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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란으로 1133개 검색됨

  • 제품의 부작용이 예외없이 수반되는 경우에 한해 고지의무가 있는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든 제품이라도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제품 생산자는 부작용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하는 지, 통상적으로는 발생하지 않지만 특별한 경우에 간혹 발생하는 부작용까지 전부 표시나 고지를 해야 하는지 등의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이에 대해 다룬 대법원 판례(2023. 5. 18. 선고 2022다230677 판결)가 있어 소개한다.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A는 오존이 발생하는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제조·판매하는 자로, 오존의 살균력으로 농산물 숙성지연 및 살균 효과가 있다고 광고해 B에게 판매했고, B는 수확한 사과를 플라즈마 발생장치가 설치된 창고에 보관했다. 그런데 플라즈마 발생장치에서 발생하는 오존이 주된 원인이 돼 창고에 보관 중인 사과에서 갈변 및 함몰 현상이 발생, 그로 인해 B는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A가 제조·판매하는 플라즈마 발생장치의 사용설명서에는 '작동 시 비릿한 냄새의 원인은 오존이며, 이는 인체에 무해한 농도로 조정되어 발생된다' 등 표시만 있었지, 오존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직접적 표시가 존재하지 않았다.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B는 A가 신의칙상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원심(대구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1나310031 판결)은 오존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식에 속하는 사항이고, 제품의 부작용은 십중팔구, 거의 예외 없이 수반한다면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다는 전제 하에, A의 고지의무를 부정했다. 원심이 A의 고지의무를 엄격하게 해석한 이유는, '상대방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내용 또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 한해 고지의무가 있고, '상대방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에는 아예 고지의무 자체가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는데,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제조·판매하는 A가 사용설명서에 '이 사건 장치에서 발생하는 오존의 농도가 높아지면 보관하는 농작물에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오존의 부작용을 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나아가 오존의 부작용을 표시하였다면 B가 사과의 상태를 보다 주의 깊게 관찰하는 등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다고 보아, 이를 해태한 A의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정리하면, 원심은 오존의 부작용은 널리 알려진 상식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고지의무가 없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오존의 부작용을 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았고, 원심은 제품의 부작용은 십중팔구, 거의 예외 없이 수반한다면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다고 보면서 고지가 있었다면 계약 체결을 하지 않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지 않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표시나 고지가 있었다면 제품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위 대법원 판시 내용을 모든 재산권에 관한 거래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제품에 대해서는 고지의무를 확대했다고 볼 수 있는 바, 제품 부작용에 대한 '합리적' 고지의무를 부과해 소비자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10. 3.) 기고.

  •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

    규제샌드박스 사업 중에서 주목할 만한 서비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이다. ​ [사업내용]​ 이동형 VR 체험서비스 트럭은 일반 트럭을 개조하여 가상현실(VR) 장치를 설치하고, 게임 놀이기구 영화감상 등 다양한 VR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자동차관리법, 게임산업법이나 관광진흥법에 의하여 금지되고 있다. 이제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는 관련 규제의 벽을 넘어야 한다. ​ [관련규제]​ 1) 자동차관리법 제34조(자동차의 튜닝) ① 자동차소유자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항목에 대하여 튜닝을 하려는 경우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튜닝 승인을 받은 자는 자동차정비업자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제작자등으로부터 튜닝 작업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자동차제작자등의 튜닝 작업 범위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③ 제1항에 따른 승인 대상 항목에 대한 승인기준 및 승인절차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시행규칙 제55조(튜닝의 승인대상 및 승인기준 등) ①법 제34조제1항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항목에 대하여 튜닝을 하려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구조ㆍ장치를 튜닝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범퍼의 외관이나 제56조의2에 따라 인증을 받은 튜닝용 부품 등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경미한 구조ㆍ장치로 튜닝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 영 제8조제1항제1호 및 제3호의 사항과 관련된 자동차의 구조 2. 영 제8조제2항제1호ㆍ제2호(차축에 한정한다)ㆍ제4호ㆍ제5호ㆍ제7호(연료장치 및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제52호에 따른 고전원전기장치에 한정한다)부터 제10호까지ㆍ제12호부터 제14호까지ㆍ제20호 및 제21호의 장치 ②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제1항에 따른 튜닝승인신청을 받은 때에는 튜닝 후의 구조 또는 장치가 안전기준 그 밖에 다른 법령에 따라 자동차의 안전을 위하여 적용하여야 하는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 한하여 승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튜닝은 승인을 해서는 안 된다. 1. 총중량이 증가되는 튜닝(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총중량이 증가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2. 승차정원 또는 최대적재량의 증가를 가져오는 승차장치 또는 물품적재장치의 튜닝.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가. 승차정원 또는 최대적재량을 감소시켰던 자동차를 원상회복하는 경우 나. 차대 또는 차체가 동일한 자동차로 자기인증되어 제원이 통보된 차종의 승차정원 또는 최대 적재량의 범위안에서 승차정원 또는 최대적재량을 증가시키는 경우 다. 튜닝하려는 자동차의 총중량의 범위 내에서 제30조의2에 따른 캠핑용자동차로 튜닝하여 승차정원을 증가시키는 경우 3. 법 제3조제1항 각 호에 따른 자동차의 종류가 변경되는 튜닝.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가. 승용자동차와 동일한 차체 및 차대로 제작된 승합자동차의 좌석장치를 제거하여 승용자동차로 튜닝하는 경우(튜닝하기 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나. 화물자동차를 특수자동차로 튜닝하거나 특수자동차를 화물자동차로 튜닝하는 경우 4. 튜닝전보다 성능 또는 안전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는 경우의 튜닝 ③ 국토교통부장관은 제2항에 따라 튜닝승인을 하는 때에 적용되는 기준에 관한 세부기준을 별도로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 ④ 국토교통부장관은 제2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튜닝의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때에는 튜닝을 승인할 수 있다. 즉,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튜닝에 대하여 강한 규제를 하고 있는바, 예컨대 튜닝을 하는 경우 안전기준 등에 대하여 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더불어 차종이 변경되는 튜닝이 금지된다. 이러한 자동차관리법 규정에 의하면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은 불가능하다. 2) 게임산업법 제26조(게임제공업 등의 허가 등) ②청소년게임제공업 또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문화체육관광부령이 정하는 시설을 갖추어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다만,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게임물을 제공하는 자로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신고 또는 등록을 한 경우에는 이 법에 의하여 등록한 것으로 본다. ③복합유통게임제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문화체육관광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에 따라 청소년게임제공업 또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의 등록을 한 자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때에는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즉 위 게임제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영업장 주소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지자체장에게 등록을 해야 하는바,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은 이러한 등록은 불가능하다. 3) 관광진흥법​ 제33조(안전성검사 등) ①유원시설업자 및 유원시설업의 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으려는 자(조건부 영업허가를 받은 자로서 그 조건을 이행한 후 영업을 시작하려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안전성검사 대상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실시하는 안전성검사를 받아야 하고, 안전성검사 대상이 아닌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에 대하여는 안전성검사 대상에 해당되지 아니함을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성수기 등을 고려하여 검사시기를 지정할 수 있다.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 안전성검사 등의 기준 및 절차 제6조(이동식·임시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에 대한 안전성검사 등 신청) ① 이동식·임시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의 안전성검사를 받고자 하는 자는 별지 제1호서식의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 안전성검사 신청서를 작성하여 설치완료 20일전(단, 규칙 별표 11의 제1호나목2)에 해당되는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 등은 30일전)까지 다음의 각 호의 서류(국문 또는 영문)를 첨부하여 안전성검사기관에 제출하여야 한다. 1. 제4조 제1항의 제1호 내지 제6호 서류 2. 별지 제2호 서식에 의한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 이력관리카드 ② 이동식·임시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의 확인검사를 받고자 하는 자는 별지 제3호서식의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 최초확인검사 신청서를 작성하여 설치완료 10일전 까지 확인검사를 신청하여야 한다. 단, 별표 4의 구분에 따라 서류확인검사 대상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는 영업개시 예정일로부터 5일 이전에 확인검사를 신청하여야 한다. 또한, 최초 확인검사를 받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서류(국문 또는 영문)를 첨부하여야 하며, 규칙 별표 11의 제2호나목2)에 해당하는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는 제6조 제1항의 각호의 구비서류를 추가적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1.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의 제원, 기능 및 성능, 제조회사 등을 기재한 설명서 2.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의 현장설치사진 3. 기타 안전성 검토에 필요한 서류 ③ 제4조제3항 또는 제5조제2항에 따라 사전안전성평가 또는 허가전검사를 받은 유기시설 또는 유기기구는 안전성검사 또는 확인검사 시 설계검사를 생략할 수 있다. ④ 안전성검사 또는 확인검사를 받기 위하여 제출된 제1항 및 제2항의 서류가 안전성검토에 부족할 경우 안전성검사기관은 서류에 대해 보완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이동형 가상현실(VR) 체험서비스 트럭은 이동식 유기기구인바, 설치장소를 변경할 때마다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 ​ *이동식 유기기구 : 이동·조립·설치가 용이하도록 트레일러, 자동차 등의 운송장치에 장착되어 이동할 수 있거나 이동식으로 개조되어 영구적인 기초부에 고정하지 않고 임시설치가 가능한 시설물​ [규제샌드박스 심의내용] 심의위원회는 차량 튜닝에 관해서는 임시허가를, 이동형 VR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는 실증특례를 부여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➊VR 트럭 튜닝에 대해서는 특수차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을 적용하여 교통안전공단의 검사 및 승인받은 후 사업을 개시하는 조건으로 임시허가를 부여하였으며, ➋VR 트럭을 활용한 VR 서비스에 대해서는, 학교‧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 정부‧지자체가 주최‧주관‧후원하는 행사 및 전시‧박람회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➌주소지를 변경할 때 마다 유기기구 안전성 검사를 받는 대신 최초 검사 후 분기 별로 확인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실증특례를 부여하였다. 아울러, 제공하는 콘텐츠로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게임물로 제한하도록 하였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24.) 기고.

