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site
공란으로 1133개 검색됨
- 하도급법ㆍ상생협력법에 의한 기술유출 구제방안
1. 관련법령 개정경과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 건수는 총 701건, 총 피해액은 9,556억 원에 이르렀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유출에 대한 문제의식을 분명히 하여 2017년 7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였고, 중기부는 그 다음 해인 2018년 2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 이라는 당정(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협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 중소벤처기업부, 2017년 기술 보호수준 실태조사 보고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정책 중 송무와 관련되어 눈여겨 볼만한 정책은 ① 하도급거래 등 중소기업과의 거래에 필수적 NDA 체결 ② 하도급 거래에서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예외의 경우인 ‘정당한 사유’의 요건 최소화 ③ 기술유출 사건에 있어서 침해자로 하여금 피해자 중소기업의 기술과 무관함을 스스로 입증케 입증책임 전환 ④ 관련법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및 손해액 최대 10배로 강화 정책 등이 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특허침해자가 그 스스로 자신의 실시태양을 밝히도록 하는 등 피해자의 입증책임 부담을 덜어주는 규정이 도입되거나(특허법 제126조의2 제1항), 하도급법에 규정되어 있던 손해액의 3배에 상당하는 배상액을 명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보호법, 상생협력법에 도입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영업비밀의 정의규정의 ‘합리적 노력’ 부분이 삭제되어 영업비밀의 범위가 대폭 확대되는 등 송무와 관련된 유의미한 법개정 사항들도 많았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려는 위와 같은 흐름 중 여기서 살펴볼 부분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에서의 기술보호 규정들이다. 두 법률은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나, 취지나 적용요건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비교법적 고찰을 통해 각각의 특성을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4월 2일 위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의 후속 보완 대책으로 「중소기업 기술보호 강화방안」을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에는 상생협력법의 유의미한 개정사항들이 반영되어 있었고, 같은 부가 11월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러한 개정사항들 반영된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마쳤는바, 변경 예정인 내용 역시 살펴볼 필요가 크다. 2. 양 법률의 비교 개관 가. 법률의 목적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의 중소기업 기술보호 규정들은 기업 간 위·수탁거래관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법률의 목적이 서로 달라 대상 거래관계의 범위, 적용요건 및 효과에 차이가 있다. 하도급법 (소관부처 : 공정거래위원회) 제1조(목적) 이 법은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原事業者)와 수급사업자(受給事業者)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상생협력법 (소관부처 : 중소벤처기업부) 제1조(목적) 이 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相生協力) 관계를 공고히 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해소하여 동반성장을 달성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함을 목적으로 한다. 하도급법은 불공정 거래관계의 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한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 이뤄지는 업무의 위탁은 경제적·사회적 여건 차이에 따라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대하여 우월적·수직적 지위에 있고, 따라서 그 거래는 원사업자에게 유리하고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거래관계를 형성할 우려가 크다는 고려 하에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법률이다. 이에 원사업자에 대한 제재적 규정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효과도 강력함. 또한 그 적용범위는 엄격하게 제한되어 규정되어 있고 해석 역시 엄격한 추세이다. 법률의 취지에 따라 소관부처는 공정거래위원회이다. 상생협력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해소하여 동반성장 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 상생적 관계형성이 법률의 주된 목적임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수평적 측면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수직적 측면에서도 모두 고려하여 법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소관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이다. * 홍명수, 상생협력법상 규제 범위의 개선에 관한 고찰, 2020. 1. 주된 목적에 따라 적용대상과 기술보호의 내용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나. 양 법률 사이의 관계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의 규정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하도급법이 우선하여 적용된다(하도급법 제34조). 상생협력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상생적 관계형성을 위해 일반적인 수·위탁관계를 규율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반면, 하도급법은 그 중에서도 불공정 거래관계를 형성할 우려가 큰 경우의 하도급거래만을 특별히 규율하는 취지로 이해되므로, 하도급법이 상생협력법에 대하여 특별법으로 작용한다. 3. 하도급법상 기술유출 구제방안 가. 하도급법 적용대상 하도급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하도급거래”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위탁(가공위탁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ㆍ수리위탁ㆍ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하거나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위탁ㆍ수리위탁ㆍ건설위탁 또는 용역위탁을 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위탁(이하“제조등의 위탁”이라 한다)을 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이하“목적물등”이라 한다)을 제조ㆍ수리ㆍ시공하거나 용역수행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ㆍ인도 또는 제공(이하“납품등”이라 한다)하고 그 대가(이하“하도급대금”이라 한다)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② 이 법에서“원사업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중소기업자(「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자를 말하며,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가 아닌 사업자로서 중소기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한 자 2. 중소기업자 중 직전 사업연도의 연간매출액[관계 법률에 따라 시공능력평가액을 적용받는 거래의 경우에는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공시된 시공능력평가액의 합계액(가장 최근에 공시된 것을 말한다)을 말하고, 연간매출액이나 시공능력평가액이 없는 경우에는 자산총액을 말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이 제조등의 위탁을 받은 다른 중소기업자의 연간매출액보다 많은 중소기업자로서 그 다른 중소기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한 자.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연간매출액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자는 제외한다. ③ 이 법에서“수급사업자”란 제2항 각 호에 따른 원사업자로부터 제조등의 위탁을 받은 중소기업자를 말한다. ④ 사업자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에 따른 계열회사에 제조등의 위탁을 하고 그 계열회사가 위탁받은 제조ㆍ수리ㆍ시공 또는 용역수행행위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제3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계열회사가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더라도 제3자가 그 계열회사에 위탁을 한 사업자로부터 직접 제조등의 위탁을 받는 것으로 하면 제3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계열회사와 제3자를 각각 이 법에 따른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로 본다. ⑤ (생략) ⑥ 이 법에서“제조위탁”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업(業)으로 하는 사업자가 그 업에 따른 물품의 제조를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그 업에 따른 물품의 범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한다. (각호 생략) ⑦ (이하 생략) 1) 하도급거래 ① “하도급거래”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수리·건설·용역위탁을 하거나 원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제조·수리·건설·용역위탁을 받은 것을 수급사업자에게 다시 위탁한 경우, 그 위탁을 받은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것을 제조·수리·시공·용역 수행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등을 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뜻한다(제1항). 주의할 것은 여기서의 하도급거래가 도급계약에서의 수급인이 그 일의 완성을 타인에게 다시 도급하는 재하도급 형태의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도급법은 제조·수리·건설·용역 위탁의 의미를 규정하고 있는 제6항 이하에서 공히 제조·수리·건설·용역 위탁의 의미에 대하여 그것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그 업무를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의 하도급거래에는 발주자 – 원사업자 – 수급사업자의 삼면 관계뿐만 아니라, 원사업자 – 수급사업자의 이면관계 역시 규율 대상인 것이다. 위탁된 일이 본래 원사업자가 업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결국 최종 소비자 등에게 종국적으로 귀속될 급부가 원사업자를 거쳐 수급사업자를 통해 완성된다는 점에서 그 구조의 유사성이 인정되므로, 하도급법의 규율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동일하다고 이해된다. 같은 이유로 개인 간의 거래, 건설장비의 임대차에 관한 분쟁과 같이 단순 채권·채무등 사적인 민사거래나, 건축설계를 업으로 하지 않는 건설업자 가 건축설계를 위탁한 경우 등은 ‘업으로’ 행해진 것이라 볼 수 없어 하도급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② 규율 대상을 제조·수리·건설·용역위탁의 네 가지 위탁(세분화 시 7가지 거래유형)으로 한정하여 나열하고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위탁은 그것이 업무의 위탁이라 하더라도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해석 역시 엄격하다. 대법원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컴퓨터·통신·자동화 등 장비에 대한 정보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 업무를 위탁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고시 조항에서 정한 ‘역무’의 공급으로 볼 수 없으므로 하도급법이 정한 ‘용역위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단한 판시가 있다(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두53961 판결). 2) 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법의 취지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우월적 지위가 있는 원사업자와 열악한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의 불공정 거래를 시정하는 것이므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가 인정되어야 본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법에서의 수급사업자는 중소기업자여야 하고(제3항), 반면 원사업자는 ① 대기업 등 중소기업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자이거나(제2항 제1호), ② 혹은 중소기업자더라도 수급사업자보다 직전 사업연도의 연간매출액이 더 많은 중소기업자인 경우(제2호)에 해당하여야 한다. 