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Search this site

공란으로 1133개 검색됨

  • 회원제 헬스클럽 회비 올릴 수 있나?

    호텔 내 피트니스클럽이나 프리미엄급으로 운영되는 회원제 체육시설(이하 ‘회원제 헬스클럽’)의 경우 이용계약에서 고액의 입회보증금이나 가입비와는 별도로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회원제 헬스클럽의 특성상 장기(長期) 계약이 많아, 가입 당시 약정했던 보증금이나 가입비, 연회비(이하 총칭 ‘회비’)를 물가인상률 등을 이유로 인상하고자 하는 업주와 부당한 인상이라고 다투는 회원들 간의 분쟁이 늘고 있다. 최근에도 회원제 헬스클럽 회원들이 시설주체가 부과한 회비는 비합리적으로 산정됐다는 이유로 이를 납부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대법원은 회원제 헬스클럽의 회비인상 가능여부와 인상범위의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회원제 헬스클럽 회비, 인상할 수는 있을까 회원제 헬스클럽 이용계약은 시설주체가 다수의 회원을 모집해 회원들로 하여금 각종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원들은 그 대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무명계약이다. 회원들은 계약 체결시 헬스클럽의 시설주체에게 일정금액의 입회보증금과 가입비를 납부하고, 계약에 따라 매년 연회비도 지급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회비는 모두 시설이용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가입한지 수십 년이 지난 장기회원 또는 평생회원(이하 ‘특별회원’)에 대한 회비를 최초 가입시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시설주체에게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고, 다른 일반회원들과의 형평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다. 그렇다면 시설주체는 특별회원의 회비를 일방적으로 인상할 수 있을까? 일단 특별회원의 회원제 헬스클럽 이용계약 또는 이용규약에 헬스클럽의 시설주체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해 클럽시설 이용의 대가인 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 일단 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설주체에게 위임되어 있는바, 일방적으로도 인상할 수 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다78857 판결 참조) 그러나 시설주체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해석할 수는 없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시설주체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회비의 인상 여부 및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다78857 판결 참조) 회비는 얼마나 올릴 수 있나 그렇다면 시설주체가 인상할 수 있는 회비의 구체적인 범위와 기준은 어떻게 될까? 최근 대법원이 판단한 사안은 회원제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주체(피고)가 일반회원들에 비해 고액의 가입비를 납부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가입한 특별회원들(원고)에 대해 △물가상승 △금리하락 △시설의 증·개축 △일반회원들의 연회비 인상 등을 이유로 연회비를 납부하거나 보증금을 추가 납부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원심은 피고가 제기한 사유에 기반해 산정한 특별회원의 회비 인상액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에 속한다고 봤으나,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시설주체가 특별회원들로부터 고액의 가입비를 지급받아 헬스클럽 개관에 필요한 초기자금을 마련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한 것이고 그동안 정황을 봤을 때 단순히 물가가 상승했거나 금리가 하락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회원의 회비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관시점인 1985년부터 헬스클럽 증·개축 공사를 시작하기 전인 2004년까지 물가는 이미 상승해있었고, 금리도 상당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설주체가 회비 인상을 요구한 사실이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설이 증·개축되면서 특별회원들도 당초 예상하지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된 점을 감안해 증·개축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가운데 일부를 분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다른 대법원 판결(95다35098)에서는 평생회원의 연회비 인상률이 종전의 연회비 인상률이나 임금상승률, 공공요금 상승률, 에너지물가 상승률 등에 비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용계약 체결 당시 책정한 회비 액수의 적정성 및 해당 헬스클럽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 헬스클럽들의 연회비 등과의 비교를 통해 합리성 여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회원제 헬스클럽의 회비의 인상범위가 정당한지 여부는 ①인건비, 금리, 공과금, 물가인상률 기타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②헬스클럽 이용계약 또는 이용규약의 구체적인 내용 ③최초 헬스클럽 이용계약을 체결할 당시 회비 산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④과거 헬스클럽 이용계약이 이행되는 과정을 통해 비추어 본 시설주체와 회원 간에 합치된 내심의 의사가 무엇인지 ⑤기타 해당 헬스클럽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 다른 헬스클럽의 회비금액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돼야 한다. 합리적인 회비인상은 인상된 회비의 납부를 거부하는 회원에 대한 제명처분(헬스클럽 이용계약 해지)의 적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바, 회비인상 가능 여부 및 구체적인 인상범위에 관해서는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구민정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1. 19.) 기고.

  • gTLD

    올해는 닷컴(.com) 도메인이 탄생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85년 3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한 컴퓨터 업체가 '심벌릭스닷컴'이라는 주소를 등록하며 역사가 시작되었다. 현재는 1억 5천여개가 존재하지만 당시만 해도 100개의 닷컴 도메인이 등록될 때까지 2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IT 기술과 인터넷의 급속적인 발전은 단순한 도메인을 혁신의 정신이자 신뢰와 부(富)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닷컴과 같은 최상위 도메인을 TLD(top level domain)라고 하는데, TLD에는 일반 최상위 도메인(generic TLD, gTLD)과 국가에게 부여되는 국가 최상위 도메인(country code TLD, ccTLD) 등이 있다. 닷컴 외의 gTLD로는 .net, .org, .edu, .gov, .mil, .int 등이 있다. 2012년에는 ICANN이 획기적으로 .book, .nike, .casino 등과 같은 특정 업종과 기업명, 지명, 브랜드, 보통명사에도 gTLD를 허용하는 정책을 펴고 도메인 신청을 받기 시작하였다. gTLD 선점에 가장 열심인 기업은 구글과 아마존이었으며, 일반적이고 트렌디한 .cloud, .app, .book, .game 등에서 경쟁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여러 기업이 입찰한 경우에는 최고가를 적은 자에게 낙찰이 되다 보니 구매 비용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한 예로 2014년 아마존은 .buy, .book의 gTLD를 약 100억원 정도에 획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2015년 구글은 .app 소유권을 약 300억원에 확보하였다. 최근에는 아마존의 .amazon 매입이 남미 국가 때문에 좌절되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어, gTLD 선점에 따른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함을 알 수 있다. ICANN의 상업주의와 보통명사의 독점 측면에서 gTLD 경쟁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과, gTLD의 선점 경쟁은 특정 기업의 인터넷 영토 확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5. 6. 29.) 기고.

