국제소진이론, 즉 권리소진의 효과를 국제적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는 권리소진의 원칙과 관련한 중요한 쟁점이다. 이와 관련한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국제소진의 원칙'은, 권리소진의 원칙이 국제적으로 적용된다고 보아, A국에서 적법하게 책을 구매한 이상 저작권자의 배포권은 소진되었고, 따라서 구매자는 B국에서 이를 적법하게 유통시킬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에 대응하는 입장인 '국내소진의 원칙'은, 권리소진의 원칙이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A국에서 적법하게 책을 구매하여 이를 A국에서 적법하게 유통시키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를 B국에서 유통시키기 위하여는 다시 저작권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을 말한다. 이하에서는 국제소진이론에 대한 외국법의 예시를 찾아본 뒤, 국제소진이론에 대한 국내법의 태도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이하에서 '병행수입'이라 함은, 권리자가 해외에서만 판매하기를 의도한 상품이 권리자의 의도와는 달리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통하지 않고 이를 우회하여 권리자의 동의 없이 수입되는 것을 말하고, '진정상품'이란 병행수입의 대상을 말한다. 3. 외국의 경우 가. 미국 - Kirtsaeng v. John Wiley & Sons, IOnc, 2013 WL 1104736 (U.S. Mar. 19, 2013) 사건을 중심으로 1) 서론 미국 저작권법 제109조(a)항은 "제106조 (3)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편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작된 특정 복제물이나 음반의 소유자 또는 그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자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그 복제물이나 음반을 판매하거나 그 밖에 처분할 수 있다(Notwithstanding the provisions of section 106(3), the owner of a particular copy or phonorecord lawfully made under this title, or any person authorized by such owner, is entitled, without the authority of the copyright owner, to sell or otherwise dispose of the possession of that copy or phonorecord)."라고 하여 권리소진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소진이론에 관한 입장은 미국 저작권법 제109조(a)항 중 "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작된(lawfully made under this title)"이라는 문구의 해석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대법원은 Kirtsaeng v. John Wiley & Sons, IOnc, 2013 WL 1104736 (U.S. Mar. 19, 2013) 사건에서 외국에서 제작되고 판매된 미국 저작물에 대하여도 권리소진원칙이 인정된다는 점을 확인하며 국제소진의 원칙을 채택하였다. 2) 사실관계 원고는 대학 전공 서적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출판사로, 국가에 따라 다른 품질과 가격으로 교재를 판매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미국에서보다 태국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교재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태국에서 이를 구입하여 미국으로 수입한 후 이 교재를 미국 시장에서 배포하여 약 10만 달러의 차익을 거두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저작권자인 원고의 허락 없이 원고가 해외에서 판매한 교재를 미국 내로 수입하여 재판매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배포권을 규정하고 있는 미국 저작권법 제106조(3)항을 위반하였고,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602조(1)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박경화, 「대법원, 미국 외에서 최초로 판매된 미국 저작물의 복제물에도 최초 판매 원칙 인정」, 저작권 동향 제6호,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 4.). 3) 하급심 판결(국내소진원칙) 위 사안에 대하여 원고는, 미국 저작권법 제109조(a)항의 "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작된(lawfully made under this title)"이라는 문구는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제작된(lawfully made in the United States)"이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태국에서 제작된 저작물에는 권리소진의 원칙이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제2순회항소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수입한 교재는 태국에서 제작되었으므로 피고에게는 권리소진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피고의 재판매행위는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다. 4) 연방대법원 판결(국제소진원칙) 이에 대하여 연방대법원은, 미국 저작권법 제109조(a)항의 "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제작된(lawfully made under this title)"이라는 문구는 지리적 제한을 두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되고, "미국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합법적으로 만들어진"이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국제소진의 원칙을 채택하였다. 피고가 판매한 교재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합법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피고는 이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구매한 것이다. 