다만 이에 해당하더라도 원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연간매출액에 해당하는 경우(제조위탁ㆍ수리위탁의 경우: 연간매출액이 2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자, 건설위탁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액이 3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자, 용역위탁의 경우: 연간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자)에는 설령 수급사업자보다 직전 사업연도의 연간매출액이 더 많다고 하더라도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에서 배제됨을 유의하여야 한다(법 제2조 제2항 제2호 단서, 동법 시행령 제2조 제4항). 나. 기술보호 규정 하도급법 제2조(정의) ⑮ 이 법에서“기술자료”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제조ㆍ수리ㆍ시공 또는 용역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말한다. 제12조의3(기술자료 제공 요구 금지 등) ①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는 요구할 수 있다. ② 원사업자는 제1항 단서에 따라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요구목적,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해당 수급사업자와 미리 협의하여 정한 후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주어야 한다. ③ 원사업자는 취득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에 관하여 부당하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사용하는 행위 2.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제35조(손해배상 책임) ① 원사업자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원사업자가 제4조, 제8조제1항, 제10조, 제11조제1항ㆍ제2항, 제12조의3제3항 및 제19조를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법원은 제2항의 배상액을 정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각호 생략) 제30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한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3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 및 제9항, 제3조의4, 제4조부터 제12조까지, 제12조의2, 제12조의3 및 제13조를 위반한 자 1) 보호대상 기술자료 “기술자료”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제조ㆍ수리ㆍ시공 또는 용역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뜻한다.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업비밀과 매우 유사한데*, 실제 비밀관리성에 관한 ‘합리적인 노력’ 부분은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과 동일하게 ‘상당한 노력’에서 개정된 것이다. 다만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이 ‘합리적인 노력’ 부분을 삭제한 것은 여전히 하도급법에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원래 하도급법상 기술자료의 정의는 상생협력법을 참고하여 도입된 것인데**, 상생협력법은 비밀관리성을 기술자료의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 문언상 비공지성 유무의 차이가 있으나, 비공지성 요건 필요 여부에 대하여는 견해가 대립한다. 다만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기술자료의 경우에는 사건화 되기 어려울 것이다. ** 정재룡,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 2009. 11.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있는 경우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본조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단취득 및 무단사용 등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침해자의 행위태양에 포섭될 수 없는 하도급거래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원사업자의 행위를 규율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 * 최기성,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관련 규정의 보완에 관한 연구, 2018. 3. 2) 금지되는 행위 ①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다(제12조의3 제1항 본문).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기술자료를 스스로 넘겨준 경우라도, 그것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부정경쟁방지법으로는 그 취득행위 자체를 규율하기 어려울 것이나, 하도급법에서는 규율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는 요구할 수 있는데(단서), 이는 기술자료 제공 요구목적,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권리귀속 관계, 대가 및 대가의 지급방법, 요구일, 제공일 및 제공방법, 사용기간, 반환·폐기방법 및 반환·폐기일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기재된 서면을 수급사업자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동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7조의3). 만약 그와 같은 서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는, 최종수요처가 해당 기술자료를 제출받는 것이 최종 수요처의 구매조건이고, 이 사실을 수급사업자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경우(2016제하2208 의결), 금형 제작을 위탁한 후 그 도면제공을 요구한 사안에서 금형의 검수 및 관리의 필요성에 더하여 도면도 관리할 필요가 있고 실제 원사업자가 도면을 관리하여온 경우(2016제하2092 의결), 금형제작과정에서 수정‧보완할 사항이 있는 경우 제작중이거나 사용 중인 금형의 구조 내에서 부품의 형상 등의 변경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2016제하1989 의결) 등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였고, 반면 수정작업 등이 필요한 경우라도 수급사업자의 직원이 원사업자의 사업장 내에서 수정작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2013제하3664 의결)한 공정위의 심결례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② 원사업자는 취득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에 관하여 부당하게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동조 제3항). 다. 구제방법 ① 민사상 구제방법으로 손해배상을 들 수 있는데, 일반 사법체계와는 달리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규정들이 많으므로, 이를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먼저 입증책임의 전환규정이다. 하도급법 제35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민법상 불법행위의 경우와는 달리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원사업자가 부담케 하였다. 다음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이다(하도급법 제35조 제2항). 기술보호 관련법제 중 하도급법에 먼저 도입되어 있던 제도인데, 하도급법 제12조의3 제3항 위반의 경우 인정된 손해액에서 최대 3배에 상당한 배상액을 원사업자에 명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다루어진 사례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있으나, 특허법 등 유관법률에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으로 앞으로의 적용사례가 기대된다. ② 하도급법 제12조의3을 위반하나 경우 원사업자는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하도급법 제30조 제1항 제1호). 따라서 형사상의 제재도 가능하다. 다만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하도급법 제32조), 현행법에 따를 경우 수급사업자로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신고를 선행하여야 한다.* * 이에 대하여는 폐지 논의가 있으며, 공정위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 2017. 12.). ③ 공정위는 기술자료 관련 규정을 위반한 원사업자에게 시정조치가 가능하고(하도급법 제25조), 제12조의3을 위반한 원사업자에 대하여는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제25조의3 제1항 제3호), 또한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한 분쟁해결도 가능하므로(제24조의4), 공정위에의 신고 역시 적절한 구제방안이 될 수 있다. 4. 상생협력법 가. 상생협력법 적용대상 상생협력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수탁ㆍ위탁거래”란 제조, 공사, 가공, 수리, 판매, 용역을 업(業)으로 하는 자가 물품, 부품, 반제품(半製品) 및 원료 등(이하“물품등”이라 한다)의 제조, 공사, 가공, 수리, 용역 또는 기술개발(이하“제조”라 한다)을 다른 중소기업에 위탁하고, 제조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이 전문적으로 물품등을 제조하는 거래를 말한다. 5.“위탁기업”이란 제4호에 따른 위탁을 하는 자를 말한다. 6.“수탁기업”이란 제4호에 따른 위탁을 받은 자를 말한다. 1) 수탁·위탁거래 상생협력법에서의 '수·위탁거래'란 제조, 공사, 가공, 수리, 판매, 용역을 업(業)으로 하는 자가 물품, 부품, 반제품(半製品) 및 원료 등(이하“물품등”)의 제조, 공사, 가공, 수리, 용역 또는 기술개발(이하“제조”)을 다른 중소기업에 위탁하고, 제조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이 전문적으로 물품등을 제조하는 거래를 뜻한다. 각 위탁거래를 개별적으로 정의하는 하도급법과는 달리 상생협력법의 수·위탁거래는 제조·공사·가공·수리·판매·용역을 업(業)으로 하는 자가, 제조·공사·가공·수리·용역(기술개발)을 다른 중소기업에게 위탁하여 수탁 중소기업이 이를 수행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약 30가지* 위탁거래(위탁기업 6가지와 수탁업무 5가지의 조합)가 규율 대상이 된다. 따라서 하도급법상 하도급거래로 보기 어려운 '판매'를 업으로 하는 자가 '수리'를 위탁한 경우 등의 위탁거래도 상생협력법의 규율 대상이 될 수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 '수위탁거래 공정화 교육자료', 2020. 11. 상생협력법의 위탁거래 범위가 하도급법의 그것보다 넓은 이유는 그 입법 취지가 불공정행위의 규제를 주 목적으로 하는 하도급법과는 달리 기업 간의 상생협력관계를 도모하려는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2) 위탁기업 및 수탁기업 상생협력법상의 수·위탁거래를 하는 기업을 위탁기업 및 수탁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앞선 수·위탁거래에서 위탁하는 자가 위탁기업이, 위탁받아 제조하는 중소기업이 수탁기업이 된다. 이외 매출액 등의 요건은 없다. 즉 하도급법과는 달리 위탁기업 및 수탁기업에 관한 매출액 등의 기준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 불공정행위의 규제를 주 목적으로 하는 하도급법에서는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할 근거가 필요할 것이지만, 상생협력관계를 도모하는 상생협력법에서는 그러한 제한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나. 기술보호 규정 상생협력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9.“기술자료”란 물품등의 제조 방법, 생산 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말한다. 제24조의2(기술자료 임치제도) ① 수탁ㆍ위탁기업[수탁ㆍ위탁기업 외에 단독 또는 공동으로 기술자료를 임치(任置)하고자 하는 기업을 포함한다]은 전문인력과 설비 등을 갖춘 기관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하“수치인”(受置人)이라 한다]과 서로 합의하여 기술자료를 임치하고자 하는 기업(이하“임치기업”이라 한다)의 기술자료를 임치할 수 있다. ② 위탁기업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치인에게 수탁기업이 임치한 기술자료를 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1. 수탁기업이 동의한 경우 2. 수탁기업이 파산선고 또는 해산결의로 그 권리가 소멸되거나 사업장을 폐쇄하여 사업을 할 수 없는 경우 등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협의하여 정한 기술자료 교부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③ 수치인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정하는 기술자료 교부조건에 부합하는 경우에 임치기업의 기술자료를 요청한 자에게 이를 교부한다. ④ 정부는 수치인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⑤ 그 밖에 기술자료의 임치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5조(준수사항) ① 위탁기업은 수탁기업에 물품등의 제조를 위탁할 때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2.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는 행위 13. 