  • BMW 520d 리콜과 소비자권리 법률분석

    최근 명차인 BMW 520d 엔진 화재로 인하여 말이 많다. 값이 이만저만 비싼 게 아닌데, 엔진 화재로 연소까지 된다면 그 소비자의 실망은 적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2018. 7. 26. 국토교통부는 BMW 520d에 대한 리콜명령을 내렸다. BMW는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냉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흡기다기관에 유입하고 구멍을 내서 결국 위에 장착된 엔진커버 등에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런 결함이나 리콜 등의 이야기는 일년에도 여러번 들었는데, 과연 이런 결함에 대하여 소비자는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이다.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서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리콜의 법적 용어는 '제작결함시정'이다. 법적 근거는 자동차관리법 제31조 및 제31조의2이다. 1. 공개 의무 자동차제작자 또는 부품제작자 등(이하 사업자)은 자동차나 부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안전운행에 지장을주는 결함이 있는 경우, 지체없이 그 사실을 문자발송 등으로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2. 자진 리콜 의무 사업자는 위와 같이 문자발송 등으로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체적으로 시정조치 즉 자진 리콜을 해야 한다. 다만 연료소비율이 과다 표시되거나 원동기 출력이 과다 표시 등의 경우는 리콜을 하지 않고 그에 갈음하여 경제적 보상을 할 수 있다. 3. 자체 보상 의무 자진 리콜을 하지 않고 그에 갈음하는 경제적 보상을 하려는 사업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경제적 보상 계획을 제출하고, 경제적 보상을 해야 한다. 4. 강제 리콜 (= 국토교통부 장관의 시정명령)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결함 사실을 공개하지 않거나 시정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 다만 경제적 보상으로 족한 경미한 경우는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고 경제적 보상으로 갈음할 수 있다. 5. 자체 시정한 자에 대한 보상 사업자는 결함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그 결함을 시정한 자동차 소유자에게는 시정 비용을 보상하여야 한다. 다만 모든 경우에 시정 비용을 보상하는 것은 아니고, 1) 결함 사실을 공개하기 전 1년이 되는 날과 결함조사를 시작한 날 중 빠른 날 이후에 그 결함을 시정한 자동차 소유자와 2) 결함 사실을 공개한 이후에 그 결함을 시정한 자동차 소유자에 한한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차체에 결함이 생기면 사업자는 자진리콜 또는 강제리콜을 해야 하고, 리콜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적어도 경제적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결함을 고친 사람들에게는 별도로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한 리콜이나 보상은 최소한의 보상이다. 실제 민사소송으로 가면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민사소송은 차치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기본적인 보상은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관리법 제31조, 제31조의2의 제작결함시정은 반드시 현명한 소비자가 알아야 하는 필수조항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8. 1.) 기고.

  • 자동차관리법위반죄 자동차 튜닝은 합법인가?

    [튜닝의 법적 정의] o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1호 “자동차의 튜닝”이란 자동차의 구조ㆍ장치의 일부를 변경하거나 자동차에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o 자동차관리법상 승인이 필요한 ’자동차의 튜닝‘은 ‘자동차의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이 설정되어 있는 자동차의 구조·장치가 일부 변경되거나 자동차에 부착물을 추가함으로써 그러한 자동차 구조·장치의 일부 변경에 이르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도1589 판결, 헌법재판소 2019. 11. 28. 선고 2017헌가23 결정 등 참조). o 자동차관리법상 승인이 필요한 튜닝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인지 여부를 떠나 그 행위로 인하여 자동차의 구조·장치가 일부 변경될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도1589 판결) o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9도110 판결 : 캠퍼를 화물자동차의 적재함에 실으면서 턴버클(turn buckle)로 화물자동차와 연결하여 고정하였을 뿐이고 화물자동차의 적재함 등에 어떠한 변경을 가한 사실이 없는 경우 ==> 튜닝에 해당하지 않음 (자동차의 구조, 장치의 일부 변경에 해당하지 않음) o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도1589 판결 : 트레일러에 수분내 분리 합체가 가능한 냉동 컨테이너​를 적재한 경우 ==> 튜닝에 해당하지 않음 (자동차의 구조, 장치의 일부 변경에 해당하지 않음) o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2689 판결 : 화물자동차에 분리가 용이하지 않은 고정형(일체형) 캠퍼를 설치한 경우 ==> 튜닝에 해당함 (자동차의 물품적재장치를 변경한 경우에 해당함) [튜닝의 절차] = 지자체장의 승인 o 자동차관리법 제34조 ① 자동차소유자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항목에 대하여 튜닝을 하려는 경우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튜닝 승인을 받은 자는 자동차정비업자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제작자등으로부터 튜닝 작업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자동차제작자등의 튜닝 작업 범위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신설 2015. 8. 11.> ③ 제1항에 따른 승인 대상 항목에 대한 승인기준 및 승인절차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o 승인절차를 결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짐 [튜닝을 할 수 있는 사람] o 자동차정비업자 o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제작자등 (교통안전공단의 확인을 받은 자)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2도4793 판결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8호 및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의 문구와 형식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은 점검작업, 정비작업 또는 튜닝작업 중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을 업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때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에서 정하는 작업’이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 중에서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작업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들이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아니하고 자동차 엔진룸 내 흡기호스에 공기와류장치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자동차정비업을 하여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작업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2조 본문 각호의 작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튜닝승인대상인 작업에 해당하는지와 무관하게 이를 업으로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정비업’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3. 5. 26.) 기고.

