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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소송 권리남용항변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진보성이 없어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특허법은 제1조에서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발명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이익도 아울러 보호하여 궁극적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함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한편 제29조 제2항에서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가 특허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는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사회의 기술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진보성 없는 발명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에 두고 있다. 따라서 진보성이 없어 본래 공중에게 개방되어야 하는 기술에 대하여 잘못하여 특허등록이 이루어져 있음에도 별다른 제한 없이 그 기술을 당해 특허권자에게 독점시킨다면 공공의 이익을 부당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특허법의 입법목적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특허권도 사적 재산권의 하나인 이상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에 부응하여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맞게 행사되어야 할 것인데, 진보성이 없어 보호할 가치가 없는 발명에 대하여 형식적으로 특허등록이 되어 있음을 기화로 발명을 실시하는 자를 상대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은 특허권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발명을 실시하는 자에게는 불합리한 고통이나 손해를 줄 뿐이므로 실질적 정의와 당사자들 사이의 형평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특허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특허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 특허침해소송 즉 민사소송에서 등록특허의 진보성 흠결을 이유로 권리남용 항변을 주장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하여 명백성 요건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명백성이라는 것이 모호한 면이 있다.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한 경우의 의미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한다. 이에 대하여 일본에서는 통상의 무효인정 심증보다 높은 수준의 심증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 통상의 무효인정 심증으로 족하다는 견해, 심증 정도와 무관하게 무효심판 절차에서 무효로 되는 것이 확실히 예견되는 경우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증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라는 견해, 무효심판청구가 제기된다면 당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이 확실하게 예견되는 경우, 심증의 정도로 귀착되는데 민사소송에서 통상 요구되는 심증의 정도보다 높은 확실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견해 등이 있다. 생각컨대, 심증으로 보던지 아니면 무효 예견성으로 보던지 높은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따라서 단순히 무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든지, 단순히 무효의 심증이 있는 경우로만으로는 민사소송에서 등록특허의 무효를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 가장 바람직한 절차로는, 무효심판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라 할 것이지만 이것은 판단의 통일성이나 객관성을 위한 장치일뿐,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는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16.) 기고.
- 특허소송 자유실시기술항변과 무효항변의 차이점
특허소송, 특허심판, 특허침해소송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피고의 항변이 바로 자유실시기술 항변 또는 자유기술 항변이다. 이 항변은 피고 실시 항변이 원고 특허발명의 출원 전에의 공지 기술로 구성되어 있거나 또는 공지된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다는 항변이다. 쉽게 표현하면, 피고 실시 발명은 누구의 권리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도메인 영역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원고 특허발명 침해를 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항변은 1986년 독일의 Formstein(폼쉬타인) 판결에서 시작되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독일이나 일본은 이 항변의 활용에 소극적인데, 우리나라는 이를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자유실시기술 항변시 원고의 특허발명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원고의 청구범위와 무관하게, 피고의 실시발명과 피고가 제시하는 공지기술을 비교하는 절차로써 행해진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최초로 자유실시기술 항변을 인정한 것은 1990. 10. 16. 선고 89후568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어느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공지기술로만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게 된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신규성 흠결 또는 진보성 흠결을 이유로 하는 무효 항변은, 원고의 특허발명에 대한 하자를 주장하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권리남용 항변) 자유실시기술 항변이나 무효 항변 모두 피고가 제출하는 항변인 점은 공통적이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실시기술 항변의 경우는 원고의 특허발명을 제외하고 판단하나, 무효 항변의 경우는 원고의 특허발명을 포함하여 판단한다는 것이다. 즉 자유실시기술 항변은 공지기술 vs 피고 실시발명을 비교하는 것이고, 무효 항변은 공지기술 vs 원고 특허발명을 비교하는 것이다. 어쨌든 개념적으로는 구분할 수 있으나, 실무로 가면 양자의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유실시기술 항변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결국 원고의 특허발명에 진보성이 없다는 간접적인 주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원고 특허발명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원고가 균등침해가 아닌 문언침해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또한 피고가 무효 항변을 하면 원고는 자신의 특허발명이 진보성을 갖추었다는 내용으로 다투면 되지만, 피고가 자유실시기술 항변을 하면 원고는 피고의 실시발명에 진보성이 있다는 내용응로 다투는 꼴이 된다. 특허권자인 원고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피고의 실시발명이 진보하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인데, 이것 자체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현재 다른 입법례를 보더라도, 미국은 자유실시기술 항변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도 자유실시기술 항변 인정에 매우 소극적이다. 그 이유는 특허권자의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허소송에서 자유실시기술 항변의 위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7. 30.) 기고.
- 네이버 국감 사태로 본 알고리즘 규제 추세
10월 30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최근 불거진 네이버 스포츠 뉴스의 기사 부당 편집을 사과하며 뉴스 검색·추천 알고리즘을 공개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 동안 검색이나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붙였던 네이버였지만, 이제는 알고리즘에 대해 법이 '영업비밀'로서 보호해 주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법은 알고리즘을 들여다보고 평가하기를 원할 것이며, 이러한 '알고리즘 규제'가 앞으로의 추세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암시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대한 법적 정의는 우리 법에 존재하는데, 저작권법은 '해법 : 프로그램에서 지시·명령의 조합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적 순서 또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규칙이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SW)사용이 일반화된 현대의 비즈니스에서 알고리즘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알고리즘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이나 피해를 본 사람이 존재했지만, 기업은 알고리즘을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여 철저히 공개를 꺼려 왔고 그 결과 알고리즘은 접근할 수 없는 신성영역이나 규제할 수 없는 민간의 자율영역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나쁜 알고리즘'에 의한 피해 발생이 늘었다. 예컨대 편견적인 알고리즘, 기만적인 알고리즘, 차별적인 알고리즘, 불공정한 알고리즘 등이 사회 문제가 되고 했다. 특정 성별이나 인종에 대하여 서비스를 제한하는 알고리즘, 자동차 배기가스 양을 속이는 알고리즘, 소비자의 쇼핑 성향에 따른 차별적인 가격을 부여하는 알고리즘, 경쟁사를 배제하는 검색 알고리즘 등이 이러한 예이다. 피해 발생 사례는 소비자나 정부가 기업의 알고리즘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알고리즘 규제가 시작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EU 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은 몇 가지 알고리즘 규제를 담고 있다. 예컨대 알고리즘에 의한 자동화된 개인 결정에 대하여 반대할 수 있고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이 이러한 예이다. 이미 EU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알고리즘 규제에 대하여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알고리즘 규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까닭인지 관련 규제 내용이 법령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알고리즘 규제는 자칫 민간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민간이 쌓아올린 기술이 유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하여 민감하게 고려해야 한다. 알고리즘 규제를 위해 특정 기업의 알고리즘 전체의 공개를 의무화한다면 그 기업 입장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알고리즘 규제는 많은 기술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블랙박스로 이해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예로 알파고의 바둑 한 수를 개발자도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알고리즘을 규제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알고리즘이 정적이지 않고 자기 발전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자기 발전형 알고리즘은 어떤 식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도 많은 기술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향후 어떤 식으로든 알고리즘 속으로 스며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생활이 알고리즘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수록 법은 더욱 더 그렇게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어도 민간의 자율성이라는 가치는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간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인 알고리즘 규제 모델을 생산해 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7. 11. 14.) 기고.
