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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침해소송 균등론 균등침해
균등론이란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원고의 특허발명과 피고의 실시발명을 비교하여 피고의 실시발명이 원고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아 문언적으로 반드시 일치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원고의 특허발명에 기재된 내용으로부터 평균적 전문가가 쉽게 치환하여 동일한 기술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침해로 보는 특허침해이론이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균등론을 판시한 것은 97후220 판결에서부터이다. 이 사건은 항균제의 제조방법에 관한 것인데, 원고의 특허발명은 출발물질에서 피페라진을 반응시켜 목적물질을 얻는 것임에 반하여, 피고 실시발명은 출발물질에 N-에톡시카르보닐피페라진 물질을 반응시켜 중간체를 얻고 이 중간체를 가수분해하여 목적물질을 얻는데 차이점이 있었다. 대법원은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의 각 반응물질이 균등하므로 확인대상발명은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 때 나온 판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양 발명의 기술적 사항 내지 과제의 해결원리가 공통하거나 동일한 것 (나중에 '양 발명에서의 과제의 해결원리'가 동일한 것으로 바뀜) 이 의미는 치환된 구성이 비본질적인 부분이어서 특허발명의 특징적 요소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두 구성의 차이점이 본질적이라면 과제의 해결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2) 작용효과의 동일성 확인대상발명의 치환된 구성요소가 특허발명의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낼 것 구성이 치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3) 치환자명성(치환용이성) 그와 같이 치환하는 것이 그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가 (당연히) 용이하게 도출해 낼 수 있는 정도로 자명할 것 한 마디로 치환이 용이하지 않아서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4)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지 않을 것 피고의 실시발명 또는 확인대상발명이 공지된 기술이거나 또는 그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닐 것 피고의 실시발명이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한다면, 균등침해를 적용할 필요가 없이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5) 출원경과금반언 원칙 원고가 특허발명의 출원절차에서 피고의 치환된 구성요소를 특허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하지 않아야 할 것 만일 원고가 피고의 치환 구성요소를 출원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제외하였다면, 균등론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위 5가지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실무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이다. 즉 치환된 구성요소가 본질적인 경우인지가 많이 문제되고, 구성의 치환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상이한 효과가 발생한지가 많이 문제된다는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9. 5.) 기고.
- 특허침해 과제의 해결원리 (균등론)
특허침해를 인정하려면 실시기술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요소에 부합하여야 한다(문언침해). 하지만 일부 구성요소가 상이하더라도 특허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데 그 이론이 바로 균등론이다. 우리 대법원은 2000. 7. 28. 97후2200판결 이후부터 균등론의 적용을 긍정하고 있다. 다만 실무에서 균등론을 적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바, 그 이론과 적용 과정을 판례를 통해서 파악하고자 한다. 균등론(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 균등침해가 인정되려면 3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실시기술이 특허발명의 구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변경된 구성요소에 대하여 아래 3가지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1) 특허발명과 실시기술의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할 것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2)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낼 것 (작용효과의 동일) 3) 구성의 변경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구성변경의 용이성) 정리하면, 실시기술의 변경된 구성요소와 특허발명의 구성요소 사이를 비교하여 양자의 과제해결원리가 동일한지, 작용효과가 동일한지를 검토한 다음, 마지막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변경을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지를 검토하여 균등침해를 따진다. 이 중에서 가장 적용이 어려운 요건이 첫번째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이다. 한편 위 2017후424 판결은 과제해결원리에 대하여 매우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는바,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1)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을 가릴 때에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추출할 것이 아니라 명세서에 적힌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을 참작해서 선행기술과 대비하여 볼 때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실질적으로 탐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발명의 설명 및 공지기술 참작을 파악하여 기술사상의 핵심을 판단) * 특허발명의 과제해결원리를 파악할 때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뿐만 아니라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까지 참작하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바, 그 이유는 전체 선행기술과의 관게에서 특허발명이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보호를 하기 위함이다. 2) 다만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공지기술을 근거로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파악되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제외한 다른 기술사상을 기술사상의 핵심으로 대체하여서는 안 된다.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공지기술을 근거로 기술사상의 핵심을 파악) *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신뢰한 제3자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파악되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이용하지 않았음에도 대체된 기술사상의 핵심을 이용하였다는 이유로 과제 해결원리가 같다고 판단하게 되면 제3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 작성, 블로그(2019. 2. 23.) 기고.
- 특허침해소송 어느 관할법원에 소제기?
특허권침해소송과 같은 특허분쟁에서 첫째로 고려해야 할 것이 어느 관할법원에 소제기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어느 법원에 소제기해도 똑같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추어라 할 수 있다. 재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법원 선택은 승소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자 초석이라 할 수 있다. 특허침해소송은 다른 사건과 다른 특이한 관할규정이 있다. 따라서 이 규정을 활용하면 좀 더 다양한 관할 전략이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민사소송법 제24조인데, 이 규정을 하나하나 설명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민사소송의 관할은 피고의 주소지 소재 법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다 손해배상 청구처럼 금전배상 청구는 원고의 주소지도 역시 관할법원으로 추가된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소재' 원고가 '청주 소재' 피고에게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경우, 원고는 청주지방법원 또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중 택일하여 관할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사건의 관할인데, 특허권 소송은 관할을 이렇게 적용하면 큰 일이 난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소재 원고가 청주 소재 피고에게 특허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경우, 일반적인 소송으로 가정하면 청주지방법원 또는 서울서부지방법이 관할법원이지만, 1) 민사소송법 제24조 제2항에 따르면, 특허권에 관한 소를 제기한 경우는 위 예에서 선택된 청주지방법원 또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을 관할하는 고등법원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에만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청주지방법원의 고등법원인 대전고등법원 소재 지방법원, 즉 대전지방법원 또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고등법원인 서울고등법원 소재 지방법원, 즉 서울중앙지방법원 두 법원 중 택일해서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일반적인 소송과 같이 청주지방법원이나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즉 이는 전속관할이므로 청주지방법원이나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경우는 관할위반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만일 서울 마포구 소재 원고가 청주 소재 피고에게 특허권침해금지 청구 소송만을 제기한 경우(손해배상은 빼고), 일반적인 소송으로 가정하면 청주지방법원이 관할법원이지만, 1) 민사소송법 제24조 제2항에 따라서, 청주지방법원의 고등법원인 대전고등법원 소재 지방법원, 즉 대전지방법원에만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되는데, 2) 민사소송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서 특허권에 관한 소송은 지역에 무관하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항상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서울 마포구 소재 원고가 청주 소재 피고에게 (손해배상 청구는 빼고) 특허권침해금지 청구 소송만을 제기한 경우, 대전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정리하면, 특허권에 관한 소송은 고등법원 소재지 지방법원에만 소를 제기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기에 항상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따라서 제주 지역에 있는 사람들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소를 제기하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무발명에 관한 소송 역시 특허권에 관한 소송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형태의 특허분쟁은 반드시 고등법원 소재지 지방법원에만 소를 제기하거나 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더불어 특허권의 관할 규정은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 품종보호권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상표소송이나 디자인소송 등도 이러한 관할에 맞추어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관할 선택은 실무에서 매우 중요하다. 관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특허분쟁에서 그에 맞추어 소송전략을 짤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7. 31.) 기고.