따라서, 위 입장에 따르면 피고는 해당 교재가 외국에서 제작되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미국에서 이를 재판매할 수 있다. Kirtsaeng v. John Wiley & Sons, IOnc, 2013 WL 1104736 (U.S. Mar. 19, 2013)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이 국제소진의 원칙을 채택한 근거는 아래와 같다. ① "따라(under)"는 "준수하여(in compliance with)", "의하여(according to)"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지리적 제한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이 법에 따라(under this title)"라는 표현은 지리적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문언에 부합하다. ② 권리소진의 원칙에 관한 구 저작권법 제41조 단서는 "이 법은 합법적으로 소유한 저작물 사본의 양도를 금지, 방지, 제한하지 않는다(nothing in this act shall be deemed to forbid, prevent, or restrict the transfer of any copy of a copyrighted work the possession of which has been lawfully obtained)"고 규정하여, 지리적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았다. 구법의 표현에 의하면 저작물의 합법한 소유자(owner)뿐만 아니라 점유자(possessor)에게도 권리소진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바, 구법의 개정은 이러한 해석의 여지를 없애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지리적 제한을 도입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라고 보인다. ③ 어떤 쟁점이 보통법(common law)에 의하여 다루어진 것이라면, 반대되는 증거가 없는 한 현재의 성문법은 보통법의 해석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과거의 보통법은 국제소진원칙을 채택하고 있었으므로, 현재의 규정도 국제소진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④ 미국의 도서관은 적어도 2억 권의 외국 간행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소진원칙을 채택할 경우 2억 권에 달하는 외국 간행물을 도서관에서 활용하기 위하여 일일이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대혼란이 초래된다. 도서관 외에도 중고 책 중개인, 전자상거래 업체, 박물관 등 현실에서 외국 간행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함을 고려하면, 국제소진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한다. 나. 일본 일본 저작권법 제26조의2 제2항 제5호는 권리소진의 원칙에 대하여 "국외에서 전항에 규정하는 권리에 상당하는 권리(양도권)를 침해하지 않았거나 그에 상당하는 권리를 가지는 자 또는 그의 허락을 얻은 자에 의하여 양도된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복제물"에 대하여는 양도권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국제소진의 원칙을 취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오승종, 「저작권법」, 제35, 박영사, 2020, 597면). 다. 독일 권리소진의 원칙에 관한 독일 저작권법 제17조 제2항은 "저작물의 원본 또는 복제물이 배포권자의 동의를 얻어 유럽공동체협약 지역이나 유럽경제공동체협약에 관한 체약국 지역 내에서 양도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었다면..."이라고 규정하여, 유럽공동체협약이나 유럽경제공동체협약의 회원국 내에서만 권리의 소진을 인정하고 있다(오승종, 「저작권법」, 제35, 박영사, 2020, 597면). 라. 스위스 스위스 저작권법 제12조는 저작권의 권리소진원칙을 규정하면서도 국제소진원칙을 적용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이를 명시하지 않았다. 위 규정에 대하여 스위스의 연방최고법원은, 미국의 저작권자 Nintendo로부터 그들의 승인 없이 비디오 게임기를 구매하여 스위스에 판매한 경우 병행수입업자는 국제소진원칙으로 항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황의산, 정차호, 「저작권 국제소진: 미국 연방대법원 교과서 병행수입 판결」, 국제통상연구 제18권 제2호, 한국국제통상학회, 2013. 6., 제105면). 4. 국내의 경우 가. 서론 우리 저작권법 제20조는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저작권자에게 배포권을 인정하면서,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당해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저작권의 권리소진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저작권의 국제소진이론에 대하여는 저작권법에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정면으로 다룬 판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 법이 국제소진이론에 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의 문제는 법 해석의 문제로 접어든다. 아래에서는 병행수입에 관한 저작권법의 해석 및 상표권의 국제소진이론에 관하여 정면으로 다룬 판례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의 해석 저작권법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1. 수입 시에 대한민국 내에서 만들어졌더라면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될 물건을 대한민국 내에서 배포할 목적으로 수입하는 행위 1) 국제소진원칙을 주장하는 입장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은 제1호는 "수입 시에 대한민국 내에서 만들어졌더라면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될 물건을 대한민국 내에서 배포할 목적으로 수입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로 보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진정상품은 저작권자가 외국에서 적법하게 제작한 제품이므로, '대한민국 내에서 만들어졌더라면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될 물건'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상품의 수입은 제 12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외에 병행수입을 저지하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우리 법은 병행수입을 금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국제소진원칙을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국내소진원칙을 주장하는 입장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는 '진정상품의 수입'이 금지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병행수입 제품의 국내 재판매'가 허용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즉,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는 '원저작자의 배포권 소진'이라는 국제소진원칙의 근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국제소진원칙을 부정한다면 병행수입제품의 국내 재판매는 배포권 침해에 해당하여 그 자체로 위법한 행위가 된다. 