- 온라인 플랫폼 사업과 양면시장
배민, 타다 등의 온라인 플랫폼 사업은 <셀러 - 플랫폼 - 바이어>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플랫폼은 셀러 집단과 바이어 집단을 매개한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의 구조는 경제학적으로 '양면시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은 새로이 등장한 사업모델은 아니고, 예컨대 신용카드사는 가맹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로부터 역시 수수료를 챙긴다. 이러한 신용카드 구조 역시 양면시장에 해당한다. *양면시장의 예 공항(항공사와 승객) 경매(판매자와 구매자) 쇼핑몰(소비자와 입점업체) 직업소개소(고용주와 구직자) 부동산중개소(매수인과 매도인) 검색엔진(검색자와 웹사이트) 신문사(광고주와 구독자) 애플의 앱스토어(개발자와 이용자) 양면시장 이론은 2003년 Rochet & Tirole 논문으로 주목을 끌었다. Rochet & Tirole는 양면시장에 대하여 '서로 구분되는 두 개의 고객그룹을 연결하는 기업이 이들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그 동안 양면시장의 정의에 대하여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대체로 아래 3가지 특징을 주요한 특징으로 보고 있다. 1) 상호연결을 필요로 하는 둘 이상의 이용자군이 존재한다(양면성). 2) 한쪽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 다른 쪽 이용자의 가치와 효용이 증가한다(간접 네트워크 외부성). 3) 가격 구조가 비중립적이어서 가격의 총량은 고정한채 한쪽의 가격을 높이고 다른 쪽을 낮추는 것만으로 거래량이 늘어난다(가격 구조의 비중립성). *간접적 외부성 : 예컨대 신문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광고주의 가치와 효용이 늘어나는 현상. 예컨대 배민의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입점업체의 가치와 효용이 커지는 현상 *간접적 외부성은 승자 독식을 가져온다 : 배민의 소비자가 늘수록 입점업체가 늘고, 입점업체가 늘수록 소비자도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됨 *가격 구조의 비중립성 : 예컨대 오픈마켓에서 입점업체 수수료를 높이고 소비자의 수수료를 낮추는 것만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는 현상 (총 수수료가 변하지 않더라도 거래량이 늘어나는 현상이고, 총 수수료가 변하지 않으면 거래량도 늘어나지 않으면 이를 단면시장이라 함) *가격 구조의 비중립성 원인 : 정보의 비대칭성, 불완전성 양면시장의 개념을 법에 도입한 사례가 있는데,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른바 AMEX 판결 즉 2018년 6월 Ohio vs. American Express Co.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신용카드 사업자는 카드소지자와 카드가맹점을 연결하는 양면 플랫폼인바, 이러한 양면거래 시장은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경쟁법상 접근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 *양면플랫폼 : 2개의 서로 다른 상품 등을 2개의 서로 다른 그룹에 제공하는 플랫폼 즉 한쪽 이용자 집단의 가치는 다른 쪽 이용자 집단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바, 신용카드와 같은 양면거래 시장은 양 이용자 집단을 묶어서 하나의 시장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6.) 기고.
- 가맹사업(프랜차이즈) 계약의 해지
과거와 달리 오늘날 주변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리어 번화가에서는 프랜차이즈 매장 아닌 곳을 찾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매장은 금세 생겼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 프랜차이즈 계약의 해지는 마냥 자유로운 것일까.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프랜차이즈, 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를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가맹계약 해지의 ‘절차’에 관하여서도 특별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가맹점사업자에게 가맹점운영권을 부여하는 사업자)에게 가맹계약 혹은 민법상의 계약해지사유가 발생하여 해지권을 취득하더라도, 가맹사업법 제14조에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은 해지권의 행사는 효력이 없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4조(가맹계약해지의 제한) ①가맹본부는 가맹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가맹점사업자에게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계약의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면 그 계약을 해지한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가맹사업의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가맹계약의 해지는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가맹본부가 해지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의 예외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아래의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①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 ② 가맹점사업자의 구체적 계약 위반 사실을 기재 ③ 시정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사실을 기재 ④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설령 가맹점사업자에게 계약위반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해지는 효력이 없다(가맹사업법 제14조 제2항) 또한 가맹사업법의 해지절차 규정은 가맹점사업자들로 하여금 유예기간 동안 계약해지사유에 대하여 해명하고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지도록 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므로(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2560 판결) 가맹계약 체결 시 계약서에 해지절차에 관하여 가맹사업법과 달리 요건을 완화하여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그 계약내용은 효력이 없어 결국 가맹본부는 가맹사업법 상의 해지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가맹본부로서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할 때 위 절차를 반드시 준수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위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해지권을 행사하고, 계약이 해지되었다 오해하여 가맹점사업자의 계약상 급부청구를 거절할 경우, 그 거절행위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어(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2560 판결) 의도치 않은 재산상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가맹점사업자로서는 해지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가맹본부의 일방적 계약해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맹사업법 상 해지절차를 숙지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8. 6. 23.) 기고.