- 특허침해 명세서 참작해석과 제한해석
특허의 명세서는 청구범위, 상세한 설명, 도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특허의 권리범위나 기술적범위는 특허청구범위에 의하여 결정되는바, 특허청구범위는 명세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특허청구범위를 결정할 때 명세서의 다른 부분, 즉 상세한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하여는 오랜 논의가 있었으며, 판례도 많이 쌓여 있다. 이에 대하여는 상세한 설명 등을 참작해야 한다는 견해와 오로지 청구범위만으로 권리범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 대법원의 태도를 간략하게 표현하면 참작해석은 허용되나 제한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허권의 권리범위 내지 실질적 보호범위는 특허출원서에 첨부한 명세서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기재만으로 특허의 기술적 구성을 알 수 없거나 알 수 있더라도 기술적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한 보충을 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특허범위의 확장해석이 허용되지 아니함은 물론 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청구범위의 기재를 제한해석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6.6.9. 선고 2004후509 판결 등) 1. 참작해석 특허청구범위 해석에 있어, 참작해석의 경우는 상세한 설명 등을 참작하는 게 허용된다. 참작해석이란,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특허의 기술적 구성을 알 수 없거나 알 수 있더라도 기술적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는 의미한다. 즉 특허청구범위의 기재가 있기는 하지만 그 기재가 불명확하여 그것만으로 특허의 기술적 내용을 확정할 수 없다면, 이 경우에는 상세한 설명 등을 참작할 수 있는데, 이를 참작해석이라 한다. 위 대법원 판시 중에서 앞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2. 제한해석 특허청구범위 해석에 있어, 제한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 제한해석이란,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상세한 설명 등으로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를 제한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는 상세한 설명 등으로 보완 해석해서는 아니 된다. 위 대법원 판시 중에서 뒷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어떤 경우가 참작해석이고 어떤 경우가 제한해석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예컨대 '크림'이라는 특허청구범위 기재가 있어 그 기술적 범위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적 범위를 상세한 설명의 특정 성분이 10% 이하인 크림이라는 기재를 근거로 크림을 특정 성분이 10% 이하인 크림으로 제한하는 경우는 허용되지 않는 제한해석에 해당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11. 28.) 기고.
- 특허침해소송 자유실시기술항변
특허침해소송, 권리범위확인심판 등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자유실시기술항변 또는 자유기술항변이다. 여러가지 쟁점을 내포하고 있는바,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한다. 1) 자유실시기술은 무엇인가? 자유실시기술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실시기술 또는 확인대상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자유실시기술은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하나이고, 당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인 경우가 두번째이다. 2) 자유실시기술항변은 언제 허용되는가? 자유실시기술항변은 침해자로 지목된 자가 하는 항변이다. 따라서 특허침해소송에서는 피고가 제출하는 항변이다. 따라서 피고의 실시기술이 특허발명의 출원시를 기준으로 이미 공지되어 있거나 또는 공지된 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므로, 이러한 때에 피고는 자유실시기술항변을 제출하여 특허권자의 권리주장을 방어할 수 있다. 특허침해소송뿐만 아니라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도 가능한 항변이다. (다만 권리범위확인심판 절차에서는 진보성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3) 특허권자가 문언침해를 주장하는 경우에 피고는 자유실시기술항변을 제출할 수 있는가? (균등침해를 주장하는 경우 피고가 자유실시기술항변을 하는 것은 긍정됨) 이 부분은 논란이 있었는데, 이 쟁점과 관련해서 특허법원은 부정설의 입장이었으나, 대법원(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은 긍정설의 입장을 취하였다. 즉 자유실시기술 법리의 본질, 기능, 대비하는 대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리는 특허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대상 발명이 결과적으로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나타난 모든 구성요소와 그 유기적 결합관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른바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4) 피고의 자유실시기술항변에 대하여 법원은 특허발명과 실시기술을 먼저 대비하여야 하는가? 이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확인대상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른바 자유실시기술로서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특허발명의 무효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고 확인대상 발명을 공지기술과 대비하여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결정함으로써 신속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부정하였다. 즉 특허발명과 실시기술을 먼저 대비하지 않고도 자유실시기술항변을 받아들 수 있다. 5) 피고가 주장하는 자유실시기술이 특허발명의 구성요소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된 부분은 판단을 하여야 하는가? 예컨대 특허발명은 a + b + c이고, 자유실시기술은 a + b + c + d인 경우, d 부분은 공지기술과의 대비대상인가? 우리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 자유실시기술 전체를 대상으로 항변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d는 판단대상이자 대비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자유실시기술항변에 대하여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매우 중요한 항변이므로 정리를 잘 해 놓는게 필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2. 27.) 기고.
