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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병 분할과 과징금처분

    <합병>​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3누21231 판결 회사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피합병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의 관계나 공법상의 관계를 불문하고 그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한 회사에게 승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건설업법 제13조 제2항은 합병에 의하여 소멸되는 법인의 건설업의 면허는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거나 존속하는 법인에게 이전된다고 하여 이를 주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면허증 및 면허수첩의 재교부에 의하여 재교부 전의 건설업자의 모든 위법사유가 치유된다거나 일정한 시일의 경과로서 그 위법사유가 치유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만약 건설업면허를 가진 피합병회사에 그 면허를 취소할 위법사유가 있었다면 면허관청은 이를 이유로 존속회사 또는 신설회사에게 응분의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 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8두63563 판결 회사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피합병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의 관계나 공법상의 관계를 불문하고 그의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한 회사에 승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1) 흡수합병으로 소멸한 회사인 경북방송이 흡수합병 전 이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받은 지위에 있었고, 흡수합병의 경우 이행강제금의 부과처분을 받은 지위가 성질상 이전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선행판결에서 당초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한 이유는 정당한 이행강 제금액의 재산정을 위해서이지, 경북방송 또는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부과를 금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3) 경북방송이 이 사건 시정조치를 부과 받을 당시부터 원고가 경북방송의 지분 97.04%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과 원고가 선행판결의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다고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법적 불안이나 손해를 야기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원심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상고이유와 같이 법인의 흡수합병으로 인한 의무승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두1946 판결 회사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피합병회사의 권리·의무는 사법상의 관계나 공법상의 관계를 불문하고 그의 성질상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병으로 인하여 존속한 회사에게 승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공인회계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회계법인 간의 흡수합병이라고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2000. 1. 12. 법률 제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3에 규정된 감사인지정 및 같은 법 제16조 제1항에 규정된 감사인지정제외와 관련한 공법상의 관계는 감사인의 인적·물적 설비와 위반행위의 태양과 내용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합병으로 존속하는 회계법인에게 승계된다.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2000. 1. 12. 법률 제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의2에 정해진 손해배상공동기금 및 같은법시행령(2001. 6. 8. 대통령령 제172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의9에 정해진 손해배상공동기금의 추가적립과 관련한 공법상의 관계는 감사인의 감사보수총액과 위반행위의 태양 및 내용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합병으로 존속회계법인에게 승계된다.​ <분할>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8두18335 판결 회사 분할 시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가 승계하는 것은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이고,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까지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과징금과 관련하여 분할하는 회사에 승계 대상이 되는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두18928 판결 상법은 회사분할에 있어서 분할되는 회사의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신설회사와 존속회사는 분할 전의 회사채무에 관하여 연대책임을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제530조의9 제1항), 한편으로는 회사분할에 있어서 당사자들의 회사분할 목적에 따른 자산 및 채무 배정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소정의 특별의결 정족수에 따른 결의를 거친 경우에는 신설회사가 분할되는 회사의 채무 중에서 출자한 재산에 관한 채무만을 부담할 것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30조의9 제2항),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530조의10). 그런데 이때 신설회사 또는 존속회사가 승계하는 것은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라 할 것인바,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이 부과되기 전까지는 단순한 사실행위만 존재할 뿐 그 과징금과 관련하여 분할하는 회사에게 승계의 대상이 되는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신설회사에 대하여 분할하는 회사의 분할 전 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7. 2.) 기고.