이로써 제품의 국내 재판매를 전제로 한 병행수입까지도 금지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저작권법 제124조 제1항 제1호는 무관한 것이다. 다. 상표권에 관한 판례 우리 상표법은 저작권법과 마찬가지로 병행수입에 관한 명백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판례는 명시적으로 상표권의 국세소진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판례는, '국내에 등록된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부착된'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을 수입하는 행위가 그 등록상표권의 침해 등을 구성하지 않기 위한 요건으로 ① 외국의 상표권자 내지 정당한 사용권자가 그 수입된 상품에 상표를 부착하였을 것, ② 그 외국 상표권자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권자가 법적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거나 그 밖의 사정에 의하여 위와 같은 수입상품에 부착된 상표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③ 그 수입된 상품과 우리나라의 상표권자가 등록상표를 부착한 상품 사이의 품질에 있어 실질적인 차이가 없는 경우일 것(여기에서 품질의 차이란 제품 자체의 성능, 내구성 등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에 부수되는 서비스로서의 고객지원, 무상수리, 부품교체 등의 유무에 따른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을 요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다40423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다40423 판결 국내에 등록된 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가 부착된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을 수입하는 행 위가 그 등록상표권의 침해 등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상표권자 내지 정당한 사용 권자가 그 수입된 상품에 상표를 부착하였어야 하고, 그 외국 상표권자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권자가 법적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거나 그 밖의 사정에 의하여 위와 같은 수입상품에 부착된 상표 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하며( 대법원2005. 6. 9. 선고 2002다61965 판결 참조), 아울러 그 수입된 상품과 우리나라의 상표권자가 등록상 표를 부착한 상품 사이에 품질에 있어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야 할 것이고, 여기에서 품질의 차이란 제 품 자체의 성능, 내구성 등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에 부수되는 서비스로서의 고객지원, 무상수리 , 부품교체 등의 유무에 따른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수입제품은 이 사건 "starcraft" 상표의 미국 내 상표권자 인 블리자드 사(blizzard entertainment. inc.)가 적법하게 상표를 부착하여 미국에서 판매한 소위 진 정상품으로서, 미국 상표권자와 국내의 등록상표권자가 위 블리자드 사로 동일하고, 이 사건 "starcraft" 상표와 관련하여 그 전용사용권자인 원고가 국내에서 독자적인 영업상 신용을 쌓아옴으로 써 국내의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국내 등록상표의 출처를 이 사건 상표권자인 블리자드 사가 아닌 원고 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수입제품에 부착된 상표가 국내의 등록상표와 동일 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네트워크를 통한 오락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씨디(cd)인 이 사 건 수입제품은 디지털화된 정보를 담고 있는 매개체로서 생산자나 판매국에 따라 부수적인 정보에 있어 서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주된 내용인 게임의 실행과정에 있어서는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국내 등록상표품인 원고의 제품과 이 사건 수입제품 사이에 품질에 있어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는 국내 상표품이 이 사건 수입제품에 비해 씨디 키(cd key)의 사후 적 관리가 이루어지는 등 그 부수적 서비스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원심의 사실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은 없다. 5. 결어 저작권자는 저작물 판매로 인한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국가별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른 가격을 책정하여 저작물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그런데 제3자가 진정상품을 병행수입하여 재판매하게 되면,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저작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저작권자는 그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는 국내소진원칙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Kirtsaeng v. John Wiley & Sons, IOnc, 2013 WL 1104736 (U.S. Mar. 19, 2013) 판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소진원칙을 채택하게 될 경우 외국 간행물을 취급하는 도서관, 중고서점, 전자상거래 업체 등은 거래를 할 때마다 저작권자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야 하는 대혼란을 초래하는바 이는 실정에 맞지 않다고 보인다. 전자상거래 등의 방법으로 사인간의 국제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소진이론은 분쟁이 생길 여지가 다분한 분야이다. 따라서 입법부는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국제소진이론에 관한 명문규정을 도입함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참고문헌 1. 박경화, 「대법원, 미국 외에서 최초로 판매된 미국 저작물의 복제물에도 최초 판매 원칙 인정」, 저작권 동향 제6호, 한국저작권위원회, 2013. 4. 2. 오승종, 「저작권법」, 제35, 박영사, 2020. 3. 황의산, 정차호, 「저작권 국제소진: 미국 연방대법원 교과서 병행수입 판결」, 국제통상연구 제18권 제2호, 한국국제통상학회, 2013. 6., 4. 황의청, 조현숙, 「한국과 중국의 병행수입제도에 관한 비교연구-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통상정보연구 제16권 제4호, 한국통상정보학회, 2014. 9.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최주선, 강주현 변호사 작성, 민후 뉴스레터(21. 4. 1.) 기고.