  • AI도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

    미국의 AI 개발자 Stephen Thaler 교수는 16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통상의 출원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는데, 그 발명이 인공지능 ‘DABUS(다부스)’를 통해 생성된 것이라는 점과, 다름 아닌 다부스가 발명자로 기재되어 출원되었다는 점이다. 출원서를 접수한 16개국에서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하는 발명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가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일부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이 있기는 하였으나(호주 연방 제1심법원 판결. 항소심 및 대법원에서는 인정하지 않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발명자는 자연인(natural persons)에 한정된다는 이유로 거절 결정을 내렸고, 유럽특허청, 독일,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위 16개국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특허청 역시 2022. 9. 28.경 자연인이 아닌 자를 발명자로 기재한 것은 방식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Stephen Thaler 교수의 특허출원이 무효라고 결정하였다. Stephen Thaler 교수는 그 무효처분은 위법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2023. 6. 30. 그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22구합89524 판결). 그 판결의 요지를 살펴본다. 대상판결의 결론부터 말하면 특허청의 처분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한 특허출원은 방식위반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본 특허청의 견해가 옳다고 서울행정법원은 판단하였다. 그 주된 근거는 ① 우리 특허법은 “발명을 한 사람”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특허법 제33조 참조), 발명자를 ‘사람’으로 한정하고 있는 이상 자연인 아닌 AI는 이에 해당할 수 없다는 점, ② 다부스가 ‘강한 인공지능(인간이 개발하거나 제공한 알고리즘이나 데이터를 벗어나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이는 점, ③ 특허법은 발명자에게 특허권을 원시적으로 귀속시키고 있으므로 발명자는 권리능력을 가짐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인공지능은 권리능력이 없는 점, ④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우리 사회의 기술 및 산업발전 도모에 궁극적 기여가 되는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요컨대 현행법상 발명자는 권리능력 있는 자연인으로 해석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납득할만한 내용이다. 특허법을 비롯한 현행법들은 인공지능의 창작행위나 생성행위를 예견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현행 특허법을 판단기준으로 두고 특허청의 무효처분이 특허법 위반인지를 판단한다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사람’에 인공지능이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도저히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행법을 전제로 한 현재 시점의 해석일 뿐이라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현재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 활용도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그에 발맞춘 법제도 정비도 가속화 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인공지능 규제법안(the AI Act) 도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고, 우리나라 역시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고,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등의 기존 법률에 대한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며, 여러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가 배포되는 등 관련 법 제도가 정비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정립되는 법 제도 아래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발명은 특허권이든 혹은 다른 어떤 명칭의 권리이든 간에 유효하게 제도권 내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을 통한 발명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실이기 때문이다. 재산상 가치가 있는 발명이 현재 생성되고 있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것임은 분명한데, 그 법적 관계를 모호한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 기존의 개별적 제도 내에서의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인공지능의 법인격에 관한 논의 등 일반법리 수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순간이라 하겠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8. 2.) 기고.

  • 컴퓨터프로그램 코드의 역분석(Reverse Engineering)

    역분석(Reverse Analysis, Reverse Engineering, 역공정)이란, 타사의 제품을 분해하거나 분석해 그 제품의 구현방법, 제조방법, 기술, 노하우 등을 추출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물리적인 구조를 가진 하드웨어 제품의 역분석도 인정되지만 컴퓨터프로그램처럼 논리적 구조를 가진 소프트웨어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는 역분석이 허용된다. 다만 컴퓨터프로그램의 경우는 물리적 구조를 가진 하드웨어 제품과 달리 역분석이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나 기능적 요소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목적코드의 역반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컴퓨터프로그램의 복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해 일응 복제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복제권 침해 문제는 저작권 침해라고 이해돼 오랫동안 역분석의 시도를 어렵게 했다. 하지만 산업적 성격이 강한 컴퓨터프로그램을 일반 저작물과 동일시할 수 없고, 컴퓨터프로그램의 아이디어적 요소는 특허법에 의한 강한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 저작권법은 2000년부터 유럽연합의 ‘컴퓨터프로그램의 법적 보호에 관한 EU 지침’ 제6조 규정을 이어받아 원칙적으로 역분석을 허용하고 있다. 즉 저작권법 제101조의4 제1항은 ‘정당한 권한에 의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자 또는 그의 허락을 받은 자(주체)는 호환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고 그 획득이 불가피한 경우(보충성)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호환에 필요한 부분에 한해(상당성) 프로그램의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프로그램코드 역분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과 관련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대부분의 컴퓨터 프로그램 제품이 역분석의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는데, 계약으로 역분석을 금지하는 경우에도 역분석을 할 수 있는가? 이에 관해는 저작권법 제101조의4 제1항 규정에 의한 계약이므로 무효라는 견해, 역분석 금지 계약은 독점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구속조건부 계약)에 해당해 위법무효라는 견해, 역분석 금지 계약은 유효하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둘째, 오류수정(error correction)을 위해 정당한 사용자가 역분석을 할 수 있는가? 유럽연합의 ‘컴퓨터프로그램의 법적 보호에 관한 EU 지침’ 제5조 제1항은 이러한 내용의 컴퓨터프로그램 역분석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저작권법 제101조의4 제1항 규정에 비추어 보면, 오류수정은 역분석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역분석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나, 다만 저작권법 제101조의3 제1항 제6호(프로그램의 기초를 이루는 아이디어 및 원리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기능을 조사·연구·시험할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에 포함돼 허용될 여지도 있다. 셋째, 프리웨어나 쉐어웨어에 대한 역분석은 허용되는가? 프리웨어나 쉐어웨어의 개발자는 저작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단지 무상복제와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락한 것이므로 프리웨어나 쉐어웨어에 대한 역분석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프리웨어나 셰어웨어 중 이미 저작권을 상실해 공중의 영역에 들어간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역분석은 허용된다. 이렇게 역분석을 해 얻은 정보는 ‘호환 목적 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및 ‘프로그램코드 역분석의 대상이 되는 프로그램과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판매하거나 그 밖에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없다(저작권법 제101조의4 제2항). 따라서 역분석 자체가 적법하더라도 호환 목적 외의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 역분석한 결과와 유사한 소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역분석을 막는 이른바 ‘안티 역분석’ 조치들도 등장하고 있다. 프로그램 실행과 관련이 없는 의무 없는 코드들을 무작위로 삽입하거나 암호화, 역분석 시도시 강제종료 등의 방법이 그러한 예이다. 특히 값비싼 상용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을 보호할 수 있는 안티 역분석 조치까지 들어가야 소중한 컴퓨터프로그램의 크랙 시도를 발견해내고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3. 1. 22.), 로앤비(2013. 2. 5.),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디지털데일리(2014. 3. 5.) 기고.