- 특허침해소송 및 특허분쟁에서의 항변의 정리
특허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권자가 민사소송(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본인이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인 사실, 상대방이 침해행위의 실시자라는 사실 등을 주장 입증하면 원하는 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편 상대방 즉 피고의 경우 원고 즉 특허권자의 청구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그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원고가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가 아니다 원고에게 특허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등의 주장을 할 수 있는데, 이는 법적으로 부인으로 분류한다. 2) 피고가 침해행위를 하지 않았다 피고가 실시를 하지 않고 있거나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원고는 균등론을 주장함으로써 침해행위를 주장할 수 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주장은 역시 피고의 실시행위가 원고의 특허권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실시행위의 일부 부분이 특허청구항의 구성요소와 상이하다는 주장이다. 3) 권리남용항변 항변이라는 것은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그와 양립가능한 별개의 주장을 하는 경우이다. 권리남용 항변이란 원고의 특허권에 있어 신규성 흠결, 진보성 흠결, 기재불비의 무효사유가 있어 원고가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신규성 흠결 판례 : 등록된 특허의 일부에 그 발명의 기술적 효과발생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닌 공지사유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공지부분에까지 권리범위가 확장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등록된 특허발명의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에도 특허무효의 심결의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전원합의체 판결) 기재불비 판례 : 특허발명의 특허청구의 범위 기재나 발명의 상세한 설명, 기타 도면의 설명에 의하더라도 특허출원 당시 발명의 구성요건의 일부가 추상적이거나 불분명하여 그 발명 자체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없을 때에는 특허권자는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이고, 특허발명의 기술적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후235 판결) 진보성 판례 :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특허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특허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4) 자유실시기술항변 자유실시기술은 실시기술이 공지기술과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또는 그 공지기술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출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판례 :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확인대상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자유실시기술로서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특허발명의 무효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고 확인대상 발명을 공지기술과 대비하여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신속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 자유실시기술 법리의 본질, 기능, 대비하는 대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리는 특허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대상 발명이 결과적으로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나타난 모든 구성요소와 그 유기적 결합관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른바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 5) 권리소진항변 특허권자 등으로부터 적법하게 실시제품을 양도받은 이후 다시 이를 양도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는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대법원 판례 : ‘물건의 발명’(이하 ‘물건발명’이라고 한다)에 대한 특허권자 또는 특허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은 실시권자(이하 ‘특허권자 등’이라고 한다)가 우리나라에서 그 특허발명이 구현된 물건을 적법하게 양도하면, 양도된 당해 물건에 대해서는 특허권이 이미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된다. 따라서 양수인이나 전득자(이하 ‘양수인 등’이라고 한다)가 그 물건을 사용, 양도하는 등의 행위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에 대한 특허권자 등이 우리나라에서 그 특허방법에 의하여 생산한 물건을 적법하게 양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을 포함한 ‘방법의 발명’(이하 통틀어 ‘방법발명’이라고 한다)에 대한 특허권자 등이 우리나라에서 그 특허방법의 사용에 쓰이는 물건을 적법하게 양도한 경우로서 그 물건이 방법발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이라면, 방법발명의 특허권은 이미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되었으므로, 양수인 등이 그 물건을 이용하여 방법발명을 실시하는 행위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다289903 판결)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29.) 기고.
- 정보통신망법 상 플랫폼 운영자의 게시글 관리 방법
스타트업이 이용자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고 해당 플랫폼에 이용자들이 직접 컨텐츠와 게시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사업모델이 많아지면서, 플랫폼에 올라오는 게시글 관리 또한 중요해졌다. 보통은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관련 게시글이 문제된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대한 법정분쟁은 보통 작성자와 피해자의 대결구도로 가지만, 피해자가 게시글을 방치한 것도 문제라며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방조책임을 묻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용자들이 직접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미리 게시판 관리계획을 꼼꼼히 세워야한다.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게시글에 대한 관리계획은 우선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야 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약관에 잘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1항에서는 이용자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유통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제44조 제2항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하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1항에 따른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바로 웹사이트 운영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운영자 등 플랫폼 운영자를 뜻한다. 음란성 게시글의 경우에는 한 번에 알아보기 쉽지만, 사생활침해, 명예훼손성 게시글의 경우에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까지 플랫폼 운영자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정보통신망법은 우선적으로 피해자의 요청에 의한 조치를 규정하면서, 플랫폼 운영자가 임시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에 따른 정보 삭제 등을 요청받은 경우 지체 없이 삭제ㆍ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하며,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에 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면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의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에 관한 내용ㆍ절차 등을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권리침해자의 요청을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의로 임시조치를 한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도록 해야 하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하여야 하고, 필요한 조치에 관한 내용ㆍ절차 등을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처럼 정보통신망법은 플랫폼 운영자가 게시글에 대해 취할 조치에 관하여 기본적인 사항만을 정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약관에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서비스 제공 초기단계부터 정보통신망법 상 게시글에 대한 조치 규정을 잘 반영한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약관에 게시글 관리에 관한 계획을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해놓아야 한다. 약관에는 작성이 금지되는 컨텐츠, 게시글의 내용, 이를 위반할 경우에 대한 제재(회원탈퇴, 계정사용중단, 경고조치 등), 문제된 게시글에 대한 피해자의 신청방법, 절차, 처리기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한편, 플랫폼 운영방식, 개별 사업의 특성에 따라 약관에 특별히 추가되어야 할 사항이 있을 수 있고, 유관 법령에 맞추어 내용을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약관은 이용자들과의 계약이므로 일단 발표되면 그대로 법적 구속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약관 작성 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0. 7.) 기고.