  • 비대면 시대 준비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주요 내용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020. 6. 25. 정부의 제6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및 디지털 공정경제 정책을 발표하였다. 정책 추진 배경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폭발적인 증가로 온라인 플랫폼이 모든 산업 분야로 확산함으로 인한 ①온라인 플랫폼의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위험, ②소비자 피해 발생, ③잠재적 경쟁 저해 우려의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응 추진 과제로는 ①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 ②에 대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추진, ③에 대해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 제정 추진이 제시되었다. 공정위는 2020. 9. 28. 첫 번째 추진과제와 관련하여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 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 하였다. 공정위 법안의 내용은 (1) 일정한 범위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관계를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의 거래관계를 상생협력을 필요로 하는 대•중소기업 간의 거래관계로 본 후, (2) 그 거래관계의 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전적 규제의무와 사후규제를 부과하고, (3) 자발적 상생협력과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4) 혁신동력이 유지되는 법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재수단과 조사수단을 확보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 가. 법의 목적 법안은 이 법의 직접적 목적을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중개거래의 투명성 제고,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관계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해나가며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궁극적 목적으로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 및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들고 있다(제2조). 이러한 법의 목적 구조는 대•중소기업 간 거래공정화법의 목적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간의 B2B 관계를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관계[「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의 관계[「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또는 매장임차인 간의 관계[「대규모유통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유통업법’)],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의 관계[「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와 동일한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나. 적용 범위 1) 주요 개념 법 적용대상을 설정하기 위하여 법안이 적용하는 주요 개념은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이다(제3조). 온라인 플랫폼은 ①둘 이상 집단의 이용자들 간, ②재화 또는 용역의 거래, ③정보교환 등 상호작용 목적,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및 이에 준하는 전자적 시스템을 의미한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는 위 온라인 플랫폼 개념에 기초한 중개서비스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재화 등에 관한 정보제공, 소비자의 청약 접수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소비자 간 재화 등의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의미하지만,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거래를 매개하는 서비스(오픈마켓, 배달앱, 앱마켓, 숙박앱, 승차 중개앱)뿐만 아니라 거래를 촉진하는 서비스(가격비교사이트, 부동산중고 차 정보제공등 일부 특화된 검색서비스)도 대상이 된다. 한편 정보교환 등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하지만 거래가 수반되지 않거나(순수 SNS 서비스)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지 않는 서비스(일반검색서비스, 온라인 광고 등)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는 서비스이므로, 자신이 거래의 직접 당사자가 되는 서비스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전자상거래를 하는 통신판매업자에 해당하여 이미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율 대상이다). 법안은 구체적인 거래 개시의 알선 방식을 재화 등에 관한 정보제공, 소비자의 청약 접수로 예시하였으나,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향후 시행령의 개정만으로 그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당장은 예컨대 재화 등의 대금을 지급받는 결제대행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으나, 시행령 규정에 의한 추가도 가능하다. - 열린 장터, 배달앱, 앱 장터, 숙박앱, 승차 중개앱, 가격 비교 사이트, 부동산•중고차 등 정보 제공 서비스, 검색 광고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됨 - 대면 방식, 우편•전화•전단지 등을 통한 알선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하지 않는 거래 개시 알선, 재화 등의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비거래 플랫폼(순수 사회관계망 플랫폼 등), 자신이 거래의 직접 당사자가 되어 재화를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거래 개시에 따라 부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결제 등만을 알선하는 플랫폼, 순수 B2B 또는 C2C 플랫폼, 플랫폼과 계약관계가 없는 사업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플랫폼(검색엔진 등) 등은 해당되지 않음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제공을 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와 별도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외에 "등"에 포함되는 서비스로 중개서비스에 부수하여 이루어지는 광고, 결제 및 배송 지원, 고객관리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열거하고 있다. 법안에서는 뒤에서 보는 계약서의 법정 기재사항 중 하나인 서비스의 내용 및 대가에 관한 사항을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법안 제6조 제1항 제1호),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가 계약의 투명성 제고를 위하여 중개계약을 체결할 때 주된 서비스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서비스를 사전에 미리 정하여 상세하게 계약서에 규정하여야 한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는 ①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②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사업자를 말한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와의 계약관계를 필요로 하므로, 계약관계가 없는 온라인 검색엔진 제공자와 웹페이지 제공자 간의 관계는 규율 대상이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는 ①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게 온라인 플랫폼 중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 ②그 대가로 수수료를 수취하는 거래를 말한다. 여기서 수수료란 명칭이나 형식과 상관 없이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로부터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을 제공받는 대가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게 지급하는 금전을 말한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가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지급받는 형태는 금전 이외에도 다양한 경제적 이익이 있고, 수익 모델 중에는 제공의 대가로 지급받지 않는 형태도 있으므로,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 간에 수익 모델에 따라 법 적용 여부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2) 규모 기준 (플랫폼 사업자 중 매출액 또는 중개거래 금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사업자) 또한 법이 적용되는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의 범위를 정하는 데에는 규모 기준이 적용된다. 규모 기준은 매출액 기준과 중개거래금액 기준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매출액 기준은 직전 사업연도에 자신이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을 통한 매출액 기준을 말하고, 100억 원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중개거래금액 기준은 직전 사업연도에 자신이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진 재화 등의 판매가액 합계액 기준을 말하고, 1,000억 원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3조 제2항). 이 기준은 대규모유통업법의 기준(소매업종 매출액 1,000억 원. 다만 기업회계기준상 순액법에 의하여 수익을 인식하는 사업자의 경우에는 총매출액. 제2조 제1호)을 참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개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매출액 기준이 많이 낮은 편이고, 시행령으로 더 낮출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3) 역외 적용 (국내 입점업체와 국내 소비자간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 이 법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또는 설립 당시의 준거 법률에 관계없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국내 소비자 간 재화 등의 거래의 개시를 알선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 대하여 적용되므로(제3조 제1항), 역외적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구글 등 세계적 플랫폼 기업도 이 법의 규제를 받게 된다. 4) 거래상 우월적 지위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 대하여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을 것이 법 적용의 전제가 된다(제3조 제3항). 거래상 우월적 지위 여부의 판단의 고려사항은 시장의 구조, 이용 양태 및 이용 집중도,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존도, 중개의 대상이 되는 재화 등의 특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이다.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 인정기준> 1.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구조 2. 소비자•입점업체의 플랫폼 이용 양태 및 이용 집중도 3.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사업능력 격차 4.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에 대한 거래의존도 5. 중개의 대상이 되는 재화 등의 특성 6. 그 밖에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와 관련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 등 대규모유통업법상 거래상 우월적 지위 여부의 판단의 고려사항과 비교할 때 '이용 양태 및 이용 집중도'가 추가되고, 시행령으로 추가적인 고려사항을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점이 특징이다. 플랫폼-입점업체 간 관계에서 거래상 지위 인정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가 많아 불공정거래행위 제재가 곤란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 래 공정화법안 추진 배경 중 하나였다. 다. 사전적 규제의무와 사후규제 거래관계의 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전적 규제의무와 사후규제를 규정하고 있다. 사전적 규제의무로는 계약서 기재사항 법정 및 제공의무(제6조)와 사전통지의무(제7조, 제8조)가 부과되고, 사후규제로는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제9조)와 보복조치의 금지(제10조)가 부과된다. 1)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 법안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서의 의무적 기재사항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제6조 제1항). 이는 계약 상대방인 입점업체에게 거래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분쟁이 사전 예방되도록 하기 위함이고, 주요 항목은 계약서에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였다.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 항목(제6조 제1항)> 1. 입점업체에게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의 구체적인 내용 및 이에 대한 대가로 수취하는 수수료의 부과 기준 및 절차(제1호) 2. 계약 기간, 계약 갱신 및 내용변경 절차, 계약해지 사유 및 절차(제2호) 3.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등의 개시, 제한, 정지의 기준 및 절차(제3호) 4. 판매상품의 반품, 환불, 교환 등의 절차 및 기준(제4호) 5. 판매대금의 정산 방식 및 정산대금 지급 절차, 방식, 시기(제5호) 6. 입점업체의 다른 온라인 플랫폼 이용 등을 제한하는지 여부 및 그 내용(제6호) 7. 판매가격•판매방식•판매량배송방식•결제방식 등 제한 여부 및 그 내용(제7호) 8. 개인쿠폰 발행 등 판매촉진행사 실시 기준, 절차,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제8호) 9. 판매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분담 기준(제9호) 10. 재화 등의 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노출되는 방식 및 노출 순서 결정 기준(수수료가 노출 방식 및 순서 에 미치는 영향 포함)(제10호) 11. 입점업체의 재화 등과 자신 또는 계열회사 및 자신이 영업활동을 통제하는 회사가 판매하는 재화 등을 다 르게 취급하는지 여부 및 내용, 기준(제11호) 12. 입점업체 및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정보를 입점업체가 제공받을 수 있는지 여부, 제공 가능한 정보의 범위, 제공 방식 및 조건(제12호) 13.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이용을 위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거나, 특정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 그 내용(제13호) 14. 그 밖에 계약 당사자의 권리•의무에 관한 것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제14호) 이 의무는 계약 내용의 사전 투명성 증진을 위한 것으로 보이나 항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이고, EU와 일본의 입법례와 비교할 때 항목 수가 너무 많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는 위 법정 기재사항이 기재된 계약서를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제6조 제1항). 계약서는 계약 체결 즉시 제공하여야 하고,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계약서에는 서명(전자서명 포함)을 포함해야 하며(제6조 제2항), 제공의무가 부과되는 중개계약의 범위에는 제한이 없다. 따라서 기본 계약뿐만 아니라 수시로 체결되는 개별계약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위는 표준계약서 제정 및 사용권장 권한을 갖는다(제6조 제3항). 2) 사전통지 의무 사전통지의무는 계약내용 변경의 사전통지의무와 서비스 제한 등의 사전통지의무로 구성된다(제7조, 제8조). 사전 통지는 계약내용 변경 시 최소 15일 이전, 서비스 일부 제한, 중지의 경우에는 최소 7일 이전, 해지의 경우 최소 30일 이전에 해야 한다. 거래관계에 관한 서류(시행령에 위임)에 대하여는 5년간 보관의무가 부과된다. 사전통지의무에 공통되는 사항은 구체적인 통지 방법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통지기간을 준수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유(시행령에 위임)가 있는 경우 의무의 예외가 적용되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변경의 사법적 효력은 무효가 된다는 점이다. 3) 불공정행위 금지 기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금지 조항(제23조①4호)을 플랫폼 산업의 특성에 맞게 구체화하여 적용하였다.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제9조)의 특징은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구체화한 행위 유형을 규정하고, 대규모유통업법과 달리 위법성 요건에 대한 공정위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모두 “부당하게“), 행위의 유형 및 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안에서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을 구입 강제,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손해 전가, 불이익 제공, 경영간섭으로 구분한다. <금지되는 거래상지위 남용행위의 종류> 1. 구입 강제 행위 : 부당하게 입점업체가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2.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행위 : 부당하게 입점업체에게 자신을 위하여 금전•재화용역, 그 밖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3. 부당한 손해 전가행위 : 부당하게 입점업체에게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전가하는 행위 4. 불이익 제공행위 : 부당하게 입점업체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 5. 경영 간섭행위 : 부당하게 입점업체의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 한편,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경쟁제한성 불공정 거래행위(거래 거절, 배타 조건부 거래행위, 차별적 취급 등), 일정 규모 이하의 플랫폼 사업자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등에는 기존 공정거래법이 계속해서 적용된다. 4) 보복조치 금지 보복조치의 금지 규정(제10조)에서 열거하는 보복조치의 유형은 불리하게 중개계약조건을 변경하는 행위, 중개거 래의 기회를 제한하는 행위, 중개계약의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구분된다. 보복조치의 대상이 되는 이용사업자의 행위는 분쟁조정의 신청, 공정위 조사에 대한 협조, 서면실태조사에 응한 공정위 협조이다. 라. 협약 체결과 분쟁의 조정 자발적 상생협력과 신속한 분쟁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관한 문제이다. 자발적 상생협력에 관하여는 협약 체결 제도(제11조)가 도입되고, 신속한 분쟁해결을 위하여는 분쟁의 조정 제도(제12 내지 21조)가 도입된다. 1) 상생 협약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상생문화 확산 촉진을 위해 상생 협약 체결 권장 및 지원에 대한 근거조항을 마련하였다. 협약 체결 제도는 공정위의 협약 체결 권장 및 지원시책 마련에 관한 제도로서, 공정위가 법령의 준수 및 상호 지원협력을 약속하는 협약 체결을 권장하고, 협약 이행 독려를 위한 포상 등 지원시책을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며, 필요한 사항은 시행령에 위임한다. 이 규정의 취지는 대규모유통업법 제19조와 같은 내용으로, 수직적 거래관계를 공동의 비전, 목표를 공유한 동반자 관계, 네트워크 관계로 전환하기 위한 개념인 상생협력 정책에 기초한 규정이다. 2) 분쟁조정 협의회 분쟁의 조정 제도는 분쟁조정협의회의 설치 및 구성, 권한에 관한 규정이다. 그에 따르면, 공정거래조정원에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두고, 9명의 위원, 구성 방식, 자격, 임기, 위촉 제한, 회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조정 사항은 제6조부터 제10조까지의 규정과 관련한 분쟁 사항(사전 규제 의무와 사후 금지 행위 관련 사항 포함)이다. 조정 절차에 관해서는 조정의 신청, 의뢰, 통지,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 조정 권고 또는 조정안 작성, 조정 사항에 관한 사실 조사 또는 자료 제출, 출석 요구, 조정 신청 각하 또는 종료 사유와 공정위 보고, 조정조서의 작성과 그 효력(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소송과의 관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온라인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분쟁조정 협의회 설치 근거를 마련하여, 신속하고 전문적인 분쟁해결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 제재 수단 법위반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재수단으로는 시정명령(제25조), 시정권고(제26조), 동의의결(제27조), 이행강제금(제28조), 과징금(제29조)이 규정된다. 벌칙 규정(제33조)이 있으나, 형사처벌 대상 행위는 보복조치 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와 시정명령 불이행 행위에 한정된다.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와 다르게 이 법상 불공정거래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특징이 있다. 1) 과징금 과징금 부과 대상 행위는 법정 기재사항이 기재된 계약서 제공 의무 위반 행위, 불공정거래행위, 보복 조치 금지 위반 행위이다. 과징금 부과 한도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법 위반 금액의 2배 이내이고 법 위반 금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정액 10억 원 이내이다(제29조 제1항). 2) 동의의결제 플랫폼 입점업체는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가 어려운 소상공인이 많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피해구제를 위해 동의의결제를 도입하였다. 3) 서면 실태조사 공정위의 조사방법으로는 일반적인 조사방법의 경우 공정거래법 규정을 준용하고, 특수한 조사방법으로 서면실태 조사 규정(제23조)을 두고 있다. 급변하는 플랫폼 분야의 거래 관행, 입점업체 애로사항, 불공정행위 양태 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적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공정위가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규정은 서면실태조사 실시와 그 조사결과 공표를 공정위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그 시기나 방법, 요건에 제한이 없으므로 공정위는 필요한 경우 계획을 수립하여 조사대상자에게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자료 미제출, 허위제출, 이용사업자에 대한 자료 미제출, 허위제출 요구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이 규정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4조의2에 규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권한과 중복되지만, 사업법 규정과 달리 구체적인 위반행위 조사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과태료 부과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강제할 수 있다. 4) 기타 그 밖에 조사 절차, 시정명령, 과태료, 손해배상 등은 공정거래법[전부개정안(20.8.31. 국회제출) 포함] 등에 준하여 규정하고 있다. 향후 절차 및 효과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2020년 9월 28일 ~ 11월 9일) 동안 이해 관계자(플랫폼 사업자 및 입점업체 등),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규제 • 법제 심사, 차관 • 국무회의를 거쳐 제정안을 이번 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위 기간 동안 온라인 플랫폼 업계 특성에 맞춘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도입하고, 시행령으로 법을 보완할 것이다. 제정안에 ‘법 시행시기를 통과로부터 1년이 지난 후’라는 부칙이 붙은 만큼, 공정위가 2021년 초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라도 시행 시기는 2022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면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사후규제뿐만 아니라 사전규제의 전담기관이 되는 근거가 마련된다. 이 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 관하여 기업결합 심사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경쟁 및 공정거래를 기준으로 하는 사후규제를 담당하는 공정위가 사전규제의 권한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분야는 전기통신사업 법상 부가통신사업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하여는 기간통신사업과 달리 사업 법에도 특별한 사전규제가 없다. 그런데, 공정위는 이 법안을 통하여 통신규제법에도 없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 대한 사전규제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면 온라인 플랫폼 분야 사업 모델과 사업 방식이 공정위 규제에 따라 표준화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 계약서에 기재되어야 할 법정 기재사항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시행령 개정으로 추가될 수 있으며, 공정위가 표준계약서를 제정, 사용 권장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 을 법과 법이 부여한 재량에 따라 공정위가 허용한 방식으로만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온라인 플랫폼 사업의 유형이 정형화될 우려가 있다. 한편 제재의 수준이나 정도의 문제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에 게 사전적으로 부과된 규제 의무 위반이나 사후적 금지 위반에 대한 제재의 수단이나 정도가 해외 입법례에 비하여 과도한 측면이 있고, 과징금 부과 한도가 법 위반 금액의 2배로 규정되어 있어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사전적 규제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강도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최주선, 이정현 변호사 작성, 민후 로인사이드(2021. 1. 8.), 민후 뉴스레터(2021. 1. 22.) 기고.