  • 인터넷주소 도메인 분쟁

    우리가 흔히 도메인이라는 하는 것들은 법적으로는 인터넷주소라 칭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비지니스가 활성화되고 도메인을 통한 브랜팅이 활발해짐에 따라, 도메인 분쟁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abc라는 상표를 가진 업체(A)가 인터넷에서 잘 나가자, 누군가가(B) 곧바로 abc.com 또는 abc.co.kr 도메인을 등록하고 영업을 한다든지 또는 나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선 등록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abc의 진정한 권리자 A는 어떻게 자신의 권리를 찾아올 수 있을까요? 이 때 등장하는 법률이 바로 '인터넷주소자원법'입니다. 이 법에 따라 도메인을 누구에게 귀속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A는 인터넷주소자원법에 따라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또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B로부터 abc.com 또는 abc.co.kr 도메인을 찾아오거나 말소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가 언제 B로부터 도메인 주소를 이전받거나 또는 말소시킬 수 있을까요? 인터넷주소자원법은 A가 B로부터 도메인 주소를 이전받거나 또는 말소시킬 사유를 5가지 열거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B의 도메인 사용이 A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경우 2. B의 도메인 사용이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A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 3. B의 도메인 사용이 국내에서 저명한 A의 성명, 명칭, 표장, 상호 등에 대한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경우 4. B의 도메인의 등록, 보유, 사용이 A의 도메인의 등록 또는 사용을 방해하는 경우 5. B의 도메인의 등록, 보유, 사용이 성명, 명칭, 표장, 상호 등에 대하여 정당한 권한이 있는 A에게 판매 대여하기 위한 경우 간단하게 1, 2, 3에 대하여 설명하면, B가 A의 상표권, 영업, 명칭을 모방하여 도메인 등록을 한 경우에는 A는 B에게 도메인의 이전이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또는 간단하게 4, 5에 대하여 설명하면, B가 도메인을 보유한 목적이 자신의 정당한 영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이버 스쿼팅 즉 타인의 사용 방해나 타인에게의 판매를 위한 경우에는 A는 B에게 도메인의 이전이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도메인은 상표권이나 영업, 상품, 명칭 등에 대한 종속적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삼성이라는 도메인을 삼성 아닌 자가 보유하고 있더라도 그 보유는 법적으로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도메인의 관리는 인터넷 시대에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도메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에서는 정기적으로 자신의 회사 이름을 도용한 도메인을 검색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abc 기업은 abcservice, abcgoods, abcportal, niceabc, coolabc 등 자신의 상표를 사용한 유사 도메인을 관리한다는 의미입니다. 모니터링한 다음에는 인터넷주소법의 관련 규정을 통해서 사후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8. 11.) 기고.

  •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한 공공데이터 제공신청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데이터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데이터의 제공을 통해 국민의 공공데이터에 대한 이용권을 보장하고,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13. 7. 30. 제정되었다. 공공데이터법에서 규정된 공공기관(동법 제2조 제1호)은 보유하고 있는 공공데이터(동법 제2조 제2호) 목록을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공공기관"이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국가정보화 기본법」 제3조제10호에 따른 공공기관을 말한다. 2. "공공데이터"란 데이터베이스, 전자화된 파일 등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목적을 위하여 생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광(光)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된 자료 또는 정보를 말한다. 행정자치부 장관은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하여 공공데이터를 운영할 수 있고, 국민은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공공데이터 제공신청을 할 수 있다. 공공데이터포털 https://www.data.go.kr 다만, 이때 기관 운영현황 보고, 기관 부채현황, 예산현황, CCTV 영상자료, 검사실적 등과 같이 국민 알권리 목적으로 정보 열람이나 공개청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포털로 해야 한다. 정보공개포털 https://www.open.go.kr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정보"란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전자문서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도면·사진·필름·테이프·슬라이드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말한다. 최근 한 국민이 인천지방법원에게 "2012년도,2013년도,2014년도,2015년도 증인여비기준표"를 제공하여 달라는 공공데이터 제공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법원이 위 자료는 공공데이터가 아닌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청구 대상이라는 이유로 반려처분 하였고, 이 국민이 공공데이터제공신청반려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 있었으며,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다. <인천지방법원 2015. 8. 13. 선고 2015구합50553 판결> 공공데이터 법 제17조 제1항 은 공공기관의 장은 해당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공공데이터 중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대상정보,저작권법 등 제3자의 권리가 포함된 것으로서 정당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정보를 제외한 공공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정보를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하여 공공데이터의 형식으로 제공할 의무까지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공공데이터법이 정한 공공데이터와 정보공개법이 정한 정보의 범위,공공데이터법의 입법 목적,공공기관의 장의 공공데이터 제공의무에 관한 관련 법률의 규정을 종합하면, 공공기관의 장은 그가 보유하는 자료나 정보를 공공데이터법상의 공공데이터의 형식으로 관리하고 제공할 것인지 그 외의 형식으로 정보공개법에 따라 관리하고 제공할 것인지에 관한 재량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공공기관의 장이 공공데이터 외의 형식으로 관리·제공하고자 하는 정보까지 공공데이터의 형식으로 국민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공공데이터법이 정한 공공데이터와 정보공개법이 정한 정보의 범위, 공공데이터법의 입법 목적, 공공기관의 장의 공공데이터 제공의무에 관한 관련 법률의 규정을 종합하면, 공공기관의 장은 보유하는 자료나 정보를 공공데이터법상 공공데이터의 형식으로 관리하고 제공할 것인지 그 외의 형식으로 정보공개법에 따라 관리하고 제공할 것인지에 관한 재량을 가지므로, 공공기관의 장이 공공데이터 외의 형식으로 관리·제공하고자 하는 정보까지 공공데이터의 형식으로 국민에게 제공할 의무는 없다는 이유로, 반려처분은 乙 법원장의 적법한 재량의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하지 않다. 위 판결에서 공공기관은 광(光) 또는 전자적 방식의 공공데이터로 자료를 제공할지, 그렇지 않은 문서, 도면, 사진 등의 매체로 제공할지를 재량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데, 공공데이터법에 의한 제공신청 및 정보공개법에 의한 정보공개청구는 국민의 알권리를 기준으로 하여 구분되어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공공기관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 작성, 민후 로인사이드(2017. 6. 27.) 기고.

  •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진보성을?

    권리범위확인심판이란, 심판청구인이 그 청구에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인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문제는 이 절차에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에 대하여 답을 주고 있습니다.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법원 판례는, "특허발명 또는 등록실용신안이 신규성은 있으나 진보성이 없는 경우 이에 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당연히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원은 기존의 판례를 깨고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범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특허법은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이 되면 비록 진보성이 없어 당해 특허를 무효로 할 수 있는 사유가 있더라도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다른 절차에서 그 특허가 무효임을 전제로 판단할 수 없다. 둘째,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에 미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이므로, 그 절차에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까지 판단하는 것은 특허법이 권리범위확인심판제도까지 두고 있는 목적을 벗어나고 그 제도의 본질에 맞지 않다. 셋째, 특허법이 권리범위확인심판과는 별도로 특허무효심판을 규정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 특허무효심판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권리범위확인심판절차에서 진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특허무효심판의 기능을 상당 부분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넷째, 특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신규성에 흠결이 있는 경우 당해 특허발명에 권리범위를 인정하여 독점적, 배타적 실시권을 부여할 수는 없으므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지만, 이러한 법리를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까지 확장할 수는 없다. 정리하면, 특허무효는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 권리범위확인은 권리범위확인심판절차에서 관할을 가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특허가 진보성이 없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소수의견이 있었으나, 어떤 경우가 명백하고 어떤 경우가 그렇지 않는지 모호한바 또 다른 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기술적인 사실 문제는 일반적인 사실 문제는 달리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백하다는 것이 통상적으로 판례에서 많이 쓰고 있으나, 기술적으로 진보성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 판단됩니다. 이런 점에서 소수의견보다는 다수의견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변리사 작성, 블로그(2018. 8. 7.) 기고.