- 미국 온라인플랫폼 기업 규제 동향
지난 1월 20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 공룡기업(메타, 애플, 구글, 아마존)의 지배력 남용을 억제하는 반독점 법안인 '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 법'(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을 찬성 16, 반대 6으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조만간 상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온라인플랫폼 공룡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하나둘 제도로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규제의 원인은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에 따라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비약적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플랫폼 기업은 10년 전만 해도 불과 2개사였지만 현재는 6개사로 증가됐고, 스타트업을 보더라도 2020년 전체 유니콘 스타트업 가운데 거의 60% 정도가 플랫폼 기업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을 보더라도 온라인플랫폼 공룡기업은 꾸준히 동종 기업을 흡수한 가운데 이러한 인수합병이 인수합병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온라인플랫폼은 자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남용해 불공정한 거래 조건을 부과하고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우려는 플랫폼 입점 업체에 대한 갑질과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시장의 경쟁성은 억제되고 시장지배력 남용과 독과점 폐해 현상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 온라인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2020년 10월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발표한 '디지털 시장의 경쟁조사' 보고서에서 시작했다. 이 보고서는 16개월 동안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온라인플랫폼 공룡기업의 시장 내 독과점적 지위 남용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라 2021년 6월 11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 5종을 발의했다. 4종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1종은 경쟁당국의 예산 확충을 위한 합병심사 수수료 인상에 관한 내용이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4종 가운데 하나가 '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 법'이다. 4종은 미국 내 월간 이용자 수, 사업자 수, 연간매출, 시가총액 등을 고려해 일부 거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4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 법'은 온라인플랫폼 기업 자사의 제품·서비스 등을 타사에 비해 우대하거나 타사의 제품·서비스 등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 및 기회에 관한 법률'(Platform Competition and Opportunity Act)은 인수 대상 기업이 온라인플랫폼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거나 경쟁 가능성이 있는 경우 그 주식이나 자산 인수는 반경쟁성이 추정된다는 내용이다. '플랫폼 독점 종식에 관한 법률'(Ending Platform Monopolies Act)은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거나 플랫폼을 사용하는 타 사업을 소유·지배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이해충돌 방지 내용이다. '경쟁 및 호환 촉진을 위한 서비스 전환 지원 법률'(Augmenting Compatibility and Competition by Enabling Service Switching Act)은 온라인플랫폼 기업은 고객이 자신 또는 타사에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7월 9일 독과점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미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경제에서의 경쟁촉진에 관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 on Promoting Competition in the American Economy)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을 통해 경쟁당국(FTC, DOJ)뿐만 아니라 농림, 교통, 보건, 에너지, 노동 등을 관장하는 여러 부처에 관련 조치를 시행할 것을 규정하는 등 범정부적 정책과 부처 간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규제는 과거 소비자 후생 측면만 고려했던 소극적 관행에서 탈피해 '노동자, 중소기업, 농민'의 이익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산업의 융복합 현상에 따라 효율적인 정책 실행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의 협업이 필수라고 본 점에서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도 전자상거래보호법을 전면 개정하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제정 및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적시의 효율적인 정책과 규제가 모든 경제 주체에 공정한 경제구조를 달성하는 데 필수라고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2. 2. 15.) 기고.
