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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특허 발명자가 될 수 있나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의 특허 발명자성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은 2018. 10. 스테판 탈러 박사로부터 시작된다. 스테판 탈러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다부스(DABUS)가 자신과 상관없이 발명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다부스 이름으로 발명자를 기재하여 유럽 특허청(EPO)과 영국 특허청(UKIPO)에 특허출원을 하였다. 참고로 다부스는 인공지능으로서, 다중신경망을 연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서 그 아이디어의 효과를 계산해 내는 시스템이다. 더불어 특허출원시 발명자, 출원인의 기재는 구별해야 하는데, 탈러 박사는 다부스가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가 되는 것을 주장하는 게 아니고, 발명자로 인정되는 것을 주장할 뿐이고, 다부스의 소유자인 자신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인인 관계로 자신을 출원인으로 기재하여 출원을 하였다. 사실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되면 현 법현실에서는 많은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 문제인데, 이미 언급했듯이 탈러 박사는 다부스를 발명자로 기재하긴 했지만 자신을 출원인으로 기재하여 출원을 하였는데, 이러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에 대하여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법률적으로는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하여 탈러 박사는 자신이 다부스의 소유자로서 다부스가 보유한 권리의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유럽 특허청은 다부스의 인격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승계를 통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이전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탈러 박사의 시도에 대하여 유럽 특허청은 유럽특허협약에 근거하여 발명자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렸다. 영국 특허청 역시 같은 이유로 등록을 거절하였다. 미국 특허청 역시 2020. 8. 22. 미국 특허법에 따르면 사람만이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역시 등록을 거절하였다. 탈러 박사는 한국 특허청에도 다부스의 발명을 출원했으나 한국 특허청 역시 발명자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로 보정을 명한 상태이다. 그런데 몇 나라에서 다부스의 발명자성을 인정한 사례가 나왔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 특허청은 다부스에게 특허를 부여하였고, 호주 연방법원은 2021. 8. 2. 인공지능도 발명자 자격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특허청은 실체심사를 하지 않은 법제도 때문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을 것이라 보지만, 호주 특허청의 결정을 뒤집은 호주 연방법원의 판결(Thaler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879)은 그 의미가 남다르기에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탈러 박사의 출원에 대하여 호주 특허청은 발명자의 용어정의는 없지만 발명자의 개념상 본질적으로 인간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다부스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탈러 박사는 호주 특허법상 명시적으로 인공지능을 발명자에서 배제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으며, 발명자를 인간으로 한정하지 않는 것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기술을 널리 보급하려는 특허법의 취지에 부합하며, 발명자를 뜻하는 inventor 말미에 위치한 ‘or’ 또는 ‘er’의 통상적인 의미는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invent 동사에 부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예컨대 computer라는 단어는 종래 사람에게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기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만일 인공지능이 발명을 했는데 실제 발명을 하지 않은 사람이 발명자로 기재된다면 발명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자신은 다부스의 소유자로서 동물 소유자 또는 과목 소유자가 그 새끼나 과실에 대하여 소유권을 가지는 것처럼 인공지능 시스템의 산출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호주 연방법원은 탈러 박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호주 특허법은 발명자에 대하여 사람으로 한정되지 않으므로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 연방법원은 특허권의 권리자는 사람으로 한정하였으므로 인공지능이 발명자가 되는 것과 별개로 특허권자는 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판결에 찬성하는 견해도 있지만, 특허법에서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통상의 기술자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인간 발명자들의 특허권 확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기술 발전에 따라 법적용이 달라지는 추세나 현상은 부인할 수는 없는바, 지식이나 창작 활동이 과연 사람의 전유물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부터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1. 8. 16.), 전자신문(2021. 8. 17.) 기고.
- 인공지능 시대, 새로운 동사(動詞)를 만들어라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두되는 인공지능 시대, 기계의 지능화에 따라 그간 서비스의 ‘수단’에 그쳤던 기계들이 이제는 서비스의 ‘주체’가 되어 가고 있다. 예컨대 ‘사람이 차량을 운전한다’와 같이 목적어에 그쳤던 자동차가 이제는 ‘차량이 운전한다’와 같이 주어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부정적으로 파악하고 사람의 일할 권리 상실 등의 우려를 표명하는 견해가 적지 않지만, 그 시대적 추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 같다. 흐름을 부정하기 보다는 미리 대비하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현명한 길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인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은, 정보 생산의 주체가 사람에서 기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의 주체가 사람에서 기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간 사람들이 하던 서비스 중 단순한 부분부터 서서히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택시 기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고, 그 자리를 자율주행자동차가 차지하게 된다. 수사적으로 보면, 목적어가 주어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목적어의 주어 승격 현상을 응용하여, 기업은 물품에 서비스를 결합하여야 한다. 물품만을 판매하는 기업이나 목적어만 생산하는 기업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예컨대 자율주행자동차에 각종 사무ㆍ오락 기능을 추가하여 이동 중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 다른 예로 밥만 하는 솥에 만족하지 말고, 레시피를 제공하는 밥솥을 만들어야 한다. 불만 밝히는 스탠드에 만족하지 말고, 기분을 파악하여 그 기분에 맞추어서 조명이 조절되는 힐링 서비스 스탠드를 만들어야 한다. 기계의 지능화에 실패한 제품이나 서비스 없는 물품은 살아남기 어렵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기계는 도태될 것이다. 둘째, 기계의 주어 승격 현상에 대항하기보다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과 업무, 행동을 찾고 연구하여 창조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기계가 도달하기 어려운 힐링에 관한 업무를 창조하는 것, 기계가 하지 못하는 고도의 창의적인 업무를 개발하는 것 등등. 이 과정은 개인의 역량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나 기업의 ‘교육혁명’은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정서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체제의 정비나 혁신이 수반되어야 할 것인데, 이 때도 역시 새로운 동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고양시키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서비스 제공자는 인간에서 기계까지 확장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체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 기업은 기계에 서비스를 결합함으로써 기계에 새로운 동사를 붙여주어야 할 것이고, 개인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새로운 동사를 창안하여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새로운 동사(動詞)를 잘 만들어 가는 것이 기업ㆍ개인 모두에게 공통적인 핵심적 대응책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타임스(2017. 1. 23.), 리걸인사이트(2017. 1. 25.) 기고.