  • 클라우드발전법

    지난 3월 3일 국회는 그동안 정부가 적극 추진해 온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발전법)을 의결 통과했다. 이 법률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30대 경제 활성화법' 중의 하나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클라우드란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인터넷에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어느 장소에든지 인터넷을 통하여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미국의 아마존이나 MS, 구글, IBM 등이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KT, 더존,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이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촉진될 것이기에 통과에 장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법안의 최대 쟁점인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과도한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서 통과되는 데에 1년 반이 걸린 것이다. 이번에 의결된 법률에서는 국가정보원 조문은 삭제하고 통과되었다. 이 법률은 기본적으로 산업 진흥법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기존에 있었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각종 진흥법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될 듯하다. 또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나오는 '대기업 공공SW 사업 참여 제한'이라든지 '재하도급 금지' 조항들이 클라우드 산업 분야에도 적용되는지도 벌써부터 견해가 갈리고 있다. 또한 이 법률은 특이하게 산업 진흥법이면서도 '이용자 보호' 규정을 상당수 담고 있다. 예컨대 서비스 제공자는 법원의 명령이나 법관의 영장 없이 이용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서비스 제공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할 수 없거나, 이용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서비스 제공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할 때는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용자 보호 수준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 법률이 클라우드 산업발전을 촉진시키기를 기대하며, 동시에 이용자 보호 부분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5. 3. 9.) 기고.

  • 개인정보이동권(전송요구권)

    개인정보이동권 또는 데이터이동권이란, GDPR 제20조에 나오는 개념이다. 이는 정보주체의 권리 중 하나로서, 정보주체가 특정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게 함과 동시에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Art. 20 GDPR Right to data portability 1. The data subject shall have the right to receive the personal data concerning him or her, which he or she has provided to a controller, in a structured, commonly used and machine-readable format and have the right to transmit those data to another controller without hindrance from the controller to which the personal data have been provided, where: the processing is based on consent pursuant to point (a) of Article 6(1) or point (a) of Article 9(2) or on a contract pursuant to point (b) of Article 6(1); and the processing is carried out by automated means. 2. In exercising his or her right to data portability pursuant to paragraph 1, the data subject shall have the right to have the personal data transmitted directly from one controller to another, where technically feasible. 3. The exercise of the right referred to in paragraph 1 of this Article shall be without prejudice to Article 17. 2That right shall not apply to processing necessary for the performance of a task carried out in the public interest or in the exercise of official authority vested in the controller. 4. The right referred to in paragraph 1 shall not adversely affect the rights and freedoms of others. 개인정보이동권이란, 한 서비스제공자가 관리하고 있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가져오거나 또는 다른 서비스제공자에게 이동하도록 요청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예컨대 네이버에서 관리하고 있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다음에 제공하게 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개인정보 이동권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몇 가지 입법에 다른 취지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용정보보호법과 클라우드컴퓨팅법이다. 신용정보보호법 제33조의2(개인신용정보의 전송요구) ① 개인인 신용정보주체는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에 대하여 그가 보유하고 있는 본인에 관한 개인신용정보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 전송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1. 해당 신용정보주체 본인 2.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 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 4. 개인신용평가회사 5.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자와 유사한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② 제1항에 따라 개인인 신용정보주체가 전송을 요구할 수 있는 본인에 관한 개인신용정보의 범위는 다음 각 호의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해당 신용정보주체(법령 등에 따라 그 신용정보주체의 신용정보를 처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 사이에서 처리된 신용정보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일 것 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이 신용정보주체로부터 수집한 정보 나. 신용정보주체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에게 제공한 정보 다. 신용정보주체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 간의 권리ㆍ의무 관계에서 생성된 정보 2.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로 처리된 신용정보일 것 3.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이 개인신용정보를 기초로 별도로 생성하거나 가공한 신용정보가 아닐 것 ③ 제1항에 따라 본인으로부터 개인신용정보의 전송요구를 받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은 제32조 및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률의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체 없이 본인에 관한 개인신용정보를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로 처리가 가능한 형태로 전송하여야 한다.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2.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 3. 「지방세기본법」 제86조 4.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5.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규정과 유사한 규정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의 관련 규정 ④ 제1항에 따라 신용정보주체 본인이 개인신용정보의 전송을 요구하는 경우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에 대하여 해당 개인신용정보의 정확성 및 최신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같은 내역의 개인신용정보를 전송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⑤ 개인인 신용정보주체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 제1항에 따른 전송요구를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모두 특정하여 전자문서나 그 밖에 안전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1.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으로서 전송요구를 받는 자 2. 전송을 요구하는 개인신용정보 3. 전송요구에 따라 개인신용정보를 제공받는 자 4. 정기적인 전송을 요구하는지 여부 및 요구하는 경우 그 주기 5. 그 밖에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서 정한 사항과 유사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⑥ 제3항에 따라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한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은 제32조제7항 및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률의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신용정보의 전송 사실을 해당 신용정보주체 본인에게 통보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의2 2. 그 밖에 개인신용정보의 처리에 관한 규정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의 관련 규정 ⑦ 개인인 신용정보주체는 제1항에 따른 전송요구를 철회할 수 있다. ⑧ 제1항에 따라 본인으로부터 개인신용정보의 전송요구를 받은 신용정보제공ㆍ이용자등은 신용정보주체의 본인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하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전송요구를 거절하거나 전송을 정지ㆍ중단할 수 있다. ⑨ 제1항 및 제4항에 따른 전송요구의 방법, 제3항에 따른 전송의 기한 및 방법, 제7항에 따른 전송요구 철회의 방법, 제8항에 따른 거절이나 정지ㆍ중단의 방법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신용정보보호법에 도입 취지는 GDPR과 조금 다르다. GDPR은 정보주체의 통제권이나 권리보장 차원에서 도입되었으나, 신용정보보호법은 마이데이터사업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이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으로 불리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정보주체가 직접 개인정보 이동권을 행사하지 않고 마이데이터사업자에게 이 권리를 위임하여 마이데이터사업자가 개인정보이동권을 대신 행사하여 개인정보를 통합시킨 다음, 정보주체에게 통합된 개인정보를 통해서 분석을 하다든지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용어도 개인정보 이동권이라 하지 않고, '전송요구권'이라고 칭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 다시 말하면 마이데이터사업자의 사업의 원활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바로 신용정보보호법상의 전송요구권이다. 그 전에는 마이데이터사업자가 정보주체의 정보를 끌어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따라서 개인정보를 주어야 하는 측에서 협조하지 않아도 이를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었다. ​ 또 하나 개인정보 이동권을 인정하고 있는 입법은 클라우드컴퓨팅법이다. 하지만 그 흔적만 있을 뿐 이를 두고 개인정보 이동권이라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클라우드컴퓨팅법​ 제27조(이용자 정보의 보호) ③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에는 이용자에게 이용자 정보를 반환하여야 하고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 정보를 파기하여야 한다. 다만, 이용자가 반환받지 아니하거나 반환을 원하지 아니하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이용자 정보를 파기하여야 한다. ​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12.) 기고.