- 특허침해소송 균등침해 기술사상핵심이 공지된 경우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균등론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대법원은 균등론에 대한 많은 판시를 하고 있는바, 그 중의 하나가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이다. 이 판결에 이어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 역시 균등침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을 쟁점 별로 쉽게 풀어쓰면 아래와 같다. 1. 특허권 침해란? 침해제품이 특허발명의 특허권을 침해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각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 간의 유기적 결합관계가 침해제품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즉 발명 전체와 전체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구성과 구성을 비교하되 유기적 결합관계를 고려하여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2. 균등침해의 요건 침해제품에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경우는 균등침해가 문제된다. 균등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1) 특허발명과 침해제품 사이에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하고, 2) 특허발명에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며, 3) 그와 같이 변경하는 것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3. 과제 해결원리의 결정 (첫번째 요건)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추출할 것이 아니라, 명세서에 적힌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을 참작하여 선행기술과 대비하여 볼 때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실질적으로 탐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청구범위의 구성을 기초로 하여 명세서의 발명의 상세한 설명,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을 참작하여 과제 해결원리를 결정해야 한다. 4. 작용효과 동일성의 판단 (두번째 요건)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는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로서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를 특허권침해소송의 상대방의 침해제품등도 해결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에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침해제품에 구현되어 있다면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원칙이다. 5. 기술사상의 핵심이 공지된 경우 기술사상의 핵심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에 이미 공지되었거나 그와 다름없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특허발명에 특유하다고 볼 수 없고, 특허발명이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를 해결하였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이 경우, 특허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이 침해제품에 구현되어 있는지를 가지고 작용효과가 동일하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이 경우는, 균등 여부가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기술사상의 핵심이 이미 공지된 경우에는, 위 균등침해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논리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 균등 여부가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판단하면 족하다. 6. 정리 기술사상의 핵심이 비공지인 경우는, 위 균등침해의 3가지 요건을 적용하여 판단함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후424 판결 사안임) 기술사상의 핵심이 공지인 경우는, 균등 여부가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판단함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 사안임)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의 실제 사안은 아래와 같다. (1)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은 ‘직접 가압식 용탕 단조장치’라는 명칭의 발명이다. (2)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알로드가 실시하고 있는 원심 판시 피고 제품에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의 ‘사이드 홀더에 있는 보온용 전기 가열장치(원심 판시 구성 5-5)’를 제외한 모든 구성들이 포함되어 있다. (3) 피고 제품은 위 ‘보온용 전기 가열장치’ 대신 사이드 케이싱 외부에 ‘가스 가열장치’를 두고 있다. (4) 이 사건 특허발명의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관련하여, ‘본 발명의 직접 가압식 용탕 단조공정은 상부 금형이 하강하여 하부 금형에 주입된 용탕 전체 표면에 걸쳐 직접 강압, 예비성형 및 고압단조하고 재차 하부 금형에 의해 고압으로 가압함으로써 단순히 금형 온도에 크게 의존하는 종래 간접방식에 비해 단조효과가 월등히 우수할 뿐만 아니라, 응고에 따른 국부적인 체적변화에 대응하는 노크 아웃 실린더가 하부에 장착되어 고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그 단조효과를 더해 주며’라고 기재되어 있다. (5) 그러나 위와 같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파악되는 ‘상·하부 양방향에서 가압하여 단조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기술사상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출원 당시에 공지된 을 제7호증에 나타나 있다. (6) 위 ‘상·하부 양방향에서 가압하여 단조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기술사상이 특허발명에 특유하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이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를 해결하였다고 말할 수도 없으므로,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는 위 기술사상을 구현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보온용 전기 가열장치’와 피고 제품의 ‘가스 가열장치’의 개별적인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위 두 구성은 금형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나 착탈 여부 등에서 차이가 나므로 그 실질적 작용효과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7) 따라서 피고 제품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보온용 전기 가열장치’와 균등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3. 26.) 기고.
- 특허침해소송 이용침해 이용발명
이용침해는 이용대상이 되는 특허발명의 구성요소를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여기에 새로운 구성요소를 부가하는 침해 형태를 의미한다. 예컨대 특허발명의 a + b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1) 실시제품이 a + b로 되어 있다면 문언침해 2) 실시제품이 a + b'로 되어 있다면 균등침해에 해당하고, 3) 실시제품이 a + b + c 또는 a + b' + c로 되어 있다면 이용침해에 해당한다. 우리 대법원은 이용발명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용발명은 다시 사상상 이용발명과 실시상 이용발명으로 구분한다.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다57935 판결 선 특허발명과 후 발명이 이용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후 발명은 선 특허발명의 권 리범위에 속하게 된다. 여기서 두 발명이 이용관계에 있는 경우라고 함은 후 발명이 선 특허발명의 기술적 구성에 새로운 기술적 요소를 부가하는 것으로서, 후 발명이 선 특허 발명의 요지를 전부 포함하고 이를 그대로 이용하되, 후 발명 내에서 선 특허발명이 발 명으로서의 일체성을 유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정리하면, 이용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1) 후 발명이 선 특허발명의 요지를 전부 포함하고 이를 그대로 이용할 것(요지공통설이 통설, 판례) 2) 후 발명 내에서 선 특허발명이 발명으로서 일체성을 유지할 것 3) 후 발명이 선 특허발명의 기술적 구성에 새로운 기술적 요소를 부가할 것 선 특허발명과 후 발명이 이용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후 발명은 선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게 된다. 더불어 이용발명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권리 대 권리 간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 허용된다(99후2433 판결). 이용발명에서 많이 문제되는 것이 촉매사용인데, 여기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촉매사용에 대한 언급이 없는 특허제조방법과 촉매를 사용하여 행하는 제조방법은 비록 출발물질과 생성물질이 같다고 하더라도, 후자의 촉매사용이 작용효과상의 우월성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가치한 공정을 부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후발명이 선행발명을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후발명은 선행발명의 권리범위의 영역 밖에 있는 것이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90후1499 판결). 아래 판시는 특허법원 2003허2270 판결로서 이용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후 등록고안인 확인대상 발명과 선 발명인 이 사건 특허발명이 특허법 제98조에서 규정하는 이용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후 고안이 선 특허발명의 요지를 모두 포함하고 이를 그대로 이용하되, 후 고안 내에 선 특허발명이 발명으로서의 일체성을 유지하여야 할 것인바, 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확인대상 발명을 각 구성요소별로 대비하건대, 확인대상 발명의 연결구몸체(10)에는 비록 제1집게레버(20)가 일체로 형성되어 있으나 제1집게레버(20)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기 몸체에 서로 대향되게 설치된 집게레버' 중 어느 하나에 대응되는 것이고 확인대상 발명의 연결구몸체(10) 역시 통발과 한 쪽이 연결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확인대상 발명의 연결구몸체(10)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 ①과 동일하거나 이에 포함되는 것이고, 확인대상 발명에서 연결구몸체(10)에 일체로 구성된 제1집게레버(20)에 제2집게레버(20′)의 선단이 접촉되거나 분리되도록 한 구성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특허발명의 구성 ②에는 '집게레버가 서로 접촉되거나 분리'된다고 기재되어 있고, 집게레버가 서로 접촉되거나 분리되는 것에 반드시 2개의 집게레버가 모두 움직여 벌어져 분리되고 오므라져 접촉되는 경우만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어느 한 쪽이 고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2개의 집게레버가 서로 접촉되거나 분리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확인대상 발명의 위 구성 또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 ②와 동일하거나 이에 포함되는 것이며, 확인대상 발명에서 슬라이더(30)가 스프링(35)에 의해 지지되고 제2집게레버(20′)와 링크기구(27, 32)를 통해 연결되어 이동되면서 제2집게레버(20′)를 구동하여 제1집게레버(20)와 제2집게레버(20′)의 선단이 접촉되거나 분리되도록 하는 구성 또한 집게레버가 서로 접촉·분리되는 동작을 제어하는 착탈기구의 기구적 설명을 상세히 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 ③과 동일하거나 이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결국 확인대상 발명은 통발연결장치의 몸체에 착탈기구에 의해 집게레버가 접촉·분리되는 집게기구를 형성하여 통발을 모릿줄에 연결 및 분리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적 사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할 것이고, 다만 확인대상 발명은 여기에 더하여 연결통공(T1)이 형성된 통발본체(T){이는 실질적으로 제274656호 고안의 '테두리홈이 있는 원뿔관체(11)'와 동일한 것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라는 새로운 기술적 요소를 부가한 것이므로, 확인대상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9. 4. 8.) 기고.