- 인공지능 학교(AI School)
알파고로 시작된 인공지능의 열풍은 정부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기능을 하였지만, 알파고의 사례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알파고의 바둑 능력은 수천만개의 기보 확보를 통한 알파고의 꾸준한 훈련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의 산업발전에 있어 핵심과제 중의 하나는 ‘효율적’인 인공지능의 학습에 있다. 즉 인공지능을 교육시키기 위한 지식 저장소가 있어야만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여건상 이러한 정보를 집합시킬 여력이 없어, 막상 인공지능을 개발하고도 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대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등의 정보에 관한 규제나 법령을 준수하면서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관련하여 2014년 8월, 코넬, 스탠퍼드, 브라운, UCLA, 버클리 등 미국 주요 대학의 연구진들이 참여하여 로봇들이 공유할 수 있는 거대한 지식 저장소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개시하고, 10억여 개의 이미지와 12만개의 유튜브 비디오, 그리고 1억여 개의 매뉴얼 문서들을 업로드하였다. 이 프로젝트 이름은 ‘로보 브레인(robo brain)’으로서, 아마존 웹서비스(AWS)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축되어 있다. 로보 브레인 로젝트는 로봇 지능 개발에 관한 것이지만 결국 인공지능의 개발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인공지능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적인 인공지능 학교의 개설을 제안해 본다. 인공지능 학교는 인공지능을 훈련시키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정보 집합소의 개념으로서, 인공지능을 교육하기 위한 형태의 거대한 인공지능 맞춤형 공공 지식 저장소이자 지식 엔진을 말한다. 욕, 명예훼손, 오류, 광고 등으로 꽉 차 있는 인터넷 상의 공개된 정보가 아니며 비정형 형태로서 인공지능이 학습하기에 곤란한 형태의 정보가 아니라 인공지능에게 적합한 형태로서 인공지능 학교에 접속한 인공지능에게 일대일 교육을 시킬 수 있고 특정 과정을 터득할 때까지 훈련 과정을 반복하는 주입식 교육뿐만 아니라 정보를 체계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사전이나 매뉴얼을 찾는 것처럼 스스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학교가 필요하다. MS 채팅봇 ‘테이’가 생겨나지 않도록 인공지능 학교는 인공지능에게 윤리와 선, 질서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하며, 인공지능 학교를 통하여 얻은 인공지능의 정보를 인공지능 학교가 재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선배 인공지능이 후배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자율형’ 학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스마트홈 등에 적합한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인공지능 유형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인공지능을 활용한 각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같은 목적의 여러 인공지능의 학습 루틴을 분석함으로써, 동일한 목적의 교육이 필요한 인공지능에게 가장 빠른 학습 경로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적인 인공지능 학교가 개설되면 필연적으로 인공지능 개발과 성장에 있어 ‘효율성’을 갖출 수 있는바, 향후 인공지능 산업발전 및 도약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16. 5. 22.), 리걸인사이트(2016. 5. 24.) 기고.
- 인공지능 투자, 사회적 수용성도 챙겨야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너무나 빠른 속도이고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기술을 낳는 시간도 단축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은 더 빨리 나타나고 있다. 한 마디로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뉴턴의 제2법칙에 따르면 가속도가 커지면 파급력도 커진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도 문제이지만, 파급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생활의 한 단면에 영향을 주는 기술이 이제는 사회의 전반적인 프레임을 바꾸게 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의 개발로 인하여 인류는 이미 혁명적인 변화를 겪은 바 있다. 또 하나의 기술로 인하여 인류는 혁명적인 변혁을 겪고 있는데, 이게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공지능은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사람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았지만, 인공지능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표현하고 심지어 자신의 일자리를 앗아갈 경쟁자로 이해하고 있다. 즉‘사회적 수용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 언급하면 택시 기사들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부터 걱정하고, 로봇에 대하여 언급하면 노동 관련 일자리가 없어질 것부터 걱정하기 때문에 사회적 수용성은 제로에 가깝다. 사회적 수용성이 없거나 약한 경우는 산업적으로 보아도 큰 문제이다. 예컨대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자율주행자동차의 구매 속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산업발전도 난항을 겪게 된다. 산업발전을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다가올 인공지능 사회를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사회와 국민에 대하여 기술을 설명하고 기술도입에 대하여 설득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이 주는 혜택과 부작용에 대하여 기술적·인문학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하고 준비하여야 하고, 기술적·인문학적·규범적으로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하며, 인문학적·규범적으로 기술 본위의 사회가 아니라 인간을 돕는 인간 본위의 기술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인공지능 사회가 왔을 때 사라지게 될 직업과 생겨날 직업을 최대한 예측하면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어떻게 될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며, 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는 친근하고 안전한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고, 발달되는 기술로 인하여 인간이 기술에 의하여 극복되어지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보다는 기술에 의하여 보호되게 하고 기술에 의하여 인간성이 훼손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과 같이 파급력이 큰 기술의 경우에는 더더욱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 연구를 인문학적으로 규범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사회나 국민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사회나 국민이 겪는 것은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치관의 혼란이다. 기술문명의 수용자인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훼손을 느끼는 것은 사회적 수용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기술은 오히려 사회나 국민에게 해악이 될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 평가하여 최고의 기술이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최악의 기술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정부 역시 과거와 달리 기술발전에 따른 인문학적·규범적 연구에 투자를 해야 한다. 기술만으로 풍요로워지는 시대는 지났고 문명만으로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세대는 지났다. 한국포스트휴먼학회의 백종현 회장이 얼마 전 한 인터뷰를 통해 한 말처럼 기술개발 비용의 일정 비율을 인문학적·규범적 연구에 투자하여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기술문명을 슬기롭게 받아들여 참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 중의 하나라고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ZDnet Korea(2016. 5. 24.), 리걸인사이트(2016. 5. 24.) 기고.
- 인공지능시대의 도래와 법조의 역할
알파고의 열풍이 대단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알파고 이야기를 하고 한일 국가대표 축구 시합처럼 열중한 사람들도 많다. 뭔가에 열중하는 것은 좋지만 인공지능을 과장해서 설명하거나 포비아적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마 고급 정보의 공유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알파고는 딥러닝(Deep Learning)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고 하면 마치 사람 머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인간의 지적 능력의 일부만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 공학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이란 단어는 사람의 학습능력을 알고리즘화한 것에 불과한데, 일반인이 일반 용어로 이해하다 보니 의인화 시키는 경향이 발생한 것이다. 사실 바둑은 상대적으로 인공지능에 유리한 분야라고 한다. 19X19의 바둑판의 고정된 지점에 놓이는 흑 백 돌은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데 매우 유리한 입력 정보이고, 바둑이 경우의 수가 많기는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러한 정형화된 경우의 수를 연산하는 데 매우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둑이 사람에게는 계산능력 외에 고도의 직관 등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알파고에게는 연산능력만 필요하면 되는 상대적으로 쉬운 영역인 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의 지능은 인공지능과 다르다. 사람의 지능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은 지적 능력도 있지만 의지ㆍ감정도 보유하고 있어, 인공지능을 곧바로 사람 머리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며, 이러한 단순한 접근으로 많은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관련하여 강한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있는데, 강한 인공지능이란 스스로 인공지능임을 인식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즉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이다. 