  •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 법률관계

    암호화폐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필요하면 거래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금 인출도 하는데, 이렇게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인 암호화폐가 무권리자에 의하여 인출되거나 또는 해커에 의하여 인출된 경우에 정당한 권리자는 어떻게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법적 구제 수단을 논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이용자 사이의 법률관계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 일단 대법원은 암호화폐의 재물성을 부정하나 무형의 재산임을 인정한다. 더불어 단순한 정보와 달리 몰수 또는 특정이 가능한 무형의 재산으로 본다. 따라서 재물을 보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올바른 판단은 아니다. (암호화폐의 권리 귀속은 공개키와 개인키로 표상되는데, 비밀키는 지갑에 비밀스럽게 보관해야 하고 공개키는 전체 네트워크에 공유된다. 암호화폐의 거래시 송신인은 수신자 공개키와 이체 BTC를 입력한 다음 개인키를 입력함으로써 이체 BTC를 제3자에게 이체하게 된다. 수신자는 비밀키를 입력함으로써 이체 BTC를 수취하게 된다.)​ 한편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보관하는 것을 임치로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민법상 임치란 '금전이나 유가증권 기타 물건'에만 해당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무형의 재산이 암호화폐에 대하여 곧바로 임치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무형의 재산의 보관이라는 점에서 임치 유사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언제든지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계약상"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임치냐 임치 유사냐 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보관한 이용자는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권을 가지는다는 것이다. ​ 더불어 이용자 개인 계정의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는 반환청구권의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이용자 개인 계정의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는 등기부 또는 등록부의 표시가 아니기에 그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공신력도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청구권의 내용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결정된다. ​ 이 반환청구권이 이용자 보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해커가 암호화폐를 모두 빼내가서 이용자 개인 계정에 표시되어 있는 암호화폐 개수 등의 표시가 0이 되었다고 할 경우에도 이용자는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권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용자는 거래소에 의하여 반환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이용자가 거래소에 대하여 반환청구를 하는 경우 거래소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기 때문에 반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법적으로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무권리자에 대하여 반환한 점에 대하여 선의, 무과실이라는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다. 그 입증책임은 거래소가 부담한다. 그러나 이용자의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 주장이 그 요건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면, 거래소의 이용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거래소는 이용자의 반환청구에 응해야 하고, 만일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행거절로 인한 손해배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다만 거래소에 암호화폐가 전혀 없는 경우에는 이행불능에 의한 손해배상도 문제될 수 있다. ​채권의 준점유자 변제 관련 판례를 하나 소개한다.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 이른바 폰뱅킹(phone-banking; telebanking)에 의한 자금이체신청의 경우에는 은행의 창구직원이 직접 손으로 처리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에 따른 자금이체가 기계에 의하여 순간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것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은행에 대하여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금이체시의 사정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행하여진 폰뱅킹의 등록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한편 은행이 거래상대방의 본인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담당직원으로 하여금 그 상대방이 거래명의인의 주민등록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직무수행상 필요로 하는 충분한 주의를 다하여 주민등록증의 진정 여부 등을 확인함과 아울러 그에 부착된 사진과 실물을 대조하여야 할 것인바, 만일 실제로 거래행위를 한 상대방이 주민등록상의 본인과 다른 사람이었음이 사후에 밝혀졌다고 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은행으로서는 위와 같은 본인확인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2. 13.) 기고.

  • 쪼개기자본거래 외국환거래법

    최근 가상화폐 재정거래 관련해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로 미신고 자본거래를 근거로 조사가 되고 있는바, 관련해서 외국환거래법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었는바,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외국환거래에서 '자본거래'란 예금계약, 신탁계약, 금전대차계약, 채무보증계약 등을 의미하는데, 현재 외국환거래법에 의하면 예금거래와 같은 자본거래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기재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는 미신고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되는데, 10억원 초과인 경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10억원 이하인 경우는 형사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 한편 특정인이 일정한 기간 동안 수차레에 걸쳐 미신고 예금거래를 행했는데, 전체 거래금액은 100억원인데, 개별 거래 금액이 10억원에 미치지 못한 경우, 특정인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가?​ 이러한 쪼개기 자본거래에 관하여 최근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바 이를 소개하기로 한다. ​ 이 사건에서 검사는 미신고 예금거래행위를 포괄적으로 보아야 하므로, 포괄해서 10억원을 초과했으므로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하였다. ​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바, 개별적으로 10억원 이하이면 전체적으로 보아 100억원이 되더라도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 대법원은 피고인의 손을 들어 주었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첫째, 외국환거래법은 미신고 자본거래에 관하여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형사처벌로, 10억원 이하인 경우는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3,000불 이하인 경우는 신고의무 자체가 면제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만일 일정기간 동안 자본거래 총액을 근거로 할 경우 신고 면제 대상이나 과태료 부과 대상이던 자본거래가 누적되어 처벌되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둘째,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개별적인 미신고 자본거래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죄의 구성요 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일정 거래금액을 합하면 그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결과가 된다 하더라도 그 전체 행위를 포괄일죄로 처단할 수 없다.​ 셋째, 외국환거래법의 개별 규정을 해석할 때에는 외국환거래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위와 같은 입법취지가 충분히 달성될 수 있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 넷째, 예금계약 자체는 일반적으 로 장래의 계속적 거래를 예정하고 있지만, 위 규정에 비추어 보면 예금거래는 개별 예금거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섯째, 외국환거래규정에서는 개별 자본거래가 누적되어 일정 금액 이상이 되는 경우 를 규율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여섯째, 신고서의 서식 중 신청내역 란에는 ‘예금 개설인’, ‘예치 금액’, ‘예치 후 잔액’, ‘예치 사유’, ‘지급상대 방’, ‘송금은행’을 각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각 예금계좌에 대하여 하는 개별 예금행위 가 신고 대상 자본거래임을 전제하고 있다. ​ 일곱째, 관련 규정의 연혁 및 내용을 형벌법규 해석의 원칙,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외국환거래법 제29조 제1항 제3호, 제18조 제1항 본문 에 의하여 처벌대상이 되는 미신고 자본거래는, 금액을 일부러 나누어 거래하는 이른 바 ‘분할거래 방식’의 자본거래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자본거래 금액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 생각건대, 대법원의 논리가 외국환거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본다. 외국환거래법을 규제법으로만 보지 말고, 와국환거래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입법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 해석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3. 12.) 기고.