기술자료의 임치를 요구한 수탁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 ② 위탁기업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 수탁기업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요구목적, 비밀유지에 관한 사항, 권리귀속 관계 및 대가 등에 관한 사항을 해당 수탁기업과 미리 협의하여 정한 후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수탁기업에게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위탁기업은 취득한 기술자료를 정당한 권원(權原) 없이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0조의2(손해배상책임) ① 위탁기업이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 위탁기업은 그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위탁기업이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위탁기업이 제25조제1항제14호를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위탁기업이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1조(벌칙) ① 타인의 기술자료를 절취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입수하여 제24조의3에 따른 등록을 행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보호대상 기술자료 “기술자료”란 물품등의 제조 방법, 생산 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말하고,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란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관련정보 및 제조ㆍ생산방법과 판매방법 등 그 밖의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뜻한다. 보호되는 정보의 종류는 하도급법의 경우와 대동소이한데, 가장 큰 차이점은 오직 경제적 유용성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문언상 비밀관리성은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탁기업이 비밀로 관리하고 있지 않는 자료라고 하더라도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면 본법의 기술자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다만 하도급법의 적용도 받을 수 있는 기술자료라면 하도급법을 통해 먼저 보호받을 수 있고, 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 상생협력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도급법이 상생협력법에 대하여 특별법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하도급법 제34조). 한편, 그 기술자료가 경제적 유용성 외에 비공지성과 비밀관리성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라면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하도급법에서의 경우 다를 바 없을 것이다. 2) 금지되는 행위 ① 상생협력법은 하도급법과 유사한 금지규정을 두고 있다. 즉 위탁기업은 수탁기업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여서는 안 되며(법 제25조 제1항 제12호), 그 정당한 사유는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수탁기업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동조 제2항 본문). 또한 정당한 사유에 따라 취득한 기술자료더라도 정당한 권원 없이 이를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하여 유용하는 것은 금지된다(단서). 수탁기업이 위와 같은 위탁기업의 비위사실을 관계 기관에 고지하거나 혹은 분쟁조정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위탁거래관계에서 불이익을 주는 보복조치 역시 금지된다(동조 제1항 제14호) ② 상생협력법의 독특한 부분은 기술자료의 임치를 요구한 수탁기업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금지된다는 부분이다(법 제25조 제1항 제13호). 상생협력법은 중소기업의 기술자료 보호를 위하여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그 실효성 재고를 위해 도입된 규정으로 이해된다. 기술자료 임치제도(technology escrows)란 기술을 보유한 일방(임치인)이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도면 등의 기술자료를 수탁기관과 합의하여 보관하고, 계약상의 일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수탁기관이 임치물을 특정 상대방에게 교부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임치인과 거래한 상대방은 보유 사업자가 파산·폐업 등을 한 경우, 해당 임치물을 교부받아 지속적으로 해당 서비스의 유지 보수 및 하자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하며, 만약 기술 유출이 발생한다면 임치인은 임치 사실을 이용하여 기술 개발 사실, 개발 시점 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 손승우, “기술임치제도에 관한 고찰”, 2007. 8. ** 강선희, 하도급거래에 있어 기술유용행위와 기술자료 임치제도에 관한 검토, 2018. 상생협력법은 제24조의2에서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수치인으로는 대ㆍ중소기업ㆍ농어업협력재단이 대표적으로 지정되어 있다(동법 시행령 제15조의2 제1호). 수탁기업이 기술자료를 수치인에게 임치한 경우, 수치인은 동법 제2항, 제3항 및 중소벤처기업부고시 「기술자료 임치제도 운용요령」에 따라 ▲ 개발인(수탁기업)이 교부를 동의한 경우 ▲ 개발인이 파산선고를 받거나 해산결의를 한 경우 ▲ 개발인이 사실상 사업장을 폐쇄하거나 폐업신고를 한 경우 ▲ 개발인, 사용인, 수치인 상호간의 합의한 교부조건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기술자료를 위탁기업에게 교부할 수 있다. 수탁기업은 이 제도를 통해 위탁기업의 부당한 요구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음은 물론, 위탁기업 역시 수탁기업의 파산선고 등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기술자료를 취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 구제방안 ① 민사상 구제방법에서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위탁업자로 하여금 부담케 하였다는 점은 하도급법과 유사하다(상생협력법 제40조의2 제1항). 이는 민사상 구제에 유리한 요소이다. 다만 현행 상생협력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제25조제1항제14호 위반의 경우에 한하여, 즉 위탁기관의 보복조치로 인한 손해발생의 경우에 한정되어 있다(동법 제40조의2 제2항). 즉 기술자료 부당요구 및 유용행위 자체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상생협력이라는 법률의 전체적 취지에서 징벌적 성격의 제도를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시킨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하도급법과 같이 기술자료의 부당한 요구행위나 유용행위에 대하여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현재 그러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② 상생협력법은 “타인의 기술자료를 절취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입수하여 제24조의3에 따른 등록을 행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타인의 기술자료를 부정한 방법으로 입수한 것에서 더 나아가 그 기술자료의 임치등록까지 마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물론 기술자료가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는 하도급법상 처벌규정이,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업비밀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상 처벌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③ 분쟁 발생 시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28조 제1항),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시정권고 혹은 시정명령을 할 수도 있으며(동조 제3항), 하도급법, 독점규제법 등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 공정위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동조 제4항, 제26조 제1항). 이는 행정적 구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5. 하도급법 및 상생협력법 개정 동향 중소벤처기업부의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2020. 11. 17. 국무의회에서 의결되었는데, 그 주요 내용은 ①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기술자료 제공 시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의무화 하는 규정의 도입, ② 기술자료의 부당한 사용·제공 행위로 수탁기업이 피해를 입은 경우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③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수탁기업이 법 위반 행위를 주장하면, 위탁기업은 자기의 구체적 행위 태양을 스스로 제시하도록 규정해 수탁기업의 입증책임 완화 등이다.* * 2020. 11. 17.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 한편 하도급법의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서 배상액의 상한을 기존 손해액의 3배에서 10배까지 상향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이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최주선, 원준성 변호사 작성, 민후 뉴스레터(2021. 6. 8.) 기고.
- NFT가 가져온 디지털 저작권 시대의 도래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 한 줄이 290만 달러(한화로 약 33억 원)에 팔리고, 그림파일(jpg) 하나가 6934만달러(한화로 약 783억 원)에 팔린 것이다. 부동산처럼 등기부등본상에 권리관계의 득실에 관한 사항을 확인할 수도 없을 것 같고, 동산처럼 가시적으로 내 수중 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트윗 한 줄, 그림파일(jpg)에 대한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걸까? 정답은 대체불가능토큰 NFT(Non-fungible token) 기술 덕분이다. NFT 기술이면 디지털 콘텐츠에 소유권, 판매 이력등의 정보가 입력되고, 이 디지털콘텐츠를 타인이 무단으로 복제할 수도 없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NFT란 무엇일까? NFT란 기존의 가상자산들이 상호 교환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는 점을 역발상하여,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게 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NFT기술을 이용하면, 소유권, 판매 이력 등의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이런 NFT기술은 디지털화된 예술작품, 음원콘텐츠, 영상콘텐츠에 접목되어 "최초 원본"임을 증명해준다. 이런 속성 덕분에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을 명시해 줄 수 있는 시대, 즉, 내가 쓴 트윗 한 줄, jpg 파일 등 디지털 콘텐츠에 원본임을 인증하고, 이를 사고 팔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플랫폼기반 기업들이 NFT시대에 발 맞추어 걷기 시작했다. 우선, 구글이다. 실제 명화와 디지털파일화된 명화(jpg)의 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고, 질적으로 우수한 디지털 파일화된 명화에 NFT기술을 접목시켜, 이를 모아둔 Google Arts&Culture라는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NFT 작품들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술계 뿐만 아니라, 음악계에도 NFT바람이 불고 있다. 소리바다가 NFT글로벌과 플랫폼 개발 위탁 계약을 진행하였고, 음원콘텐츠에 NFT를 접목시켜 이를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CD나 LP처럼 음원콘텐츠도 기존의 스트리밍의 한계에서 벗어나 '소장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된 만큼 그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 만큼, 새로운 형태의 법적 분쟁도 예고된다. 그러나 대부분 기존의 법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저작물을 NFT화시켜 이를 판매한 경우와 NFT화된 위작이 원본으로 둔갑되어 판매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러한 행위는 원저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저작권침해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벌금에 처하여질 수 있고(저작권법 제 136조 제1항 제1호),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저작권법 제125조), 폐기청구, 복제전송금지청구(저작권법 제123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 폐기청구, 복제전송금지청구와 관련하여 NFT 거래 플랫폼이 침해저작물을 삭제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할 경우에, 원저작자가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원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침해저작물이 NFT 거래 플랫폼에 올라올 경우 이를 강제로 폐기하고, 거래를 금지하게 강제할 수 있는 강제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듯, NFT가 디지털저작권의 시대의 지평을 열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법리에 따라 규율받으므로 해당 거래를 할 때에 특별히 주의가 요구된다. NFT화된 디지털콘텐츠의 거래 시, 해당 콘텐츠가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 해당 콘텐츠가 패러디물 등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차적저작물의 저작자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 등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송미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4. 29.) 기고.