  • 데이터 경제의 시대, 데이터 기본법 통과의 의의 및 전망

    데이터 3법이라 불리는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통과로 데이터 활용의 지표가 마련되었다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2021. 9. 28.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하, 데이터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 2022. 4. 20. 시행을 앞두고 있다. 데이터기본법의 통과를 두고 데이터 산업 진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개인정보를 경제적 재화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데이터기본법의 기본 내용 데이터기본법 제1조는 "데이터의 생산, 거래 및 활용 촉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데이터로부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데이터산업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여 국민생활의 향상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여, 기존 데이터 3법과 더불어 데이터기본법을 제정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데이터기본법 제2조의 정의조항에서는 "데이터란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하여 관찰, 실험, 조사, 수집 등으로 취득하거나 정보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소프트웨어 등을 통하여 생성된 것으로서 광(光)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는 자료 또는 정보를 말한다"고 하여 데이터의 일반 정의를 규정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공공데이터와 민간데이터로 나누어 전자는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공공데이터"를 의미하고, 후자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지능정보화 기본법」 제2조 제16호에 따른 공공기관)이 아닌 자가 생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로 나누어 규정한다. 데이터기본법 제4조에서는 데이터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정부는 데이터 생산, 거래 및 활용을 촉진하고 데이터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3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데이터의 생산, 거래 및 활용 촉진을 위한 시책의 기본방향, 데이터의 생산 및 보호에 관한 사항, 데이터의 거래 촉진에 관한 사항, 데이터의 활용 활성화에 관한 사항, 데이터 전문인력의 양성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립된 기본계획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연차별 데이터 산업 진흥 시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데이터기본법 제5조). 데이터기본법은 기존 데이터 3법이 개인정보보호 및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한 것이었다면 데이터기본법은 민간의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데이터기본법 제12조는 "데이터생산자가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생성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데이터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데이터자산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취득ㆍ사용ㆍ공개하거나 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 정당한 권한 없이 데이터자산에 적용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회피ㆍ제거 또는 변경하는 행위 등 데이터자산을 부정하게 사용하여 데이터생산자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조항은 데이터기본법 제15조이다. 제15조는 "정부는 데이터의 생산, 거래 및 활용 촉진을 위하여 데이터를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원활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기존에 없던 데이터의 이동에 관한 구체적인 법률조항이 확립된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또한, 데이터기본법 제18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데이터 유통 및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데이터 유통 및 거래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유통 및 거래 기반 조성을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동법 제2항에서 "데이터 유통과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유통시스템을 구축ㆍ운영"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나아가, 동법 제24조에서 "정부는 데이터 기반 산업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데이터 생산, 거래 및 활용에 관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지원할 수 있다"고 하여 추진과제의 발굴, 교육 프로그램의 실행, 투자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바, 정부 차원에서의 데이터산업 기반 조성의 필요성을 다시금 시사하고 있다. 데이터기본법의 의의 및 우려 이처럼, 데이터기본법은 '데이터'의 개념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정의하여 개개인에게 데이터의 소유권이 있다는 점을 법적으로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데이터 경제 시대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접근을 위해 국가 데이터 전략위원회를 설치하고, 데이터 소유자의 권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항을 신설하며 데이터의 생산, 유통, 거래를 촉진할 뿐 아니라, 데이터 산업 분야에서의 창업, 전문 인력 양성,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법적 근거를 두어 데이터 산업 활성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이터기본법이 데이터를 경제적 재화로만 바라보는 편향된 관점에 기반하고 있어, 개인의 민감한 정보의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처럼 데이터기본법의 통과로 인해 데이터 산업의 생태계 변화가 이루어지며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창의적 산업이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동시에, 개인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정부의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한 체계적 접근과 데이터의 장래 활용을 고려한 데이터 표준화와 더불어 무엇보다 개인정보의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 법무법인 민후 지현주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11. 11.) 기고.