- ‘개인정보’의 개념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정보의 ‘개념’의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개인정보의 개념의 완전한 이해이다. 때문에 본 글에서는 개인정보의 개념에 대하여 자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개인정보의 개념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서 핵심은 ‘식별’인데 이 단어만 잘 이해해도 개인정보의 개념은 거의 다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식별’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 구별짓는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금정리라는 마을에 10년 동안 매일 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단 한 명의 사람(이름은 이기수)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기수라는 이름을 몰라도 ‘금정리에서 10년 동안 매일 밤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사람’이라고만 하여도 다른 사람과 구별짓기에 충분한바, ‘금정리에서 10년 동안 매일 밤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사람’이 곧 식별정보이고 곧 개인정보라 할 수 있다. 즉 특정인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얼굴이 아니더라도 식별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삼화실업이라는 회사에 매일 노란색 점퍼만 입고 다니는 단 한 명의 사원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을 몰라도 ‘삼화실업의 매일 노란색 점퍼만 입고 다니는 사원’은 식별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로 개인정보를 개념정의하고 있다. 이 내용에 대하여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본다. 1)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다. 즉 사망자의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다. 하지만 일의적으로 사망자의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틀린 명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망자의 정보는 살아 있는 그 후손의 개인정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망자의 정보는 사망자에게는 개인정보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후손의 개인정보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결론이다. (다만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2) 개인정보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다. 즉 법인이나 단체의 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다. 예컨대 특정 회사의 주소나 매출실적 등은 개인정보가 아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문제되는 것은 회사의 정보와 개인의 정보가 혼합되어 있을 때인데, 예컨대 ‘삼화실업 대표이사 이기수’라고 되어 있는 경우 이를 개인정보로 볼 것인가의 문제가 부각된다. 이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 견해가 갈리고 있지만, 이기수를 중심으로 보면 개인정보로 못 볼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우리 법은 ‘삼화실업 대표이사 이기수’ 등의 등기ㆍ등록부에 이미 공개된 정보에 대하여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하여 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 비록 ‘삼화실업 대표이사 이기수’를 개인정보로 보더라도 이미 등기ㆍ등록부에 이미 공개된 정보라면 보호대상으로 삼지 않는 법해석이 필요하다. 3) 개인정보는 ‘식별’할 수 있는 정보이다. 식별의 개념은 개인정보의 개념 중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식별의 개념에 대하여는 이미 설명하였다. 몇 가지 예를 더 들면서 설명해보면, ‘2013년 A 대학의 취업률’은 식별과는 무관하므로 개인정보가 아니고, ‘서태지’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은 수십명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이름은 역시 개인정보로 볼 수 없다. 다만 ‘난 알아요를 부른 가수 서태지’라는 정보는 다른 사람과 구별지을 수 있기에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몇 가지 어려운 이슈가 있는데, 휴대전화번호, IP, 맥주소 등이 이러한 예이다. 휴대전화번호는 원칙적으로 기기의 정보이기는 하지만 1인 1모바일 시대에 이를 개인정보로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IP에 대하여는 견해가 갈리지만 고정 IP와 유동 IP를 나누어서 고정 IP의 경우에는 개인정보로 보아도 될 것이며, 맥주소 역시 유일성이 있는 정보이므로 개인정보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비록 식별정보가 아니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식별성을 가지게 되면 개인정보가 된다. 이를 간접적 식별정보라 하는데 개인정보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간접적 식별정보에 관한 판례로는, IMEI(휴대폰일련번호)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판례와 비록 휴대전화번호 끝자리 4자리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로 볼 수 있다는 판례가 존재한다. 간접적 식별정보의 요건에서 핵심은 ‘쉽게 결합하여(결합용이성)’인데, 결합용이성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개인정보의 범위는 작아지기도 하고 무한대로 넓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특정 상황에서는 결합이 쉽지 않더라도 잠재적으로 결합이 가능한 경우까지 넓혀서 개인정보의 범위를 파악한다면 개인정보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위험성이 있다. 입법론적으로는 개인정보의 개념과 개인정보의 보호범위를 2원화하여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개인정보의 개념은 넓히되, 이 중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영역을 다시 획정하여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등기ㆍ등록부에 공개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의 개념에는 포섭되지만, 보호범위에서는 제외시키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개인정보의 개념을 어떻게 획정하냐에 따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현재 우리법의 개인정보의 개념은 어떤 식으로든지 수정할 필요가 있고, 바람직하게는 2원화하여 개인정보의 개념과 개인정보의 보호범위로 구분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5. 12. 7.), 블로그(2015. 12. 7.), 리걸인사이트(2016. 2. 24.) 기고.
- 리플(XRP)이 증권이고 또는 증권이 아닌 이유
2020년 12월 22일 제기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플랩스에 대한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한 뉴욕지방법원 1심 판결이 지난 주 나왔다. 2013년 이래 리플랩스는 리플(XRP)을 146억개, 13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조 7000억원)어치를 발행·판매했는 데, 이 과정에서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리플에 대한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이 제기됐고, 3여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리플에 대한 판매는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크게 분류하면 7억 2000만 달러의 리플은 기관투자자들에게 문서계약을 통해 판매되기도 했고, 7억 5000만 달러의 리플은 거래소에서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에 의해 판매되기도 했다. 뉴욕지방법원은 이들을 달리 판단하였는데,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된 리플은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따른 증권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거래소에서 판매된 리플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하위 테스트란, (1) 공동의 사업에 대한 (2) 돈의 투자가 있고, (3) 타인의 노력에 의한 이익 기대의 요건을 갖추는 경우 증권거래법상의 증권에 해당한다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75년전 이론이다. 리플랩스는 하위 테스트가 아닌 필수요소 테스트(essential ingredients test)을 주장했는데, 필수요소 테스트란 투자계약증권에는 투자자와 발행인 사이의 계약의 존재, 판매 이후 발행인의 특정 행동을 취할 의무의 존재, 이익을 분배받을 투자자의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론인 데, 뉴욕지방법원은 하위테스트 외에 추가적인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연방대법원에 의하여 인정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한편, 뉴욕지방법원은 하위 테스트를 상세하게 적용하였는데,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판매의 경우, (1)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자산은 집합되어 있는 바 사업의 성공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공동의 사업'으로 볼 수 있고, (2) 기관투자자들은 법정화폐 등으로 구매하였기에 '돈의 투자'도 있었으며, (3) 모든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형태의 리플을 받았기 때문에 각 기관투자자들의 이익은 리플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타인의 노력에 의한 이익 기대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소비용도로 리플을 구매한 게 아니라 투자용도로 구매하고, 일부 계약에서는 락업 조항이나 재판매 금지 조항이 있었다는 점은 이러한 점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았다. 반면, 뉴욕지방법원은 일반투자자들이 관여된 프로그램 또는 알고리즘 판매에 대해서는 달리 보았는데, 투자용으로 리플을 구매하였다는 SEC의 주장에 대해 하위 테스트 중 (3)의 요건이 결여돼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일반투자자들은 판매자를 알 수 없는 형태의 거래를 하며 투자 용도로 구매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투자자들은 이익을 기대하면서 리플을 구매하긴 하나 그게 타인(리플랩스)의 노력에 따른 기대로부터 파생되지 않으며, 일부 일반투자자들은 리플랩스의 노력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긴 하지만 리플랩스는 구매자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는 약속에 따른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는 (3) 요건에서 구별된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테라, 위믹스 등에 대한 증권성 논의가 있고, 실제로 기소된 사례가 있다. 뉴욕지방법원읜 판결은 현재 1심 단계로서 향후 항소도 예상되는 등 법적 논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증권성에 대한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의 강공이 한풀 꺾이는 계기로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7. 18.) 기고.