- NFT는 저작권 보호 도구인가 저작권 침해 도구인가
NFT(Non Fungible Token)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최초의 NFT는 지난 2012년 'coloured coins'란 이름으로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7년에 나온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를 통해 대중화된 이래 관련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아내 그라임스,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윙클먼 등은 디지털 작품이나 트위터 등에 대한 NFT를 수십억~수백억원에 판매한 적이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국내 유명 화가인 이중섭·김환기·박수근의 작품에 대해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NFT를 발행한 사건이 있었다. NFT가 저작권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라는 막연한 생각이 깨지는 사건으로 보인다. NFT는 대체불능토큰으로 해석된다. NFT의 반대 개념은 FT(Fungible Token)이고, FT는 대체가능토큰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과 같이 각 토큰이 동일해서 서로 교환이 가능하고 대체가 가능하며 분할이 가능한 토큰이 FT인 반면에 NFT는 각 토큰이 고유(유일)해서 서로 교환이 불가능하며 대체도, 분할도 되지 않는 토큰이다. FT와 NFT의 공통점은 공히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작품은 카피가 자유롭고 카피를 해도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피 단속 또는 저작권 관리가 쉽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즉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작품이 진본인지를 입증하는 것이 관리의 첫걸음이자 최고 난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작품의 저작권자는 돈을 들여 저작권 등록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을 적용하기도 하면서 저작권을 관리하지만 항상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진본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대체불능 특성이 있는 NFT는 앞으로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창작자의 요구와 수요자의 필요성에 맞춰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중섭 작품 등의 무단 NFT 발행 사건에서 보듯이 NFT가 저작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고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에 NFT에 대한 맹신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NFT는 디지털 작품 그 자체는 아니다. 디지털 작품에 대한 진본증명서로 이해하면 된다. 디지털 작품을 창작한 작가는 직접 또는 거래소를 통해서 NFT를 발행하고 양도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이선스를 줄 수 있다. NFT에는 디지털 작품에 대한 링크 정보가 포함돼 있어서 이를 통해 디지털 작품에 접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만일 디지털 작품 사이트의 호스팅이 사고로 인해 멈추거나 사고로 삭제된다면 디지털 작품에 대한 접근은 하지 못하게 되고, NFT 역시 쓸모가 없게 될 수도 있다. NFT는 저작물이 아니라 저작물에 대한 메타데이터에 가깝다. 문자와 숫자로 이뤄진 100자 정도의 문자열이다. 이에 따라 NFT를 보유하고 있다 해서 저작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누군가 이중섭 작품의 저작권자 동의 없이 NFT를 발행하고 나아가 NFT를 보유하고 있다 해서 이중섭 작품의 저작권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작권법 위반 또는 저작권법 위반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취득하려면 NFT 보유 외에 별도의 법률행위가 있어야 한다. NFT는 디지털 작품뿐만 아니라 유체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메타버스를 생각하면 된다. 예컨대 부동산, 자동차, 그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유체물이 멸실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 NFT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또 유체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NFT의 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진본에 대한 갈구는 원시시대부터 존재했고, 위조라는 개념이 있는 한 진본성 요구는 존속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세상에서 진본에 대한 갈구는 더 커졌다. 이런 요구에 발맞춰 NFT는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본이라는 점과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한 범죄 행각도 함께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NFT는 진본성을 보장하는 수단이고, 진본성이 항상 권리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6. 15.) 기고.
- 중소기업이 영업비밀을 인정받기 위한 기준
1. 영업비밀의 정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벌칙) ②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천만원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경제적 유용성)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유지된(비밀관리성)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의미한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이 중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은 '비밀관리성'이다. 대부분 영업비밀은 공중에 알려져 있지 않고, 경제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보안시스템의 미비 등으로 비밀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 중소기업이 회사의 영업비밀을 어느정도로 관리하여야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의정부지방법원 2016. 9. 27. 선고 2016노1670 판결은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다했을 경우"라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2015.1.28. 법률 제13081호로 부정경쟁방지법이 일부 개정 되었는데, 개정된 법률 제2조(정의) 제2호는 '영업비밀'의 정의와 관련하여 영업비밀로 보호되기 위하여 필요한 비밀유지ㆍ관리 수준을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여 공포일인 2015.1.28. 시행되었다. 위 의정부지방법원 판례는 영업비밀의 판단에 있어 <개정 전 엄격한 기준인 상당한 노력>이 아닌 <개정 후 완화된 합리적인 노력>의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사실 개정 전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 가운데에는 기술개발에만 치중하고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충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나머지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국회에서는 2015.1.28.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여,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가운데 하나인 비밀유지에 필요한 '상당한 노력'을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여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3. 중소기업이 영업비밀을 관리하는 '합리적인 노력'의 기준은 무엇일까. 위 의정부지방법원은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를 뜻하며, 해당 정보에 대한 ① 물리적,기술적 관리, ② 인적,법적 관리,③ 조직적 관리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각 조치가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는 영업비밀 보유 기업의 규모, 해당 정보의 성질과 가치, 해당 정보에 일상적인 접근을 허용하여야 할 영업상의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 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 사이의 신뢰관계의 정도, 과거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전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위와 같이 영업비밀을 침해당하고도 법적으로 구제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의 비밀관리성 요건을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였고, 위와 같은 개정에 따라 중소기업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법령의 개정 및 법원의 판시경향이 중소기업의 영업비밀 인정요건을 완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아무런 비밀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기업의 소중한 영업비밀을 지키기 위하여 반드시 경각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영업비밀을 관리하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 작성, 민후 로인사이드(2017. 4. 24.) 기고.
-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전면개정안
2021년 3월 발표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이하 '전자상거래법')의 개정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용어의 정리 통신판매업자, 통신판매중개업자 등으로 되어 있던 용어를 폐지하고, 전자상거래 사업자를 ①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 및 ②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 ③자체인터넷사이트 사업자로 구분·정의함 입점업체-플랫폼사업자-소비자 3면 관계 전자상거래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 및 이용사업자가 법적용 대상이 되고, 자체인터넷 사이트 사업자-소비자 2면 관계에서는 자체인터넷 사이트 사업자가 법적용 대상이 됨 2. 소비자의 안전 및 선택권 제고 o 위해물품 온라인 유통의 신속한 차단 (리콜 제도) o 소비자가 광고제품을 순수한 검색결과로 오인하여 구매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사업자가 이를 구분하여 표시하도록 함 o 검색·노출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도 표시하도록 함 o 이용후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를 위해,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이용후기의 수집·처리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함 o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개별 소비자의 기호, 연령, 소비습관 등을 반영한 광고를 할 경우 소비자가 인기상품으로 오인하여 구매하지 않도록, 맞춤형 광고여부를 별도 표시하고 일반광고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함 3. 중개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책임 강화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자신이 거래당사자인 것으로 소비자 오인을 초래(①)했거나, 자신이 수행하는 역할과 관련하여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경우(②) 이용사업자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함 ⇒ 소비자는 입점업체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선택적으로 배상청구가 가능 ①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고의·과실로 소비자 손해가 발생하였으나,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자신의 명의로 표시ㆍ광고ㆍ공급ㆍ계약서교부 등을 한 경우 * 현재도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ⅰ)면책고지를 하지 않거나, (ⅱ)입점업체에 대한 정보 미·허위 제공시 연대책임을 부담 ② 플랫폼 사업자가 거래과정에서 청약접수, 결제, 대금수령·환급 등 중요업무를 직접 수행하면서 자신의 고의ㆍ과실로 소비자 손해를 끼친 경우 4. C2C 플랫폼에서의 소비자 보호 확대 C2C거래에서 연락두절, 환불거부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플랫폼사업자가 분쟁발생시 신원정보를 확인·제공하고, 결제대금예치제도 활용을 권고하도록 함 정보교환을 이용하여 사업자와 소비자간 자발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플랫폼 운영사업자에 대해서는 ▲피해 구제신청 대행 장치 마련, ▲소비자 분쟁발생시 신원정보 제공 등 피해구제 협조의무를 명확히 함 업체링크를 통해 특정판매자와 거래개시를 알선하는 연결수단 제공 플랫폼은 ▲분쟁발생시 신원정보 제공, ▲분쟁해결을 위한 조치의무*를 명확히 함 코로나19 등으로 배달앱 등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소비자 불만·피해도 다양하게 나타남에 따라, 인접지역 거래에 대한 법 적용범위를 확대함 배달앱 사업자에 대해 ▲신고, ▲신원정보 제공* 등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의무 규정이 적용되도록 하고, 이용사업자에게는 신원정보 제공 의무를 부여함 5. 신속하고 효과적인 소비자피해 차단 및 구제 제도 다수 소비자로의 피해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허위ㆍ과장ㆍ기만적 소비자 유인행위에 대한 임시중지명령제도의 발동요건을 일부 완화함 주로 소액·다수의 피해를 야기하는 허위·과장·기만적 소비자유인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피해구제를 위해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함 급증하는 온라인 소비자 분쟁해결에 특화된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플랫폼거래(3면관계)에서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해결이 가능하도록 함 6. 그 외 (역외적용) 해외직구 등 활성화로 소비자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국외에서의 행위도 법 적용대상임을 명확히 함 (국내대리인 지정) 국내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대규모 해외사업자에 대하여 국내대리인을 지정하고, 분쟁해결·문서수령 등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여 역외적용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함 소비자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위원회 등이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입점업체의 신원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함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1. 3. 8.) 기고.