  • 데이터 정책 없는 대한민국, 방황하는 데이터

    거창하게 제4차 산업혁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데이터의 중요성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는 단순히 현재의 상태를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 예측에도 활용되기에, 보다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위해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데이터 확보에 국운을 걸고 있다. 데이터는 단순히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사업수단에 그치지 않고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사회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가 되고 있다. 또 계층의 분화나 경제적 격차ㆍ불평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나아가 정치적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능을 하고 있다. 여기서 데이터 정책이라는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가 산업적 기능 수행에 그치지 않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사회적ㆍ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 정책이란 개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원인과 해결 수단은 무엇일까. 데이터는 비개인정보까지 포함하는 개념 첫 번째로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의 개념을 개인정보로 축소하면서 데이터 정책이 곧 개인정보 정책인 양 왜곡해 왔다. 그 결과 누군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 이 목소리를 개인정보의 침해로 받아들여 비판에만 치우치곤 했다. 하지만 데이터란 개인정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비개인정보를 포함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개인정보 영역 외에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데이터는 남극의 빙산처럼 많다. 개인정보는 곧 활용할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 개인정보에 대한 모든 활용의 문을 폐쇄했던 것이 그간의 사정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영역에서도 활용을 전제로 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고 많은 나라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여전히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는 곧 활용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고전적인 인식이 공공이나 민간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 정책은 개인정보 정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정보의 활용은 무조건 억제해야 한다는 인식도 일정 부분 완화될 필요가 있다. 일관성 있는 데이터 정책 시급 두 번째로 데이터가 곧 개인정보라는 편견 때문인지, 데이터 정책 특히 데이터 활용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데이터 보호에 관한 정부기관은 너무나 많다. 예컨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이 있다. 반면 데이터 활용에 전념하는 정부기관은 너무나 적다. 이는 우리나라 데이터 정책이 데이터 보호 정책에 치중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나마도 개인정보 정책에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데이터 활용 정책이나 특히 비개인 정보에 대한 데이터 활용에 관해서는 아무런 책임기관이 존재하지 않다시피 한다. 기술적인 관점에서의 데이터 활용이 아닌, 규범적 관점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하여는 관할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터 보호에 관한 정책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정책 사이에는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또 개인정보 정책과 비개인 정보 정책 사이에도 역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화나 균형을 맞추어 줄 컨트롤 타워, 데이터 활용이나 데이터 공유에 관한 정책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 각 부처가 담당하고 있는 의료정보, 교육정보, 통계정보, 기술정보 등의 활용을 총괄할 수 있는 초 정부기관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데이터 공유 환경 조성 세 번째로 데이터 공유에 관한 관심이 미비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융합의 시대이기에, 결국 데이터의 공유 환경이 조성돼야만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도 국회도 데이터 공유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각 부처 사이에 데이터 공유에 대한 컨센서스는 존재하지 않고 민간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를 융합하려는 시도 역시 보이지 않는다. 많은 선진국은 데이터 공유에 대해 막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분야별로 행해지는 데이터 공유뿐만 아니라 분야를 초월한 데이터 공유에도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의 융합 시도도 적지 않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우리도 이제는 데이터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데이터 공유에 두어야 한다. 데이터 처리자의 데이터 소유권 개념 도입 네 번째로 우리나라는 데이터 유통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그간 처리자의 대립 개념으로서 정보주체를 두고, 오직 정보주체의 권리 증진만을 위해서 노력해 왔다. 처리자의 무제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보주체의 권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처리자의 권리 보호 노력은 그 비중이 없다시피 했다. 이러한 관점은 데이터 유통에 대한 시도를 질식시키고, 처리자의 노력에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에서는 데이터 유통을 위해 처리자의 권리에도 관심을 기울이자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예컨대 데이터 소유권(data ownership)이 그러한 개념이다.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과 별개로 처리자도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다는 생각이다. 데이터의 수집이나 가공 등에 대한 노력에 관해서도 진지한 관심이 있어야 균형적인 시장질서가 형성되며 데이터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데이터 정책이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방황하다가 저절로 단명하고 만다. 데이터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없다. 그래서인지 데이터는 자신의 역할도 하지 못하고, 국민은 데이터 복지에서 소외돼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데이터 정책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공유 환경과 활성화된 데이터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전 국민의 극대화된 데이터 가치 향유 및 첨단의 데이터 산업의 발전 환경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데이터 정책이 절실하다.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데이터 정책 없이는 우리에게 제4차 산업혁명은 기회가 아니라 상실의 시대가 될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테크M 제53호(2017년 9월) 기고.

  • 브루스 윌리스와 디지털 유산 상속

    2012년 9월경, 지아이조2 및 다이하드로 널리 알려진 미국 액션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애플의 아이튠즈(iTunes)의 음원정책에 반발하여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아이튠즈의 음원 정책은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음원은 상속 또는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에 반발한 브루스 윌리스가 자신의 딸들에게 아이튠즈에서 구입한 음원을 상속시키기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이 사건은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의 상속(heritage)에 대한 관심에 기여를 하였다. 사실상 우리는 상당한 시간을 인터넷에 걸쳐 놓고 생활하면서, 대부분을 내 것이 아닌 포털 등이 소유하는 공간에 남겨 두면서도, 그러한 현상의 사후적인 문제점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을 못하고 있다. 예컨대 네이버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수천만원대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인터넷 소설을 창조하였고, 아이튠즈에서 수백만원대의 음원을 구입하였으며, 리니지 게임 중에 수천만원대의 아이템을 취득ㆍ사용하였고, 다음 카페에 쇼핑몰을 열어 수천만원대의 사진작품을 올려 놓았으며, 아마존에서 수백만원 어치의 전자서적을 구입한 어떤 사람. 수천만원대의 디지털 자산이 있는 이 사람이라도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한다면, 그가 이루어놓은 인터넷 소설, 아이튠즈 음원, 리니지 게임의 아이템, 쇼핑몰 사진들, 전자서적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사망자의 자식들은 이런 것들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 해프닝으로 판명나긴 했지만 만일 사실이었다면, 브루스 윌리스도 그러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디지털유산, 계정, 아이디, 비밀번호 현행 우리법으로는 디지털 유산의 상속이 보장되지는 않는바, 선대의 디지털 자산은 상속인에게도 공개되지 않고 사망이 확인되는 즉시 삭제되고 있다. 현행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법이 새로운 IT 현상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현재의 상속법,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등이 어찌되었건, 먼저 떠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하여 고인이 남긴 흔적을 보고 싶다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까지도 애써 외면하는 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며, 커가는 디지털 자산의 비중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의 법에 맞추어 상속이 돼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조상들의 노력과 유산을 물려받지 못하고 당대에 새롭게 뭔가를 시작해야만 하는 사회는, 현실적인 경쟁에서 그렇지 않은 사회에 뒤질 수밖에 없다. 정보의 가치를 목놓아 외치면서도, 선대가 쌓아놓은 정보와는 단절되어야 한다는 것은 일관성이 없는 태도이다. 2011년 9월경, 맥아피(McAfee)사는 전세계적으로 한 사람당 2,777개의 디지털 파일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디지털 자산에 대하여 37,438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디지털 자산이 55,000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일본인들은 23,938 달러, 유럽인들은 28,461 달러로 자신들의 디지털 자산을 평가했다. 더불어 BMO Retirement institute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디지털 자산을 가진 45세 이상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그대로 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 미국의 6개주(2005년 코네티컷주, 2007년 로드아일랜드주ㆍ인디애나주, 2010년 오클라호마주, 2011년 아이다호주, 2013년 버지니아주)는 이미 디지털 유산의 상속에 대하여 법으로 보장하고 있고, 미국의 17개 이상의 주는 현재 입법화 과정에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제19대 국회는 18대 국회에서 논의되었다가 폐기된 디지털 유산(또는 디지털 유품)의 상속에 대하여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다시 준비 중이라고 한다. 좋은 징조이다. 디지털 유산에 대한 유언이 법적으로 인정되고, 디지털 유산의 상속이 인정되며, 나아가 무능력자나 의사불명인 자의 디지털 유산에 대한 위탁 관리까지도 법으로 보장되는 것이 언젠가는 디지털 선진국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디지털 유산에 대한 상속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디지털 유산의 상속을 인정한다고 하여 아무런 장치 없이 사망자의 계정을 상속인이 그대로 사용하게끔 하는 것은 지양하여야 한다. 마치 사망자가 활동을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유산은 디지털 계정과 디지털 자산으로 이루어지는데, 디지털 유산의 상속은 사망자의 계정을 상속인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 상속인이 사망자의 디지털 자산에 대하여 접근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이 취지를 반영하려면, 예컨대 상속인 등이 사망자의 계정으로 접속하는 것을 허용하되 사망자 아이디나 사이트 등에 사망자 표시를 붙이거나, 상속인 등에게 사망자의 권한과 동일한 별도의 접근 권한만을 부여하고 사망자의 계정 자체로는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망자의 프라이버시나 사망자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 일정한 디지털 자산 및 디지털 계정에 관하여 노출을 꺼리는 사망자의 의사를 우선시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아가 특정 상속인 등에 대하여 자신의 디지털 자산 및 디지털 계정을 남기고자 하는 사망자의 의사가 있을 경우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고려하여야 한다. 예컨대 거래 약관상 구입한 디지털 자산이 상속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그 약관이 정당한 경우, 사망자의 디지털 자산에 대하여 제3자가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어 상속인이 디지털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을 수 없는 경우 등이 있다. 상속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듯, 디지털 유산의 상속도 절대적일 수 없다. 다른 이해관계인의 이익까지 침해하는 경우 당연히 상속은 제한될 수 있다. 넷째, 포털의 부담이나 포털에 미칠 파장도 고려하여야 한다. 예컨대 포털에게 과도한 정보 저장을 의무화하는 것, 포털에게 사망이나 상속인 확인에 대하여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 포털의 기술상의 정책이나 방향을 무시하고 일방적이고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법령에서 포털의 의무를 상세하게 부과하는 것보다는, 큰 대원칙을 규정하고 상세한 절차는 포털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망이나 상속인 확인은 기본적으로 상속인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포털 자산의 핵심과 포털 가치평가의 기준이, 포털의 가입자들이 올려놓은 정보의 양이라면, 디지털 자산 상속이 반드시 포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자산의 상속 또는 관리 등의 법적 문제가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선진국에서 Legacy Locker, Deathswitch, AssetLock, SecureSafe 등의 디지털 유산 위탁 관리회사가 성업 중인 것만 보아도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우리도 서서히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3. 4. 11.), 리걸인사이트(2016. 2. 17.) 기고.