- 모바일 소액투자 플랫폼
해외 상장주식을 매수할 때 지시한 매매수량이 소수점일 때에도 이러한 매매가 가능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규제특례서비스)로 지정되었는바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서비스에서 제시하는 모바일 소액투자 프로세서를 아래와 같다. ① 투자자와 Q사는 각각 신탁업자(M사)와 특정금전신탁계약 체결 ② 투자자는 플랫폼에서 매매할 해외주식의 수량, 종목 등을 직접 지시 ③ 투자자가 지시한 매매수량이 소수점일 경우에는, 최소단위의 정수가 되도록 Q사의 신탁재산을 합한 수량으로 신탁업자가 해외주식을 매매 (예: 0.6주 매수지시 → Q사가 0.4주 매수하여 총 1주 매수) ④ 해외주식 매매의 결과는 개별 투자자의 신탁재산에 귀속 이러한 서비스를 실시하는데는 자본시장법상 규제가 존재하는데, 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비대면 신탁계약 금지 자본시장법 제109조(신탁계약) 신탁업자는 위탁자와 신탁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제59조제1항에 따라 위탁자에게 교부하는 계약서류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1. 위탁자, 수익자 및 신탁업자의 성명 또는 명칭 2. 수익자의 지정 및 변경에 관한 사항 3. 신탁재산의 종류ㆍ수량과 가격 4. 신탁의 목적 5. 계약기간 6. 신탁재산의 운용에 의하여 취득할 재산을 특정한 경우에는 그 내용 7. 손실의 보전 또는 이익의 보장을 하는 경우 그 보전ㆍ보장 비율 등에 관한 사항 8. 신탁업자가 받을 보수에 관한 사항 9. 신탁계약의 해지에 관한 사항 10. 그 밖에 수익자 보호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2) 신탁재산간 거래 금지 자본시장법 제108조(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 신탁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수익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할 수 있다. 1. 신탁재산을 운용함에 있어서 금융투자상품, 그 밖의 투자대상자산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수 또는 매도 의사를 결정한 후 이를 실행하기 전에 그 금융투자상품, 그 밖의 투자대상자산을 자기의 계산으로 매수 또는 매도하거나 제삼자에게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행위 2. 자기 또는 관계인수인이 인수한 증권을 신탁재산으로 매수하는 행위 3. 자기 또는 관계인수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수업무를 담당한 법인의 특정증권등(제172조제1항의 특정증권등을 말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에 대하여 인위적인 시세(제176조제2항제1호의 시세를 말한다)를 형성시키기 위하여 신탁재산으로 그 특정증권등을 매매하는 행위 4. 특정 신탁재산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5. 신탁재산으로 그 신탁업자가 운용하는 다른 신탁재산, 집합투자재산 또는 투자일임재산과 거래하는 행위 6. 신탁재산으로 신탁업자 또는 그 이해관계인의 고유재산과 거래하는 행위 7. 수익자의 동의 없이 신탁재산으로 신탁업자 또는 그 이해관계인이 발행한 증권에 투자하는 행위 8. 투자운용인력이 아닌 자에게 신탁재산을 운용하게 하는 행위 9. 그 밖에 수익자 보호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이에 금융위는 규제특례를 인정하였는바, 1) 비대면 신탁계약이 가능하도록 자필 기재에 의하여 특례를 인정하고 (투자자가 매매종목이나 수량 등을 건별로 직접 지시하므로 비대면 방식을 허용함) 2) 해외 주식의 소수점 단위 매매를 위하여 신탁업자가 신탁재산간 거래를 가능하도록 하였다. (소수점 매매를 위해 신탁재산 간 거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투자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질 예정인 만큼 신탁재산 간 거래를 허용)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27.) 기고.
- 데이터3법의 목적과 동의 관계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 동의와 목적의 관계는 간결했다. 즉 목적 내 처리(여기서는 이용 또는 제공)의 경우는 동의가 불요하고, 목적 외 처리의 경우는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 동의와 목적의 관계는 다소 복잡해졌다. 즉 목적 내 처리의 경우는 동의가 불요하고 목적 외 처리의 경우는 동의가 필요하지만, 당초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의 경우는 동의가 불요하다. 다시 말하면 2단계 구조에서 3단계 구조가 변경되었다.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 가명정보까지 들어오면서 동의와 목적의 관계는 더 복잡해졌다. 가명정보의 경우 개인정보로 분류되므로 목적 내 처리의 경우는 동의가 불요하고 목적 외 처리의 경우는 동의가 필요하며 당초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의 경우는 동의가 불요하다. 여기에 또 하나가 추가된다. 목적 외 처리라도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경우는 역시 동의가 불요하다. 이상의 관계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서 처리란 이용, 제공을 의미함) 참고로 목적 내 처리와 목적 외 처리를 구별함에 있어, 우리 대법원은 정보주체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인지 여부 및 특정 처리로 인하여 정보주체가 불측의 손해를 입게될 염려가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여기서 핵심은 '당초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의 처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이다. 일단 EU GDPR에는 추가 처리(further processing)의 개념이 있고 이를 근거로 하여 위 '당초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가 규정된 것으로 보인다. EU GDPR의 추가처리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동의를 받아 수집한 경우는 추가처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점은 우리 개정 개인정보보호법과 다른 점이다. 2) 추가처리의 적법성은 아래 5가지를 고려하여 판단하다. 우리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에 대한 불이익 여부,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조치 등을 고려하여 판단한다고 되어 있다. - 당초 수집 목적과 추가처리 목적의 관련성 - 개인정보의 수집 정황 - 개인정보의 성질 (민감정보 여부 등) - 추가처리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결과 - 암호화 또는 가명처리 등의 안전장치의 존재 3) 공익, 과학적 또는 역사적 연구 목적, 통계 목적의 경우는 적법한 추가처리로 보아야 한다. 추가처리와 관련된 자료로는 Working paper 203(ARTICLE 29 DATA PROTECTION WORKING PARTY / Opinion 03/2013 on purpose limitation)가 있다. 중점적으로 파악해야 할 점은, EU GDPR의 추가처리와 우리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의 '당초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가 동일한 의미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동일한 의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25.) 기고.