- 인공지능 시대 개인정보 처리와 저작물 이용
인터넷 보급으로 인터넷 이용자는 개인정보나 저작물 등 데이터를 폐쇄된 공간이 아닌 공개된 웹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으며, 기업 역시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제작콘텐츠(UGC)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했다. 이때 공개된 웹페이지의 기능은 자신의 정보(개인정보, 저작물 등)을 남에게 '공개'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그런데 챗GPT 등 생성형 AI 보급으로 인공지능(AI)의 사회적 영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수십년 축적된 공개된 웹페이지는 '공개'에 한정된 게재자의 의사에 반하여 AI 데이터의 대량 '수집·이용'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기준에서 보면 공개의 의사와 수집·이용 허락의 의사는 명백하게 구분돼야 하고, 이 구분의 노력 및 인식에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해야 한다. 여기에서부터 AI 시대의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공개의 의사와 수집·이용 허락의 의사를 구분하지 않는 사람과 이를 구분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들간 법적 분쟁은 불가피하다. 일례로 두 명의 작가(폴 트렘블레이, 모나 어와드)는 6월 28일 챗GPT가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 중에 자신의 저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고, P.M.의 약자를 사용한 익명의 정보주체 등은 챗GPT가 개인정보를 전례없이 대량으로 스크래핑해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위 작가들과 정보주체의 주장을 요약하면, 자신들은 저작물이나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이지, 수집·이용을 허락한 적은 없다는 것이며, 일견 타당한 면이 있다. AI 활용 및 그에 따른 편의나 경제적 이익 등을 강조하는 기업은 이 기회에 공개된 웹페이지의 데이터에 대해 아예 옵트아웃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 개인정보나 저작물 등의 공개의 의사를 개인정보나 저작물 등에 대한 수집·이용 허락의 의사로 전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 역시 저작자나 정보주체의 의사에 반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불가피하다. 과거 빅데이터 출현 때부터 이러한 주장은 반복됐지만, 오히려 빅데이터 시대 도래 이후 권리나 개인정보 보호는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역사가 진행된 바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웹페이지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대량의 저작물이나 개인정보 등이 게재되고 있으나, 이들이 과연 공개의 의사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수집·이용 허락의 의사까지 있는 것인지는 밝혀지지도 않았고, 밝히고 싶어도 자신의 의사를 밝힐 표준화된 도구 또는 AI와의 소통 도구도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AI 데이터는 앞으로 생성될 데이터가 경제성이나 최신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축적된 데이터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앞으로 생성될 데이터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을 강조할 필요성도 있고, 또한 이를 통해 AI 데이터 확보뿐만 아니라 법적 분쟁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앞으로 생성될 웹페이지의 대량의 저작물이나 개인정보 등에 대해, 공개의 의사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수집·이용 허락의 의사까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표준화된 의사표시 도구의 도입을 추진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옵트인 방식은 준수돼야 하는바 표준화된 의사표시가 없으면 공개의 의사만으로 봐야 할 것이고, 이미 게재된 웹페이지에도 표준화된 도구 보급에 힘씀으로써 법적 위험없는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8. 15.) 기고.
- 인터넷·SNS 타인명의 사칭의 법적 문제
인터넷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에 있다. 익명성의 장점은 IT 기술의 발달, 컴퓨터 기기의 보급, 인터넷의 대중화 등의 기술적 영향 및 최근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판결의 규범적 영향으로 인하여 극대화되기 이르렀다. 하지만 익명성의 장점은 또 다른 폐해를 낳았으니, 그것이 바로 인터넷ㆍSNS 공간에서의 타인명의 사칭이다. 게시자의 이름을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없으니, 마치 타인인양 또는 유명인인양 사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터넷ㆍSNS 공간에서의 타인명의 사칭이 늘게 된 또 하나의 원인은 과거보다 특정인의 정보를 수집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타인인양 또는 유명인인양 사칭하기 위해서 우선 그 사람의 신상을 털거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도 선행되어야 하는데, 온라인상에 널려 있는 많은 정보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쉽게 해 주고 있다. 유럽정보보호기구인 에니사(ENISA)는 이렇게 인터넷ㆍSNS 공간에서 타인인양 사칭하는 행위를 프로파일 스쿼팅(Profile-Squatting)이라고 칭하고 있다(출처 : Security Issues and Recommendations for Online Social Networks). 문근영, 이광수, 이종석, 유재석, 김미경, 소녀시대, 전효성, 리지, 크레용팝 기획사 대표, 에일리, 사유리, 임재범, 김범수, 박시후, 박신혜, 윤도현, 김준현, 홍수아, 공유, 엄지원, 박지선, 승리 등등. 사생활의 공개가 많고 신상정보의 검색이 쉬운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프로파일 스쿼팅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사례로는,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에게 비방글ㆍ욕설을 하거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게시글을 올림으로써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상품을 팔거나 또는 검은 제안을 하는 행위,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의 정보를 깨내는 행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악의적인 프로파일 스쿼팅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은 없는가?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이 형사벌로서 1차적인 사칭 자체를 문제 삼는 사전자기록위작죄(사문서위조의 일종), 사칭 자체를 문제 삼는다기보다는 2차적 추가피해를 문제 삼는 사이버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 사기죄 등이 있다. 하지만 1차적인 사전자기록위작죄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해야 성립하는 범죄인데,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고 인터넷이나 SNS 공간의 게시글이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에 해당하지 않아 이 죄로는 의율하기 어려워 보인다. 즉 사칭 자체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사이버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는 가해자의 악의적인 행위로 인하여 유명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경우, 업무가 방해되는 경우에 성립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게시글이 아닌 경우에는 이 범죄로도 의율할 수 없다. 사기죄는 피해자에게 재산적 손해를 생길 때에 성립할 수 있는 범죄이지만, 유명인의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유명인이 고소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다. 더불어 이 범죄 역시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아니다. 정리하면,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2차적으로 금전적ㆍ정신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 사기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1차적인 범죄가 존재하지 않기에, 프로파일 스쿼팅 현상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만 가는 것이다. (참고로 공직선거법 제253조에는 사칭 자체를 문제삼는 조항이 있기는 한데, 이는 선거운동에만 적용되는 조문이다) 형사벌 외에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정보통신망법상의 게시중단 제도나 민사적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가 있다.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피해자는 포털 등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제도가 바로 정보통신망법상의 게시중단 제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게시중단 제도를 일반인이 이용할 때에는 포털 등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하여 증거를 들어 포털 등을 열심히 설득해야 하고 이러한 설득 후에 포털 등이 재량적으로 게시중단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민사적으로는 불법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나, 다만 2차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손해배상의 구체적인 액수를 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페이스북은 프로파일 스쿼팅 피해를 줄이고자 공인이나 유명인,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공식 인증하는 ‘인증 표시(이름 옆에 위치한 파란색 체크표시)’를 도입하였다. 프로파일 스쿼팅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3. 9. 11.), 블로그(2013. 9. 26.) 기고.