- 지식재산과 민사상 손해배상
지식재산 관련 법률들은 권리자의 입증곤란을 구제하기 위하여 손해액에 관한 특별한 규정들 두고 있다. 그 내용을 개략적으로나마 파악하고 있어야 지식재산 관련 분쟁에서 적절한 권리구제와 리스크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이하에서는 지식재산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의 손해액 산정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손해액 산정 일반법리 및 입증곤란의 문제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일반적으로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기존의 이익이 상실되는 적극적 손해의 형태와 장차 얻을 수 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소극적 손해의 형태로 구분된다고 보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이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쉽게 말하면 가해행위로 인하여 감소한 피해자의 재산상태를 손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유형재산에 대한 불법행위의 경우 위와 같은 평가방법으로 손해를 산정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차량이 파손된 경우 적극적 손해는 수리비 상당액이며, 신체 훼손으로 노동능력이 상실된 경우 소극적 손해는 일실이익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재산에 대한 불법행위의 경우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손해액의 산정이 쉽지 않다. 자동차나 신체와 같은 유형재산과는 달리 무형재산인 특허발명이나 저작물을 무단으로 실시하거나 복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특허권자나 저작권자의 재산상태에 어떠한 변동이 있다고 증명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내 저작물을 타인이 복제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당장 내 재산상태에 어떠한 차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지식재산의 무형적 특성 상 권리자는 손해의 입증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손해액 추정규정 이에 특허법, 저작권법 등 지식재산 관련 법률들은 특별한 손해액 추정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인 규정은 각 권리의 특성 맞추어 다르게 규정되어 있으나 큰 틀은 유사하다. ① 침해자의 이익을 손해로 추정하는 규정 ②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손해로 보는 규정 ③ 법원의 재량으로 인정되는 손해액 규정이 그것이다. ① 침해자의 이익을 손해로 추정하는 규정(특허법 제128조 제4항, 상표법 제110조 제3항,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 등)은 권리자의 막강한 무기이다. 타인이 침해행위로 인하여 얻은 이익이 확인된다면 이는 즉시 권리자의 손해로 추정되므로, 권리자는 재산상태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 없이 그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익의 의미에 대하여 조이익설(粗利益設), 순이익설(純利益設), 한계이익설(限界利益設), 총이익설(總利益設) 등의 대립이 있는데, 법원은 근래 주로 한계이익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5다75002 판결, 특허법원 2018나1701 판결 등). 한계이익이란 판매단가에서 생산증가에 따른 변동비를 공제한 이익을 뜻한다. 즉 일반관리비 등과 같이 생산증가와 무관하게 지출되는 고정비는 이익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며, 제조원가나 판매원가와 같이 생산증가에 따라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만을 공제한 이익을 의미하는 것이다. ②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손해액으로 주장할 수 있는 규정(특허법 제128조 제5항, 상표법 제110조 제4항,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등)은 최소한 권리자가 그 권리의 실시료, 사용료 등으로 객관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상당액을 손해액으로 보는 규정이다(대법원 2007다76733 판결 등). 여기서의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권리의 객관적 가치, 제3자와의 이용계약이 있는 경우 계약의 내용, 같은 종류의 권리로 얻을 수 있는 실시료나 이용료, 권리의 보호기간, 침해자가 얻은 이익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뜻한다(대법원 2003다15006 판결, 2007다76733 판결 등). 최근 특허법과 상표법의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합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개정되었는데, 위 판결의 취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개정으로 보인다. 위 규정은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만큼은 최소한의 손해액으로 보장해 주려는 취지로 새겨지는바, 이를 최소한도의 손해액으로 주장하며 아울러 이를 초과하는 침해행위자의 이익에 관하여 중첩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95다49639 판결). ③ 위와 같은 손해액 추정규정으로도 손해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규정이 법원의 자유재량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여러 간접사실들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손해액과 관련된 여러 간접사실들에 대한 적극적인 입증활동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손해액의 구체적 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위 규정에 따라 권리자는 적어도 법원이 인정한 상당한 손해액으로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정리하면 지식재산 침해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은 침해자의 침해행위로 인한 이익을 손해액으로 주장할 수 있고, 아울러 합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만큼은 최소한의 손해액으로 주장할 수 있으며, 그것의 입증이 곤란한 경우라도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한 손해액만큼은 배상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보다 손해액 입증의 유리한 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 최근 특허법이나 상표법 등 일부 지식재산 법률은 고의적인 침해행위에 대하여 법원이 특별히 가중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특허법 제128조 제8항, 상표법 제110조 제7항 등).