- 감염병예방법 개인정보 수집 및 제공
코로나19로 인하여 확진자의 동선이 시시각각 공개되고 있는데,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근거규정을 검토하고자 한다. 제34조의2(감염병위기 시 정보공개)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의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 확산으로 인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주의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되면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 등 국민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 게재 또는 보도자료 배포 등의 방법으로 신속히 공개하여야 한다. <개정 2020. 3. 4.> ② 누구든지 제1항에 따라 공개된 사항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서면이나 말로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신설 2020. 3. 4.> 1. 공개된 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2. 공개된 사항에 관하여 의견이 있는 경우 ③ 보건복지부장관은 제2항에 따라 신청한 이의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개된 정보의 정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신설 2020. 3. 4.> ④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정보공개와 이의신청의 범위,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일단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요건은 1) 감염병 확산이 있어야 하고 2) 이를 통해서 주의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되어야 한다. *감염병 : 제1급 ~ 제4급 감염병, 기생충감염병, WHO 감시대상 감염병, 생물테러감염병, 생매개감염병, 인수공통감염병, 의료관련감염병 공개되는 대상은 감염병 환자이다. *감염병 환자 : 감염병의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하여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으로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진단이나 감염병병원체 확인기관의 실험실 검사를 통하여 확인된 사람 공개되는 개인정보의 범위는 1) 이동경로 2) 이동수단 3) 진료의료기관 4) 접촉자 현황 5) 기타 국민들이 예방을 위해서 알아야 하는 정보 이다. 문제는 실제 공개되는 개인정보의 범위가 위 법률에서 정한 범위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나치게 자세하게 공개하거나 위 범위를 확대해석하여 그 사람의 누구인지 자세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조화기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위 34조의2 외에 개인정보의 제공이나 공유에 관해서는 제76조의2가 별도로 존재한다. 제76조의2(정보 제공 요청 및 정보 확인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그 소속기관 및 책임운영기관을 포함한다)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른 교육감을 포함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의료기관 및 약국, 법인ㆍ단체ㆍ개인에 대하여 감염병환자등 및 감염병의심자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 <개정 2016. 12. 2., 2020. 3. 4.> 1. 성명, 「주민등록법」 제7조의2제1항에 따른 주민등록번호, 주소 및 전화번호(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한다) 등 인적사항 2. 「의료법」 제17조에 따른 처방전 및 같은 법 제22조에 따른 진료기록부등 3.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기간의 출입국관리기록 4. 그 밖에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 ②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감염병환자등 및 감염병의심자의 위치정보를 「경찰법」 제2조에 따른 경찰청, 지방경찰청 및 경찰서(이하 이 조에서 "경찰관서"라 한다)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요청을 받은 경찰관서의 장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및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도 불구하고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제7항에 따른 개인위치정보사업자,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제8호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감염병환자등 및 감염병의심자의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을 받은 위치정보사업자와 전기통신사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개정 2015. 12. 29., 2018. 4. 17., 2020. 3. 4.> ③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수집한 정보를 관련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보건의료기본법」 제3조제4호의 보건의료기관(이하 "보건의료기관"이라 한다) 및 그 밖의 단체 등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 경우 보건의료기관 등에 제공하는 정보는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해당 기관의 업무에 관련된 정보로 한정한다. <개정 2020. 3. 4.>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제3항 전단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보건의료기관에 제1항제3호에 따른 정보 및 같은 항 제4호에 따른 이동경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건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는 해당 기관의 업무에 관련된 정보로 한정한다. <신설 2020. 3. 4.> 1.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보시스템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보시스템 3. 감염병의 국내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하는 기관의 정보시스템 ⑤ 의료인, 약사 및 보건의료기관의 장은 의료행위를 하거나 의약품을 처방ㆍ조제하는 경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시스템을 통하여 같은 항에 따라 제공된 정보를 확인하여야 한다. <신설 2020. 3. 4.> ⑥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이 법에 따른 감염병 관련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할 수 없으며, 업무 종료 시 지체 없이 파기하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개정 2020. 3. 4.> ⑦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수집된 정보의 주체에게 다음 각 호의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 <개정 2020. 3. 4.> 1.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가 수집되었다는 사실 2. 제1호의 정보가 다른 기관에 제공되었을 경우 그 사실 3. 제2호의 경우에도 이 법에 따른 감염병 관련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할 수 없으며, 업무 종료 시 지체 없이 파기된다는 사실 ⑧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은 자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해당 정보를 처리한 경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다. <개정 2020. 3. 4.> ⑨ 제3항에 따른 정보 제공의 대상ㆍ범위 및 제7항에 따른 통지의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이 조문은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질병관리본부장이 다른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의료기관, 약국, 법인, 단체, 개인에 대하여 감염병환자나 의심자의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 조문이다. 더 나아가 위치정보까지도 요청할 수 있는 조문이다. 코로나 사태에 관련하여 문제되는 조문은 크게 위 두 가지 조문이 존재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14.) 기고.