  • 디자인권 침해(유사)와 이용관계

    디자인권 소송이나 심판에서 많이 문제되는 것이 바로 디자인권침해와 이용관계이다. 침해란 두 디자인이 동일 또는 유사한 경우를 의미하고, 이용관계란 유사하지 않더라도 본질적 특징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어떤 경우이든지 권리관계에 포함은 된다. 양자를 비교해 본다.​ 1. 다지인권 침해​ 디자인권 침해가 인정되려면 두 디자인이 동일 또는 유사하여야 하는데, 동일 또는 유사에 대한 판단은 아래와 같다.​ 디자인의 구성요소 중 공지의 형상 부분이 있다고 하여도 그것이 특별한 심미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 한 이것까지 포함하여 전체로서 관찰하여 느껴지는 장식적 심미감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기는 하지만, 디자인권은 물품의 신규성이 있는 형상, 모양, 색채의 결합에 부여되는 것으로서 공지의 형상과 모양을 포함한 출원에 의하여 디자인등록이 되었다 하더라도 공지 부분에까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할 수는 없으므로 디자인의 유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지 부분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후762 판결,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후1257 판결 등 참조).​ 한편 디자인의 동일 유사 여부는 디자인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부분적으로 분리하여 대비할 것이 아니라 전체와 전체를 대비 관찰하여 보는 사람이 느끼는 심미감 여하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만, 양 디자인의 공통되는 부분이 그 물품으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부분 내지 디자인의 기본적 또는 기능적 형태인 경우에는 그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부분들이 동일 유사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양 디자인이 서로 동일 유사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3후1666 판결 등 참조).​ 정리하면 공지디자인이 있는 부분은 디자인적 특징 또는 지배적인 특징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디자인의 형태 유사 여부는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한지 여부를 따지면 된다. 지배적인 특정이란 디자인의 본질적 특징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창작성이 있는 부분으로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의 주의를 가장 끌기 쉬운 부분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디자인권 침해라는 공지부분을 제외한 지배적인 특징이 유사한 경우를 의미한다.​ 2. 이용관계​ 디자인보호법 제95조를 이용관계라 한다. 제95조(타인의 등록디자인 등과의 관계) ① 디자인권자ㆍ전용실시권자 또는 통상실시권자는 등록디자인이 그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ㆍ특허발명ㆍ등록실용신안 또는 등록상표를 이용하거나 디자인권이 그 디자인권의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특허권ㆍ실용신안권 또는 상표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디자인권자ㆍ특허권자ㆍ실용신안권자 또는 상표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거나 제123조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자기의 등록디자인을 업으로서 실시할 수 없다. ② 디자인권자ㆍ전용실시권자 또는 통상실시권자는 그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이 그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ㆍ특허발명ㆍ등록실용신안 또는 등록상표를 이용하거나 그 디자인권의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이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디자인권ㆍ특허권ㆍ실용신안권 또는 상표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디자인권자ㆍ특허권자ㆍ실용신안권자 또는 상표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거나 제123조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자기의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을 업으로서 실시할 수 없다. ③ 디자인권자ㆍ전용실시권자 또는 통상실시권자는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이 그 디자인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거나 그 저작권에 저촉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는 자기의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업으로서 실시할 수 없다. 이용관계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후2968 판결 선 등록디자인과 후 디자인이 이용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후 디자인은 선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게 되는바, 후 디자인이 선 등록디자인을 이용하는 관계라고 함은 후 디자인이 전체로서는 타인의 선 등록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지만, 선 등록디자인의 요지를 전부 포함하고 선 등록디자인의 본질적 특징을 손상시키지 않은 채 그대로 자신의 디자인 내에 도입하고 있어, 후 디자인을 실시하면 필연적으로 선 등록디자인을 실시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9. 8. 24. 선고 99후888 판결 참조).​ 쉽게 설명하면 두 디자인이 유사하지 않더라도, 선 등록디자인의 본질적 특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개념적으로 보면 이용관계는 침해(동일 유사)와 병존되지 않지만, 실제 판단 과정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5.) 기고.

  • 저작권침해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

    어문저작물이란 언어를 매체로 하여 작성된 저작물을 의미한다. 예컨대 소설, 시, 논문, 시나리오, 각본, 전신기호 등이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 어문저작물이란 문서에 의한 저작물에 한정하지 않고 구술에 의한 저작물도 포함한다. ​ 어문저작물은 문학적 저작물에 한정하지 않고 기능적 저작물이라도 창작성이 있으면 저작권법상 어문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험문제 등도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어문저작물에 해당한다. ​ 한편 어문저작물에 대한 침해가 인정되려면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의거성 역시 인정되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실질적 유사성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 실질적 유사성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은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idea expression dichotomy)이다.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이란 아이디어는 보호되지 않고 표현만 보호된다는 이론인데, 미국 판례법을 통해서 발전된 이론이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법원에 의하여 확고하게 지지되고 있다. ​ 2. 분리이론​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기준으로서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 저작물을 전체적으로 비교하여 양 작품의 전체적인 관념이나 느낌 등을 유사한지 따져야 한다는 외관이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원고 저작물 중 저작권법상 보호되지 않는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을 대상으로 하여 비교하는 방식(분리이론)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디어 부분이 제외된 표현 부분이라도 다시 창작성이 없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비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 분리이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 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다만 의거성 판단에 있어서는 창작성이 없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의거관계를 따져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두 저작물 사이에 의거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서로 별개의 판단으로서, 전자의 판단에는 후자의 판단과 달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3.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 ​ 어문저작물에는 두 가지 형태의 실질적 유사성을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이고, 다른 하나는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다. 둘 중 하나의 유사성만 인정되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 어문저작물 중 소설, 극본, 시나리오 등과 같은 저작물은 등장인물과 작품의 전개과정(이른바 sequence)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작품의 전개과정은 아이디어(idea), 주제(theme), 구성(plot), 사건(incident), 대화와 어투(dialogue and language)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러한 각 구성요소 중 각 저작물에 특이한 사건이나 대화 또는 어투는 그 저작권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것이고, 저작권침해가 인정되기 위하여서는 침해자가 저작권 있는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을 것과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과 침해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어야 하고, 실질적 유사성에는 작품 속의 근본적인 본질 또는 구조를 복제함으로써 전체로서 포괄적인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이른바 포괄적 비문자적 유사성:comprehensive nonliteral similarity)와 작품 속의 특정한 행이나 절 또는 기타 세부적인 부분이 복제됨으로써 양 저작물 사이에 문장 대 문장으로 대칭되는 유사성이 있는 경우(이른바 부분적 문자적 유사성:fragmented literal similarity)가 있다.​ 서울고등법원 1995. 10. 19. 선고 95나18736 판결 부분적 문언적 유사성이란 저작물 속의 특정한 행이나 절 또는 기타 세부적인 부분이 복제된 경우를 말한다. 구체적 표현 사이의 유사성이라 할 수 있다. 문언적 요소를 비교한다는 측면에서 문언적 유사성이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4.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 ​ 그러나 소설, 시나리오, 극적 저작물에서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다.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이란, 저작물 속의 근본적인 본질 또는 구조를 복제함으로써 두 저작물 사이에 비록 문장 대 문장으로 대응되는 유사성이 없어도 전체적으로 포괄적인 유사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표현이 유사하지 않는만 전체적인 줄거리, 인물구조 등의 유사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포괄적 비문언적 유사성은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문제되는데, 플롯, 사건의 전개과정, 대사, 등장인물, 주제 등을 비교하여 판단한다. 특히 등장인물이나 주변인물과의 관계 설정, 사건전개, 갈등관계와 그 해소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줄거리, 특정적 에피소드 등을 따져서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데오윈과 ○○○은 장르와 분량 및 등장인물의 수와 성격, 사건전개의 복잡성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보이나, 이는 두 소설의 장르와 분량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거나 사건전개에 있어 지엽적인 부분의 차이에 불과하며, 오히려 두 소설은 사건전개에 중핵이 되는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갈등관계 및 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줄거리와 특징적인 에피소드에서 상당 부분 창작성을 공유하고 있고, 이와 같은 유사성은 두 소설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위와 같은 차이점을 양적·질적으로 압도하므로, 두 소설 사이에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원·피고의 저작물은 고구려라는 역사적 배경, 사신, 부도, 신시라는 신화적 소재, 영토 확장이나 국가적 이상의 추구라는 주제 등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요소를 공통으로 할 뿐, 그 등장인물이나 주변인물과의 관계 설정, 사건 전개 등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받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어서는 만화와 드라마 시놉시스 사이에 내재하는 예술의 존재양식 및 표현기법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의 바람의 나라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7. 13. 선고 2006나16757 판결 (태왕사신기 사건) ​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1. 1.) 기고.