  • 컴퓨터프로그램의 동일ㆍ유사성 판단방법

    개발자가 밤을 새워 가며 애써 개발한 프로그램이 타인에 의하여 금새 도용개작되는 경우도 빈번하고, 이러한 베끼기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있어 큰 제약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A 프로그램과 기능ㆍ목적이 유사한 B 프로그램이 후에 구현되었다면 B 프로그램은 A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가? 이번 기고에서는 어떠한 경우에 B 프로그램이 A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이를 ‘프로그램의 동일ㆍ유사성 판단방법’이라고 한다.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컴퓨터프로그램이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ㆍ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 개념을 갖고는 무엇이 보호대상이고 무엇이 보호대상이 아닌지 알 수가 없으며, 무엇을 비교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를 보면, 문언적 요소로서 1)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문자ㆍ기호 및 그 체계인 프로그램 언어 자체, 2) 특정한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 언어의 용법에 관한 특별한 약속인 규약(프로토콜 등), 3) 프로그램에서 지시ㆍ명령의 조합방법인 알고리즘(해법), 4)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글인 소스코드(source code), 5) 소스코드를 컴파일하여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게 변환한 목적코드(object code)가 있고, 비문언적 요소로서 6) 프로그램의 목적ㆍ기능ㆍ원리, 7) 프로그램의 구조ㆍ배열방법, 순서, 조직 등이 있다. 이 중 문언적 요소 중 4) 소스코드와 5) 목적코드를 제외한 1) 프로그램 언어 자체, 2) 규약, 3) 알고리즘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우리나라 판례도 같은 입장이고, 최근에 EU 최고재판소도 SAS vs. World Programming Limited 사건에서 같은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다만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에 대하여는 미국의 Oracle vs. Google 사건의 최종적인 결론을 지켜보아야 하겠다. 한편 비문언적 요소 중 6) 프로그램의 목적ㆍ기능ㆍ원리도 표현이 아니라 아이디어에 해당하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반면 7) 프로그램의 구조ㆍ배열방법, 순서, 조직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결론적으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소스코드나 목적코드의 구문뿐만 아니라 구조ㆍ배열방법, 순서, 조직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프로그램의 동일ㆍ유사성 판단은 문제되는 두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등을 대상으로 삼아 그 구문뿐만 아니라 구조ㆍ배열방법, 순서, 조직 등을 비교ㆍ분석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야 할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Whelan 판결에서 제시된 ‘look and feel’ 방식과 Altai 판결에서 채택된 ‘추상화-여과-비교의 3단계 테스트’ 방식이 있으나, 그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하다. 실무적으로는 원본(A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하여, 물리적 비교와 논리적 비교를 행하고 있다. 물리적 비교에서는 소스코드 구문의 유사성을 산출하게 되며, 논리적 비교에서는 단순한 구문의 비교가 아닌 논리의 구현방식, 자료구조의 유사성, 데이터베이스의 유사성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행하여진다. 최근에 대법원은 유명한 Banc 사건에서 원고의 Banc 프로그램과 피고의 ProBank 프로그램이 COBOL과 C 언어의 상이한 언어로 구현되어 있어 문언적 비교는 어렵지만, 각 프로그램의 호출관계그래프(call graph)을 도출한 다음 이들을 파일의 개수, 줄수, 함수에 따라 정량적으로 비교한 결과 소스코드 중 50% 이상에서 유사성을 지니는 파일의 비율이 42.74% 정도이고, 정성적 방법에 따른 감정 결과에서도 위 ProBank 소스코드에 사용된 함수들의 이름과 명령문, 주석 내용으로 보아 이미 존재하는 COBOL 소스코드를 일정하게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사람 혹은 기계를 사용하여 번역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의 ProBank 프로그램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1.6.9. 선고 2009다52304,52311 판결). 다만 주의할 점은 A 프로그램과 B 프로그램이 설사 위의 기준에 비추어 유사하더라도, A 프로그램에 아예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거나 설사 유사하더라도 B 프로그램이 A 프로그램을 참조하지 않고 창작되었다면 B 프로그램의 저작권 침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2. 5. 8.) 기고.