- 포털 기사배열 알고리즘을 EU 인공지능규칙에 대입해 보니
최근 포털의 기사배열 알고리즘 공개 논의가 뜨겁다. 국회에서는 지난 5월 6일 신문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핵심 골자는 포털에 기사배열 알고리즘의 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국회 각 교섭단체 등이 추천하는 이용자위원회에서 기사배열 알고리즘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을 낸 이유는 특정 성향의 언론 기사가 과도하게 노출되는 등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 개정안이 발의되기 2주 전인 4월 21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초의 법적 강제력이 있는 인공지능(AI)규칙안을 발표했고, 이 규칙안은 2~3년 안에 EU 의회와 회원국의 승인을 거쳐 발효할 예정이다. EU AI규칙안은 위험 기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고 단계에 따라 법적 의무 또는 규제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AI 시스템은 금지 위험(unacceptable risk), 고위험(high risk), 제한적 위험(limited risk), 최소 위험(minimal risk) 등 4단계로 구분된다. 금지 위험 AI 시스템은 국민 안전, 생계 및 권리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고위험 AI 시스템은 국민 권리, 생명 또는 건강과 관련해 위험성이 높은 AI 시스템을 뜻한다. 제한적 위험 AI 시스템은 명의 도용 또는 사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최소 위험 AI 시스템은 국민 권리나 안전에 대한 위험도가 낮은 대다수 AI 시스템이다. 금지 위험 AI 시스템에는 잠재의식 기술을 이용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조작하는 시스템, 아동·장애인 등 취약성을 띠는 것을 표적으로 삼는 시스템, 공공기관이 개인 특성을 이용해 신뢰도를 평가하거나 분류하는 시스템, 경찰 등이 공개된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생체정보를 활용해 신원확인을 하는 시스템 등이 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AI 시스템은 금지된다. 고위험 AI 시스템에는 의료기기·철도·항공·기계·장난감 등 제품 안전 요소인 시스템, 생체 인식을 통한 신원 확인을 비롯해 교통 또는 전기 등 인프라 관리나 교육·직업훈련·고용·공공지원·재판·수사·국경통제 등 기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에서 활용되는 독자 시스템 등이 속한다. 고위험 AI 시스템은 엄격한 규제 아래 허용된다. 규제 내용으로는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 데이터 고품질성 유지·관리, 기술문서 작성, 로그 기록 보관, 투명성 보장, 인간의 관리·감독, 사이버보안, 적합성 평가, 등록, 모니터링 시스템 구현 등이 있다. 제한적 위험 AI 시스템은 챗봇과 같은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경우 사용자가 기계와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시스템에 감정 인식 또는 생체 인식 분류가 포함된 경우 이러한 시스템에 노출돼 있음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소 위험 AI 시스템에는 비디오 게임 또는 스팸 필터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이 포함되며, 여기에는 특별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EU AI규칙안의 핵심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규제이다. 사업자가 데이터 관련 금지조항 위반 시에는 3000만유로 또는 전년도 총매출액의 6% 가운데 높은 금액, 그 외 조항 위반 시에는 2000만유로 또는 전년도 총매출액의 4% 가운데 높은 금액이 각각 부과된다. 한편 포털의 기사배열 알고리즘은 이들 4개 분류에서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기사배열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검증하도록 하는 신문법 개정안의 규제 내용으로 미뤄 볼 때 신문법 개정안은 포털의 기사배열 알고리즘을 고위험 AI 시스템으로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에 동의하는 언론사나 포털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신문법 개정안과 EU AI규칙안이 서로 모순된 결론을 내는 이유에 대해 신중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AI 또는 알고리즘 규제는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일정한 기준이 없는 규제는 수범자 혼란과 혁신 저하만을 가져올 것이다. AI 또는 알고리즘 규제 기본 틀을 먼저 세우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7. 20.) 기고.
- 인공지능 판사는 실패 중?
누구나 세상은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세상에 부조리와 불공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합리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 판사가 도입되면 불합리와 불공정의 근원이 제거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AI 판사가 정말로 그렇게 될까. 아쉽게도 지금까지 실험 결과로 볼 때 현실은 '아니오'다. 최근 AI 챗봇 '이루다' 사건에서 편견과 차별성이 있는 대화들이 문제됐다. 현실의 대화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편견과 차별이 가득찬 대화 데이터를 통해 교육받은 AI가 편견과 차별이 가득한 결과물을 쏟아낸 것이다. 부조리한 현실을 그대로 AI에 주입하면 AI는 부조리한 결과를 쏟아낸다. 유대인을 말살하는 것이 정당화된 아돌프 히틀러 시대의 독일 현실과 히틀러 정신을 AI에 주입하면 그 AI는 서슴지 않고 유대인을 말살할 것이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 문제로 말미암아 AI 판사 시스템이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인종·재산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판사의 편견을 깨고 증거 기반의 재판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 시민사회는 기소 전 보석제도에 대한 개혁운동의 일환으로 AI 판사 일종이라 할 수 있는 재판 전 위험평가 도입을 주장하고 1994년 버지니아주를 시초로 해 2010년대에는 이를 줄기차게 확산시켜 거의 주정부 전체가 재판 전 위험평가 도구로서 LSI-R, COMPASS, PSA 등을 사용하게 됐다. 재판 공정성을 강화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제도로 알고 있던 AI 판사에 대한 불신은 2016년 인터넷언론 프로퍼블리카가 실시한 AI 알고리즘 컴파스(COMPAS)의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사례 조사에서 본격화됐다. 2013년과 2014년 브로워드 카운티 사례를 분석해 보니 컴파스가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 가운데 20%만이 재범을 저질렀다. 특히 백인에 비해 흑인의 재범 가능성을 높게 평가, 인종 차별도 저지르고 있었다. 초기에 AI 판사 도입을 적극 추진한 사람들마저 의심을 품고, 심지어 사법 개혁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보는 견해도 생겨났다. 재판 전 위험평가를 전면 반대하는 시민단체도 등장했다. 2018년 7월에는 100여개의 시민단체가 재판 전 위험평가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 재판 전 위험평가가 오히려 인종 차별과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왜 AI 판사는 실패하고 있는 것일까. 데이터 불투명성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중요한 대표 원인은 데이터 편향성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불평등하고 차별화된 데이터가 AI 알고리즘에 입력되니 당연히 불평등하고 차별화된 재판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재판 전 위험평가 시 '인종' 평가 요소는 제거하는 노력을 의도했음에도 다른 평가 요소들이 이미 인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인종 평가 요소는 사실상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경찰에 의해 제지된 횟수 등은 인종과 무관한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편향성은 통계 편향성에 의해 발생한다. 예컨대 과거 흑인이 백인보다 기소율이 2배 높았다는 이유로 장래 흑인이 백인보다 재범률이 2배 높다고 판단한다면 이 역시 데이터의 편향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 대한 불신으로 AI를 도입했음에도 현재의 차별화되고 불공정한 데이터를 투입하는 오류로 인해 AI 판사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이를 AI 비즈니스나 공공 영역에서 활용할 때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2. 2.) 기고.