- 해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서울고등법원 2017. 6. 13. 선고 2017노2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7. 5. 선고 2017노146 판결 최근 ‘해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성’이라는 동일한 쟁점에 대하여 서로 다른 결론의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는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사건에도 유사한 쟁점이 거론되는 등 IT법이나 증거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기에, 두 판결의 관련 내용을 분석ㆍ검토하고자 한다. 두 판결의 사실관계는 복잡하고 쟁점도 많지만, 여기서는 ‘해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성’ 쟁점의 사실관계에 한정하여 2017노23 판결을 근거로 살펴본다. 국가정보원 수사관은 피고인 차량에서 압수수색한 USB 안에 들어 있던 안티포렌식 처리가 된 파일을 복호화하였고, 그 결과 중국 내 서버가 있는 시나닷컴(sina.com)의 피고인의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취득하였다. 이후 수사기관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 ‘시나닷컴 이메일 계정 내 편지함 등에 송ㆍ수신이 완료되어 저장되어 있는 내용 등’을 압수할 물건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사무실 내 PC’를 수색할 장소로 특정하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인의 압수수색 참여 기회 부여를 조건으로 하여 영장을 발부하였다. 수사기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직원의 참여로 피고인 이메일 계정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한 후 이메일 15건을 추출하여 출력ㆍ저장하는 방법으로 압수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a) 시나닷컴 서버는 대한민국의 형사재판관할권이 미치지 않아 영장의 효력이 미치지 않기에 수사관의 접속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정당한 권한 없는 접근에 해당하고, b) 수사기관은 효력 없는 영장을 근거로 피고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였는바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이며, c) 외국계 이메일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가져오기 위하여 외국계 이메일 서버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인의 계정 및 비밀번호를 입력한 것은 법질서 전체의 체계에 비추어 위법한 것이기에, 결론적으로 외국계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은 위법하고, 이를 통하여 취득한 이메일 내용은 위법성이 중대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2017노23 판결의 내용] 2017노23 판결은, 형사소송법의 압수수색은 대물적 강제처분으로, 디지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이메일서비스이용자의 이메일 계정에 대하여 접근수단(아이디, 비밀번호)을 확보하였음을 기화로 그 디지털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제3자의 장소인 해외 이메일서비스제공자의 서버에 대하여 압수수색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대물적 강제처분인 압수수색의 효력을 아무런 근거 없이 확장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로서 ① 수사기관이 외국 이메일서비스이용자로부터 이메일 계정에 관한 접근수단을 확보하였음을 기화로 해당 이메일 계정에 접근하여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상정하고 있는 압수수색의 방법은 아닌 점, ② 전기통신의 경우에는 해당 전기통신을 소지 또는 보관하고 있는 기관 등을 상대로 해당 전기통신에 대하여 이루어질 것을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07조의 규정에 저촉하는 점, ③ 본건과 같은 압수수색을 허용한다면 압수수색이 피고인 등의 주거지 외에서 이루어질 경우 해당 주거주 등이 참여하도록 정하고 있는 제123조의 규정을 실질적으로 회피하는 점, ④ 이메일서비스제공자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수집된 증거의 원본성이나 무결성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는 점, ⑤ 제120조 제1항에서 ‘압수ㆍ수색영장의 집행에 있어서는 건정을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건정을 열거나 개봉하여 압수수색하는 장소 또는 대상물이 해외에 존재하여 대한민국의 사법관할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까지 영장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2017노146 판결의 내용] 2017노146 판결에서는 적법하게 알아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법관의 영장에 기하여 취득한 외국계 서버 저장 이메일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그 근거로, ① 피고인이 외국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해외 서버에 접속하여 전자정보를 취득한 후 이를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하는 것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바, 수사기관이 피고인을 갈음하여 해외 서버에 접속ㆍ취득하여 압수수색하는 것은 적법한 점, ② 실제 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영장에 기재된 국내의 수색장소에서 해외 서버에 접속하여 이메일 등을 취득하였는바, 외국 사법권 침해나 국제 관할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알아낸 피고인들의 아이디 등을 입력하는 것은 제120조 제1항의 ‘기타 필요한 처분’에 해당하고, 적법하게 취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전자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수단과 목적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므로 제120조 제1항의 ‘압수ㆍ수색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점, ④ 이메일 계정의 이용자가 임의로 제3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 주어 해당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도록 할 수 있고 그것이 서비스제공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로 보기 어려운 점, ⑤ 해외 서버에 접속하여 취득한 이메일 등의 압수 과정에서 피압수자 및 전문가 등의 참여 하에 봉인, 암호 설정, 해시값 산출 및 확인 등의 방법을 통해 동일성과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판례해설] 미국에서도 영장의 역외 적용에 대하여 상반되는 판결이 존재한다. MS 사건의 경우 2016년 7월 제2 순회 항소법원은 미국 정부가 아일랜드 소재 서버에 저장된 고객 이메일 정보를 MS에게 제출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지만, 2017년 2월에 있었던 구글 사건의 경우 펜실버니아 동부 주법원은 구글에게 해외 서버에 있는 고객의 이메일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의 압수수색영장에 응하라고 판단하였다. 구글의 경우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정기적으로 이용자의 데이터를 해외의 한 데이터센터에서 다른 데이터센터로 옮기고 있으며, 이런 이동은 고객의 접근권이나 소유권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MS 사건과 다른 결론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본건은 미국의 사안과 비교하여, 압수수색대상인 이메일이 해외 서버에 존재한다는 점은 유사하나, 미국 사안은 이메일서비스제공자를 통하여 이메일을 압수수색하고자 한 반면 본 사안은 이미 파악한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압수수색하는 점이 상이하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의 두 판결은 형사소송법의 여러 조문이나 원칙에 대하여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첫째, 본건의 직접적인 적용 조문인 제107조에 대하여, 2017노23 판결은, 압수는 해당 전기통신을 소지 또는 보관하고 있는 기관 등을 상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바, 본건과 같이 이메일서비스제공자를 상대로 하지 않은 압수는 위법하다고 본 반면, 2017노146 판결은 피고인이 스스로 아이디 등을 입력하여 이메일을 취득하여 임의로 제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본건과 같이 수사기관이 전문가 참여 하에 아이디 등을 입력하여 이메일을 취득하는 것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보았다. 둘째, 외국 사법권 침해나 국제 관할위반 등에 대하여, 2017노23 판결은, 압수수색은 대물적 강제처분인바, 압수대상인 이메일이 해외의 서버에 존재하는 경우 대한민국의 사법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본 반면, 2017노146 판결은 온라인을 통해 해당 해외 서버에 접속하여 이메일 등을 취득하는 등 전 과정이 국내의 수색 장소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외국 사법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셋째,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이메일을 취득하는 것이 제120조 제1항의 ‘건정을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2017노23 판결은 건정을 열거나 개봉하여 압수수색 하는 장소 내지 대상물이 해외에 존재하여 대한민국의 사법관할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해외 이메일서비스제공자의 해외 서버에 대하여까지 영장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반면, 2017노146 판결은 영장 집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로서 그 수단과 목적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므로 제120조 제1항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넷째, 증거의 원본성ㆍ무결성 담보에 대하여, 2017노23 판결은 이메일서비스제공자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이루어졌는바 원본성과 무결성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고 본 반면, 2017노146 판결은 압수 과정에서 피압수자 및 전문가 등의 참여 하에 봉인, 암호 설정, 해시값 산출 및 확인 등의 방법을 통해 동일성과 무결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섯째,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대하여, 2017노23 판결은 명시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지만, 2017노146 판결은 임의로 제3자에게 이메일 아이디 등을 알려 주어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서비스제공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라고 보기도 어려운바 영장을 통해 정당한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제3자인 수사기관이 서버에 접속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017노23 판결은 제107조 등의 조문에 보다 충실한 법해석을 했지만, 2017노146 판결이 IT 현실에는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107조는 압수 처분의 상대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압수물을 규정한 것이고, 압수 처분의 상대방은 IT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유연하게 해석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향후 클라우드 환경 등이 일반화될 것을 고려하면, 본 쟁점은 IT법적으로나 형사소송법적으로 매우 중요한바, 이번 고등법원의 상이한 두 판결을 기반으로 하여, 보다 합리적인 결론이 대법원에서 도출되기를 바란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7. 9. 12.) 기고.