강한 인공지능이 나올 때를 특이점(singularity)이라 하는데, 통상 2040년에서 2050년 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알파고 부류는 약한 인공지능이며, 인간이 프로그래밍한대로 기능을 하는 것에 불과하고 인간의 약한 점을 보강해 주는 도구에 해당한다. 사람의 연산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전자계산기가 나왔고 사람의 이동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가 나온 것처럼, 사람의 지적능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인 것이다. 인공지능은 196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지만 그 동안 계속적으로 뜰 것 같은 분야로만 각광받아 왔다. 필자가 대학교ㆍ대학원에 다닐 때에도 퍼지 이론, 뉴럴네트워크 등의 연구실이 있었지만 획기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기계학습이나 딥러닝 등의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거기에 클라우드를 이용한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의 축적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인공지능이 ’부활’하였고, 알파고로 인해 일반의 관심도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한편 인공지능으로 인해 가장 걱정하는 부문이 바로 일자리이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걱정하는데 이는 정확한 인식이 아니라 본다. 자동차의 대중화로 인해 마부가 사라졌지만 운전수, 차량정비사 등으로 대체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났다. 새로운 산업의 출현으로 일자리는 늘어났고 결국 마차 시대보다 더 많은 부와 편의를 가져왔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평균 노동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신산업으로 인한 단순노동의 대체, 노동시간의 감소, 노동시장의 확대ㆍ재편이 핵심이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장기적으로는 그러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을 현명하게 대비하고 큰 갈등 없이 거쳐 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 준비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해야 한다. 또 하나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은, 사람에 대하여는 윤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다는 잠재의식이다. 아마 터미네이터, 어벤저스 등과 같은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사악한 인공지능을 경험한 탓일 것이다. 그러나 역시 막연한 두려움이다. 스스로 자아를 갖지 못하는 현재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창조하는 것이고 인간이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때문에 현재의 인공지능에게 ’윤리성’을 묻는 것은 칼에게 ’윤리성’을 묻는 것과도 같다). 다만 인공지능은 워낙 막강한 도구이기에 그 인공지능을 조종하는 사람의 도덕성에 따라 문제가 될 수는 있다. 인공지능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의 본질은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인 것이다. 인공지능의 비윤리성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연구되고 있다. 일부 공학자는 ’인공적 도덕행위자(AMA: artificial moral agent)’의 예와 같이 윤리적 프로그래밍을 통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공학자들이 이와 같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인공지능의 윤리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법조계에서는 법제도를 통한 인공지능의 윤리성 확보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런 입법적인 노력 외에 인공지능이 사법의 측면에서 법조계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 보자면, 기계에 의한 단순사무의 대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고급정보의 양산에 머무르지 않고 특히 판단 보조업무의 대체 등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판단 보조업무의 대체란, 일부 업무분야에서 판사ㆍ검사의 역할이 모든 자료를 직접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에서 인공지능의 자료 분석 및 판단을 사후 검증하는 것으로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급정보의 양산은 그 접근가능성에 따라 법조계의 양극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기에,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판단 보조업무의 대체에 대비하여 법적인 판단구조 내지 메커니즘을 어떻게 인공지능에 적절하게 구현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산업혁명을 받아들인 나라들은 선진국이 되었지만, 거부한 나라들은 부를 빼앗기고 주권을 위협받은 역사가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에 치우칠 경우, 주체적이고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해 국제질서에서 낙오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긍정도 적절치 않다. 기술만으로 유토피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인문학적 장치, 법제도적 수단 등이 완비되어야만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유토피아가 실현된다. 인공지능의 시대, 변화된 환경의 이해와 법조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써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6. 3. 17.), 리걸인사이트(2016. 3. 18.) 기고.
- 변화한 인터넷환경, 그리고 자국민 보호와 상호운용성 증진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개방성과 광역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특징은 국경이나 국가를 전제로 하는 전통적인 주권개념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인터넷의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인류의 문명과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기에 국가가 함부로 손대기 곤란한 부분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스노든 사태’ 이후 사정은 달라졌는데, 바다 건너, 국경 너머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하여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이 수집한 정보가 특정 국가에 의하여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기에 EU 등 많은 나라들은 ‘데이터분권화’에 박차를 가하고 ‘정보주권’을 강화하여 가게 되었다. 데이터분권화나 정보주권은 ‘자국민 보호’를 목적으로 각종 법적ㆍ행정적 조치를 통해 자국 및 자국민의 정보보호에 집중하는 것이다. 예컨대 영국은 이용자들의 인터넷 접속기록을 12개월 동안 보관하도록 의무화하였고, 러시아는 데이터센터를 반드시 자국 안에 두도록 하는 사생활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자국민 보호’의 추세는 특히 사법 영역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2015. 10. 6. 유럽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 국민으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가 미국 내부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하여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ㆍEU간 세이프하버 협정을 무효화하였고, EU 작업반은 2014. 11. 유럽사법재판소의 잊혀질 권리 판결이 집행되어야 하는 범위는 미국의 구글본사에도 미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미국 법원은 2014. 7. 압수ㆍ수색 영장의 범위는 MS의 이메일 서버가 있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도 미친다고 판시하였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개방적인 인터넷 환경에서의 ‘자국민 보호’ 추세는 헌법적 가치나 사회적 합의를 근간으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추세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는 것이고 인터넷에 보이지 않는 국경을 쌓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나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보완책으로 거론되는 것이 규범간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증진이다. 상호운용성이란 상호 상이한 규범체계간의 마찰을 줄이고 국경을 넘어서 상호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APEC이 추진하는 CBPR(Cross Border Privacy Rules system)이나, 세이프하버협정 등이 그 예이다. 규범의 상호운용성은 경제권간ㆍ다자간 협정 등으로 나타나는데,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면서도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부담을 줄여주고, 동질의 보호체계로 인하여 정보주체의 권리보호에도 긍정적이며, 비용절감을 통한 혁신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 규제는 늘어가지만 글로벌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음으로 인해 자국민 보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내기업의 역차별 현상만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규범의 상호운용성 노력에도 극히 낮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는바, 향후 인터넷ㆍIT의 변화하는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어 IT법이나 (개인)정보법 영역에서 자국민 보호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고, 규범 주도권 확보를 위하여 경제권간ㆍ다자간 상호운용성 증진 절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전자신문(2015. 11. 22.), 블로그(2015. 11. 23.), 리걸인사이트(2016. 2. 24.) 기고.