  • 블록체인 지역화폐

    노원화폐를 비롯한 많은 지역화폐들이 발행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무한이 넓히고 있고, 핀테크 영역에서 수수료율 등을 줄이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지역화폐는 종전의 종이로 된 상품권이 아니며,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토큰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수단으로 볼 수 있다. ​ 지역화폐의 그 법적 성질은 무엇인가? 지불의 형태에 따라 선불의 형태가 있을 수 있고, 직불의 형태도 가능하다. 후불의 형태도 가능하지만 이는 여신 영역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선불이나 또는 직불의 형태가 원칙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지불의 형태가 선불이면 전자지급수단 중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자화폐에도 해당할 수 있다. 지불의 형태가 직불이면 전자지급수단 중 직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지역회폐의 대부분의 형태가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여기서는 그에 한정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 우리나라에서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발행하려면 상법상 회사(주식회사, 유한회사 등)이거나 또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어야 한다. 예컨대 한국철도공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 또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발행하려면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마쳐야 하며, 등록요건은 예컨대 자본금이 2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재무건전성 기준을 갖추어야 하며, 충분한 전문인력과 전산설비 등 물적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 다만 등록이 면제되는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가맹점이 1개의 기초자치단체 안에만 위치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더불어 총발행잔액이 30억원 이하인 경우에도 그 등록이 면제된다. ​ 따라서 1개의 기초자치단체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라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시 전자금융업자 등록이 면제되고, 총발행잔액이 30억원 이하인 경우에도 그 등록이 면제된다. 하지만 이러한 면제는 기초자치단체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광역자치단체라면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3. 9.) 기고.

  • P2P금융업 온투업자의 준수사항 (대출 또는 투자 금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이하 '온투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에 대하여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한다. 제12조(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관련 준수사항) 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자신 또는 자신의 대주주 및 임직원에게 연계대출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차입자가 요청한 연계대출 금액에 상응하는 투자금의 모집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연계대출을 실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차입자가 연계대출 금액의 변경을 요청한 경우에는 연계투자계약을 신청한 투자자들에게 투자의사를 재확인한 후 연계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④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자기가 실행할 연계대출에 자기의 계산으로 연계투자를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연계대출 모집 미달 금액의 범위 내에서 자기의 계산으로 연계투자를 할 수 있다. 1. 차입자가 신청한 연계대출 금액의 100분의 80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 모집될 것 2. 자기의 계산으로 한 연계투자 잔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 이하일 것 3.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의 건전성 유지와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준수할 것 ⑤ 제4항 각 호의 구체적인 산정방식과 세부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⑥ 제4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라 자기의 계산으로 연계투자를 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제4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른 누적 연계투자 금액, 연계투자 잔액, 연계투자의 투자금으로 실행한 연계대출의 연체율 등 연체에 관한 사항 및 자기자본 대비 연계투자 금액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온라인플랫폼에 공시하여야 한다. ⑦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연계투자와 해당 연계투자의 투자금으로 실행하는 연계대출의 만기, 금리 및 금액(동일한 연계대출에 연계투자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합산한 금액을 말한다)을 다르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이용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⑧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차입자에 관한 정보의 제공, 투자자 모집 및 원리금의 상환 등 업무수행을 할 때 특정한 이용자를 부당하게 우대하거나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⑨ 그 밖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는 이용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자신 또는 대주주, 임직원에게 대출 금지 온투업자는 자신, 대주주, 임직원에게 대출을 할 수 없다. 투자와 대출을 중개하는 업이 온투업인데, 본인 또는 그 직원이 투자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온투업의 존재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2. 투자금 모집 미완료시 대출 금지 ​ 온투업자는 차입자가 요청한 대출금액에 상응하는 투자금의 모집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대출을 실행할 수 없다. 다만 차입자가 대출금액의 변경을 요청한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투자의사를 재확인한 후 대출을 실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 3. 투자 금지의 원칙 온투업자는 자기 계산으로 투자를 할 수 없다. 다만 몇 가지 경우는 예외인데, 아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 1) 차입자가 신청한 대출금액의 80% 이상 모집한 경우 2) 자기 계산 투자 잔액이 자기자본의 100% 이하인 경우 3) 대출의 연체율이 10%를 초과하지 않은 경우 4) 같은 차입자에 대한 투자금액의 총합이 자기자본에서 준비금을 뺀 금액의 5%를 초과하지 않은 경우 5) 자기계산으로 투자를 한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확약하지 않은 경우 6) 자기계산의 투자금 원리금을 다른 투자자들의 원리금보다 우선하여 회수하지 않은 경우 7) 자기계산 투자에 따른 원리금수취권을 양도하지 않은 경우 8) 대부업자 등이 투자의사를 표시한 대출에 대하여 대출금액의 10%를 초과하여 투자하지 않은 경우 9)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의 경우 담보대출비율의 70%를 초과하여 투자하지 않은 경우 4. 대출조건이 동일할 것 온투업자는 투자와 투자금으로 실행되는 대출의 조건(만기, 금리, 금액)을 상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 ​ 5. 특정한 이용자 우대 또는 차별 금지 ​ 온투업자는 차입자에 관한 정보의 제공, 투자자 모집 및 원리금의 상환 등 업무수행을 할 때 특정한 이용자를 부당하게 우대하거나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 6. 그 밖의 준수사항​ 1) 차입자에게 대출이자 및 수수료 외의 금원을 요구하지 않을 것 2) 투자자에게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지 않을 것 3) 투자자가 입을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해 주거나 이를 약속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 4) 투자자에게 투자의 결과와 상관없이 일정한 이익을 보장하거나 사후에 제공하지 않을 것 5) 연체율이 20%를 초과하지 않을 것 6) 금전의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 원리금수취권에 대하여 대부업자, 특수목적법인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 7) 온투업자 자신 또는 대주주, 임직원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하여 다른 온투업자를 통해 대출을 하지 않을 것 ​ 7. 제재 영업정지 / 등록취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자신 또는 대주주, 임직원에게 대출한 경우) 과태료 (그 외)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1. 3. 2.) 기고.