- 디지털증거의 신뢰성
요즈음 사건기록은 예전보다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디지털증거의 증가 때문이다. 파일, 이메일, 사진 등을 출력하여 문서화하다 보니 기록의 살이 찌고 있다. 기록의 양에 따라 법조인의 업무 시간과 노력이 비례하여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사건기록을 두껍게 만드는 디지털증거로 인하여 법조인들의 노고는 쌓여가고 있지만, 디지털증거 때문에 정말 힘들어진 점은 바로 디지털증거의 위변조 문제이다. 디지털증거의 특성 때문에 쉽게 조작을 할 수 있지만, 마음먹고 한 조작을 상대방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사건의 핵심이 되는 디지털증거의 위변조나 조작에 대한 심증이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입증할 적당한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CCTV 영상출력물이나 이메일, 전자문서 등을 조작하여 제출하더라도 이를 입증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입증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정밀하고 교묘하게 위변조나 조작을 한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소프트웨어(SW) 저작권 소송에서도 이런 일이 빈번하다. 저작물의 권리를 침해한 프로그램의 제출을 요구받는 경우, 침해자는 고의로 프로그램을 완전히 개작하여 제출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피해자가 초기에 침해 프로그램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침해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침해 프로그램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저작권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앞으로 디지털증거의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그 위변조 기술 역시 발전해갈 것이지만, 디지털증거의 신뢰성 저하 현상은 결국 실체진실의 뒷걸음질로 연결될 것이다.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디지털증거의 위변조 및 그 탐지를 위한 절차적ㆍ기술적 대책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고, 특히 신속한 침해품 확보가 중요한 SW 저작권 소송 등에서 ‘증거보전절차’ 등을 통한 침해품 확보를 절차적으로 관행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3. 12. 16.), 블로그(2014. 1. 7.) 기고.
-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의 허용 범위 판단 기준
2020년 이후,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일상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놓은 사건은 COVID-19 일 것이다. 특히, COVID-19으로 인해 개개인의 삶에서 수많은 부분이 변하였겠지만, 그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변화된 모습은 비대면의 생활화와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의 증대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시류를 반영하여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를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를 서비스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스타트업은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와 제공할 수 없는 의료행위를 명확히 인지하고 허용되는 행위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행위를 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의료법 제87조의2 제2항 제2호, 제91조 및 제27조 제1항). 비의료행위는 의료행위가 아닌 행위이다. 즉, 비의료행위의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행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이다. 담당 유권기관인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대법원의 기준을 2019. 5.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에서 아래와 같이 3가지 행위 유형으로 정리하여 각각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①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 의료인 등이 아닌 경우에 취득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 및 지식에 근거하여 행하는 행위이거나 해당 정보의 해석과 판단에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지 여부를 고려한다. 예컨대, 이미 의료인에 의해 도출된 결과인 처방전이나 진단의뢰서 등의 내용을 세계보건기구, 각 대학병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침·기준 등에 있는 그대로 적용하여 안내하는 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이용자가 건강상태를 입력하거나 유선으로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의 의심 소견 등 진단과 유사한 상담·조언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통증의 감각 유형, 정도, 지속기간 등의 정보를 수집한 후 인체의 보건, 질병 등을 연구하여 누적된 지식을 기초로 그 정보를 해석·분석하여 원인을 밝히 하는 행위로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의료행위이다. ② 대상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처방·처치 대상자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여 특정한 병명·병상 등을 확정적인 가능성을 인정하고, 질환·장애·상해 등을 치유하거나 그 정도를 경감시키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계획된 체계적인 과정과 활동을 의미한다. 예컨대, 운동 프로그램의 주기·방법 등이 질환의 치료 및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의 보유자를 대상으로 해당 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재활 등 운동 방법·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행위 또는 단순히 일반인의 정상범위 내에서 관리하라는 가이드를 주는 것을 벗어나서, 환자 개인의 특성과 질환 관련 수치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관리수준을 설정 해주는 행위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특정한 병명이나 병상과는 무관한 일상적인 건강관리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자 하는 행위는 간접적인 행위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잠정적인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료기관 내원을 통해 명확한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는 행위는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의료기관 내원 권유 문구를 추가한다 할지라도 이는 ②행위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위 ①행위 유형이나 아래 ③행위유형에 해당한다면 의료행위이므로 의료기관 내원 권유문구를 삽입한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③ 의료인이 행하지 않을 경우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 있는 행위 예컨대, 질환 보유자에게 질환의 직접적 치료를 목적으로 일상적인 건강관리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재활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위해도가 높은 행위이다. 이때, 일상적인 건강 관리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재활치료 서비스 제공행위 해당 여부는 제공자가 환자의 질환을 인지하고 해당 질환의 치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행위를 했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은 의료행위의 판단 기준 뿐만 아니라 비의료인이 제공 가능한 건강관리서비스의 종류에 관해서도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 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 비의료기관은 개인의 객관적인 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건강검진 결과의 단순 확인 및 개인동의에 기반한 건강검진 결과 자료 수집은 비의료행위로 비의료기관이 건강관리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할 점은 수치를 해석 및 분석해서 그에 기초한 결과를 알려주는 행위는 그 수치가 갖는 의미, 그러한 원인 등에 관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해석하는 행위로 앞서 ①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인 의료행위이므로 비의료기관이 건강관리서비스로 제공할 수 없다. 예컨대, 체성분 측정, 신박수 측정, 걸음수 측정, 수면패턴 측정, 호흡량 측정 등 웰니스 기기를 활용한 건강정보 및 건강 지표의 측정 및 모니터링 또는 심전도·혈압·혈당 등을 측정하는 개인용 의료기기를 활용한 건강정보·지표·수치의 측정은 가능하나, 그 수치를 해석 및 분석해서 수치를 통해 도출되는 결과를 알려주는 행위는 ①의학적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행위인 의료행위이므로 비의료기관이 건강관리서비스로 제공할 수 없다. 2019. 