- 외국사업자에 대한 개인정보 관련 권리 행사시 법적쟁점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16. 선고 2014가합38116 판결 (구글에 대한 개인정보제공내역 요청 사건) 1. 이 사건의 배경 인터넷의 역사는 스노든의 전 미국 CIA 직원의 미국 정부의 정보 사찰 프로그램인 '프리즘'의 폭로 전후로 극명하게 나누어진다. 구글, MS, 야후 등 미국 IT기업들의 그 서버에 쌓인 이메일과 사생활 데이터가 전세계 이용자의 감시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엄청난 충격이었고 ‘개방성’과 ‘중립성’을 근간으로 했던 인터넷 체제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되었다. 그 불신의 결과로 각 나라는 ‘자국민의 보호’라는 목적 하에 인터넷의 개방성과 중립성과는 다른 방향의 ‘데이터 분권화’ 또는 ‘정보주권주의’ 강화 정책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예로서, 유럽의회 시민자유위원회가 추진하는 ‘데이터 보호 규약’ 개정안으로서 자국 데이터의 월경을 막는 데이터 블록화 움직임이 가시화하였으며, 최근 유럽사법재판소의 미국ㆍEU 사이의 세이프하버협정의 무효화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건 제기의 근간은 스노든 폭로 이후 생겨난 국외 특히 미국으로 넘어간 개인정보의 이용이나 제공 현황에 대한 의문이나 불신이라 할 수 있고, 법원의 판시 내용은 정보 영역에서의 ‘자국민의 보호’라는 국제사회의 큰 흐름 측면에서 파악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사실관계 원고들은 구글 계정을 생성하여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하여 설립된 피고 구글본사가 제공하는 지메일 등 구글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들 또는 구글본사가 제공하는 기업메일 서비스의 이용자들이다. 원고들은 2014. 2. 17. 피고 구글본사 및 한국법인인 피고 구글코리아(이하 합하여 ‘피고들’이라 함)를 상대로 자신들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내역을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 구글본사는 법률에 의한 경우에만 이용자의 정보를 정부기관에 제공한다는 원칙적인 답변만을 하였다. 원고들은 2014. 5. 20. 재차 제3자 제공내역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들은 구체적인 제공내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정보 및 서비스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을 공개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한 재산적ㆍ정신적 손해배상 50만원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다만 구글 서비스 약관에 의하면, 구글 서비스와 관련한 모든 소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연방 또는 주법원이 전속적인 관할을 가진다는 전속적 국제재판관할 합의가 존재하였고, 구글 서비스와 관련하여 발생되는 분쟁에 대하여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르기로 하는 준거법 합의가 존재하였다. 3. 이 사건의 쟁점 및 법원의 판시내용 이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면 아래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원고들의 피고 구글본사에 대한 한국법원에의 소제기가 구글 서비스 약관에 존재하는 전속적 국제재판관할 합의에 반하는지 여부 2) 원고들의 피고 구글본사에 대한 제3자 제공내역 요청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30조 제2항, 제4항에 근거하는바, 위 정보통신망법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청구가 구글 서비스 약관에 존재하는 준거법 합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지 여부 3) 원고들의 제3자 제공내역 요청에 대하여 피고 구글본사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정신적 피해 외에 재산상 손해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재산상 권리인지 여부) 4) 피고 구글코리아가 구글 서비스의 제공 주체로서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시 내용 및 주문을 위 쟁점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구글 서비스 약관상 전속적 국제재판관할합의는 일응 구글 서비스 이용자들과 피고 구글본사 사이에서 적법하게 그 효력을 가지나, 국내의 소비자가 구글 계정을 생성하여 피고 구글본사가 제공하는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래관계는 국제사법 제27조가 보호하는 소비자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소비자계약의 당사자가 분쟁이 발행하기 전에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배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국제사법 제27조 제6항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국내의 소비자는 국제사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 구글본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계약에 포함하지 않은 기업메일 서비스의 이용자(일부 원고)는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 2) 정보통신망법이 국제사법 제7조에서 정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하여 체결된 계약에 관하여 그 준거법에 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망법이 이른바 국제적 강행법규로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보통신망법 제30조가 규정하고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의 권리는, 사업자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비하여 비교적 열악한 지위에 있는 이용자인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국제사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준거법 선택에 의하더라도 박탈할 수 없는 소비자에게 부여되는 보호에 관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구글 서비스 약관상의 준거법 합의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망법상 이용자의 권리 보호에 관한 규정들(제30조 등)이 적용될 수 있다. 3) 피고 구글본사는 18 U.S.C § 2709(c)(1), 18 U.S Code § 1861(d) 등 비공개 의무가 부과된 사항을 제외하고 원고들의 개인정보 및 서비스이용내역을 제3자에게 제공하였는지 여부 및 그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피고 구글본사의 미조치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어떠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정신상의 고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는바,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구글 본사에 대한 재산적 및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구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피고 구글본사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 구글본사가 구글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바, 피고 구글코리아는 각종 구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5) 결국 일부 원고들의 피고 구글본사에 대한 소는 각하, 일부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구글본사에 대한 공개청구는 인용ㆍ피고 구글본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기각, 전체 원고들의 구글 코리아에 대한 청구는 기각. 4. 판례해설 흔히 인터넷은 국경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용자의 정보는 국경에 무관하게 해외 서버에 저장되고, 해외 사업자의 정보는 국경에 무관하게 우리나라 이용자에게 도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와 이용자를 모두 관할할 수 있는 규범이나 법령이 존재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지만, 아직까지 주권이나 국경을 전제로 하는 전통적인 법체제로 국경이 없는 인터넷 체제를 규율하다 보니 이용자의 권리 행사는 정보 이용만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는 인터넷의 개방성과 자유를 이용하여 전세계로부터 막대한 부를 유입ㆍ축적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불만이나 법적 청구, 이용자 소속 정부당국의 요구 등에 대하여는 국경의 커튼 뒤에 숨어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강하였다. 국경의 커튼은 다른 쪽으로 악용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스노든이 폭로한 글로벌 IT 기업을 활용한 전세계인의 감시였다. 스노든의 폭로는 인터넷의 개방성과 자유는 더 이상 불변의 가치가 아니라는 교훈을 주었다. 더불어 스노든 사태 이후 글로벌 사업자의 의무는 더 이상 국경의 커튼에 숨어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유럽사법재판소의 미국ㆍEU 사이의 세이프하버협정의 무효화 판결이자 서울중앙지법의 본 판결이라 할 수 있다. 국경은 글로벌 사업자의 권한과 의무에 있어 동등하게 작용되어야 한다. 글로벌 사업자가 인터넷과 이용자를 활용하여 막대한 부를 유입하고 축적하고 있다면, 이용자에 대하여 그만큼의 의무는 부담하는 게 맞는 이치이다. 한편 글로벌 사업자의 의무는 이용자에 대한 의무와 해당 정부 당국에 대한 의무도 있는데, 본 사안은 구글 서비스의 이용자들이 구글본사 또는 구글코리아를 상태로 권리행사를 하는 경우로서 전자에 관한 것이고, 본 사안과 구별해야 할 것이 개인정보 당국이 구글본사 또는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행정제재를 하는 경우로서 후자이다. 후자에 대하여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구글본사에 대하여 행정제재를 가한 바 있다. 예컨대 2014. 2. 18. ‘스트리트 뷰’ 사건에서 구글본사가 개인정보를 불법수집한 행위에 대하여 2억 1,23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고, 방송통신위원회 직원은 구글본사에 파견되어 해당 개인정보의 파기를 확인한바 있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사업자의 우리나라 이용자에 대한 의무에 관한 것이고,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나라 이용자의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권리 행사에 관한 것이다. 권리 행사의 근거 조문은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 제4항으로서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이 원고들의 권리행사 내용이었다. 정보통신망법 제30조는 강행규정으로서 우리나라 사업자는 누구나 준수하여야 하는 조문이라 할 수 있는데, 글로벌 사업자에게 이 조문이 적용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던 것이다. 피고 구글본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 행사에 대하여 관할합의를 전제로 한 국제재판관할권 위반 항변과 준거법합의를 전제로 한 정보통신망법 부적용 항변을 했다. 전통적인 ‘국경과 주권’ 개념을 내세워 의무성을 부정하려는 시도로 판단된다. 섭외사건에 흔히 등장하는 피고 구글본사의 항변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법은 국제사법 제27조를 근거로 관할위반 항변과 준거법 항변을 배척하였다. 피고 구글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이용자인 이 사건 나머지 원고들이 국제사법 제27조의 소비자인바, 국제사법 제27조 제4항에 의하여 소비자는 상거소가 있는 국가(= 우리나라)에서도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제27조 제1항에 의하여 소비자는 상거소가 있는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한 소비자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의 범위에 관하여는 제한적으로 해석을 하였다.