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 침해해위에 따른 벌금, 권리자와 침해자의 지위, 침해자의 피해구제 노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앞서 손해액으로 인정된 금액에서 최대 3배의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할 수 있게 규정한 것이다. 재산상태의 차이만을 손해액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악의적인 침해행위를 규제하고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손해액을 증액하는 제도인데(이러한 기능적 측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불린다), 향후 판례가 누적된 이후 구체적 기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고의의 침해행위가 문제되는 사건의 경우 이를 반드시 고려해 손해액을 가늠해 보아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살펴본 것과 같이 지식재산 관련 법률에서 손해액의 정함은 일반적인 불법행위와 다른 특수성이 존재하므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권리구제와 리스크 관리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2. 1. 6.) 기고.
- 타인의 상표권 출원에 대한 대응방법
상표법은 상표를 권리로 보호함으로써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 유지를 도모하고, 이로써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며 동시에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 동법은 동일한 표장에 대한 상표 출원이 있는 경우, 먼저 출원한 사람에 대하여 해당 상표의 권리자로 인정하는, 이른바 선원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상표권자로 등록되면 동법에 의하여 그 상표를 독점,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바, 스타트업들에 있어서 자신의 영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상표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권리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상표권을 등록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스타트업이 자신의 상표권 출원 조치 등 절차를 소홀히 하였다가, 자사가 출원하기도 전에 타 경쟁 업체에서 선제적으로 상표로 선출원해 버린 경우,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등록결정이 된 경우와 출원심사 과정에 있는 경우에 따라 대응전략이 달라지는데, 먼저 등록결정이 되어 버린 상태라면, 등록무효 또는 등록취소 심판의 제기로 상대방의 등록 자체를 무위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일단 한 번 상표권으로 등록된 상표를 사후적으로 무효, 취소하는 절차여서 훨씬 입증에 있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출원심사 과정에 있는 경우라면, 스타트업으로서는 상대방이 출원한 상표의 등록자체를 저지하기 위하여 정보제공 또는 이의신청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정보의 제공"이란, 출원된 상표가 등록 거절사유(상표법 제54조 각 호)에 해당되어 상표 등록될 수 없다는 취지와 그 정보를 증거와 함께 특허청장 또는 특허심판원장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상표법 제49조). 동법은 정보제공의 주체를 제한하지 않고 있어 누구든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처럼 정보의 제공이 이루어지는 경우 특허심사관은 이를 참조하여 등록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바, 정보제공의 방법은 타인의 상표권 등록을 저지하기 위한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이의신청"이란, 특허청에 의한 출원공고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대응방안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출원공고일부터 2개월 내의 기간에 출원공고된 상표에 일정한 사유(상표법 제60조 제1항 각호)가 있다는 점을 특허청장에게 입증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심사관 3명으로 구성되는 심사관합의체가 구성되어, 동 합의체를 통해 이의의 적부를 심사·결정하게 되고, 이때 심사관합의체는 이의신청에 관하여 출원인이나 이의신청인이 주장하지 아니한 이유에 관하여도 심사할 수 있으며, 출원인이나 이의신청인의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등록 또는 거절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스타트업으로서는 타인의 상표출원을 발견하게 된 경우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상대방의 상표 등록자체를 저지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므로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상표권을 적시에 출원하여 이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이신혜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2. 10.) 기고.