- 소프트웨어 보호방안 : 저작권, 특허, 영업비밀
소프트웨어는 텍스트(text)와 동작(behavior)이 결합된 합성물이라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텍스트는 유용한 동작을 위하여 존재하는 재료와 같은 것이지만 동작과는 서로 독립적이어서, 예컨대 다른 텍스트로도 동일한 동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텍스트가 ‘표현’에 해당한다면 동작은 ‘기술적 사상’과 관련이 있으며, ‘표현’적 요소는 저작권에 의한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기술적 사상’은 아이디어로서 특허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표현’이든지 아니면 ‘기술적 사상’이든지 영업비밀로서의 요건만 갖추고 있다면 모두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사용허락계약을 근거로 계약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디지털정보로서 복제나 모방이 용이할 뿐 아니라 복제로 인해 성능의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등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계약법에 의한 보호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기고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적 보호, 특허로서의 보호, 영업비밀로서의 보호에 대하여 살펴보고, 그 장단점을 알아보기로 한다. 소프트웨어의 가장 일반적인 보호방안은 저작권적 보호방안이다. 저작권은 등록과 관계없이 발생하므로 특허와 다르게 권리발생에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며, 소송에서 ‘원고가 저작권자인가’, ‘원고의 소프트웨어와 피고의 소프트웨어 사이에 실질적 동일성이 있는가’의 쟁점만 검토하면 되므로 소송수행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나아가 특허는 등록특허의 무효를 구하는 심판이 들어와서 원고의 권리를 아예 송두리째 앗아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저작권 소송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어 원고로서도 자신의 권리보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영업비밀은 비밀유지성 때문에 소송에서 영업비밀로 인정받는 데 힘이 들지만, 저작권 소송에서 자신의 소프트웨어가 저작물이라는 점에 대한 입증 과정에서 힘이 들 것은 없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동일·유사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의 생성이 용이함에도, 소스코드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면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기에, 저작권보다 강력한 소프트웨어 특허에 관한 논의가 끊이지 않았고, 현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의 특허를 인정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소스코드의 표현 자체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고 소프트웨어의 구현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사상을 보호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실질적 보호 달성에 크게 기여한다. 하지만 특허는 반드시 등록이 돼야 권리가 발생하는데, 저작권과 달리 특허로서 등록시키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특허청에서 특허를 등록받는 과정도 쉽지 않다. 일단 소프트웨어 특허를 등록시킨 이후에 침해자를 발견한 경우, 저작권과 달리 특허권자의 침해금지소송, 특허권자의 권리범위확인심판, 상대방의 특허무효심판 등의 소송다발적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저작권과 달리 실제 소송과정이 용이하지도 않다. 나아가 상대방의 특허무효심판 때문에 돈과 노력을 들여 등록시킨 소프트웨어 특허가 아예 날아가는 경우도 있어 이 위험을 안고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 한편 소프트웨어를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서 잘 보존했다면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복제를 한 경우나 직원이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갖고 나간 경우,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에 의해 영업비밀로서 인정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밀유지성이라는 넘기 쉽지 않은 담벼락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담벼락만 잘 해결하면 저작권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특허보다 간단하게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개발 당시부터 저작권, 특허, 영업비밀 중 어떠한 보호틀에 포섭시킬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 생각대로 체계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가지의 보호방안은 각 장단점이 있기에,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나아갈 바를 고려하여 장점이 극대화된 보호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변리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3. 3. 27.), 전자신문(2013. 5. 28.), 디지털타임스(2014. 1. 4.) 기고.
- OS 프로그램의 정품 인증과 복제권 침해 여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안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어떤 스트리머가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그대로 송출하며 방송을 하였는데, 그 스트리머 컴퓨터의 바탕화면 우측 하단에는 윈도우(마이크로소프트사의 OS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정품 인증을 하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스트리머가 윈도우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는 측과, 정품 인증 전 기능이 제한된 상태에서의 사용은 불법 복제는 아니라는 측의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에 정품 인증 이전 기능이 일부 제한된 상태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를 구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법률과 판례를 살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내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저작재산권인 '복제권'에서 '복제'란 저작물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의 경우 그것을 HDD 등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설치하는 것 또한 영구적인 유형물에 고정으로서 복제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윈도우 프로그램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설치한 행위는 일응 저작물의 복제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복제권 침해행위'를 구성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복제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저작권자의 허락에 따른 것이라면 '침해'를 구성할 수 없다. 결국 이 사안에서 복제권 침해여부의 쟁점은 저작재산권자가 윈도우 프로그램의 복제행위를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로 귀결된다고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15다885 사건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건의 원고는 '오픈캡처'라는 명칭의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인데, 오픈캡처는 원래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가, 새로운 버전부터는 상업용의 경우 라이선스를 구매해야만 이용 가능하도록 정책이 변경되었다. 한편 기존 무료버전 사용자들이 오픈캡처를 실행시키는 경우, 오픈캡처 프로그램은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한 후 유료버전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유료버전을 하드디스크에 복제한 이후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이용자에게 묻도록 업데이트 방식이 설계되어 있었다. 그리고 위 사건의 피고들은 약관에 동의하였음에도,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고 상업용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에게 이용약관 위반 등으로 계약상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 복제권 침해로 인한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용자에게 변경된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하기 이전부터 유료버전의 오픈캡처 프로그램이 이용자의 컴퓨터에 이미 '복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복제행위 자체는 상업용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의 허락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위 대법원 사례를 형식적으로만 접근해 본다면, 이 사안 역시 복제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이 사안에서도 기능이 제한된 윈도우 프로그램이 먼저 설치되며, 이후 모든 기능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정품 인증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다면 기능이 제한된 윈도우 프로그램의 설치는 적어도 저작권사의 허락 아래 설치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판단을 유지할 경우 기능이 제한된 상태의 윈도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그렇게 형식적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픈캡처 사례에서 저작권자의 복제 허락이 있었다고 본 근본적인 이유는, 오픈캡처 프로그램이 상업용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용자의 PC에 먼저 설치되도록 저작권자가 업데이트 방식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즉 저작권자가 상업용 여부와 무관하게 '프로그램의 복제'만큼은 허락하고 있었음이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충분히 추단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반면 윈도우는 어떠한가. 가격에 차이가 있을 뿐 윈도우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불문하고 유료 라이선스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윈도우 프로그램의 다운로드를 제공하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시작하려면 Windows 10 설치 라이선스를 우선 확보해야 합니다.'라며 라이선스의 선취득이 전제됨을 공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작권사의 의사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람들에게만 복제를 허락하는 것으로 새길 수 있으므로, 라이선스 취득 없이 이를 다운로드하여 복제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행위를 구성한다. 물론 저작권사가 라이선스 없는 자의 복제를 허락하지 않는 취지라면, 애초에 라이선스를 구매한 사람만을 대상으로만 다운로드를 허락한다든지, 라이선스가 확인되지 않으면 애초 설치되지 않도록 구성한다든지, 일정 기간 정품 인증이 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전부 사용하지 못 하게 하든지 등으로 명확하게 구성하였으면 될 것임에도, 윈도우는 일부 기능만이 제한한 채로 계속 사용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의 복제는 허락한 것이 아닌지 의문도 든다. 그러나 윈도우는 응용프로그램이 아닌 구동 시스템(OS, Operating System)이란 점에서 위와 같은 의문점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재 라이선스를 등록하거나 확인하는 것에도 PC가 필요하다. 응용프로그램의 경우 설치와 동시에 라이선스를 등록하거나 확인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PC가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OS 프로그램의 경우, 그 OS가 설치되지 않고서는 PC가 구동될 수 없어 온라인을 통한 라이선스의 등록이나 확인 절차에 애초에 나아갈 수가 없다. 따라서 OS 프로그램은 그 라이선스 확인에 앞서 일단 PC에 설치되어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OS 프로그램의 특징에 따라 윈도우 역시 프로그램을 먼저 복제하여 기본적 기능을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만 하여 저작권사가 복제를 허락했다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견으로는 라이선스 없이 사용할 의도로 윈도우를 설치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를 구성한다고 본다. 다만 OS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으로서, 다른 이용자들과의 호환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존재가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OS라 하더라도 소수만이 이용하는 경우 그들만의 OS가 되어 사장될 수밖에 없으나, 다소 미흡한 OS라도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것이라면 높은 가치가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저작권사가 점유율 유지를 위해 미인증 OS의 사용을 용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거두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므로,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명확하고 법현실에 부합하는 저작권사의 라이선스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6. 2.) 기고.