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4항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요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어떤 경우이든지 예외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을 공개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였는지 여부 및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미국의 18 U.S.C § 2709(c)(1), 18 U.S Code § 1861(d) 등에 의한 공개금지규정이 미공개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결을 정리하면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범죄, 대테러, 방첩 수사 또는 외교관계의 방해, 개인의 생명 또는 신체적 안전에 대한 위협’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FBI가 증명하는 경우, 국가안보명령서를 수신한 자, 해외 정보 감시법(FISA) 관련 요청이 있는 경우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하여는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째,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 행사에 대하여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내세워 그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과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는 동일한 개인정보 열람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제4항에는 명시적인 열람 거부 사유가 존재하는 반면,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2항에는 이러한 거부 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단지 제30조 제4항을 근거로 거부 사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문리해석에 반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둘째, 우리나라의 법령도 아닌 다른 나라의 법령을 근거로 하여 열람의 거부 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사안에서 서울중앙지법은 미국의 18 U.S.C § 2709(c)(1), 18 U.S Code § 1861(d) 등에 의한 공개금지규정이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공익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내부에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미국 내의 공익이 우리나라 또는 우리 국민의 공익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공익이라고 단정한 점이 있다. 스노든 사태를 고려하면 미국 정부의 공익이 우리 국민의 공익이 될 수 없음은 비교적 명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국제적인 사법 트렌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유럽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 국민으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가 미국 내부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하여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국ㆍEU 사이의 세이프하버 협정을 무효화하였으며, 2014. 5.의 잊혀질 권리 판결과 관련하여, EU 당국은 잊혀질 권리의 판결이 집행되어야 하는 범위는 미국 구글본사의 서버에도 미친다는 점을 명시하였다. 미국 법원은 압수ㆍ수색 영장의 범위는 MS의 이메일 서버가 있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도 미친다고 판시하였다. 즉 각국 법원은 자국민의 보호를 위하여 국경에 무관하게 사법권을 확장해 가는 추세임에도, 서울중앙지법은 본 사안에서 의도적으로 사법권을 축소하였는데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넷째, 그간 국내사업자는 규제의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늘상 제기해 왔다. 일부 법령의 강한 규제는 국내사업자에게만 적용되고 글로벌 기업은 그 적용대상이 아니기에, 국내 법령이 국내사업자의 사업에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 사업자에게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공SW입찰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는 동안 글로벌기업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이번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국내기업과 역차별과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사업자의 의무를 우리 사업자의 의무에 비하여 축소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사업자 입장에서는 역차별로 주장할 소지는 있어 보인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18 U.S.C § 2709(c)(1), 18 U.S Code § 1861(d) 등에 의한 공개금지규정이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내역의 공개 거부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판시에 대하여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5.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국경이 없는 인터넷 영역에서 우리나라 이용자와 글로벌 사업자 사이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관한 것이다. 이 판결 내용에서, 미국법의 공개금지규정을 끌어와서 공개범위를 제한한 것은 그 법적 근거에 있어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사업자에게 국경이 더 이상 의무를 저버리게 하는 커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힌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이 판결을 계기로 인터넷을 매개로 발생하는 섭외사건에 대하여 사법권의 영역과 적용범위를 어떤 방향으로 전개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적 검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6. 4. 4.) 기고.
- 가상통화 ICO의 전면 금지...과연 정답일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폭발적인 인기에 영합하여, 가상통화를 이용한 사기행위가 있고 피해자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원금보장을 약속하면서 가짜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현금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아닌 오로지 투자자 모집이나 다단계를 통하여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누어 주는 형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현상을 인지한 우리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근 2개의 대책을 발표했다. 2017. 9. 4.의 대책과 추석 연휴 직전인 2017. 9. 29.의 대책이 그것이다. 두 대책에서 ICO 관련 부분만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2017. 9. 29. 발표한 대책은 2017. 9. 4.의 대책을 강화한 것인데, 대표적으로 9. 4.에는 가상통화는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지분증권ㆍ채무증권 등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하여 자금조달(ICO)하는 행위에만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고 했다가, 9. 29.에는 ICO가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분하거나 기업에 대한 일정한 권리‧배당을 부여하는 방식(속칭 '증권형') 뿐 아니라, 플랫폼에서의 신규 가상통화를 발행하는 방식(속칭 '코인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지는바, 기술·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증권발행 형식의 ICO 금지에서 ICO의 전면 금지로 강화된 것이다. 9. 4.에는 유사수신행위규제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기존 유사수신행위 외 '가상통화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규율체계를 마련한다고 했다가, 9. 29.에는 유사수신행위규제법에 '가상통화거래행위'를 규정하고 ICO를 형사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 규율 체계 마련 입장에서 형사처벌로 입장이 정리된 것이다. 요약하면, 현재 모든 형태의 ICO는 금지되고, 가상통화를 이용한 ICO는 향후 유사수신행위에 준하여 형사처벌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중국 인민은행 등이 ICO를 금융사기ㆍ다단계 사기와 연관되는 불법 공모행위로 규정하고 ICO의 전면금지를 발표했다는 점,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증가하고 투기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과열 및 소비자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전면 금지의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가상통화 ICO가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접근할 문제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무릇 단순하고 즉흥적인 규제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문이 생기는 몇 가지 점을 지적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금융당국 대책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내용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예컨대 향후 ICO에 대한 새로운 구성요건을 만들어 형사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경우 ICO 규제는 기존의 Ponzi scheme, Howey test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기존 법에 해석에 의하여 특정 ICO의 제재 여부를 결정하지, 우리나라처럼 새로운 금지 조항이나 처벌 조항을 만들지는 않고 있다. 또한 자본시장법 조항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법 조항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이 달라진 것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둘째, 정부의 입장은 불과 한 달만에 입장이 바뀐 것인데, 한 달만에 공신력 있는 정부의 입장이 바뀔 만큼의 급격한 상황 변화나 사실관계의 변동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한 달만에 바뀐 입장은 정부 규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고, 특히 정부의 ICO에 대한 정책이 과연 충분한 검증과 숙고를 전제로 수립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다. 나아가 ICO 역사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ICO 후진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수년 전부터 ICO가 존재하였던 미국·영국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실증적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당국은 미국·영국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현실이나 ICO 시장과 비교해도 맞지 않는 면이 있는바, 대책 발표 전에 과연 충분한 실증적 증거 수집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충분한 현황 조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 있다. 셋째, 글로벌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의 많은 국가의 입장은 중국의 입장과 명백하게 다르다. 전면 금지가 아니라 선별적인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나 영국은 투자경고를 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 각국의 주류적 입장은 선별적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당국은 주류적 흐름에도 벗어나 유독 중국과 발을 맞추어 전면 금지를 하고 있다. 우리가 왜 중국의 길을 답보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고, 중국의 ICO 시장의 현황과 경제 체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넷째,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ICO도 순기능이 분명 있고 그 순기능 때문에 저변이 확대되었던 것이다. 예컨대, 가상통화의 ICO는 원래 스타트업 기업의 공익 프로젝트의 수행 등의 목적을 위해서 시작되었는데, 누군가 아프리카 난민들의 기근을 없앨 공익적인 프로젝트를 발표하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등을 보내서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공익의 실현에 동참하는 형식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간 ICO는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 유치이나 기술 개발, 시장 진출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규제란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올리도록 시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면 금지는 순기능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게 하는바, ICO가 갖는 순기능은 왜 통째로 무시되고 있는지에 대해 깊은 의문이 있다. 선별적 규제가 답인데도 정부는 전면금지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함에도 우리 정부는 즉흥적인 규제 만들기에 급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접근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7. 10. 27.) 기고.