  • 소스코드 유출 차단! 기업 대응방안 4가지

    예전 기술유출사건이 대부분 도면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의 기술유출사건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Source Code)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소스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SW 개발자에 의한 소스코드 유출이 빈번한 바, 대표적인 판례사안을 중심으로 SW 개발자의 소스코드 유출시 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안 : 대법원2010. 7. 15.선고2008도9066판결] #사례 B는 증권분석 프로그램 회사인 A회사의 SW 개발자로서, 입사 시 영업비밀을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했다. 또한 퇴사할 때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득한 제품의 소스코드 등 기업비밀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임을 인지하고 사무실 외로 반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기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A회사는 중요자산인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의 비밀을 유지하는데 기업비밀보호 서약 외에 별다른 보안장치나 보안관리규정을 두지 않았고 중요도에 따라 프로그램 파일을 분류하거나 대외비 또는 기밀자료라는 특별한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 회사 연구원들은 회사의 파일서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고 파일서버 내에 저장된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열람·복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이 가능했다. 이러한 가운데 B는 win-station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스코드를 복사 및 취득했다. 그 후, A회사에서 퇴사한 B는 경쟁업체에 취직해 유사한 기능의 FCS 증권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위와 같은 형태의 사안이 SW 유출 사건의 주류를 이루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SW를 보유·관리하는 기업들은 반드시 이러한 유형의 기술유출에 대비해야 한다. 사안의 경우 A회사는 B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성공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을까? 또, A회사는 B에 대해 영업비밀침해죄, 업무상배임죄, 저작권침해죄로 형사 고소했는데, 이러한 고소에 대해 대법원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영업비밀침해죄 -> 무죄 B가 A회사에 입사할 때 영업비밀을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했고, 퇴사할 때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득한 제품의 소스코드 등 기업비밀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임을 인지하고 사무실 외로 반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B 회사가 프로그램파일의 비밀을 유지함에 필요한 별다른 보안장치나 보안관리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고 중요도에 따라 프로그램파일을 분류하거나 대외비 또는 기밀자료라는 특별한 표시를 하지도 않았던 점. 그리고 연구원들은 회사의 파일서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서 파일서버 내에 저장된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열람·복사할 수 있었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춰,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업무상배임죄 -> 무죄 B가 A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에야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해 취득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그 대부분은 A회사에 근무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복사 및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A회사에서는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이 비밀로 관리되지 않은 채 B와 같은 연구원들이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열람·복사할 수 있었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B가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해 취득한 것은 업무인수 인계를 위한 것이거나 자료정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B가 A회사를 퇴직한 후 개발한 FCS 증권분석 프로그램은 A회사의 win-station 프로그램과 유사하거나 이를 변형 또는 참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저작권위원회에 대한 감정촉탁회신결과에 의하면 B가 실제로도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FCS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이용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해 취득할 당시 B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저작권침해죄 -> 무죄 B가 A회사를 퇴사하기 직전에야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을 복제했음을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그 대부분은 A회사에 근무하면서 업무의 일환으로 복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B의 경우 A회사에 근무할 당시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을 별다른 제한 없이 복제할 수 있었던 점. B의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의 복제행위는 업무인수인계를 위한 것이거나 자료정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B가 win-station 프로그램파일을 복제할 당시 정당한 권원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A회사의 B에 대한 영업비밀침해죄, 업무상배임죄, 저작권침해죄 형사고소는 전부 무죄로 결론났다. 영업비밀침해죄는 A회사가 SW에 대한 영업비밀로서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무죄가 된다는 것이고, 업무상배임죄는 퇴사 직전에 SW를 취득한 것이 아니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SW를 취득했기에 무죄가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침해죄 역시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SW를 취득했기에 권한 없는 SW 취득이 아니어서 무죄가 된다는 것이다. 적절한 보안조치 및 규정 마련 필요 A회사가 B에 대해 취한 조치는 전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왜 이렇게 실패로 돌아갔을까? 어떻게 보안조치를 취해야만 A회사는 SW 개발자의 부정행위로부터 자신의 SW를 지킬 수 있을까? 우선은 SW 개발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SW가 수천억 원대의 영업비밀이거나 중요한 기업자산이라도 SW 개발자에게 이를 맡기지 않고서는 SW 개발이나 하자관리를 할 수는 없는 바, SW 기술정보 관리의 첫 단계는 SW 개발자에 대한 관리이다. SW 개발자가 퇴사 시, 소스코드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거나 서약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적인 근무 시에 서버나 지정된 회사 컴퓨터가 아닌 곳에 소스코드를 보관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고 만일 업무수행 과정에서 부득이 소스코드를 서버나 지정된 회사 컴퓨터 외의 컴퓨터에 보관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회사의 승낙을 구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실행파일 역시 소스코드와 동일하게 관리해야 한다. 실행파일의 역분석을 통한 소스코드 확보가 매우 용이하므로, 실행파일 역시 원칙적으로 SW 개발자의 지정된 컴퓨터에서만 보관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서버의 관리 및 접근제한·저장매체 반출의 관리가 필요하다. 중요 SW는 개발자의 컴퓨터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서버에 보관하면서 서버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버 관리를 하는 경우에는 로그기록을 통해 누가 언제 어떠한 접근을 했는지 검색이 가능하므로 불법적인 접근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 다만 서버를 통해 관리하더라도 중요 SW를 모든 직원들이 열람·복제할 수 있거나, 모든 연구원들이 열람·복제할 수 있으면 영업비밀로서 보호를 받지 못한다. 때문에 ID나 폴더에 대한 접근제한을 설정해 중요 SW는 인가받은 자들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비로소 영업비밀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저장매체 반출은 금지시키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관리자의 허락을 득하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로 프로그램파일의 분류 및 영업비밀 표시하고 보안관리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영업비밀로서 보호를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분류와 표시이다. 기밀·대외비 또는 confidential 등으로 SW 파일에 표시를 하지 않거나, 분류를 해 두지 않으면서 법적인 보호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불어 분류·표시한 기술정보에 대한 관리규정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간단한 관리규정이라도 실제 기술유출 사건에서는 큰 역할을 하므로, 분류·표시·규정마련 등의 기본적인 조치를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술정보 취득 시점이 언제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만일 SW 개발자가 재직 중에 정상적으로 프로그램파일이나 소스코드를 취득해 개인영역에 보관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개인영역에의 보관에 대해 영업비밀침해죄, 업무상배임죄, 저작권침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SW 개발자가 사후적으로 보관한 SW를 이용해 사업을 하거나 또는 제3자에게 유출하지 않으면, 단순히 개인영역에의 보관을 대처할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반대로 퇴사가 임박한 시점이나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에 프로그램파일이나 소스코드를 개인영역에 보관하는 경우에는 법적인 제재가 가능하다. 따라서 퇴사 이전부터인 재직 중에 또는 평상시에 기술정보가 SW 개발자 등 직원의 개인영역에 도달하게 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소스코드 유출 대응방안] 1. 소스코드를 지정된 컴퓨터나 서버 외에 저장 못하도록 조치 2. 서버의 관리 및 접근제한 설정 3. 영업비밀 표시 및 보안규정 마련 4. SW 개발자의 기술정보 취득 시점 파악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보안뉴스(2014. 5. 26.) 기고.

  • 선사용 상표 및 모방 등록상표의 법적 문제

    유형의 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무형의 지적재산권으로 이전하면서, 국민들의 지적재산권에 관한 인식과 관심이 커져 가고 있다. 하지만 비뚤어진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랑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유명한 메이커 상표를 본 따서 무임승차하기 위하여 출원하는 모방 상표라 할 수 있다. 2012년 나가수 열풍이 전국을 휩쓸자 이를 본 딴 모방상표가 수십개가 출원되었고,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소녀시대` 등의 유명연예인 브랜드를 모방한 상표 때문에 특허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선사용 상표가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난 선사용 상표를 그대로 베낀 모방상표를 먼저 출원하여 등록시킨 다음, 선사용 상표 사용자에게 사용금지청구의 경고장을 보내거나 거액의 합의금을 내라고 협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 상표 제도가 선출원주의와 등록주의에 근간을 두고 있어 원칙적으로 선등록 상표권자를 보호해 주어야 하겠지만, 상표등록을 선택의 문제로만 접근한 나머지 부정한 목적이 있는 상표 등록의 경우까지 선등록이라 하여 무조건 보호해 주는 것은 비도덕적이라 할 것이며 일반인의 법감정에도 반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법은 선사용 상표 사용자가 모방 등록상표 사용자에 대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어떻게 방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우리법이 인정하는 선사용 상표 사용자에 대한 보호 수단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이의신청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상표가 공고된 이후 누구든지 출원공고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사유를 들어 상표등록의 거절결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일단 상표가 등록된 경우에는 이를 무효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표가 등록되기 이전에 제거하는 절차가 바로 이의신청 절차이다. 다만 이러한 이의신청 절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상표공고를 주시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유명 브랜드를 가진 큰 회사들은 대부분 이의신청 절차를 활용하여 모방상표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둘째, 선사용 상표 사용자가 이해관계인으로서 모방 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방법도 많이 활용된다(상표법 제71조 제1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사유를 들어 모방 등록상표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지인데, 실무적으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가 주로 문제된다. 1997년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에 신설된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간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상표(지리적 표시를 제외한다)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가하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상표"의 규정은 원래 취지와는 달리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적용이 많지 않았지만, 2007년도 `현저하게`라는 문구를 삭제되면서 모방 등록상표를 무효화하는 데 대표적인 조항으로 부각되었다. 여기서 `선사용 상표`는 우리나라 또는 외국의 한 국가에서라도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면 족하고, 모방 등록상표의 사용자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부정한 목적이란 기존에 널리 알려진 상표가 갖는 이미지나 고객흡입력 등에 편승하여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특정인에게 손해를 가하려는 경우를 말한다. 다만 위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게 대법원 판례의 태도이므로, 모방 등록상표의 출원시점을 고려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주장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선사용 상표 사용권자는 선사용 실시권을 주장할 수 있다. 2007년 상표법이 개정되면서 사용주의와의 조정을 위하여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자로서 ①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이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하여 사용하고 있고, ② 선행적으로 상표를 사용한 결과 타인의 상표등록출원시에 국내 수요자 간에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경우"에 선사용권을 인정하여 등록상표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상표법 제57조의3). 이 경우, 등록상표권자는 선사용자에게 자기의 상품과 선사용자의 상품 간의 출처의 오인이나 혼동을 방지할 수 있는 적당한 표시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선사용권을 주장할 때 주의할 점은, 모방 등록상표의 권리자의 적극적인 권리범위확인심판 절차 내에서 선사용자는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대법원 2012.3.15. 선고 2011후3872 판결). 넷째,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다. 우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내지 다목은 모방 상표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데,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선사용 상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야 한다. 이 부정경쟁방지법 적용 과정에서 의문이 드는 것은 외견상 적법해 보이는 등록상표의 권리행사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이다. 예를 들어 보자. `비제바노(VIGEVANO)`라는 표장으로 구두 등을 생산하고 있는 A는 B가 `비제바노`라는 상표등록을 하고 그 지정상품인 시계를 생산ㆍ판매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에 A는 B의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서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일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에서 대법원(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은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더불어 "한 기업이 여러 가지 이질적인 산업분야에 걸쳐 여러 가지 다른 상품을 생산ㆍ판매하는 것이 일반화된 현대의 산업구조에 비추어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의 상황 등에 따라 저명 상품표지의 소유자나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그 상품이 생산ㆍ판매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상품의 출처에 혼동을 일으킬 수가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A의 손을 들어 주었다. 지금까지 모방 등록상표에 대한 선사용 상표 사용자의 대응방안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앞으로 모방 상표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바,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미리 미리 적절한 대응수단을 숙지해 놓는 것이 브랜드 보호에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3. 3. 7.), 전자신문(2013. 5. 28.), 디지털타임스(2014. 1. 4.) 기고.