  • 디지털 정보의 합리적 법체계 만들어야

    한 사람이 하루에 생성하는 정보의 양은 적지 않다. 그런데 그 정보의 상당량은 디지털 형태로 플랫폼이나 서버, 디지털 기기 등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는 유저의 경우 플레이 결과는 캐릭터의 레벨이나 아이템 등의 형태로 게임 서버에 저장되며, 유튜브를 하는 유저의 경우 노력의 결과는 계정 등에 대한 계량적 데이터로 유튜브 서버에 저장되고, 블로그 활동을 꾸준히 한 유저의 경우 모든 활동의 기록은 블로그에 보관되어 있다. 즉, 개인이 생성하는 노력이나 활동의 산출물 대부분은 디지털 정보의 형태로 타인의 서버 등에 저장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디지털 정보의 소유주는 개인임에도, 디지털 정보의 처분이나 사용 등에 있어 소유주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은 채로, 관리 편의만을 강조한 기업의 일방적 약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유저는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약관에 의하면 타인에 대한 양도가 금지되어 있는 데, 개인의 노력이나 활동의 결과물이 게임 회사의 것이고 따라서 회사 마음대로 처분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예로 대다수 기업은 계정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계정은 단순히 개인 식별 또는 서비스에 접근권한을 획득하기 위한 관문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계정 내에 집약된 콘텐츠까지 포함해 하나의 재산적 가치로 볼 수 있고 실제 계정이 수억원에 거래되기도 하는바, 개인이 들인 노력이나 활동의 결과로써 기업은 수익을 올리지만 계정의 양도 금지로 개인은 자신이 들인 노력이나 활동 결과에 대한 처분 등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또 다른 예로서 기업의 갑작스런 서비스 폐쇄로 계정에 대한 접근이 막히고 필요한 디지털 정보나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기업은 그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며 피해 보상에 대한 의무도 강제되어 있지 않다. 또 다른 예로서 개인 활동의 중요한 수단이자 생계 도구인 서비스의 먹통으로 인해 당시 필요한 정보에 접근을 하지 못하고 이용을 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은 그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며 피해 보상에 대한 의무도 사실상 강제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 예로서, 많은 기업은 개인의 사망에 대비한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그 개인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공유자간의 분할이나 상속 등에 대한 약관 내용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 개인의 중요한 계정이나 디지털 정보는 기업의 의사에 따라 폐쇄되기도, 삭제되기도 한다. 현재 상황을 대략 요약하면, 개인의 디지털 정보의 양과 중요성은 나날이 증대하고 있지만, 그 보관자 기업은 개인의 의사 존중이나 디지털 정보의 재산적 가치 보호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 임의로 만들어 놓은 약관에 의해 개인의 디지털 정보가 관리되고 있고 디지털 정보의 소유주인 개인의 의사나 재산권은 소외되어 있다. 디지털 정보나 계정 등의 양도를 금지하고 소유주의 의사를 배제한 채 관리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일방적인 것인바, 디지털 정보의 소유주 의사를 반영해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나아가 디지털 서비스나 관련 약관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나날이 중요해지는 디지털 정보에 대한 합리적인 법체계 정립을 통해, 디지털 정보의 소유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만 균형 잡힌 그리고 조화로운 디지털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9. 5.) 기고.

  • 데이터소유권과 블록체인 기술

    데이터소유권(data ownership)은 매우 생소한 개념이지만,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도구로서 논의가 필수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소유권이란, 동산의 경우처럼 데이터에 대한 가공처리에 관하여 그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위하여 도입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철광석을 가공해서 철강을 만들고, 철강을 가공해서 자동차를 만든 경우, 철광석과 별도로 철강이나 자동차에 대하여 가공에 대한 부가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가공의 결과물에 대해 가공자에 대한 별도의 소유권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의 경우, 원시데이터를 처리해서 부가가치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유추해도, 그 유추된 결과물을 보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법적 개념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추된 결과물을 보유한 사람은 이를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없다. 물론 계약에 의하여 법적 보호가 가능하다는 반론이 있지만, 계약이라는 것은 소유권과 달리 그 한계가 있고 대세효가 없기 때문에 데이터 가공처리에 대한 보호장치로서는 한계가 있음이 명확하다. 그 예로 A의 1만원짜리 데이터를 빅데이터 처리하여 B가 100억원짜리 결과물을 유추해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계약이 없다면 B는 계약으로서도 보호가 되지 않고, 설사 계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불공정한 계약이라면 의미가 없으며, 데이터 자체를 저작물로도 보기 어려워 저작권에 의한 보호도 어렵다. 하지만 예컨대 가공에 대한 법리를 데이터의 가공처리에 유추한다면, 민법 제259조 제1항에 의거하여, 데이터 가공처리로 인하여 가액의 증가가 원시데이터의 가액보다 현저히 다액인 경우는 가공자 B는 가공처리한 데이터에 대하여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만일 데이터소유권이라는 개념이 도입된다면, 원시데이터와 별도로 유추된 결과물의 부가가치를 인정하게 되고, 원시데이터와 별도로 유추된 결과물의 보유자는 이를 양도하거나 담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가공처리된 데이터 보유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명확하게 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 데이터소유권이 어떤 식으로든 도입이 된다면 데이터 경제 활성화게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가공처리한 자는 고유한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되는바, 가공처리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가공처리된 결과물에 대한 법적 장치가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복제가 용이하고 누가 가공했는지에 대하여 알 수 없는 데이터 그 자체의 본성에 기인한다. 이러한 문제가 데이터소유권 도입의 본질적인 장애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이러한 비판을 기술적으로 극복하고 어느 정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블록의 비가역적 체인 구조를 통해서 위조를 방지하고 또한 블록에 대한 변경 추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데이터 가공처리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고 가공처리의 과정을 위조 불가능한 기술로 저장하는 것 외에,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최초 생성했던 주체의 통제권도 유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데이터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지만,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하고 데이터소유권에 대한 선진적인 입법을 도입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일단 블록체인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점진적으로 비 블록체인 환경에도 도입해 가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9. 2. 19.) 기고.