-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의 해석
랜섬웨어와 같은 악성 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고초를 겪고 있고, 급기야 한 인터넷 기업은 악성 프로그램 때문에 거액의 합의금을 해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이에 우리 법은 악성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처벌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악성 프로그램의 개념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 언급되어 있으며,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물론 악성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실무상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이 많이 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이 조항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다소 높은 수준의 형사처벌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모호한 규정과 갈팡질팡하는 해석은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위 조항의 정확한 해석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악성 프로그램 규정은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의 보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다. 다시 말하면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된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의 보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바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이다. 둘째, 악성 프로그램은 정보통신'망'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에 악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정의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통상 정보통신'망'은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보다는 넓게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악영향을 주는 범위를 일부러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제외하고 실제 시스템이나 데이터,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한정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네트워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트래픽이 단순히 증가된 경우인 바, 악성 프로그램을 결정할 때 단순히 트래픽이 증가한 경우는 제외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훼손·멸실·변경·위조'는 시스템·데이터·프로그램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거나 파괴하거나 또는 임의로 변경하거나 다른 코드를 집어넣는 등 위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컨대 시스템 부팅을 못하게 하거나 프로그램 가동을 못하게 하거나, 데이터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넷째, 악성 프로그램은 시스템·데이터·프로그램 등의 '운용을 방해'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 문제는, 여기서 '운용 방해'의 범위가 모호하기 때문에 획정된 해석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른 법령이나 조문을 참조해 그 범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7호는 침해행위와 침해사고를 정의하고 있는데, 침해행위는 '해킹, 컴퓨터바이러스, 논리폭탄, 메일폭탄, 서비스 거부 또는 고출력 전자기파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 또는 이와 관련된 정보시스템을 공격하는 행위'이고 침해사고는 '그로 인하여 발생한 사태'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중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과 관련된 부분은 '컴퓨터바이러스, 논리폭탄, 메일폭탄'이다. 결국 운용 방해는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7호를 참조하건대, 논리폭탄이나 메일폭탄과 같은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단순히 트래픽을 증가시켜 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은 악성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참고로 논리 폭탄은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특정 파일을 삭제하는 등 악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을 의미하고, 메일 폭탄은 대량 메일을 임의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이상의 논의를 근거로 악성 프로그램을 정의하면, 전체 정보통신망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정보통신시스템·데이터·프로그램에 대한 영향을 고찰하여 결정하되, 훼손·멸실·변경·위조하는 경우뿐 아니라 운용 방해도 포함한다. 그리고 여기서 운용 방해는 논리 폭탄이나 메일폭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은 악성 프로그램에 대해 '전달 또는 유포' 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있는데, '전달 또는 유포'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달 또는 유포'가 판매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지만, 다른 법령과 비교해 보고,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이는 판매 등을 의미하거나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으며, 시스템에의 투입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상 악성 프로그램에 대하여 살펴봤다. 대부분의 해킹이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악성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법해석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IT조선(2017. 7. 8.) 기고.
- n번방 방지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위헌인가
어제 인기협등이 n번방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등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3&aid=0000028054 위 우려에 대하여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다만 본 사안의 쟁점은 사적검열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아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상식적인 국민은 누구나 사적검열에 대하여 반대한다. 본 사안의 쟁점은 아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조문이 사적검열에 관한 조문인지 여부이다. 인기협등은 아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조문이 사적검열 조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입장은 사적검열 조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본 사안의 쟁점은 개정안에 대한 해석 문제이지, 사적 검열에 대한 찬반 논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1.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5 제2항 제22조의5 제2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견> 1) 인기협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를 사업자가 AI 기술을 통해서 모든 이용자의 게시물과 콘텐츠 전체를 들여다보는 조치 즉 사적검열의 조치로 이해하나, o 개정안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기술적ㆍ관리적 조치가 아니라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ㆍ관리적 조치로 한정하고 있고, o ‘유통 방지’를 위한 조치는 이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3 제1항 제2호, 제22조의5 등에 도입되어 있는 조치로서, 예컨대 정보 삭제, 접속 차단, 검색 차단 등이라고 예시되어 있음. 따라서 AI 등을 통한 사적 검열을 거론하는 것은 개정안의 입법취지나 전기통신사업법의 맥락에 맞지 않음 {아래 비교표를 보면, 유통방지를 위한 조치에 대하여는 이미 다른 법조문에도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음. 현행 22조의3 1항 2호는 허용되고 개정안 22조의5 2항은 허용 안 되는 이유가 뭔지 파악하기가 어려움} o 인기협등의 주장대로라면 문제가 있으나, 살펴보면 개정안은 인기협등이 걱정하는 조문이 아닌 것으로 판단됨 o 불법촬영물이 기업들의 서비스를 통하여 전파되고 있고 그로 인하여 자기 방어도 못하는 청소년들이 성착취를 당하는 등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IT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역할이 필수적임 2) 인기협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서 제외된 소규모 서비스나 스타트업 기업의 신생 서비스가 회피 통로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하나, o ‘유통 방지’를 위한 조치를 모든 기업들이 확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o 기업 규모나 이용자수 등을 고려한 규제 차등화는 다른 입법에서 이미 광범위하고 활용하고 있는 입법 기법임 o 따라서 현실적인 문제나 스타트업 등에 대한 규제 차등화 취지에서 불가피한 조문임 3) 인기협등은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나, o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이 보장될 때까지 국내 사업자의 서비스에서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것을 용인하자는 주장으로 보이는바, n번방 사건 등에 대한 사회적 폐해나 이해가 없어서 이런 주장이 나온 것으로 보임 o 불법촬영물 규제에서 역차별 운운하고 있는데, 이런 사안에서 역차별 인용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함 2.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7 CP 등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하여 서비스 안정수단을 갖추라는 조문임 <사견> 인기협등은 용어(서비스 안정수단,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가 불명확하고 모호한 점만 반대하는바, 다른 조문에 비교하여 해석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불명확하고 모호하지 않다고 보이며, 만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에 대하여 비판만 하지 말고 용어에 대한 의견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인기협등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함 3.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제35조 제1항 제4호 제35조(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수립) 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방송통신사업자(이하 “주요방송통신사업자”라 한다)의 방송통신서비스에 관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재난이나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재해 및 그 밖에 물리적·기능적 결함 등(이하 “방송통신재난”이라 한다)의 발생을 예방하고, 방송통신재난을 신속히 수습·복구하기 위한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4.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제1항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의 신고를 하고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자 <사견> 인기협등은 민간 IDC가 정부의 재난관리 대상이 되는 것은 과도한 규제이고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나, o 정보 흐름의 중심이 방송이나 통신에서 인터넷이나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민경제나 국가안보, 국민생활을 고려하면 주요 IDC에 대한 재난관리는 필요해졌다고 봄 o IDC는 이미 정보통신망법 제46조 제1항의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로서 일정한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는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이 큰 부담도 되지 않을 듯하고, 수범 범위를 정함에 있어 ‘대통령령의 정하는 요건’을 엄격하게 설정함으로써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확실하게 해 주면 될 것으로 보임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13.) 기고.
- 개인정보 개념과 각국의 정의규정의 비교·분석 (1)
세상은 여러 가지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정보는 사람에 관한 정보도 있고 물체에 관한 정보도 있고 매우 다양하다. 이 많은 정보를 활용하여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면 그것을 개인정보라 한다. 이러한 개인정보의 개념은 전세계 공통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상에 a, b, c라는 정보가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a, b, c의 각각의 정보는 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더라도, 모두 합하여 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면 a, b, c는 개인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정보의 개념이다. 반면 a, b, c의 모든 정보를 ‘법’적인 보호범위로 넣어야 하는가는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a, b, c의 모든 정보를 법적인 보호범위로 넣는다면 a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이를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면 개인정보 유출이 되어 처벌될 수 있는 불합리한 사태가 발생한다. 때문에 a, b, c가 모두 개인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별개로 법적인 보호범위는 제한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법적인 보호범위를 정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 노력’이다. a, b, c 중에서 정보주체 외의 사람(기관 포함)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로서 합리적 노력을 통하여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정보는 법적인 보호대상이 된다. 예컨대 甲이 합리적 노력을 통하여 a와 b만을 접근할 수 있는데, a와 b만으로 한 사람을 식별할 수 없다면 甲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것이고, a와 b만으로 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면 甲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법률에 개인정보에 대하여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각 나라의 개인정보 정의규정을 살펴보기 전에, 논의의 편의상 ‘개인정보의 개념’, ‘개인정보의 판단기준(또는 보호범위)’, ‘개인정보의 정의’의 용어를 구분하고자 한다. ‘개인정보의 개념’은 법적인 보호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의 철학적인 의미에서의 개인정보라 할 수 있다. 위 예에서 a, b, c는 모두 개인정보의 개념에 포섭된다. ‘개인정보의 판단기준 또는 보호범위’는 개인정보의 개념 중에서 어디까지 법적으로 보호를 해 줄 것인가의 문제인데, ‘합리적 노력’을 통하여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기준으로 개인정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정보의 정의’는 구체적으로 각 국가가 법령에 개인정보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의 문제이다. 여기서는 바로 세계 각국은 구체적으로 ‘개인정보의 정의’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 각국의 개인정보 정의규정은 다양하지만, 개인정보 정의를 가진 나라들의 법규정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1) 개념형, 2) 개념서술형, 3) 판단기준형, 4) 혼합형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즉 개인정보의 정의를 개인정보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 유형(예컨대 개념형, 개념서술형)이 있는 반면, 개인정보의 정의를 개인정보의 판단기준 또는 보호범위로 기술하고 있는 나라 유형(예컨대 판단기준형)도 존재하고, 개인정보의 정의를 개인정보의 개념과 판단기준(또는 보호범위)의 혼합 형태로 기술하고 있는 나라 유형(예컨대 혼합형)도 존재한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위 표에서 ‘개념서술형’은 상세하게 개인정보의 개념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는 유형이고, ‘개념형’은 개념서술형을 압축시켜 간단하게 개인정보의 개념을 서술하고 있는 유형이다. 두 유형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개념서술형에서의 서술 부분은 개념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판단기준형’은 개인정보의 개념을 서술하고 있는 유형이 아니라 법적으로 보호받는 개인정보의 보호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유형이다. 반면 ‘혼합형’은 개념과 판단기준을 혼합한 유형으로서 우리나라 법령의 개인정보 정의규정은 개념과 판단기준을 모두 담고 있는 혼합형에 속한다. 아래에서는 4가지 유형을 순차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개념형’은 개인정보의 개념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 유형으로서, 개인정보가 개인에 관한 정보라는 식으로 정의하고 있는 동어반복 형태이다. 대표적으로 덴마크가 그러한 예이다. 개념형은 개인정보가 식별된(identified) 개인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식별할 수 있는(identifiable) 개인에 관한 정보라는 점을 밝히면서 개념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합리적 노력’이라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은 해설서 등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여기서 ‘식별’이란 특정 개인을 다른 사람과 구분하거나 구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개념형이나 개념서술형은 동일한 개념과 동일한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념형을 취하고 있는 정의규정이 개념서술형보다 개인정보의 범위가 넓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나라마다 ‘합리적 노력’이라는 판단기준을 해석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개념형은 가장 많은 나라가 채용하고 있는 방식인바 이러한 방식을 취하는 나라와 그 나라만의 부가적인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일부 국가는 법인에 대한 정보까지 정의규정에 포함하여 규율하는 나라가 있으나 이 글에서는 법인에 대한 정보는 다루지 않고 오직 개인에 관한 정보만 다루기로 한다) 위 국가들 중 오스트레일리아는 식별가능성에 대하여 ‘합리적으로(reasonably)’라고 수식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식별가능성에 대하여 ‘정확하게(precisely)’으로 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페루는 식별을 위한 수단에 대하여 ‘합리적인 수단(reasonable means)’으로 기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정의규정은 ‘변형된 개념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합리적으로(reasonably)’, ‘정확하게(precisely)’, ‘합리적인 수단(reasonable means)’은 ‘식별할 수 있는’을 제한하는 단어로서, 이는 엄격하게는 판단기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엄밀하게는 ‘변형된 개념형’의 이들 국가는 ‘혼합형’으로 분류해도 무방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최주선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6. 3. 22.), 리걸인사이트(2016. 3. 24.) 기고.