- 암호화폐를 이용한 지급의 효력
특정 채무에 대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변제의 효력이 발생해 법적으로 그 채무가 소멸하는가? 물건을 구매하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그 지급은 어떤 효력이 있는가? 암호화폐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라 생각된다. 이 문제는 각각의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케이스별로 나누어 살펴봐야 한다. 통상 지불형 토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는 범용성, 환금성, 환급성에 따라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전자금융거래법에서도 전자화폐나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암호화폐가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이 시중에 유통되는 암호화폐가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전자화폐나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거나 그 법적 정의에 딱 부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환금성과 범용성, 환급성 정도에 따라서 암호화폐는 크게 전자화폐의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 또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즉 환금성(현금ㆍ예금과 1:1 교환 가능)과 범용성(구매할 수 있는 재화ㆍ용역에 제한이 없음), 환급성(100% 현금ㆍ예금으로 환급이 보장)이 있으면 전자화폐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에 해당하고, 환금성과 범용성, 환급성이 약하거나 없으면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물건을 구매하면서 전자화폐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암호화폐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지급과 동시에 채무가 소멸한다. 반면 물건을 구매하면서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한 암호화폐로 지급하면, 이는 대물변제(채무자가 부담하고 있던 본래의 채무이행에 대체하여 다른 급여를 함으로써 채권을 소멸시키는 채권자와 변제자 사이의 계약)로서의 효력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지급으로 곧바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가 대물변제에 대하여 승낙하는 경우에 한하여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 대물변제는 현실적인 지급을 전제로 하는 요물계약으로서, 현실적으로 암호화폐의 지급이 있어야 채무 소멸의 효력이 발생한다. 정리하면,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의 암호화폐의 경우 채권자의 승낙 및 현실적인 지급을 전제로 채무 소멸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면, 예컨대 가장 많이 유통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전자화폐 성격이 강하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 성격이 강하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대물변제의 효력만이 발생한다. 결국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전자화폐로서의 성격이 강한지, 아니면 선불전자지급수단로서의 성격이 강한지 여부만 결정해 주면 그 지급의 법적 효력이 어느 정도 규명할 수 있다. 생각건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범용성은 매우 크지만, 현금ㆍ예금과 1:1의 가치로 발행되는 것도 아니며(환금성 결여), 발행자에 의하여 100% 환급이 보장된 것이 아닌바(환금성 결여), 전자화폐로서 보기보다는 선불전자지급수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채무에 대하여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변제의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대물변제의 효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채권자의 승낙 또는 당사자의 합의가 없는 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지급으로 변제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바 곧바로 채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8. 29.) 기고.
- 가상화폐 생태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고 이용자가 이 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효용’과 ‘부작용’이 발생한다. 정부는 효용을 늘리기 위해 진흥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하기 시작한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나 효용과 부작용이 생기면서 가치가 부여된다. 문제는 효용과 부작용에 대해 분리된 대응방식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에만 집중해왔다. 정부는 2016년 말 가상화폐를 이용한 유사수신행위를 단속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 9월에는 코인발행(ICO)를 전면 금지했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ICO에 대한 관심이 재정거래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해외 이체나 신용카드 결제 등을 통한 재정거래가 증가했는데, 이때 정부는 은행을 통한 해외 이체 금지, 신용카드의 해외 거래소 결제 금지 등의 강력한 규제를 만들었다. 2017년 12월에는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를 언급함으로써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제도권 불편입이라는 잘못된 전제와 현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규제에만 매달려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300여 만명이 넘는 거래자와 하루 거래액 수조원으로 이미 특정 시장과 산업으로 형성된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전면 금지’, ‘전면 폐쇄’ 방식으로 가상화폐에 접근함으로써 효용을 쫓던 시장의 반발에 부딪쳐왔다. 지금까지 정부는 제도권 불편입이라는 근거없는 도그마에 매달려 규제 리소스를 낭비하곤 했다. 만약 적시에 안정화 정책을 폈다면 가상화폐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람직한 가상화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는 제도화를 통한 적정 수준의 규제를 해야한다. 다만 기술에 대한 규제가 아닌 가치에 대한 규제여야 한다. 즉, 거래소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라 시장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야 하며, 가격 변동성을 억제하고 거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본다. 아울러 투기세력이나 시세조종세력 등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해 투자자도 보호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기술과 가치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정부는 기술의 부작용을 억제할 수준으로만 시장에 개입해야 할 것이며, 시장이 기술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야 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8. 2. 10.) 기고.
- 개인 및 법인 인격권 침해에 관한 민법 개정안
최근 우리 사회는 대중매체 및 과학기술이 발달하며 인터넷, SNS 등을 통한 악성 댓글, 사생활 침해, 불법 촬영물 유포 등 수 많은 인격적인 침해에 직면하게 되었고, 침해의 방법과 내용도 다양해져 그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재산권 뿐만 아니라 인격권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보편화됨에 따라 법무부는 2022. 4. 5. 인격권 및 그에 대한 침해배제·예방청구권 등에 관한 민법 조항을 신설하여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다. ◇ 과거 판례를 통한 인격권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의 제한적 인정 입법 예고 전까지 인격권은 판례를 통해 인정되고 있었으나, 구제수단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아 보호 범위 및 구제수단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대법원은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이 위법하게 침해된 경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되어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 그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또한 △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 등 실체적인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사전금지를 허용하였다. ◇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한 인격권 및 구제수단의 규정 명문화 인격권에 관한 명문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위와 판례를 통해 구제수단을 인정할 경우, 인격권의 유형마다 구제수단이 인정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하고, 구제수단이 인정되는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인격권에 관한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침해배제·회복청구권가 인정될 수 있는 인격권의 범위가 명시적으로 확대되고, 인격권 침해의 피해자들이 그에 대한 구제수단으로서 침해배제·회복청구권, 침해예방청구권, 손해배상담보청구권을 행사하는데 기술적으로 용이해진 측면이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민법이 명문 규정을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인격권의 범위는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사생활, 성명, 초상, 개인정보, 그 밖의 인격적 이익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이러한 인격권을 침해하였을 때 침해자에 대해 침해배제·회복청구권 뿐만 아니라 인격권에 대한 침해예방청구권 및 손해배상담보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위 인격권은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법인에게도 인정된다. 제3조의2(인격권) ① 사람은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사생활, 성명, 초상, 개인정보, 그 밖의 인격적 이익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② 사람은 그 인격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침해를 배제하고 침해된 이익을 회복하는 데 적당한 조치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침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제34조의2(법인의 인격권) 제3조의2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법인에 준용한다. 개인 및 법인의 인격권에 대한 구제수단이 명문화됨으로써 인격권의 보호범위 및 보호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침해의 발생 전에 청구하는 구제수단들의 경우 상대방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적용에 있어 주의를 요하고, 인격권은 재산권과 달리 금전으로 환산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여 손해배상에 대한 담보를 청구할 때에 담보의 범위를 특정하는데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법원의 판단 혹은 실무규정 등을 확인히고 보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법인의 인격권에 대한 보호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공적 비판을 받아야 하는 법인 등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법인과 개인은 모두 인격권에 대한 민법 개정안을 숙지하여 자신의 인격권 침해시 이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경우 상당한 책임과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어 미리 법적 검토를 통해 인격권 침해에 관한 소송 및 담보제공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강다영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2. 9. 17.) 기고.