- 병행수입업체에 대한 대응 방안
甲스타트업은 A라는 외국 상표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판매하기 위하여 A의 상표권자인 乙외국 법인과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국내 업체인 丙도 A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丙은 외국 유통업체를 통해 A상품을 수입하여 이를 국내에 판매하는 이른바 병행수입업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甲은 丙에게 어떠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을까? 1. 병행수입이란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이란, 국내외에 동일한 상표권을 소유하는 상표권자에 의해 적법하게 제조되어 유통된 진정상품을 제3자가 국내의 상표권자 등 독점사용권자의 허락 없이 그들에 의한 정상적인 유통경로를 통한 수입 외에 다른 유통경로를 통하여 수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2. 丙의 병행수입·병행수입상품의 판매·A상표를 이용한 광고행위는 적법 대법원은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에 관하여, "병행수입 그 자체는 위법성이 없는 정당한 행위로서 상표권 침해 등을 구성하지 아니하므로 병행수입업자가 상표권자의 상표가 부착된 상태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당연히 허용될 것"이라고 판시하여, 丙의 병행수입 및 및 병행수입상품 판매는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법원은 "병행수입업자가 위와 같이 소극적으로 상표를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상표권자의 상표를 사용하여 광고·선전행위를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위와 같은 상표의 기능을 훼손할 우려가 없고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상품의 출처나 품질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없다면, 이러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상표권 침해의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丙이 사용한 상표가 A상표와 동일하거나 극히 유사하다면 상품 출처에 오인·혼동이 생길 염려가 없고, 丙이 판매한 상품이 진정상품이라면 甲이 판매하는 상품과 품질에 있어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丙이 A상표를 사용하여 광고·선전행위를 한 것은 상표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병행수입업자가 적극적으로 상표권자의 상표를 사용하여 광고·선전행위를 한 것이… 그 사용태양 등에 비추어 영업표지로서의 기능을 갖는 경우에는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병행수입업자가 외국 본사의 국내 공인 대리점 등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러한 사용행위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소정의 영업주체혼동행위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丙이 A상표를 영업표지로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광고를 위해 사용한 것은 영업주체혼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3. 乙을 통해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어 위 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丙이 A상품을 판매하거나 A상표를 이용해 광고행위를 하는 것은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甲은 丙에게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다만, ① 甲은 乙과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乙에 대하여 국내독점 보장의무 위반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또한, ② 甲은 丙이 판매하는 제품의 코드명 등을 통해 丙에게 진정상품을 공급하는 외국 유통업체를 추적한 뒤 이를 乙에게 통보함으로써 乙이 외국 유통업체를 제재하여 丙이 더 이상 진정상품을 구할 수 없게 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병행수입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 유형고시(시행 2015. 10. 23.,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5-15호, 2015. 10. 23., 일부개정) 제5조 제2호는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내어 동제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甲은 위 ②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할 수 있다. 그러나 판례는 "이러한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독점수입권자가 병행수입품의 제품번호 등을 통하여 그 구입경로를 알아낸 행위 등과 외국상표권자로 하여금 병행수입품을 취급한 외국상표권자의 해외거래처에 대하여 제품공급을 하지 못하게 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벤츠자동차의 국내 독점수입·판매업자가 병행수입차량의 차대번호를 추적·조사하여 벤츠사로부터 독점적 판매권의 침해에 대한 약정상의 커미션을 수령한 행위와 병행수입업자가 벤츠사의 해외판매법인으로부터 위 커미션해당액을 구상받고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벤츠자동차를 수입할 수 없게 된 결과 사이에는 불정거래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상당관계가 없다"고 보아 당해 행위는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甲이 乙 또는 해외 유통업체에게 직접 丙에 대한 제품공급의 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甲이 乙에게 丙의 구입경로를 통보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 * 참고 대법원 2002. 9. 24. 선고 99다42322 판결 대법원 2002. 2. 5. 선고 2000두3184 판결 * 법무법인 민후 강주현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1. 3. 30.) 기고.
- 특허권침해소송에서 산업상 이용가능성이란?