- 상표권침해 기술적표장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3호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는데, 이를 기술적 표장이라 부른다. 제33조(상표등록의 요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를 제외하고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3. 그 상품의 산지(産地)ㆍ품질ㆍ원재료ㆍ효능ㆍ용도ㆍ수량ㆍ형상ㆍ가격ㆍ생산방법ㆍ가공방법ㆍ사용방법 또는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 기술적 표장에 대하여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기술적 표장은 그 지정상품이 속한 거래계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필요가 있는 공익적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출박사'라는 표장이 있으며, 박사란 어떤 일에 능통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기에 누구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기술적 표장이라 부른다. 기술적 표장인지는, 그 상표가 가지는 의미나 내용, 당해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사회의 실정 등을 감안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실제 판단에서는 쉽지 않고 결론이 갈릴 때가 많다. 가장 일반적인 판단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수요자가 지정상품을 고려하여서 그 품질, 효능, 형상 등의 성질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직감할 수 있으면 기술적 표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적인 단어는 '직감'이라는 단어인데, 직감에 미치지 않은 암시 또는 강조에 그친다면 이는 기술적 표장에 속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STAR JEWELLY'의 'STAR'의 경우, 그 의미가 곧바로 지정상품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라고 보기는 간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단어에 불과하므로 직감으로 보지 않고 암시에 해당한다고 본다. 따라서 'STAR'는 기술적 표장에 속하지 않는다. 또 다른 예로서, 원재료 표장의 경우 어떤 상표가 상품의 원재료를 표시하는 것인가의 여부는 그 상표의 관념, 지정상품과의 관계, 현실 거래사회의 실정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 상표가 상품의 원재료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당해 상표가 뜻하는 물품이 지정상품의 원재료로서 현실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라든가 또는 그 상품의 원재료로서 사용되는 것으로 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인식하고 있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상표의 의미 내용은 일반 수요자가 그 상표를 보고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심사숙고하거나 사전을 찾아보고서 비로소 그 뜻을 알 수 있는 것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이러한 판단도 그 지정상품이 전문가들에 의하여 수요되고 거래되는 특수한 상품이 아닌 한 일반 수요자를 기준으로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기술적 표장인지의 판단시기는 등록시이고, 판단범위는 국내이다. 기술적 표장으로서 예는, 산지, 상품의 품질 또는 효능, 원재료 표시, 용도 표시, 형상 표시, 가격 표시, 생산방법 가공방법 사용방법의 표시, 시기 표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서 'PC DIRECT'의 'DIRECT'의 경우 신속한 도는 빠른 등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서, '알바천국'의 '천국'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좋은 곳을 소개 또는 알선하거나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암시를 줄 수 있기에 기술적 표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다른 예로서 'Mini Bank'의 'Mini'의 경우 은행의 성질을 암시 또는 강조하는 것에 그칠뿐 지정상품의 효능이나 용도, 형상 등을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으므로 기술적 표장에 해당하지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3. 28.) 기고.
- 스타트업과 고객의 개인정보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홍보에 집중하여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객의 개인정보를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함)이 정한 바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기업 이미지 실추뿐만 아니라, 과징금, 형사처벌 등을 받게 될 위험도 있으므로,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이하에서는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 스타트업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사항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1호, 정보통신망법 제22조 제1항), 이때 ①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②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③ 개인정보의 보유·이용 기간을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22조 제1항).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 개인정보만을 수집하여야 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이외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바(개인정보 보호법 제16조, 정보통신망법 제23조), 스타트업은 고객으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받을 때,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필수사항으로, 그렇지 않은 정보를 선택사항으로 나눈 후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스타트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직접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에게 이전하거나 공동으로 수집·이용하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나는데,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상 다른 자에게 개인정보를 이전하는 것에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과 '개인정보의 처리위탁'이 있다. 만약 스타트업이 개인정보를 제3자 제공하거나 처리위탁하고자 한다면,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와는 별도로 제3자 제공 및 처리위탁에 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 정보통신망법 제24조의2)과 '개인정보의 처리위탁'(개인정보 보호법 제26조, 정보통신망법 제25조)을 구분하여, 관련 내용을 고객에게 알리고 별도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는바, 양자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은 본래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의 범위를 넘어 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업무처리와 이익을 위하여 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개인정보의 처리위탁'은 본래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과 관련된 위탁자 본인의 업무 처리와 이익을 위하여 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개인정보의 취득 목적과 방법, 대가 수수 여부, 수탁자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여부, 정보주체 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에 미치는 영향 및 이러한 개인정보를 이용할 필요가 있는 자가 실질적으로 누구인지를 종합하여,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제3자의 업무를 처리할 목적 및 이익을 위해서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이라면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해당하는 것이고, 개인정보처리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업무를 처리할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제3자(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것이라면 '개인정보의 처리위탁'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스타트업이 고객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3자 제공, 처리위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여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경품행사를 통하여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보험회사에 대가를 받고 판매한 A사에 대하여,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받으면서 수집·이용 목적을 고지하였고,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으면서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이용 목적을 고지하였다 하더라도, 응모권 뒷면에 1mm 크기로 고지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고려하면,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에서 규정한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는 것도 중요한바, 스타트업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도윤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4. 27.) 기고.