  • 방송포맷 표절 '짝'

    방송포맷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을까? 방송포맷이기 때문에 단순한 아이디어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에 의하여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실제 있었던 사례를 기초로 하여 판단해보고자 한다. (실제 사안은 쟁점이 더 많으나 저작권 관련 쟁점만 발췌하였음) [사실개요]​ 결혼 적령기에 있는 일반인 남녀가 애정촌이란 공간에 모여 일정기간 함께 생활하면서 자기 소개, 게임, 데이트 등을 통해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녹화한 SBS의 '짝'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유명해지자, CJE&M은 'SNL 코리아'라는 별도의 제목을 가진 코미디 프로그램의 일부에 해당하는 약 6분 분량의 콩트 '애정촌 던전'에 '짝'과 유사한 영상물을 방영하였다. ​이에 SBS는 저작권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쟁점]​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이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 ​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이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 구체적인 대본이 없이 대략적인 구성안만을 기초로 출연자 등에 의하여 표출되는 상황을 담아 제작되는 이른바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도 이러한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은 무대, 배경, 소품, 음악, 진행방법, 게임규칙 등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고, 이러한 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나 방침에 따라 선택되고 배열됨으로써 다른 프로그램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창작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 각각의 창작성 외에도, 이러한 개별 요소들이 일정한 제작 의도나 방침에 따라 선택되고 배열됨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그 프로그램 자체가 다른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있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도 고려함이 타당하다.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서는 아니 된다.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거기에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안의 경우]​ 1. '짝'이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 ​ 원고 측의 축적된 방송 제작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위와 같은 프로그램의 성격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판단된 요소들만을 선택하여 나름대로의 편집 방침에 따라 배열한 원고 영상물은 이를 이루는 개별요소들의 창작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구성요소의 선택이나 배열이 충분히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위에서 본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과는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짝'과 '애정촌 던전' 사이의 실질적 유사 여부​ 피고 영상물 2는 게임을 즐기는 남녀가 ‘애정촌 던전(Dungeon)’이라는 장소에 모여 함께 게임을 할 이성의 짝을 찾는다는 내용으로서, 남녀 출연자들이 애정촌에 입소하여 원하는 이성을 찾아가는 원고 영상물의 기본적인 구조를 그대로 차용하고, 애정촌 던전의 입소 과정부터 남녀 출연자들의 복장과 호칭, 자기소개, 같이 도시락을 먹을 이성 상대방 선택, 제작진과의 속마음 인터뷰 및 내레이션을 통한 프로그램 전개 등 원고 영상물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원고 영상물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요소들이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피고 영상물 2의 시청자들로 하여금 출연한 남녀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을 갖도록 표현되어 있다.​ 비록 피고 영상물 2는 피고가 게임물을 홍보할 목적으로 제작한 것으로서 실제로는 진지하게 짝을 찾는 일반인 남녀들 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피고 영상물 2 자체로부터 이와 같은 원고 영상물과 피고 영상물 2 사이의 차이점에 따른 표현상의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피고 영상물 2에는 온라인 게임 속의 퀘스트(Quest) 시스템을 도입하여 출연자가 자신의 속마음과는 달리 주어진 임무에 따라 행동하도록 하는 등 원고 영상물에 나타나 있지 아니한 요소가 일부 추가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 영상물 2 내에서 이러한 요소가 차지하는 질적 또는 양적 비중이 미미하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영상물과 피고 영상물 2 사이에는 구성요소의 선택과 배열에 관한 원고 영상물의 창작적 특성이 피고 영상물 2에 담겨 있어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3. 18.) 기고.