  • 인공지능이 생성한 결과물에 저작권이 인정되는가?

    바야흐로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살고 있다. 왓슨, 알파고, 챗GPT 등 AI 이름이 익숙하다. AI 기능 강화로 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매우 크다. 그동안 AI은 혁신적으로 발전해 왔고 부작용도 있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AI 역할과 기능이 커질수록 그로 말미암은 법정 분쟁은 늘 것이다. 특히 저작권 관련 이슈는 심각하다. 우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에 대해 현행법상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가를 살펴볼 때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저작자를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AI를 살아 있는 인간이라 할 수 없고, AI의 표현에 인간에게만 있는 사상과 감정이 있다고 볼 여지도 없다는 점에서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을 곧바로 현행법상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어서 AI에 저작자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현행법상 저작물이나 저작권 논의와는 별개로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에 경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의 이익은 누가 향유하는가의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AI의 법인격 인정 여부와 관련이 있다. 아직까지 AI에 대한 법인격 인정 여부는 논의만 진행되고 있을 뿐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AI가 그 이익을 향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AI를 개발하거나 이용한 사람이 AI의 이익을 향유할 가능성이 짙다. 다만 이미 언급했듯이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은 저작물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저작권이 아닌 다른 법적 장치를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성과물에 의한 보호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I의 법인격이 인정되는 시대가 온다면 그때는 AI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물의 이익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AI에 대해 법인격을 인정하자는 찬성론의 입장은 AI의 기능과 확장성에 비추어 보면 법률의 힘에 의하여 자연인과 마찬가지의 법적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장 AI의 행위로 피해가 난 사람이 말도 통하지 않은 AI만 쳐다보아야 하는지 등의 법적 책임이나 피해배상의 문제, 그 전제로써 AI의 과실을 어떤 경우에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 의사표시를 전제로 하는 계약의 성립 인정 문제 등 법적 불확실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쉽게 AI의 법인격이 인정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되어 대응책이 마련되고 AI의 법인격을 인정할 사회적 효용성이 인정되거나 정책적 견지에서 필요하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 본다. 현재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생성형AI의 결과물을 노출할 때 자신의 저작물을 베끼거나 변형한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여부다. 원칙적으로 보면 생성형 AI라 해 저작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인용·노출되었다면 저작자에 대한 복제권이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다만 생성형 AI에 의한 저작물 활용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또는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고 인정된다면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개념 구분 AI의 권리(AI의 법인격 필요) - 인공지능의 저작권, 특허권 등 논의 중 AI개발사의 권리 - 인공지능 모델 자체에 대한 권리 : 저작권, 특허권, 부정경쟁, 영업비밀, 상표권 등 - 인공지능을 통하여 생성된 데이터에 대한 권리 : 부정경쟁 - 인공지능을 통하여 생성된 데이터를 별도로 데이터베이스화(이 부분은 기술적으로는 어떻게 되는지는 따로 확인 필요)한 경우의 권리 : 데이터베이스권, 부정경쟁 / 비밀로 관리 중이라면 영업비밀 / 비밀 또는 비밀까지는 아니더라도 접근을 제한하여 관리 중이라면 이를 침입한 자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상 침해 성립 제3자(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에 자신의 정보가 사용되거나 도출 데이터에 자신의 정보가 노출된 자)의 권리 - 개인정보가 사용되거나 노출된 자의 권리 : 개인정보보호법상 권리 - 저작물이 사용되거나 노출된 자의 권리 : 복제권, 2차적저작물작성권 - 데이터가 사용되거나 노출된 자의 권리 : 부정경쟁 - 영업비밀이 사용되거나 노출된 자의 권리 : 영업비밀 (즉, 제3자는 자신이 기존에 보호받던 법률에 의해 동일하게 보호될 것으로 보임)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최주선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4. 18.) 기고.

  • 사진·영상촬영이 복제권침해인 경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도10786 판결 (Be the Reds! 사건) 특정 저작물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한 경우 이러한 행위도 저작법상의 복제권 침해에 해당하는가? 예를 들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Be the Reds!" 티셔츠를 착용한 모델을 촬영하여 특정 홈페이지에 게시하면 이러한 행위가 저작법상의 복제권 침해 또는 저작권법 위반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작권 침해 또는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 판례의 사안이 바로 "Be the Reds!" 티셔츠를 착용한 모델을 촬영하여 사진 양도이용허락 중개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안이다. 간단한 사안이지만 여러가지 쟁점이 떠오른다. 첫째, 판례 사안에서 티셔츠 자체는 특징이 없지만 "Be the Reds!"의 서체도안에는 특징이 있어 보이는데, 이러한 서체도안이 저작물이 될 수 있는가? 모든 서체도안이 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체도안에 미적인 창작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그 자체가 실용적인 기능과 별도로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징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예술의 범위에 속할 때는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서울고법 98나23616 판결). 둘째, 티셔츠 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한 경우 이를 저작권법상의 복제로 볼 수 있는가? 복제로 볼 수 있다. 복제의 정의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로 되어 있는바, 이 정의 규정에 의하면 사진촬영이나 영상녹화는 복제의 한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함으로써 원저작물("Be the Reds!"의 서체도안)을 복제한 경우 이러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가? 원심은 대법원과 달리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진들에서 원저작물이 차지하는 위치, 크기, 비중 등이 간접적, 부수적이고, 사진들에서 원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직접 감득하기 곤란하며, 사진 양도이용허락 중개업자의 게시 단계에서는 사진의 최종 이용 용도가 불확정한 상태이다"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른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원저작물이 사진이나 영상 속에서 주된 표현력을 발휘하는 대상물에 종속적으로 수반되거나 우연히 배경으로 포함된 경우 등과 같이 부수적으로 이용되어 그 양적, 질적 비중이나 중요성이 경미하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반대로 "경미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저작물에서 원자작물의 창적적인 표현 형식이 그대로 느껴진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데, 본 사안은 후자에 해당하므로 저작권 침해가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에 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1) 사진들에는 원저작물의 원래 모습이 온전히 또는 대부분 인식이 가능한 크기와 형태로 사진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그 창조적 개성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 2) 원저작물은 월드컵 분위기를 형상화하고자 하는 사진들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어 전체적으로 느끼는 사진의 개성과 창조성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3) 위와 같이 사진들에서 원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상 사진들과 원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안은 SNS, 유투브 등 멀티미디어 시대에 매우 유용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시에도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7. 17.) 기고.