- 간접강제 배상금, 손해배상과 집행문부여의소
[부작위의무와 간접강제] 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은 채무의 성질이 간접강제를 할 수 있는 경우에 법원이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간접강제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간접강제를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간접강제의 대상이 되는 채무는 일반적으로 부대채적작위채무나 부작위채무에 한정된다(대법원 2012. 1. 27.자 2010마1850 결정 등 참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09다92883 판결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부작위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채무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소구할 수 있고, 부작위를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아 이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대체집행 또는 간접강제 결정을 받는 등으로 부작위의무 위반 상태를 중지시키거나 위반 결과를 제거할 수 있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다107549 판결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중 채무자에 대하여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은 그 가처분 재판이 채무자에게 고지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10. 12. 30.자 2010마985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채무자가 집행이 따로 필요 없는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면 채권자는 대체집행 또는 간접강제를 통해 그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피신청인의 경업금지의무와 같은 부작위채무는 일단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손해배상이나 위반 결과의 제거 등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는 채권자에게 충분한 손해전보가 되지 아니하여 실질적으로는 집행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위반의 결과를 남기지 않는 일회적 부작위채무의 경우 위반행위가 있으면 바로 청구권이 소멸하게 되므로 전혀 집행 방법이 없게 된다. 또한 계속적 부작위채무의 경우에도 채무자의 의무 위반의 위험성이 아무리 크고 채무불이행에 의해 채권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할지라도 위반행위가 있을 때까지는 그 채권을 집행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그러므로 부작위채무를 명하는 채무명의의 강제집행으로서 간접강제를 명함에 있어 위반행위의 존재는 그 요건이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3다40614, 40621 판결도 채무자가 부작위채무를 위반할 개연성이 있는 경우 현실적인 의무 위반행위가 없다 할지라도 간접강제를 명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21. 7. 22. 선고 2020다248124 전원합의체 판결 부작위채무에 관하여 판결절차의 변론종결 당시에 보아 부작위채무를 명하는 집행권원이 성립하더라도 채무자가 이를 단기간 내에 위반할 개연성이 있고, 또한 판결절차에서 민사집행법 제261조에 의하여 명할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판결절차에서도 채무불이행에 대한 간접강제를 할 수 있다. 또한 부대체적 작위채무에 관하여서도 판결절차의 변론종결 당시에 보아 집행권원이 성립하더라도 채무자가 부대체적 작위채무를 임의로 이행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하고, 판결절차에서 채무자에게 간접강제결정의 당부에 관하여 충분히 변론할 기회가 부여되었으며, 민사집행법 제261조에 의하여 명할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판결절차에서도 채무불이행에 대한 간접강제를 할 수 있다. [부대체적 작위의무와 간접강제] 대법원 2010. 12. 30.자 2010마985 결정 부대체적 작위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은 채권자가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그 가처분결정에 대한 집행을 함에 있어서도 가압류에 관한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의 규정이 준용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그 집행기간이 지난 후의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다. 다만 가처분에서 명하는 부대체적 작위의무가 일정 기간 계속되는 경우라면, 채무자가 성실하게 그 작위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강제집행을 신청할 필요 자체가 없는 동안에는 위 집행기간이 진행하지 않고, 채무자의 태도에 비추어 작위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간접강제가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그 시점부터 위 2주의 집행기간이 기산된다. 채무자에 대하여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은 그 가처분 재판이 채무자에게 고지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채무자가 그 명령 위반의 행위를 한 때에 비로소 간접강제의 방법에 의하여 부작위 상태를 실현시킬 필요가 생기는 것이므로 그때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다만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이 고지되기 전부터 가처분 재판에서 명한 부작위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라면, 그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하고, 그 집행기간이 지난 후의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다. [간접강제와 집행문부여의 소]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는 판결을 집행하는 데에 조건이 붙어 있어 그 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채권자가 증명하여야 하는 때에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여 집행문을 내어 준 경우(민사집행법 제30조 제2항)와 판결에 표시된 채권자의 승계인을 위하여 내어 주거나 판결에 표시된 채무자의 승계인에 대한 집행을 위하여 집행문을 내어 준 경우(같은 법 제31조 제1항)에, 채무자가 집행문부여에 관하여 증명된 사실에 의한 판결의 집행력을 다투거나 인정된 승계에 의한 판결의 집행력을 다투는 때(같은 법 제45조)에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다225038 판결 참조). 채권자가 부대체적 작위채무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집행문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08. 12. 24.자 2008마1608 결정 참조). 간접강제결정에서 명한 배상금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나 시기 및 범위가 불확정적인 경우에는 간접강제결정에 민사집행법 제30조 제2항의 조건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채권자는 그 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증명하여 집행문을 부여받아야 한다. 이 경우에 채무자가 집행문부여에 관하여 증명된 사실에 의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을 다투거나 인정된 승계에 의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을 다투고자 하는 때에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68695 판결 참조).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68695 판결 부대체적 작위채무로서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ㆍ등사를 허용할 것을 명하는 집행권원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의 주문에서 채무자가 열람ㆍ등사 허용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면, 그 문언상 채무자는 채권자가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ㆍ등사를 요구할 경우에 한하여 이를 허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채권자의 요구가 없어도 먼저 채권자에게 특정 장부 또는 서류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러한 간접강제결정에서 명한 배상금 지급의무는 그 발생 여부나 시기 및 범위가 불확정적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간접강제결정은 이를 집행하는 데 민사집행법 제30조 제2항의 조건이 붙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채권자가 그 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에게 특정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ㆍ등사를 요구한 사실, 그 특정 장부 또는 서류가 본래의 집행권원에서 열람ㆍ등사의 허용을 명한 장부 또는 서류에 해당한다는 사실 등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집행문은 민사집행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재판장의 명령에 의해 부여하되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집행문에 기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다92916 판결 계속적 부작위의무를 명한 가처분에 기한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된 상태에서 의무위반행위가 계속되던 중 채무자가 그 행위를 중지하고 장래의 의무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적당한 조치를 취했다거나 가처분에서 정한 금지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처음부터 가처분위반행위를 하지 않은 것과 같이 볼 수 없고 간접강제결정 발령 후에 행해진 가처분위반행위의 효과가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것도 아니므로, 채무자는 간접강제결정 발령 후에 행한 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 배상금의 지급의무를 면하지 못하고 채권자는 위반행위에 상응하는 배상금의 추심을 위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채권자가 부작위채무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강제집행을 하기 위하여는 집행문을 받아야 하는데, 채무자의 부작위의무위반은 부작위채무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을 위한 조건에 해당하므로 민사집행법 제30조 제2항에 의하여 채권자가 조건의 성취를 증명하여야 집행문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집행문부여 요건인 조건의 성취 여부는 집행문부여와 관련된 집행문부여의 소 또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심리되어야 할 사항이지, 집행권원에 표시되어 있는 청구권에 관하여 생긴 이의를 내세워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심리되어야 할 사항은 아니다. 