5. 보건복지부 발간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 ㉡ 일상적인 건강증진을 위한 비의료적 상담·조언 ㄱ)객관적 정보의 제공 및 분석, ㄴ)건강목표 설정 및 관리, ㄷ)상담·교육 및 조언은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가 아니고, 대상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처방·처치가 수반되는 행위도 아니며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도 아닌 일상적인 건강증진활동으로 비의료기관이 건강관리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행위이다. ㉡-ㄱ) 객관적 정보의 제공 및 분석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단순히 안내하는 행위나 사용자의 건강정보 및 특성 등이 객관적인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예컨대, 혈압이나 혈당을 측정하고 그 측정수치가 객관적으로 권장되는 정상범위 내의 수치인지를 단순히 확인하는 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이도 가능한 객관적 정보의 제공 및 분석행위이다. 어깨근육의 강도에 관한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사용자의 근육 강도를 단순 측정하여 그 측정 수치가 객관적인 기준에서 권장되는 범위 내인지를 단순 확인하는 행위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사료된다. ㉡-ㄴ) 건강목표 설정 및 관리 의학적 전문지식이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적인 건강증진활동 및 진환의 예방 및 관리 활동에 대한 목표 설정과 관리행위나 일상적인 건강관리 활동이나 의사의 기존 처방에 따른 활동의 이행에 대해 확인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행위도 비의료기관이 일상적인 건강증진을 위한 비의료적 상담과 조언으로 제공할 수 있는 행위이다. 예컨대 세계보건기구 공신력 있는 기관이 제시하는 연령별 표준 몸무게 및 근육량 달성 목표를 위해 일반적인 식단 및 운동 관리를 제공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ㄷ) 상담·교육 및 조언 운동·영양·수면 등 일상적인 건강증진활동을 돕기 위한 교습·이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러나 운동·영양·수면 등 일상적 활동에도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특정 질병군의 보유자에 대해서는 위 교습·이행 프로그램 제공 행위도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이상에서 설명한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이 가장 대표적인 비의료기관이 행할 수 있는 비의료 일반적인 건강증진서비스에 관한 유권기관의 해석 기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일반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COVID-19에 따라 비대면 의료, 원격의료 비대면 건강관리 등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현재의 상황에서, 앱이나 웹사이트 등을 통하여 비대면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사업 개시 전에 세부적인 검토를 통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인한 불이익을 예방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한지윤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6. 22.) 기고.
- 웨어러블 심전도 데이터 측정 (규제샌드박스 사례)
규제샌드박스 사례 소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비스 내용] 웨어러블(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하여 심전도를 측정한 다음 이를 통해서, 심장질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함 [규제의 검토 및 심의위원회의 결정] 1. 의료기기 의료기기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의료기기"란 사람이나 동물에게 단독 또는 조합하여 사용되는 기구ㆍ기계ㆍ장치ㆍ재료ㆍ소프트웨어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제품을 말한다. 다만,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과 의약외품 및 「장애인복지법」 제65조에 따른 장애인보조기구 중 의지(義肢)ㆍ보조기(補助器)는 제외한다. <개정 2018. 12. 11.> 1. 질병을 진단ㆍ치료ㆍ경감ㆍ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2. 상해(傷害) 또는 장애를 진단ㆍ치료ㆍ경감 또는 보정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3. 구조 또는 기능을 검사ㆍ대체 또는 변형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4. 임신을 조절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의료기기의 정의는 의료기기법 제2조 제1항에 정의되어 있는데, 통상적으로 건강 상태 또는 건강한 활동의 유지,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건강한 생활방식, 습관을 유도하여 만성질환 또는 긔 상태의 위험이나 영향을 줄이거나 유지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위해도가 낮기에 의료기기로 보지 않는다. 즉 일상적인 건강관리나 만성질환자 자가관리 목적이면 비의료기기이다. 일상적인 건강관리란, 체중관리, 물리적 피트니스, 레크레이션, 휴식 또는 스트레스 관리, 정신적 예민함, 자부심, 수면관리 등을 의미한다. 만성질환자 자가관리란, 수면습관 체크로 당뇨 위험을 줄이는 제품, 식단이나 체중을 모니터링하여 체중과 식이계획을 관리하여 혈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 등을 의미한다. 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침습성이 있거나 작동 오류나 소재 등으로 인하여 상해나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는 의료기기로 보면 된다. 본 사안에서, 심전도 데이터 측정 목적의 웨어러블 기기는 침습적이거나 오류나 소재 등으로 인하여 상해나 질병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한 헬스케어 제품으로서 비의료기기로 판단된다. *다만 심의위원회는 의료기기 인증을 조건으로 부가하였다. 2. 의료행위 의료법상 의료행위 : 의학적 전문지식과 기술에 기초하여 행하는 검사·진단·처방·처치·시술·수술·지도 등의 행위 의료행위 판단기준 : ①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② 대상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처방·처치가 수반되는 행위,③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 중 1개라도 충족되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비의료행위(= 건강관리서비스) - 개인의 객관적 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 - 비의료적 상담 및 조언 (객관적 정보 제공 및 분석, 일반적인 건강 목표 설정 및 관리, 운동 영양 수면 등 일상적 건강증진활동에 대한 상담이나 교육 또는 조언) 건강관리서비스의 적용 사례 본 사안에서, 심전도 데이터 측정까지는 비의료행위로 보이나, 이를 토대로 전문적인 진단이나 처벙을 하게 되면 의료행위로 볼 수 있다. 심의위원회는 의료법 상 근거의 불명확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조건부 실증특례를 부여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실증특례의 범위는 의사가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착용한 환자로부터 전송받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하여, 내원 안내를 하거나 1·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轉院) 안내를 하는 것까지 허용하였다.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은 포함되지 않음) 3. 원격의료 의료법 제34조(원격의료) ①의료인(의료업에 종사하는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만 해당한다)은 제33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컴퓨터ㆍ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이하 "원격의료"라 한다)를 할 수 있다. ②원격의료를 행하거나 받으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개정 2008. 2. 29., 2010. 1. 18.> ③원격의료를 하는 자(이하 "원격지의사"라 한다)는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는 경우와 같은 책임을 진다. ④원격지의사의 원격의료에 따라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이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이하 "현지의사"라 한다)인 경우에는 그 의료행위에 대하여 원격지의사의 과실을 인정할 만한 명백한 근거가 없으면 환자에 대한 책임은 제3항에도 불구하고 현지의사에게 있는 것으로 본다. 심의위원회는 이번 실증특례가 원격진료를 본격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면서, 국민의 건강 증진 및 관련 기기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약 2,000명 이내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제한된 범위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하였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14.) 기고.