  • 알고리즘 독재와 기술 선택권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환경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거래 구조가 개편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전통적 통신판매를 전제로 설계돼 시장 변화에 따른 다양화된 거래 패턴을 반영하지 못한 기존 전자상거래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주요 개정 사항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술 선택권 조항이다. 즉 온라인판매 사업자가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기호·연령·성별·소비습관·구매내역 등 특징에 따라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 검색 결과를 제공하거나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이른바 추천 알고리즘 이용 여부를 소비자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은 어제와 똑같은 순서대로 음악을 재생하고 있고, 그래서 어제 들은 음악을 오늘도 그 순서대로 듣고 있다. 주도적으로 음악을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도 귀찮음과 노력·시간 투자의 문제 때문에 그냥 듣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에서 정치 뉴스나 정치 토크를 선택하면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진다. 똑같은 논평이나 의견들이 화면 오른쪽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몇 번의 동영상 선택으로 세상에 이런 논평이나 의견들만 있는 줄로 착각하게 된다. 알고리즘의 폐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나름대로 생각해서 동영상을 선택하고 시청하려 노력하지만 알고리즘 인식이 낮은 청소년이나 노년층의 경우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추측된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크게 선택한 콘텐츠와 유사한 것을 추천하는 콘텐츠 기반의 필터링 방식, 이용자의 취향 또는 과거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서 그 이용자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 방식이 있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 방식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를 피하는 방법은 별개의 문제다. '알고리즘을 피하는 방법' 또는 '필터버블 피하는 방법'으로 구글 검색을 해봤다. 물론 구글 검색 결과도 역시 알고리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시청 기록이나 검색 기록을 삭제하는 방법, 분야마다 다른 아이디를 사용하는 방법, 카테고리를 구체화해서 검색하는 방법 등 다양한 검색을 활용하는 방법 등이 검색된다.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있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고민을 규범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 추천 알고리즘이 필요할 때는 그걸 쓰고, 쓰고 싶지 않을 때는 단순 검색 결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완전한 해결은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 기여는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기술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공항에서 얼굴인식을 통해 입출국 수속을 밟더라도 이를 거부하거나 반감을 품은 사람을 위해 전통적인 입출국 수속 방식을 열어 두는 방법, 인공지능 판사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그 제도를 거부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판을 받을 방법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기술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 또는 추천 방식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나 방식 등을 선행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기술 투명성과 기술 선택권은 반드시 동시에 가야 한다. 앞에서 소개한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안 제18조 제3항과 제4항은 이러한 내용(기술 투명성과 기술 선택권)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버튼 하나로 쉽게 선택을 전환할 수 있는 방식 등을 추가했으면 더 바람직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한다. 소비자 또는 사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 알고리즘은 독재일 뿐이다. 사업자 편의성이나 비용 절감 취지가 소비자 또는 사용자 의지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성이나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는 기술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이 경우 기술 선택권은 필수 요소가 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입법이나 정책 역시 소비자나 사용자의 기술 선택권 보장을 기본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4. 6.) 기고.

  • 내가 먼저 쓰고 있던 기술,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를 받는다면?

    1876년 2월 14일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전화를 발명하여 미국 특허사무국에 발명 특허를 신청하였고, 같은 해 3. 7. ‘전기 진동을 일으켜 목소리나 그 밖의 소리를 전신으로 전달하는 방법과 기구’라는 특허가 등록되었다. 그런데 전화기의 최초 발명자는 벨이 아니라 안토니오 무치라는 이탈리아의 발명가로, 전화기 발명에 관한 특허는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벨보다 21년 앞서 전화기를 발명하였다는 사실이 2002. 6. 미국 의회에 의하여 인정되기도 하였다. 즉, 안토니오 무치는 특허권자인 벨보다 먼저 전화기를 발명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만일 그레이엄 벨이 이탈리아에서 전화기 발명에 관한 특허를 받아 안토니오 무치에게 자신의 특허권 침해금지를 구한다면 안토니오 무치는 더 이상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적어도 국내의 특허법을 기준으로 안토니오 무치는 계속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 특허법 제103조에는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법 제103조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 특허법 제103조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규정하였는데 그 내용은 "특허출원 시에 그 특허출원된 발명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 발명을 하거나 그 발명을 한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어 국내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이를 준비하고 있는 자는 그 실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발명 및 사업목적의 범위에서 그 특허출원된 발명의 특허권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위 규정의 취지는 선출원주의를 취하고 있는 특허법 아래에서 선발명자의 보호가 도외시되는 점을 보완하고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한 제도적 장치이다(조영선, 특허법 3.0 제7판, 412면). 위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 즉,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의 성립요건은 ① 선의의 이중 발명, ② 출원 시 국내에서 실시사업이나 그 준비를 하고 있을 것, ③ 특허발명의 실시이다. 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선의의 이중 발명은 기술 또는 발명의 사용자가 특허출원이 있을 당시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채(선의인 채) 별개로 동일한 내용의 발명을 하거나 그 발명의 내용을 정당하게 전수받은 경우(이중 발명)를 의미한다. ② 출원 시 국내에서 실시사업이나 그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은 그 발명과 동일한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었거나, 즉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다만 실제 사용하였다거나 사용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를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③ 특허발명의 실시는 먼저 쓰고 있던 기술 또는 발명이 특허발명의 보호 범위의 전부 또는 일부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요건에 해당하면 발명의 선사용자는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갖게 되므로 특허침해금지 청구를 받더라도 통상실시권을 주장하여 금지 청구를 피할 수 있다. 참고로 통상실시권은 특허권자가 아니어도 특허권의 보호 범위에 해당하는 발명을 사용할 권리인데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하여 무상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① 선의의 이중 발명, ② 출원 시 국내에서 실시사업이나 그 준비를 하고 있을 것, ③ 특허발명의 실시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지는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특허법원에서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이 인정된 사례 해당 사례에서 원고는 자동 엑스레이 검사 장비의 연구 개발, 제조, 판매 등의 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식회사로 ‘배터리 자동연속검사장치’의 특허권자이고, 피고는 엑스레이 검사 장비 개발, 제조 및 공급 등의 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피고가 제조, 판매하는 피고 실시제품이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특허권에 기초한 손해배상 및 금지 청구와 부정경쟁방지법에 기한 손해배상 및 금지 청구를 구하였다(특허법원 2023. 2. 2. 선고 2021나1220 판결).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특허발명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특허발명 출원 이전에 제3자로부터 특허발명에 해당하는 기술의 발주를 받아 그 실시제품의 설계도면을 완성하여 국내에서 이미 그 실시사업을 하고 있었고, 이 점을 근거로 특허법 제103조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인정하여 법원은 이를 인정하였다. 위 사례에서 원고의 특허발명은 2013. 2. 28. 출원되었는데, 피고와 제3자들이 2006. 1.경부터 2013. 2. 1.경까지 주고받은 납입 사양서, 설계도, 견적서를 보면 피고의 실시제품은 원고의 특허발명은 동일한 기술이면서, 피고가 원고의 특허발명을 모른 채 출원 이전에 실시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다만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이 인정된 사례는 많지 않아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만일 내가 먼저 쓰고 있던 기술에 대해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를 받는다면 관련 법령과 유사 사례를 살펴보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조윤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7. 28.) 기고.