  • 데이터 소유권(ownership) 개념 도입해야

    유럽연합(EU)의 지원 하에 2017년 1월 발간된 '데이터 소유권 백서'(Building the European Data Economy - Data Ownership WHITE PAPER)는 유럽의 데이터 경제 구축을 위해 '데이터 소유권'을 새로운 권리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계약법에 따른 시장의 다양한 상업적 협의는 데이터의 사용권의 개념이나 범위 내지는 그와 관련된 당사자간의 권리·의무에 대해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불명확성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의 데이터 경제 발전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데이터 가치에 대한 안정적인 법적 보호가 있어야 데이터 시장·경제가 성장할 수 있으므로 데이터에 대한 안정적인 법적 보호 장치로서 소유권(ownership)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데이터(개별데이터 또는 집합데이터)에 대한 시장에서의 거래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그 누구도 재산적 가치가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데이터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는 없고 오직 계약법이나 지식재산권에 의해 부분적·불완전하게 보호되고 있다. 예컨대 데이터는 경우에 따라 저작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창작성이 없는 데이터의 경우 저작권에 의한 보호가 어렵다. 저작권에 의한 데이터의 보호는 매우 불완전한 상태다. 또 다른 예로, 데이터는 경우에 따라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로 간접적으로 보호될 수 있지만,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는 데이터 자체에 대한 보호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는 독점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복제·재생산 되는 데이터의 특성에도 맞지 않는다. 계약이라는 것은 당사자별로 상대적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법적 보호 수단으로는 매우 미흡하며, 데이터의 가치는 협상 능력에 심하게 좌우되기 때문에 오히려 그 불확실성만 가중시킬 뿐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데이터에 대한 법적 보호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적 불확실성에 놓여 있는 것이 현 데이터의 실태다. EU는 데이터 시장의 확장이나 데이터 경제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데이터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 데이터 소유권 도입에 관심을 보인다. 데이터 소유권은 비록 민법의 소유권과 동일한 용어로 쓰이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데이터는 무제한 복제·재생산·공유돼야 하기에 배타적·독점적 소유권 개념이 아니라 그 정보의 성질에 맞는 데이터 소유권 개념으로 도입해야 한다. EU도 역시 배타적이지 않은 데이터 특유의 소유권 개념을 전제로 논의 중이다. 데이터 소유권은 데이터의 자산 가치를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가 중요하며, 실제로 데이터 시장 규모는 실물 시장 규모에 비해 하여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자산 가치를 제도권 내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소유권 개념의 법적 도입은 데이터 자산 가치를 사회적으로 수용하면서 궁극적으로 데이터의 거래나 유통 활성화, 나아가 데이터 가치의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끌어가는 것은 데이터다. 데이터의 대한 법적 보호의 수립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쟁터 선봉에게 첨단 무장을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 개념 도입이 그 시작이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7. 9. 15.) 기고.

  •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쟁을 줄이는 法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쟁은 다양한 양상으로 발생한다. 예컨대 개발 범위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산출물의 하자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산출물이나 원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분쟁 또는, 완성도를 두고도 분쟁이 생겨난다.SW 개발 분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대충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많은 소송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의점을 SW 개발을 하는 기업이건 또는 의뢰를 맡기는 기업이건 공히 명심해야 할 몇 가지 핵심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개발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많은 SW 개발 계약서들이 입금 받고 지불하는 것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개발 범위에 대해선 간략하게 정리하곤 한다. 하지만 의뢰를 맡긴 기업은 A라는 것을 해 주기를 바라지만 정작 개발사는 A를 해 줄 수 없다고 하면서부터 알력이 발생하고 신뢰가 깨지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SW 개발계약서에 나와 있는 개발 범위이다. 하지만 많은 계약서들이 대략적으로 적혀 있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는 A를 거절할 근거가 없고, 의뢰를 맡기는 기업은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A가 당연히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SW 개발계약서의 개발 범위는 반드시 별지로 정리하되, 기능별 또는 항목별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노력이 있으면 분쟁의 상당수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산출물의 귀속에 대해선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SW 개발계약에서 궁극적인 목적물인 산출물을 누가 소유하는가 또는 사용권을 가지는지, 저작권을 가지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분쟁은 산출물의 귀속에서 다툼이 발생한다. 특히 당해 계약에서의 산출물인지 아니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분까지 포함하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분쟁이 나온다. 저작권과 소유권의 단어도 선명하게 써야 한다. 저작권은 지식재산권이고 소유권은 SW에 대해선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계약서에는 소유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서 소유권보다는 보다 더 정확한 단어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개발의 중도 해지에 대한 조문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W가 완성되고 검수까지 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큰 문제는 없지만, 중도에 해지된 경우에는 대립이 극에 달한 경우로서 서로의 주장만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곤 한다. 어떤 경우에 해지를 할 수 있는지, 해지를 하는 경우에 그간의 노력에 대해 어떻게 정산을 할지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SW 개발계약은 기본적으로 도급에 해당하지만, 도급에 관한 민법 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다. 따라서 계약서에 중도 해지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면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추가개발에 관한 계약이 필요하다. 추가개발이란 결국 초기의 개발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추가개발인지 여부가 불명확한데 그 이유는 초기에 개발범위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추가개발의 경우는 반드시 서면으로 한다 등의 규정이 있다면 추가개발에 대하여 상호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추가개발에 따른 분쟁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SW 개발 분쟁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원인을 살펴보면서 해결법을 검토했다. SW는 SW의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계약을 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SW 개발사는 법적 전문성이 약하고, 의뢰하는 기업은 기술적 전문성이 약해 상호 정확한 계약서 작성을 달성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에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1. 5.) 기고.

  •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숫자 3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3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옛날이야기를 읽다보면 유독 3형제가 많이 나오고, 단골로 등장하는 딸은 꼭 셋째 딸인 경우가 많다. 가위 바위 보를 할 때에도 삼세판을 한다. 심지어는 재판에서도 기본적으로 삼심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법에서도 3 들어간 규정 많지만 근거는 빈약 상법에도 3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규정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주주제안권 행사, 소수주주에 의한 주주총회소집청구, 집중투표청구 등은 3% 이상을 가진 주주에게만 인정된다. 주식회사의의 이사도 원칙적으로 3명 이상이어야 하며, 이사나 감사의 임기는 최장 3년이고, 감사 선임 시 주주 의결권은 발행주식의 3%로 제한된다. 주주가 의결권의 불통일행사를 하려면 주주총회일의 3일 전까지 해야 한다. 이 3%, 3년, 3명 또는 3일이어야 하는 것은 당위성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입법자가 그 정도가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감사 선임 시 주주의 의결권제한 규정에서 3이란 숫자는 매우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상법 제409조는 감사를 선임할 때 주주의 의결권을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고 있다(상장회사의 경우는 제542조의12 참조). 위 감사 선임과 관련해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정당한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감사를 선임할 때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해당 규정이 얼마나 잘못된 입법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상법 규정을 문리 해석하는 경우 3% 제한 규정으로 인해 감사 선임을 위한 의사정족수(개의정족수)도 채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궁여지책으로 의사정족수를 계산할 때는 ‘3%룰’을 적용하지 않고, 의결정족수(가결정족수)에서만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결함으로써, 위 불완전한 3%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단체법의 원리상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에 관한 기본원칙은 다수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룰은 주주의 의사를 왜곡시킨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소수주주의 지배주주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한다는 목적만으로 3%룰의 정당성을 설명할 수도 없다. 이는 마치 국회에서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입법을 발의하는 경우, 거대 정당의 의결권을 국회 전체 의석의 3%로 제한해도 괜찮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대주주 의결권 3% 제한하는 상법개정안 정당성 결여 지난달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중 하나로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재 여당이 국회 의석의 176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위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은 유력해 보인다. 이번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에 대한 것으로, 감사위원 1명 이상을 다른 이사와 별도 선출하되,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당성이 결여된 3% 의결권 제한 규정 위에 감사위원 분리 선임 안을 덧대는 형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탑을 쌓을 때 주춧돌이 부실하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당위성도 없는 숫자 3을 유지하려는 마음만으로 기업의 지배구조를 규율해서는 안 된다. 상법 제369조는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는 점을 선언하고, 상법 제368조는 주주총회의 보통결의는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다. 소수주주의 권리 보호는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의 형성을 위하여 반드시 고려돼야 하나, 회사 운영의 최우선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숫자 3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최소한 세 번 이상의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친 후 체계적인 상법 개정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 법무법인 민후 이연구 변호사, 이데일리(2020. 10. 4.) 기고.