- 플랫폼 규제의 구체적 내용: 플랫폼 규제, 소비자 구제 혹은 기업 족쇄
최근, 정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하여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였고 여당 또한 다음 달 열릴 국정감사에 카카오, 야놀자, 쿠팡 등 주요 온라인플랫폼 기업 대표를 대거 증인신청 명단에 올리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산업 규제 바람이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 총액을 20조 원 가까이 날려버리는 등 여파가 큰데 이에 대항하여 플랫폼 기업이 백기투항을 할지, 반발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경제가 디지털경제로 대전환하고 있으므로, 플랫폼기업과 정부·여당의 싸움여부는 '강건너 남의 집 불 구경'이 아닌 '우리 집 불 구경'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플랫폼이란, 다수의 생산자 그룹과 소비자 그룹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산업 생태계를 의미한다(European Commission, 2015). 그 다양성으로 인하여 유형화가 어려우나 UNCTAD에 따르면 플랫폼은 전자결제·클라우드펀딩·소셜미디어·전자상거래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며, 전자상거래는 다시 상품·서비스 플랫폼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플랫폼과 쿠팡, 아마존, 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 전자상거래플랫폼이 다수를 차지한다. 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그룹 내 참여자가 증가함에 따라 동일 또는 다른 그룹 참여자의 효용이 증가하는 효과)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승자독식·독점을 형성하기 쉽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승자독식·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미리 막기 위하여 가입자·다운로드 수가 많으면 시장지배자로 판단하여, 규제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규제는 (i)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ii)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및 (iii)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크게 3개의 법률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고, 온라인 금융플랫폼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적용되는지 여부도 핵심 쟁점이다. 우선, 온라인 금융플랫폼(금융회사와 이용자 등 서로 다른 둘 이상의 집단간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등이 금융플랫폼으로 기능)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의 규제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금융위는 A사가 A사 앱을 통하여 온라인연계투자상품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경우 금소법 상의 중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동일 앱에서 상품 정보가 제공된다는 점, 그 거래가 동일 앱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 등에 비추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업체가 아닌 플랫폼과의 거래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A사가 단순 광고행위를 한 것이 아닌 중개행위를 한 것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금융플랫폼사로서는 온라인연계투자상품 관련 서비스를 행할 때, 자신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2조 및 제22조 제1항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금융상품판매업자로 등록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여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안에서는 앱 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등의 결제 및 환불에 관한 사항을 이용약관에 명시할 의무(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9 제1항 신설) 및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앱 마켓 운영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9 제2항 신설), 앱 마켓 사업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모바일 콘텐츠 등에 대한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모바일 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9호, 제10호, 제11호 신설)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한국이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의 의무를 법률로서 명확히 규정하고자 하는 것으로(8. 11. 미국 상원에서 오픈앱마켓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강제로 인한 갑질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의 개념을 신설하며 자신의 명의로 재화등을 표시 광고 또는 공급하거나 자신의 명의로 계약서를 교부하는 때에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소비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부과할 예정이다(개정안 제27조). 나아가 검색광고 및 AI 등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를 할 경우, 그 내용과 방법을 사전에 소비자에게 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 온라인판매사업자가 재화등과 관련된 검색결과에 순위를 정하여 표시하는 경우나 이용후기를 게시하는 경우 순위결정기준 및 사용후기 수집 처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존에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가 일반적으로 단독책임을 부담하던 것과는 달리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플랫폼기업으로서는 자신의 우발채무를 어떻게 통제할지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에서는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하여 필수기재사항을 명시한 계약서 작성·교부의무, 계약내용 변경 및 서비스 제한·중지·종료 시 사전통지 의무를 부과하였다. 또 그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금지조항을 적용, 구입강제행위, 경제상 이익제공 강요행위, 부당한 손해 전가행위, 불이익 제공행위, 경영간섭행위 등의 금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거래되는 재화 또는 용역이 온라인 플랫폼에 노출되는 순서, 형태 및 기준등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하였는데, 보통 온라인플랫폼에 노출되는 순서는 기업의 특정 알고리즘 방식이 적용되는 것으로서 기업의 영업비밀이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요 등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경우 소비자가 받는 피해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서 모두 검색서비스 또는 맞춤형광고를 하는 경우 검색결과 산출방식 및 알고리즘이 유출될 수 있고, 이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에 따라 재화, 용역 등의 노출순서를 공개하는 때에도 마찬가지로, 기업의 특정 알고리즘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입법취지는 플랫폼기업의 시장독점을 막아 소비자를 구제하겠다는 것인데, 그 방법이 기업의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기업에게 과도한 연대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더 커 보인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고, 신중한 태도가 중요한 시기가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경제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이 시기에 신중함을 놓치고 신속함만을 강조한 규제가 한국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동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 법무법인 민후 송미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9. 27.) 기고.
- 가상자산사업 진입장벽, 낮출 수 있을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분산장부 기술로 탈중앙화를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삼았다. 암호화폐의 변동은 익명의 각 노드(node) 사이의 자율적 합의 매커니즘을 통해서만 발생하며, 중앙은행 등의 특정기관이 그 변동을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성격과 도입 취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면도 있겠으나, 탈중앙화 및 익명적 성격 때문에 그간 암호화폐가 탈·불법행위의 수단으로 활용돼 온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이같은 이유로 특정금융정보법이 지난해 3월 개정됐고, 이제 그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된 목적은 종국적으로 암호화폐를 수단으로 하는 탈·불법행위들에 대한 감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원 신고의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여지 있어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사업자를 정의하거나 ‘가상자산거래’를 ‘금융거래등’에 포함시키는 등 굵직한 개정내용이 많지만, 현재 가상자산사업을 영위하고 있거나 이제 영위하려는 자에게 가장 체감이 크고 목전에 다가와 있는 부분은 앞으로 가상자산사업자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제7조 제3항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 각호에 나열된 사유 중 대표적인 것은 정보보호 관리쳬게 인증(ISMS)를 획득하지 못하거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으로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다. 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신고가 불수리되는 경우에는 가상자산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위 요건은 가상자산사업의 진입장벽으로서 작용한다. 진입장벽의 높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할 것이다. 화폐 자체가 아무리 합의 매커니즘으로 탈중앙화를 이뤘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을 소수의 선별된 자들만 영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진정한 가치중립적인 탈중앙화가 이루어졌다고는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상자산사업 양성화 목적을 잊어선 안돼 가상자산사업을 양성화한다는 목적은 물론 건전한 것이나, 그 수단으로 사업의 정체성까지 상실시킨다면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결과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진입장벽을 너무 낮게 두면 법 개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임은 물론이나, 너무 높게 둘 경우 시장 자체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이 법 초기 ISMS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의 구비를 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심심치 않게 존재했다. 그도 그럴 것이 ISMS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의 구비요건은 은행 등 금융기관 수준의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한 일반 사업자들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의견이다. 다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법 제7조 제3항 신고 불수리의 규정형식이 재량행위의 형식(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만약 기속행위(신고를 수리하여서는 안 된다)의 형식으로 규정돼 있다면 ISMS를 갖추지 못하였거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구비하지 못한 자의 신고는 재고의 여지없이 불수리 될 것이나, 특정금융정보법은 큰 틀만을 정한 후 그 세부적 기준은 행정당국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ISMS를 갖추지 못했거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구비하지 못했더라도 신고가 수리돼 가상자산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을 남겨둔 것이다. 정부가 어느 정도의 기준을 정립할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무가 누적될수록 적정한 기준점이 도출될 것으로 믿지만, 개정법령 시행 초기 단계부터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날마다 급변해 가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우리 시장이 후발주자가 되도록 하는 일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1. 2. 21.) 기고.
- 영업비밀 보호요건 완화된 부정경쟁방지법 해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영업비밀의 정의, 영업비밀의 침해행위의 유형, 민형사적 구제수단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법 상 영업비밀의 인정요건이 엄격하여 실제로 영업비밀 침해로 인정되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미 회사 자산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대기업만 보호받고, 경제적 요인, 시스템의 미비 등 여러가지 문제로 영업비밀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지 못한 중소기업, 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불합리가 있었다. 최근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의 인정기준 중 비밀관리성의 요건을 완화하여 더 많은 기업의 영업비밀이 보호받을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였다. 그렇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요구하는 비밀관리성의 요건이 어떻게 완화되었을까. ◇ 개정 전 비밀관리성의 요건-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영업비밀의 요건으로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 세가지를 요구하며, 위 세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인정되지 않으면 영업비밀로 보호하지 않는다. 2015년 개정되기 이전 부정경쟁방지법은 비밀관리성의 기준으로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였다. 판례는 “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고 있다는 사실 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고 판시하였다. 즉,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물리적인 영업비밀의 표시, 접근방법 또는 접근대상자의 제한, 비밀준수의무의 부과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만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상당한 노력의 요건이 너무나 엄격하여 영업비밀 침해가 거의 인정되지 않는 부작용이 있자, 부정경쟁방지법은 위와 같은 상당한 노력의 요건을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하였다. 2015년 개정 이후 판례는,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 접근 제한 + 객관적 인식가능성)를, 해당 정보에 대한 ① 물리적,기술적 관리,② 인적,법적 관리,③ 조직적 관리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각 조치가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는 영업비밀 보유 기업의 규모, 해당 정보의 성질과 가치, 해당 정보에 일상적인 접근을 허용하여야 할 영업상의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 사이의 신뢰관계의 정도, 과거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전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의정부지방법원 2016. 9. 27 선고 2016노1670 판결).”라고 하여, 영업비밀 보유 기업의 규모를 고려하여 비밀관리의 정도를 상대적으로 판단하기 시작하였다. 위와 같이 비밀관리성의 요건이 객관적인 기준에서 기업의 규모를 고려한 탄력적인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이전보다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인정 사례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며,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개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 개정된 비밀관리성의 요건-합리적인 노력에서 비밀관리로 완화 그러나 최근 부정경쟁방지법은 제2조 제2호의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고만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즉, 합리적인 노력이 없더라도 비밀로 유지되었다면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이 영업비밀의 요건이 완화된 이후 개정조문을 해석, 적용한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아, 법원에서 실제로 어떻게 비밀관리의 기준을 완화하여 해석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영업비밀 관련 형사사건에서 비밀관리를 엄격하게 판단하지 아니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영업비밀의 비밀관리성 요건이 대폭 완화되어, 영업비밀 침해사건의 피해기업은 앞으로 법적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다만, 합리적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고 단지 비밀로 관리되었다는 기준이 전무한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9. 7. 20.)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