  • 프로그램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 위한 요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누군가 그대로 베껴서 사용하고 있다면? 당장 자신의 프로그램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고 권리를 보호받고 싶을 것이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이 고려될 수 있다. 프로그램 소스코드 개발자라면, 자신의 소스코드에도 저작권이 인정되는 것인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반드시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침해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과 객관적 요건이 있다. 우선 주관적 요건으로는, 침해하는 상대방이 침해 대상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을 것이 필요하다. 객관적 요건으로는 양 저작물 사이에 표현에 있어서 동일성 내지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 참조). 다만, 주관적 요건과 객관적 요건은 저작권의 침해를 주장하기 위한 요건에 불과하다. 위 요건에 따라 프로그램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 위하여는 그 전제로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물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 소스코드는 저작권법 제2조 제16호에서 정의하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해당하는데,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의 정의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저작권법은 컴퓨터프로그램 중 창작성이 있는 경우만을 보호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2조 16.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이하 “컴퓨터”라 한다)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ㆍ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을 말한다. 여기서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참조). 또한 누가 작성하여도 거의 동일하게 되는 것이거나 초급 프로그래머라도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내용에 불과한 경우에는 프로그램 작성자의 어떠한 개성이 발현됨으로써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는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 26. 선고 2017나56559 판결). 프로그램 소스코드의 창작성과 관련하여, 다음 두 가지 판례 법리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소스코드의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저작권법 제2조 제16호)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웹페이지 화면에 표시하기 위한 일반적인 HTML 태그 외에 별도의 웹 프로그래밍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서울고등법원 2008. 9. 23.자 2008라618 결정). 서울고등법원 2008. 9. 23.자 2008라618 결정 HTML 파일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안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것’에 해당되기는 하나, JSP{웹 페이지의 내용과 모양을 제어하기 위해 별도의 자바(Java) 언어로 구축된 프로그램을 호출하는 기술} 등과 같은 별도의 웹 프로그래밍 요소가 포함되지 아니한 일반적인 HTML 문서 자체는 웹 문서를 정리하여 나타내기 위한 문법을 기술한 태그(Tag)에 불과하여 창작성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그 문서가 표시하는 내용과 별도의 창작물이라고 인정하기는 곤란하다 할 것이다. 둘째, 판례는 일관되게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97. 9. 29.자 97마330 결정). 즉,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이므로, 다른 프로그램 소스코드와 그 기능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소스코드의 구체적인 표현형식이 다른 소스코드와 비교될 정도의 독창성을 갖고 있다면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누군가 그대로 베껴서 사용하고 있는 경우, 해당 소스코드의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소스코드가 1) HTML 태그 외에 별도의 웹 프로그래밍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지, 2) 그 표현형식의 독창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심도 있는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서혜린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1. 6. 11.) 기고.

  • 후출원 된 등록상표의 효력(전원합의체 판결)

    김갑동의 상표 A가 출원되어 등록되어 있다. 이을동은 이와 유사한 지정상품에 대하여 유사한 상표 A’를 출원하였는데, 거절되지 않고 그대로 등록되었다. 이을동은 자신이 출원한 A’ 상표가 유효하게 등록된 것을 믿고 5년 넘게 꾸준히 사용하였다. 그러던 중 A의 상표권자 김갑동이 이을동에게 A’ 상표의 사용중단과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다. 과연 이을동은 A 상표권자의 요구에 응해야 할까? 우리 상표법은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동일·유사한 상표에 대하여 다른 날에 둘 이상의 상표등록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만이 그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여 먼저 출원한 자를 우선하는 선출원주의를 분명히 하고 있다(상표법 제35조). 따라서 이을동의 상표 A’는, 그보다 먼저 출원된 김갑동의 등록상표 A와 유사한 후출원 상표로서 처음부터 등록이 되어서는 안 되며, 거절결정을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간과되어 결과적으로 등록에 이른 경우의 문제는 또 다르다. 후출원 된 상표라도 일단 등록이 되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유효한 등록상표이며, 무효심판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게 될 뿐이다(상표법 제117조 제3항). 바꿔 말하면 무효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을동의 A’ 상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특히 후출원 상표라는 이유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에는 기간의 제한이 존재한다. 상표법은 후출원 상표의 등록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제척기간 도과로 더 이상 그 사유를 무효의 원인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상표법 제122조). 바꿔 말하면 후출원 상표라 하더라도 무효심판 청구 없이 5년 이상 등록된 상태가 유지되면 그 법적 상태를 유효하게 보겠다는 것인데, 일정 기간 형성된 법적 상태의 안정을 보호하겠다는 상표법의 결단으로 새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결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또 어렵다. 상법의 규정에 따라 등록상표를 선점한 자는 그로 인한 이익을 적법하게 독점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 그러나 행정청이 처음부터 적법한 판단으로 후출원 상표의 등록을 거절하였다면 애초 발생하지도 않았을 분쟁임에도 그 점을 간과하여 등록에 이른 것도 탐탁지 않은 상황에, 우연히 그 등록일로부터 5년이 도과되어 이제는 독점의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다면, 충분히 불만을 가질 법 하다. 5년의 기간 동안 자신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가 등록되어있는지 매번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불만이다. 법적 안정성만을 이유로 적법하게 등록상표를 선점한 상표권자에게 손해를 감수하라고 강요하기는 어렵다. 이 사안에 있어 김갑동의 A상표를 보호해야 하는지, 이을동의 A’상표를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결국 A의 상표권과 A’가 형성한 법적 상태의 안정이라는 두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표법은 후출원 상표등록일로부터 5년 되는 날을 기준으로 하여 그 균형을 도모하려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기존 판례를 변경하며 선출원 상표권자의 손을 들어주는 판시를 한 바 있다(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 위 판결은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요컨대 후출원 등록상표의 상표권은 태생부터 그 사용할 권리(적극적 효력)가 제한된 것이라는 취지이다. 스스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표는 사실상 무의미한 상표라는 점에서, 위 대법원 판시가 5년의 제척기간을 두고 있는 상표법 제122조의 명문 규정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지기는 한다. 그러나 잘못된 행정행위로 인하여 억울하게 손해를 입게 된 적법한 상표권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는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앞선 사례에서 이을동은 김갑동의 요구에 따라 A’ 상표의 사용을 모두 중지하고 적정한 손해를 배상해 주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1. 4. 2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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