- 인공지능 플랫폼과 데이터 가치 배분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가치는 데이터고 데이터는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처리된다. 플랫폼은 반드시 AI를 전제하지 않지만 AI 시대에는 인간 노동이나 관여가 최소화된 형태의 AI 플랫폼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장래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구조에서 데이터 가치가 어떻게 생산되고 배분돼야 하는지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 이슈도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 미래사회 시장 가치순환 구조 복잡해 전통 시장에서 가치순환 구조를 살펴보면, 소비자는 기업으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구매하면서 대가를 지급한다. 기업은 대가를 임금 형태로 노동자에게 배분하며, 노동자는 배분받은 임금으로 다시 소비 활동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할 수 있겠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사실상 기업이 얻는 데이터 가치는 매우 낮았다. AI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 량과 질이 월등히 달라지는 장래 사회에서는 시장의 가치순환 구조가 훨씬 복잡해진다. 소비자가 기업으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구매하면서 대가를 지급하는 과정에 AI 플랫폼이 개입해 소비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AI가 개입해 독자적인 경제 의미를 가지는 데이터 가치는 전통 시장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요소다. 특히 데이터는 사용에 의해 가치가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다는 점에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기업이 소비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수익을 올리는 시간이 쌓일수록 데이터도 계속 쌓여간다. 기업은 더 많이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더 나은 기술을 적용해 분석하며,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데이터 가치를 극대화시킨다. 전통 시장의 가치순환 구조와 비교하면 데이터 가치의 비중이 눈에 띄게 크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통계를 보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경영을 하는 기업 생산성은 그렇지 않는 기업보다 5~6%정도 높다(Brynjolfsson 등). 2014년 통계에 따르면 8~13% 정도 차이가 난다(Bakhshi 등). 데이터 축적이 가속화되고 알고리즘이나 분석 기술이 빠르게 진일보한 장래에는 기업이 얻는 수익률 차이는 더 크게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플랫폼 기업의 경제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 데이터 가치 배분과 보상 데이터로부터 창출된 새로운 가치(특히 AI 플랫폼을 통해 극대화될 데이터 가치)를 기업이 어떻게 배분하고 보상해야 정당한지에 대해 아직 정립된 이론은 없지만 점차 세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는 데이터 가치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해를 위해서 실제로 제기됐던 주장과 가정적인 주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데이터 가치는 기업의 자본가 즉 주주에게 배분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주주 투자로 인해 기업은 AI 플랫폼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소비자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었으므로 결국 AI 플랫폼 기업의 소유주인 주주에게 데이터 가치가 배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데이터를 기업의 자본재로 보고, 데이터 가치를 자본가치 연장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AI 플랫폼 사유를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로부터 나왔음에도 전적으로 자본가의 소유로 보고 데이터 가치를 독점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더불어 이를 견지한다면 기업으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하는 소비자는 양질의 데이터 공급에 소극적이기에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이나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결과가 생길 것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둘째, 데이터 가치는 상품과 같이 노동자에게 배분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데이터 생산은 소비자로부터 이루어지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 수고와 노력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즉 노동자가 상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수집·처리할 수 있게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노동자인 바, 상품과 동일하게 데이터 가치를 노동자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무료로 소비자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와 유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상품은 본질적으로 구별되며, 인간 개입이 최소화된 형태의 AI 플랫폼에서 노동자 기여를, 상품 제조·판매에서 노동자 기여와 같게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셋째, 데이터 가치는 데이터를 제공한 소비자에게 보상 방법으로 귀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데이터를 소비자의 노동(활동) 산물로 보는 입장으로서, 소비자 노동(활동)의 결과로 데이터 가치가 창출됐으므로 소비자에게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리서치의 글렌 웨일 등은 데이터가 특정 플랫폼의 고정자본으로 소유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의 함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에게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질의 데이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므로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의하면 데이터 생산 활동이 또 하나의 노동시장이 되는 것이고, 데이터 소유권은 소비자에게 있으며 데이터가 새로운 디지털 존엄성의 원천이 된다고 본다. 이는 데이터 가치는 소비자 노동으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닌 바 AI 플랫폼 기여가 무시됐으며, 데이터를 소비자 노동의 산물로만 본다면 오히려 기업의 데이터 혁신에 대한 의욕이 감소할 것이라는 반론이 가능하다. 넷째, 데이터를 천연자원과 같이 만인의 자연재로 보아 기업이 얻은 데이터 가치는 사회구성원에게 집단으로 배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데이터가 햇빛과 같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기업은 획득한 데이터 가치를 사회구성원에게 무조건적, 보편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배분 형태는 최근 많이 논의되는 기본소득이론과 가깝고, 집단 배분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개별 보상을 전제로 하는 세 번째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만인의 자연재로 본다면 실제로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이 차별 없이 보장돼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다섯째, 데이터를 공공재 또는 인프라로 이해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데이터의 개별 소유권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공공재 또는 인프라에 해당한다. 누구든지 접근이 가능해 사용할 수 있고 이익의 향유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의 자유로운 접근과 활용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공공재 또는 인프라로 보는 것은 정책의 문제이지 현상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할 수 있다. 또 공공재 또는 인프라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프라이버시 개념이 약해지고 동시에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이나 이를 통한 산업 효율성 달성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 데이터 가치배분에서 고민해야할 네 가지 지금까지 데이터 가치의 배분 내지 보상에 대해 존재하거나 있을 수 있는 제반 주장들을 살펴보았다. 보다 심도있는 사회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 주제는 특히 논리적으로 '데이터 가치 성격' '데이터 소유권 귀속 문제' '기본소득 문제' '데이터 공유나 수용 문제'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이슈는 데이터 가치 배분에서 반드시 선결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우선 데이터 가치의 성격이다. 개별소재로서 데이터는 노동가치적 성격이 있지만 집합물 또는 총체로서 데이터(예컨대 데이터베이스)는 자본 가치적 요소가 반영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데이터 가치 성격을 데이터 형태나 형성 기여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하나로 결론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불가능하다. 즉 데이터 가치 성격은 데이터 형성 과정을 기반으로 개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적절하다. 데이터 소유권 귀속 문제도 데이터 가치의 성격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데이터 소유권도 데이터 형성 과정을 기반으로 결정해야 한다. 데이터의 가공 단계나 처리 정도에 따라 데이터 가치에 대한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데이터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데이터 가치 형성에 기여도를 반영해 결정함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본소득 문제의 경우, 기업에서 노동 가치 비중이 낮아지고 그 대신 데이터 가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이 온다면, 감소된 노동 가치를 증가된 데이터 가치로 전보하는 차원에서 기본소득 도입 여부를 논할 필요가 있다. 이는 논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데이터 가치 성격이나 데이터 소유권 문제와 달리, 정책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다. 기본소득 논의에 따라 데이터 가치 배분에 있어서 일정한 조정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공유나 수용 문제는 해당 데이터의 사회 의미나 특성에 따라 정해질 수 있다. 예컨대 특정 데이터가 개인 이익보다는 사회전체 공공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이를 공공재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경우 데이터 공유나 수용이 용이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가치 배분 기준에 대한 여러 가지 입장 그리고 결론을 찾기 위한 전제로서 다뤄야 할 주제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중요한 점은 앞으로 AI 시대의 데이터 가치는 전통적인 노동보다는 AI 알고리즘이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가치가 될 것이어서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가치 창출 과정에서 인간이 주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면 인간의 소외가 일어날 수 있다. 단순 논리 해결보다 인간을 중심에 두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데이터 가치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서 국가의 미래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경제 구조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데이터 가치가 노동 등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짓밟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살펴서 데이터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19.), 전자신문(2020. 5. 26.)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