- DTC 유전자검사 확대 비의료기관 유전자검사 고시
1. 유전자검사의 정의 유전자검사(genetic testing)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이후이다. 우리나라는 생명윤리법 제2조 제15항에 유전자 검사를 '인체유래물로부터 유전정보를 얻는 행위로서 개인이 식별 또는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등을 위하여 하는 검사'로 정의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진단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예측적 검사에까지 활용된다. 2. DTC 유전자 검사 DTC는 Direct to Consumenr의 의미로서, 의료기관이 아닌 비의료기관이 유전자검사기관이 되어 검체수집, 검사, 검사결과분석 및 검사결과 전달 등을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수행하는 검사 방법을 말한다. 2016년 관련 고시(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이 직접 실시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 항목에 관한 규정) 제정시는 DTC의 범위를 12항목으로 한정했으나, 지난 12월 고시를 개정하여 7개의 영역 56개 항목이 확대되었다. 다만 12개의 항목 중 피부탄력 항목은 과학적 근거의 부재를 이유로 포함되지 않았다. 3. 개정 고시의 유전자 검사의 범위 (11항목) 가. FTO, MC4R, BDNF 유전자에 의한 체질량지수 유전자검사 나. GCKR, DOCK7, ANGPTL3, BAZ1B, TBL2, MLXIPL, LOC105375745, TRIB1 유전자에 의한 중성지방농도 유전자검사 다. CELSR2, SORT1, HMGCR, ABO, ABCA1, MYL2, LIPG, CETP 유전자에 의한 콜레스테롤 유전자검사 라. CDKN2A/B, G6PC2, GCK, GCKR, GLIS3, MTNR1B, DGKB-TMEM195, SLC30A8 유전자에 의한 혈당 유전자검사 마. NPR3, ATP2B1, NT5C2, CSK, HECTD4, GUCY1A3, CYP17A1, FGF5 유전자에 의한 혈압 유전자검사 바. OCA2, MC1R 유전자에 의한 색소침착 유전자검사 사. chr20p11(rs1160312, rs2180439), IL2RA, HLA-DQB1 유전자에 의한 탈모 유전자검사 아. EDAR 유전자에 의한 모발굵기 유전자검사 자. AGER 유전자에 의한 피부노화 유전자검사 차. <삭 제> 카. SLC23A1(SVCT1) 유전자에 의한 비타민C농도 유전자검사 타. AHR, CYP1A1-CYP1A2 유전자에 의한 카페인대사 유전자검사 4. 위 3.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직접 유전자검사의 제공에 필요한 시설·인력을 포함한 검사서비스 전반에 대한 질관리 및 검사의 정확도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한 기관 및 그 기관에서 추가로 실시할 수 있는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검사의 범위는 아래와 같다(7개의 영역 56개 항목. 아래 표 출처는 medical observer).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12.) 기고.
- EU 온라인 플랫폼 규칙과 배달의민족 수수료 사태
과거 물건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에 나가 판매자를 찾고 소비자를 찾았다. 이런 소비환경은 온라인 시대에 맞춰 변화했다. 이제는 과거 시장 역할을 민간의 ‘온라인 플랫폼’이 한다. 판매자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소비자와 거래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최근 배달의민족 수수료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입점한 업체들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P2B) 사이의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다. 특히 입점업체 대다수가 중소기업이고 온라인 플랫폼이 거대기업화 되면서 남의 플랫폼에 입점이라는 구조적 쏠림에다 부(富)라는 경제적 쏠림까지 겹치면서 불공정 논란은 사회문제로 부각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불거진 문제는 아니다.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정부는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이 중 배달의민족 수수료 사태로 민낯을 드러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사이의 불공정 논란을 풀어가는 데 하나의 해결책으로 참고할 만한 곳은 유럽이다. 유럽연합(EU) 정책결정기구인 이사회와 입법부인 의회는 2019년 2월 온라인 플랫폼 규칙(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년 EU 이사회 규칙)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플랫폼 입법례다. EU 온라인 플랫폼 규칙은 불공정 논란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성과 불투명성으로 접근한다. 구체적으로 8개 사항으로 정리했다. 첫째, 계약조건 등이 포함된 약관의 임의적 변경이다. 약관 변경은 허용되지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최소 15일 이전에 고지해야 한다. 이를 어긴 경우 해당 약관조항은 무효다. 둘째, 임의적인 상품공급의 제한·유보·중단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상품공급 제한·유보·중단 사유를 반드시 약관에 기재해야 한다. 제한·유보·중단 결정시 그 사유를 입점업체에 명확하게 고지하고 입점업체가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셋째, 임의적인 온라인 플랫폼 노출 순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상품 등 우선순위 결정 변수를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특정 업체의 경제적 대가 지급이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이를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다만 노출 알고리즘 자체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넷째, 임의적인 부가 상품 제공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플랫폼 이용서비스 외에 부가 상품 등을 제공하는 경우 반드시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다섯째, 특정 입점업체의 차별적 대우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 입점업체를 차별대우하는 경우, 약관에 그 근거가 되는 주요 경제·상업·법적 고려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여섯째, 불리한 약관조항의 소급적용과 입점업체의 계약해지 금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불리한 약관사항을 입점업체에 소급적용해서는 안된다. 입점업체의 계약해지권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일곱째, 입점업체의 정보 접근을 막는 행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입접업체의 거래정보나 소비자의 개인정보 등의 접근권한을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여덟째, 입점업체가 다른 유통경로보다 더 싸게 온라인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의무다. 이른바 MFC(Most-Favored-Consumer Clase) 조항이다. 이런 의무를 부과하는 건 허용되나 반드시 약관에 그 근거가 되는 경제·상업·법적 고려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EU 온라인 플랫폼 규칙 특징은 실체적인 해결 방법보다는 절차적이고 계약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문제되는 수수료 인상폭의 실질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 향후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정책이나 규제가 나온다면 EU 온라인 플랫폼 규칙보다는 보다 더 실체적이고 강행적인 해결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11.), IT조선(2020. 4. 15.)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