  • IP 주소는 개인식별정보인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인식은 독재국가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으로부터 부각되었지만, 전세계적으로 체계적인 개인정보보호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시작된 것은 1980년 OECD가 프라이버시 8원칙을 제정하면서부터이다. 전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의 역사는 30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는 핵심적인 주제가 있다면 ‘어떤 정보를 개인정보로 포함시켜 보호하여야 하는가’ 즉 ‘개인정보의 개념이나 범위’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IP 주소(internet protocol address)가 개인식별정보(personal indentifiable information, PII)인가에 대하여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물론 세계 각국에서 IP 주소를 식별정보로 보는지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각국의 법령에서 정의하는 ‘개인정보’의 개념을 설명해야 하겠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IP 주소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등에 부여되는 고유의 식별 주소를 의미한다. 이 주소는 내부에서 32비트(4byte)로 기억되지만 표기할 때에는 4개의 10진수를 점(.)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예컨대 123.21.5.255). IP 주소의 유형에는 접속시마다 할당된 주소가 달라지는 유동 IP(dynamic IP)와 고정된 주소를 갖는 고정 IP(static IP)가 있다. 이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방문하면 특정 사이트는 자동으로 이용자 접속 PC의 IP 주소를 수집하여 로그파일을 만듦으로써, 해킹 공격이나 부적절한 접속, 보안사고에 대비하기도 하며, 광고에 이용되는 포털 사이트는 이용자의 부정 클릭이나 부정 접속을 방지하기 위하여 접속 PC의 IP 주소를 수집하기도 한다. 요즈음은 방문자 분석 및 마케팅, 온라인 행태광고(Online Behavioral Advertising)에 활용하고자 접속 PC나 모바일의 IP 주소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러한 IP 정보 수집은 저작권 침해행위와 관련하여도 이슈화가 자주 되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방지하고 소프트웨어 저작권 단속을 위하여, 프로그램 소유자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 컴퓨터의 IP 주소를 포털 등에게 요청하여 수집하거나 스스로 이를 수집한 다음 이를 근거로 위반자를 단속하는 경우가 있다. 위 IP 주소 수집이 정보주체의 동의 아래 행하여진다면 법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동의 없이 이루어진다는 가정에서 생각해 보면, IP 주소가 식별정보일 때에는 법위반 행위가 될 수 있고, 식별정보가 아닐 때에는 법위반 행위가 되지 않는다. 먼저 개인정보보호 입법으로서 IP 주소를 식별정보로 직접 정의하는 경우가 있는지 살펴보는 게 필요한 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입법은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부 입법례의 경우, IP 주소가 통신비밀보호법상 ‘통신사실확인자료’로 분류되어 그 법의 통제를 받은 경우는 별론으로 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에서는 IP 주소가 식별정보인지 여부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의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HIPAA)는 명시적으로 IP 주소를 식별정보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유럽 각국 대표로 구성된 Article 29 Working Party는 2008년, 유동 IP 주소라도 적절한 조치(reasonable means)를 취하면 개인을 알아낼 수 있으므로, IP 주소는 식별정보라고 결론 내렸다. 이 결론은 구속력은 없지만, 유럽의 행정기관 및 유럽 법원은 위 Article 29 Working Party의 결론에 따라 IP 주소의 식별정보성을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유럽 각국 법원의 판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IP 주소의 식별정보성을 인정하는 판례와 그렇지 않은 판례가 분산되어 있다. 수적으로는 IP 주소의 식별성을 긍정하는 판례가 많다. 여기서 대표적인 IP 주소의 식별성을 부정하는 판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8년 9월경, 독일 뮌헨 법원은 IP 주소를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하여 개인을 알아내는 과정에 불법이 매개될 수밖에 없으므로 IP 주소는 개인정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2010년 4월경, Irish High Court은 EMI Records v. Eircom Ltd 사건에서 저작권 단속을 위하여 음반회사가 수집한 IP 주소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며, 2009년 1월경, 프랑스의 Supreme Court는 SACEM v. Cyrille Saminadin 사건에서 IP 주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2010년도 발간자료에 따르면, IP 주소, MAC 주소 또는 지속적으로 특정 개인 등과 연결되어 있는 고정주소는 식별정보로 볼 수 있다고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대체로 IP 주소가 식별정보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예컨대 2011년 5월경, 일리노이 지방법원은 VPR Internationale v. Does 1-1017 사건에서 IP 주소는 식별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2009년 7월경, 워싱턴 서부지방법원은 Johnson v. Microsoft Corp. 사건에서 IP 주소는 식별정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면 뉴저지 대법원은 2008년경, State v Reid 사건에서 IP 주소라고 하여 프라이버시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한편 아시아에서 홍콩 개인정보 당국은 2007년경, IP 주소는 특정 기계나 디바이스에 할당된 것이지, 개인에 관한 정보가 아니므로, 식별정보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IP 주소에 관한 사건이 있었다. 2011년 11월경, 접속 IP 주소를 수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배포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같은 AP(Access Point) 사용대역 내에서는 복수의 모바일 기기 이용자가 동일 IP 주소로 접속하고 있으며, 유동 IP 주소의 경우에는 시간대별로 IP 주소가 변동될 수 있으므로, 본 사안에서 IP 주소는 개인정보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IP 주소의 식별정보성에 대한 결론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기본적으로 IP 주소는 디바이스나 기계에 관한 정보이지 PC 이용자 등에 대한 정보는 아니며, 대부분의 PC나 모바일 기기가 유동 IP 주소를 할당받아 사용하는 상황에서 IP 주소를 알았다고 하여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PC를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경우도 역시 IP 주소를 파악하였다고 하여 특정 개인과 연관시키기 곤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IP 주소는 식별정보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고정 IP를 사용하는 PC가 있고, 그 PC를 특정 개인이 또는 각자의 아이디로 특정할 수 있는 소규모의 집단이 지속적으로 사용하였다면, 이 경우에는 IP 주소를 식별정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ICO(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금까지 IP 주소의 식별성에 관한 논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IP 주소만 이러한 논쟁에 휩싸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이메일 주소에 대하여도 비식별정보로 본 판례가 있는가 하면, 식별정보로 본 판례가 존재한다. 기존의, ‘식별정보는 보호해야 할 대상이고, 비식별정보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사고는 어쩌면 개인정보보호의 취지를 잘못 이해하여 나온 과도기적 개념일 수도 있다고 본다. 식별성을 정의하고, 그 중에서도 식별성 있는 것만 보호한다는 것은 자칫 비식별정보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법 및 법집행의 명확성만을 강조하여 ‘식별성’에 초점을 맞추어 개인정보보호 제도가 발전해 왔지만, 오히려 현재는 ‘식별성’이 탈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소송이나 법집행 과정에서 ‘식별성’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정보보호는 정보주체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정보주체의 입장에서 보면, 비식별정보로 취급되어 온 것들이 식별정보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오늘날의 정보주체는 과거와 달리 식별정보 및 비식별정보에 대하여 모두 법적 보호를 바라고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정보처리에 관한 기술발전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의 암호화, 비식별화, 익명화 기술을 이용하면 모든 데이터에 대하여 식별성을 상실시켜 저장할 수 있고, 일부 국가는 식별정보에 대한 의도적인 비식별화 과정을 권장하기도 한다. 반대로, 비식별적인 상태로 수집된 정보라도 그 양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식별성을 취득한 정보 즉 식별정보가 될 수도 있다. 즉 수집상태에서 식별정보라도 저장상태에서 비식별정보가 될 수 있으며, 수집상태에서 비식별정보라도 저장상태에서 식별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정보라도 어떤 경우에는 식별정보이지만 다른 경우에는 비식별정도로 보는데, 식별정보의 이런 상대성은 개인정보의 이해와 개인정보보호 제도 정착을 극히 어렵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 두고두고 분쟁거리가 될 소지가 크다. IP 주소가 개인식별정보인지, 또는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정보인지를 결론내리기 위해서도, 위와 같이 ‘식별정보’라는 개념 자체가 때와 장소, 상황에 무관한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때와 장소, 상황을 고려한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보주체가 아닌 제3자의 시선이 그 본질인 ‘식별성’이라는 개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거나 엄밀하게 식별정보ㆍ비식별정보를 준별하여 ‘식별정보=개인정보’라는 공식을 지키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특정 정보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바, 수집과 저장 과정을 통틀어 정보주체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중요한 데이터는 법적으로 더 많은 보호수단을 장착시켜야 할 것이며, 정보주체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덜 중요한 데이터는 법적으로 간이한 보호수단을 장착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개인정보보호제도의 진행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입장을 취한다면, 비록 IP 주소가 비식별정보라고 결론이 나더라도 그 자체로 곧바로 IP 주소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며, IP 주소를 개인정보로 판명하기도 하고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판명하기도 했던 국내외 사례들의 혼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떤 방향으로 정리해 나가야 할지 그 가닥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디지털데일리(2014. 4. 4.) 기고.

대표 | 최주선(겸직허가完)

사업자등록번호 | 317-86-01949

주소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11층

문의 | info@nepla.ai

  • 카카오톡
  • LinkedIn

© 2020~2025 by NEPLA.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대한민국, 법률정보.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