  • 표주박 형상은 원형일까 다각형일까

    두 개의 원형이 일부 겹쳐진 형상으로 표주박 또는 눈사람 또는 조랭이떡의 평면 형상으로도 볼 수 있는 형상은 원형에 해당할까 다각형에 해당할까? 그 형상이 원형인지 다각형인지 굳이 알아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표주박, 눈사람, 조랭이떡 등 얼마든지 그 형상을 표현할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언의 기재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특허침해 여부가 결정되는 소송과정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특허 침해의 종류 : 문언침해와 균등침해 특허침해는 정당한 권한 없이 업으로서 타인의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ㆍ양도ㆍ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이고, 특허가 방법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ㆍ양도ㆍ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도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이다(특허법 제127조). 그래서 특허침해는 특허발명과 물건을 비교하여 침해여부를 정한다. 그런데 물건은 명백히 존재하므로 그 물건이 어떤 형태ㆍ기능ㆍ효과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지 않으나 특허발명은 문언으로 작성된 명세서에 의해 정해져야 하므로 과연 어디까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로 보아야 할지 확정하기 어렵다.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고(특허법 제97조), 대비되는 물건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적힌 구성요소를 모두 그대로 사용하여야 침해에 해당한다. 이를 문언침해라고 한다. 그래서 문언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툴 때에는 문언의 해석을 통한 특허발명의 보호범위 확정이 중요하다. 신중하게 해석된 청구범위의 문언 속 구성요소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특허침해에 해당하지 않을까? 아니다. 구성요소 중 용이하게 바꿀 수 있는 요소를 바꿔서 실시한 경우에도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를 균등침해라고 한다. 예컨대 떡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발명에는 옥수수전분이 쓰였는데, 이를 대신해 찰옥수수전분을 사용한 경우 균등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다29194 판결). 균등침해 여부를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비추어 보면 균등침해가 성립하려면 다음과 같은 5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①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②치환가능성, ③치환자명성, ④공지기술 배제의 원칙, ⑤출원경과 금반언의 원칙이다. 그 중 ④는 침해물인 물건이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도출 될 수 있는 경우(공지기술인 경우) 그 물건은 특허발명의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칙이고, ⑤는 특허발명의 출원인이 출원과정에서 특허 거절을 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제외시킨 구성을 다시 침해소송에서의 보호범위로 주장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모두 특허침해 소송의 상대방(즉, 침해자로 여겨지는 사람)이 주장하여야 할 사항이다. 균등침해 여부를 다툴 때는 위 ①~⑤에 해당하는지 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범위의 해석이나 균등침해의 성립 요건은 다양한 특허침해 소송 사례를 통해 그 판단 방법을 가늠할 수 있다. 표주박 형상은 원형 또는 다각형으로 볼 수 없다. 최근 대법원은 2022. 9. 7. 선고 2021다280835 판결을 통해 균등침해 성립 요건 중 ①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의 판단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위 사건은 '마이크로 커터가 형성된 각질제거판과 이를 이용한 각질제거기'를 명칭으로 하는 특허발명의 침해여부에 관한 사건인데, 표주박 형상이 원형 또는 다각형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균등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다. 특허발명의 각질제거기의 절삭날은 원형 또는 다각형의 평면으로 된 돌출판이었고, 침해소송을 제기당한 피고의 물건은 두 개의 원형 일부가 겹쳐지면서 가운데가 오목한 표주박 형상의 돌출판이어서 표주박 형상이 원형 또는 다각형에 포함된다면 문언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원심인 특허법원은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원형'과 '다각형'의 의미에 관하여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으므로 네이버 지식백과를 참조하여 '원'과 '다각형'의 의미를 정하고, 오목한 표주박 형상은 원형과 다각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 역시 그 판단을 유지하였다. 표주박 형상으로 인한 과제해결원리 또는 작용효과의 차이 문언침해는 성립하지 않으나 균등침해를 판단하기 위해 표주박 형상인 돌출판과 원형 또는 다각형의 평면으로 된 돌출판은 균등한 관계인지에 관하여 원심인 특허법원은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피고 제품의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는 차이나는 구성인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원형 또는 다각형인 평면 돌출판'과 피고 제품의 '두 개의 원형 일부가 겹쳐지면서 가운데가 오목한 표주박 형상의 평면 돌출판'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피고 제품은 표주박 형상으로 인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달리 각질이 넓은 면적으로 절삭될 수 있고, 곡선의 절삭날을 통해 절삭된 각질이 측면날 사이로 모아지면 중앙의 오목한 부분에서 추가로 절삭되어 그 작용효과에 차이가 있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으로부터 이와 같은 형상으로 변경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대한 균등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과제해결원리는 '다수의 돌출 마이크로 커터를 이용할 뿐 아니라 다양한 방향에서의 절삭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각질제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원심이 이 사건 제1항 특허발명의 과제해결원리를 다소 넓게 파악한 점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과제해결원리가 선행발명들에 공지되어 있고, 평면 돌출판의 형상 차이로 인하여 작용효과에 차이가 있으며, 변경이 용이하지 않아 균등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위 판결은 균등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은 단순히 특허발명 전체의 과제해결원리와 대비 물건의 과제해결원리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 여부가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기능을 고려한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처럼 특허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문언 해석과 발명을 이루는 구성요소를 면밀히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관련 판결의 입장을 살피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조윤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2. 10. 26.) 기고.

  • 직무발명보상 사용자이익

    직무발명으로 인한 보상금 산정은 사용자의 과거 및 장래의 이익액에 발명자의 공헌도, 발명자의 기여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보상금 = 사용자 이익 x 발명자의 공헌도 x 발명자의 기여율​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첫번째 인자인 '사용자 이익' 부분이다. 이에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 사용자의 이익이란, 사용자가 직무발명을 실시하여 얻은 이익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사용자는 종업원으로부터 특허를 승계하지 않더라도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가지므로, 무상의 통상실시권으로 인한 이익을 초과한 이익만이 사용자의 이익으로 파악한다. ​ 무상의 통상실시권으로 인한 이익을 초과한 이익은 사용자의 총 매출액에 독점적 기여율 및 사용자의 이익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 독점적 기여율이란, 전체 매출액 중에서 통상실시권으로 인한 매출을 초과한 비율을 의미한다. 예컨대 전체 매출액이 1,000억원인데, 그 중 통상실시권으로 인한 매출이 900억원이라면, 10%가 독점적 기여율이 된다. ​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렇게 명확하게 계산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판례는 대체로 아래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독점적 기여율을 산정한다. ​ 1) 시장의 규모와 동향 2) 사용자의 실시 여부 : 사용자가 실시하면 독점적 기여율은 상향되나, 실시하지 않으면 하향됨 3) 매출을 올린 기간 및 매출액 : 매출기간과 매출액이 클 수록 독점적 기여율은 상향됨 4) 경쟁제품 및 대체기술의 존부 : 경쟁제품이나 대체기술이 없으면 독점적 기여율은 상향됨 5) 직무발명의 기술적 가치 : 기술적 가치가 클수록 독점적 기여율은 상향됨 6) 광고나 판매전략 등 외적요인 : 외적요인이 클수록 독점적 기여율은 하향될 수 있음 7) 특허무효사유의 존부 : 특허무효사유가 있으면 독점적 기여율은 하향될 수 있음 사용자의 이익율은 종업원이 직접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사용자의 이익율을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 통상실시료율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직무발명의 기술의 통상실시료율이 3%이라면 사용자의 이익율은 3%로 산정하고 있다. 사용자의 이익은 과거에 사용자가 얻은 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특허의 존속기간 동안이라면 장래에 사용자가 '얻을' 이익까지 포함한다. 과거에 사용자가 얻은 이익은 매출자료 등을 통해서 산정하면 되지만, 장래에 얻을 이익은 어떻게 산정할까? ​ 장래에 얻을 이익은 특허권 존속기간 동안 예상되는 매출액을 계산하여 변론종결시의 현가로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과거의 이익액에 대한 평균을 구하고 이를 특허권 존속기간 만료일까지 곱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 하지만 이러한 계산법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가 장래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은 주장 입증하면 장래에 얻을 이익은 과거에 얻은 이익에다 매년 감소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직무발명이 전체 제품이 아니라 제품의 한 부분이라면 매출액을 직무발명이 차지하는 비율(= 기여도)에 곱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의 디스플레이가 직무발명의 내용이라면, 휴대폰의 디스플레이가 전체 휴대폰 중에서 어떤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산정해서 곱해주면 된다. ​ 결국 정리하면, ​ 사용자의 이익 = 과거 또는 장래의 매출액 x 사용자의 이익율(= 통상실시료율) x 독점적 기여율 x 기여도​ 로 산정하면 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독점적 기여율'이라고 볼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2. 21.) 기고.