특허법 제29조는 발명의 특허요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29조(특허요건) ①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다. 1.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공지(公知)되었거나 공연(公然)히 실시된 발명 2.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되었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중(公衆)이 이용할 수 있는 발명 ② 특허출원 전에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발명에 의하여 쉽게 발명할 수 있으면 그 발명에 대해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허를 받을 수 없다. 1항은 산업상 이용가능성 및 신규성을, 2항은 진보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산업상 이용가능성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산없상 이용가능성의 '산업'이란 가장 넓은 의미의 산업을 의미하고 실용적인 기술에 속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용'은 실시를 의미합니다. 이용가능성의 판단시점에 대하여 대법원은, 출원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1후2801 판결 특허출원된 발명이 출원일 당시가 아니라 장래에 산업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특허법이 요구하는 산업상 이용가능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는 법리는 해당 발명의 산업적 실시화가 장래에 있어도 좋다는 의미일 뿐 장래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술적으로 보완되어 장래에 비로소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생겨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위 판례에서, 대법원은 "특허출원발명의 출원일 당시 수지상 세포는 혈액 단핵세포의 0.5% 미만으로 존재하고 분리된 후에는 수일 내로 사멸하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쉽지 않아 혈액으로부터 충분한 양의 수지상 세포를 분리해 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출원일 이후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람의 혈액으로부터 수지상 세포를 추출하고 이를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유발시키는 기술이 임상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결국 출원발명의 출원일 당시를 기준으로 수지상 세포를 사람의 혈액으로부터 분리하여 출원발명에 사용하는 기술이 장래에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는 발명의 예를 몇 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술적, 실험적으로만 이용할수 있는 발명은 업으로 반복하여 실시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실시할 없는 것이 명백한 발명 역시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습니다. 특히 의료행위가 문제되는데, 인체를 구성요소로 포함하는 진단, 치료, 수술 등과 같은 의료행위는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때문이다. 다만 직접적으로 인간의 질병을 진단, 치료, 예방하는 방법이 아닌 경우에는 특허성이 인정될 수 있다. 투여용법이나 투여용량에 대하여도 특허성을 인정한다. 대법원 1991. 3. 12. 선고 90후250 판결 사람의 질병을 진단, 치료, 경감하고 예방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 의약이나 의약의 조제방법 및 의약을 사용한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은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수 없으므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것이나, 다만 동물용 의약이나 치료방법 등의 발명은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서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는바, 출원발명이 동물의 질병만이 아니라 사람의 질병에도 사용할 수 있는 의약이나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 특허청구범위의 기재에서 동물에만 한정하여 특허청구함을 명시하고 있다면 이는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서 특허의 대상이 된다. 대법원 2015. 5. 21. 선고 2014후768 전원합의체판결 의약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여 사용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투여주기·투여부위나 투여경로 등과 같은 투여용법과 환자에게 투여되는 용량을 적절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은 의약용도가 되는 대상 질병 또는 약효와 더불어 의약이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도록 하는 요소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은 의약물질이 가지는 특정의 약리효과라는 미지의 속성의 발견에 기초하여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상 질병 또는 약효에 관한 의약용도와 본질이 같다. 그리고 동일한 의약이라도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의 변경에 따라 약효의 향상이나 부작용의 감소 또는 복약 편의성의 증진 등과 같이 질병의 치료나 예방 등에 예상하지 못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특정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개발하는 데에도 의약의 대상 질병 또는 약효 자체의 개발 못지않게 상당한 비용 등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완성되어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하여 신규성이나 진보성 등의 심사를 거쳐 특허의 부여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특허로서의 보호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한다는 특허법의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의약이라는 물건의 발명에서 대상 질병 또는 약효와 함께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부가하는 경우에 이러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은 의료행위 자체가 아니라 의약이라는 물건이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도록 하는 속성을 표현함으로써 의약이라는 물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구성요소가 될 수 있고, 이와 같은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이라는 새로운 의약용도가 부가되어 신규성과 진보성 등의 특허요건을 갖춘 의약에 대해서는 새롭게 특허권이 부여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심판청구인이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확인대상발명이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8.)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