  • 기술보호의 2가지 수단: 특허와 영업비밀

    기업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투입하여 보유하게 된 기술정보는 동종업계 기업들로부터 경쟁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무형의 영업자산이다. 기업이 이러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정보의 보호가 필요하다. 기술정보 보호, 특허와 영업비밀 중 선택해야 기술정보의 보호방법으로는 대표적으로 특허로서의 보호와 영업비밀로서의 보호를 들 수 있는데, 그 취지와 범위가 서로 다른 바 효과 역시 서로 같지 않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기업의 기술정보를 특허로서 보호할지 영업비밀로서 보호할지를 각 제도의 장단점 및 기업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특허제도는 발명을 보호·장려하여 궁극적으로 산업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특허법 제1조). 산업발전을 위해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高度)한 것’, 즉 발명을 공개하도록 하고, 그 공개의 대가로서 발명자에게 독점적 배타권인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허가 등록되면 특허권자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의 범위 내에서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며(특허법 제94조), 이러한 권리는 대세적인 것이다. 다만 특허권은 출원일로부터 20년 동안 효력이 있다(특허법 제88조). 영업비밀 보호제도는 타인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조). 여기서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데(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특허보다 대상의 범위가 넓다. 영업비밀은 그 자체로서 어떠한 배타적인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며, 타인이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경우 그 침해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상대적인 권리에 불과하다. 특허와 달리 기술정보의 비밀유지가 요구되며 공개된 후에는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 그러나 영업비밀은 그 기술정보가 영업비밀로 존속하는 한 효력기간에 제한이 없다. 선택에 따라 효과 크게 달라..신중한 선택 필요 요약하면, 특허제도를 통해 기술정보를 보호할 경우 기업의 기술정보가 일반에 공개되는 단점이 있으나, 20년 동안 배타적이고 대세적 권리인 특허권을 취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영업비밀로서 기술정보를 보호할 경우 기술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기간의 제한 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그 효력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기술정보가 공개된 경우 더 이상의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업으로서는 각 제도의 장단점과 보호하려는 기술정보의 특징을 신중히 고려하여 보호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자사의 기술정보가 경쟁사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경쟁사에서 가까운 시일 내 동일한 기술을 발명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이거나, 장래 표준으로 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라면 특허제도로서 보호받는 것이, 반면 자사의 기술정보가 독보적인 것이어서 경쟁사의 개발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영업비밀로 보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만이 절대적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보유한 기술정보가 영업비밀로 보호받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더라도 업무 특성 상 영업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될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영업비밀로서 보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즉 여러 가지 제반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선택한 제도에 맞추어 효율적인 기술정보의 보호를 위한 조치들도 강구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기술정보를 영업비밀로서 보호하는 경우, 기업은 인적·물적 설비와 제도를 갖추어 비밀유지에 대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추후 발생할 지도 모를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특허청 영업비밀보호센터의 원본증명서비스를 통해 영업비밀이 기록된 전자문서의 해시 값을 등록하여 비밀유지에 대한 합리적 노력의 근거로 삼거나 예상치 못한 타사의 특허등록에 대해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특허법 제103조)을 주장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볼 수 있겠다.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의 기술정보를 어떠한 제도로써 보호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선택한 제도로써 효율적인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사의 기술정보를 최대한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8. 7. 28.) 기고.

  • 영업비밀보호기간 (2)

    영업비밀은 법적으로 영원히 보호되는가? 영업비밀은 기본적으로 그 기술의 수준이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마치 모든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이 동일하거나 또는 영원하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하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 결국은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문제인데,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은 기산점으로부터 몇 년으로 표현될 것이다.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이 인정되어야 하는 취지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시키는 목적은 침해행위자가 그러한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영업비밀 보유자로 하여금 그러한 침해가 없었더라면 원래 있었을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34981 판결) 즉 영업비밀 침해를 제재하는 이유는 불공정한 경쟁에 의한 부당한 이익 취득을 금지하는 것인바, 따라서 영업비밀 보호기간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은 어떻게 정하는가? 대법원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영업비밀인 기술정보의 내용과 난이도, 침해행위자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할 수 있었는지 여부, 영업비밀 보유자의 기술정보 취득에 걸린 시간,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침해행위자의 인적·물적 시설,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영업활동의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34981 판결)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은, 기술정보의 내용이 난해할수록 길어지고, 침해행위자 또는 경쟁자가 합법적으로 방법으로 취득했으면 짧아지며, 보유자의 기술정보 취득에 걸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지고, 관련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르면 짧아진다. ​ 예를 들어서,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한 바 있다. ​ 원심은 제13 기술정보는 상세한 회로설계도라고 인정하고, 원고의 이 사건 기술정보 중 가장 늦게까지 사용된 제13 기술정보의 회로설계 부분(전원부 회로설계 제외, 이하 ‘이 사건 회로설계 정보’라 한다)에 대한 영업비밀 보호기간을 산정함에 있어서, 그 종기는 원고가 ○○○○○○○(차량 영문 이름 생략) 차량에 적합한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는 데 소요된 기간, 피고들이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 사건 회로설계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는지 등을 고려하여, 피고 3 등이 △△-□□□□□ 내비게이션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던 시점인 2010. 9. 1.경부터 ○○○○○○○ 차량에 적합한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는 데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는 2012. 3.경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침해예방 청구권은 그 보호기간의 경과로 소멸하였다고 보아 기각하고, 2012. 3.경까지 발생한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영업비밀 보호기간 및 그 기산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34981 판결)​ 영업비밀로 인정된 기술의 영업비밀 보호기간에 대하여 기산점을 '본격적인 개발 시점'으로 잡고, 기간을 '개발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으로 잡은 것이다. 예컨대 위 판시는 본격적으로 개발한 시점으로부터 1년 6월을 영업비밀 보호기간으로 인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영업비밀 보호기간 인정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로 보는 게 대법원의 태도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3. 27.) 기고.

  • 공정위와 글로벌 IT기업

    우리나라 기업의 외국산 IT 제품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변변한 IT 제품이나 상용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지 않았고, 일단 개발이 되어도 경쟁에서 패배하였기 때문에 살아남은 IT 제품이나 상용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외국 글로벌 기업의 시장지배적 남용 행위나 부당한 거래 관행에 대하여 자유롭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 기업 실정이었다. 이런 환경을 개선하고자 최근 공정위는 ICT 분야에서의 전담팀(TF)을 꾸리고 글로벌 기업의 횡포나 부당한 거래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첫번째로 대표적인 DB업체인 오라클(Oracle)의 '끼워팔기'가 거론되었다. DB제품을 판매하면서 연 22% 비율의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면 차기 업그레이드 버전을 무료로 제공한 것이 오라클의 판매 전략이었는데, 이러한 판매 전략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주장이다. 이런 경우 오라클 DB에 '록인 (Rock-In)이 되어 버려, 결과적으로 다른 사업자들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경쟁제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개발 기업은 연 10%의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일반적인바, 오라클의 상대적으로 높은 유지보수율 안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퀄컴의 특허권 남용 행위, 구글 및 애플과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독점사업자에 대한 조사 등도 점쳐지고 있기에, 글로벌 IT 기업들에 대한 공정위의 전쟁은 서막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일부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국내 사용기업의 주문 가격을 모든 총판이 공유하면서 총판 간의 경쟁을 하지 않는 대신에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있고, 일부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함정을 파서 소프트웨어 저작권 단속을 하고 있다. 이번 조사로 인하여,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외국에 비하여 소외되고 괄시당하는 우리나라 기업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5. 5. 4.), 블로그(2015. 5. 4.)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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