따라서 부작위채무에 대한 간접강제결정의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채무자에게 부작위의무위반이 없었다는 주장을 청구이의사유로 내세울 수 없다.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다93087 판결 민사집행법 제33조에 규정된 집행문부여의 소는 채권자가 집행문을 부여받기 위하여 증명서로써 증명하여야 할 사항에 대하여 그 증명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증명방법의 제한을 받지 않고 그러한 사유에 터 잡은 집행력이 현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장·증명하여 판결로써 집행문을 부여받기 위한 소이고, 민사집행법 제44조에 규정된 청구이의의 소는 채무자가 집행권원에 표시되어 있는 청구권에 관하여 생긴 이의를 내세워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을 배제하는 소이다. 위와 같이 민사집행법이 집행문부여의 소와 청구이의의 소를 각각 인정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집행문부여의 소의 심리 대상은 조건 성취 또는 승계 사실을 비롯하여 집행문부여 요건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채무자가 민사집행법 제44조에 규정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의 이의 사유를 집행문 부여의 소에서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0다229987 판결 민사집행법 제33조에 규정된 집행문부여의 소는, 채권자가 집행문을 부여받기 위하여 이와 같이 증명서로써 증명하여야 할 사항에 대하여 그 증명을 할 수 없는 경우에 증명방법에 제한을 받지 않고 그러한 사유에 터 잡은 집행력이 현존하고 있다는 점을 주장·증명하여 판결로써 집행문을 부여받기 위한 소로서, 집행에 조건이 붙어 있어 조건의 성취를 주장하거나 채권자 또는 채무자의 승계사실을 주장하면서 집행문부여를 구하는 경우에 제기할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 2022. 8. 18. 선고 2022나2000812 판결 간접강제는 채무의 사실적 실현이라는 점에서 금전집행이나 직접강제 등과 달리 간접적인 집행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간접강제결정이 발령되고 채권자가 그 위반에 따른 간접강제금을 지급받은 경우조차도 본래의 집행권원에서 채무자에게 명한 의무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간접강제금 지급 이후에도 채무자의 의무불이행 상태가 계속된다면 채권자는 다시 간접강제결정을 발령받거나 또는 기존의 간접강제결정에 기한 간접강제금 지급을 다시 구할 수도 있다. [간접강제 배상금과 손해배상의 관계]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2다255607 판결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추심한 간접강제 배상금은 채무자의 동일한 작위·부작위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의 전보에 충당된다. 그러므로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에 대한 작위·부작위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도, 이미 동일한 작위·부작위의무에 대한 간접강제 배상금이 지급되었다면, 확정판결에서 정한 손해가 간접강제 배상금을 초과하는 부분이 아닌 이상, 채권자가 지급받은 간접강제 배상금과 별도로 확정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추심할 수는 없다. 서울고등법원 2012. 5. 18. 선고 2011나67097 판결 간접강제는 직접강제 등 다른 강제집행이 불가능할 때 허용되는 집행방법으로서, 채무자에게 배상금에 의한 제재를 예고하여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채무자로 하여금 그 채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방법이고, 간접강제의 배상금은 채무자에 대한 심리적 강제수단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에 의하여 채권자가 받을 손해의 유무 및 손해액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 다만, 본래 강제집행 절차는 채권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이고, 가처분과 관련된 강제집행절차의 경우에도 가처분 절차 자체가 장래 소송절차에서 확정될 채권에 관한 판결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본래의 채권과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일단 채무자로부터 추심한 간접강제의 배상금은 채무자의 작위 또는 부작위 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충당될 성질의 것이고, 배상금으로 충당하더라도 손해가 완전히 전보되지 않을 때에는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다만, 채무자로부터 추심한 액수가 채권자의 실제 손해액을 초과하는 경우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하면 배상금의 제재 예고에 의한 심리적 압박으로 채무자로 하여금 그 채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취지에 반하므로 반환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될 뿐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7. 선고 2020가합590820 판결 간접강제금이 채무자의 작위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전보에 충당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간접강제금은 어디까지나 강제집행의한 방법으로 부과되는 것이지, 이를 손해배상금이나 손해배상액의 예정 내지는 위약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일 이미 확정된 간접강제결정에 의한 간접강제금에 대하여 책임제한이나 일부 무효를 인정한다면 심리적 강제수단이나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정 제재금으로서 간접강제금이 가지는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하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이유로 하는 책임제한의 법리나 위약벌의 일부 무효 법리가 간접강제금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법리를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별다른 법률상 근거도 없다. [이행기간 도과 이후 채무이행] 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이 정한 간접강제란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고지함으로써 그 제재를 면하기 위하여 채무를 이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행방법이고(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다36331 판결 참조), 간접강제결정에 기한 배상금은 채무자에게 이행기간 이내에 이행을 하도록 하는 심리적 강제수단이라는 성격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법정 제재금이라는 성격도 가진다. 따라서 채무자가 간접강제결정에서 명한 이행기간이 지난 후에 채무를 이행하였다면,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의 이행이 지연된 기간에 상응하는 배상금의 추심을 위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2다26398 판결 등 참조).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3. 5. 23.) 기고.
- 팝언더광고가 불법인가요?
팝언더광고가 유행인 적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판례는 팝언더광고가 부정경쟁에 해당되어 민법상 불법행위이고, 광고행위 중지의 필요성도 인정된다는 내용의 판례다. 이 판결이 내려질 당시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 카목의 내용을 당시 민법상 불법행위로 설시한 대법원 판례 법리가 있었기에 그에 따라 손해배상책임 발생을 인정하였다. 팝언더광고 지정된 도메인에 접속할 때 광고주의 웹사이트를 함께 노출되게 하는 광고방식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2. 5.자 2012카합2557 결정)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카.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2. 5.자 2012카합2557 결정 광고행위중지가처분 신청인 주식회사 A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환, 박○아 피신청인 B 주문 1. 피신청인은 별지1 ‘인용 목록’ 기재 광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제1항은 신청인이 피신청인을 위하여 담보로 1,000만 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3. 신청인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1. 피신청인은 별지2 ‘신청 목록’ 기재 광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피신청인이 이 결정 송달일부터 10일 내에 제1항 기재 광고행위를 중지하지 않을 때에는 이 결정 송달 다음날부터 신청인에게 1일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유 1. 사안의 개요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신청인은 ‘C’이라는 상호로 신발 전문 인터넷 쇼핑몰(www.△△△.com, 이하 ‘신청인측 웹사이트’라 한다)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피신청인은 ‘D’이라는 상호로 신발 전문 인터넷 쇼핑몰(www.□□□.co.kr, 이하 ‘피신청인즉 웹사이트’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신청인은 별지1 ‘인용 목록’ 제2항 기재 각 포털사이트(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포털사이트’라 한다)의 운영회사와 계약을 각 체결하고 이 사건 각 포털사이트의 ‘키워드 검색광고’(포털사이트 이용자가 특정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검색결과화면 상단에 광고주의 웹사이트 링크가 노출되게 하는 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피신청인은 2012년경 불상의 광고대행업자에게 피신청인측 웹사이트에 관한 ‘팝언더 도메인매칭 광고’{지정된 도메인(이 사건의 경우 신청인측 웹사이트의 도메인이 이에 해당한다)에 접속할 때 광고주의 웹사이트를 함께 노출되게 하는 광고방식을 말한다}를 위탁하였고, 위 광고대행업자는 자신이 제작한 불상의 소프트웨어를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배포하여 그 설치에 동의한 이용자들의 컴퓨터에 설치되게 한 결과, 위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를 통하여 이 사건 각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뒤 검색창에 ‘C’, ‘△△△’ 또는 별지1 ‘인용 목록’ 제4항 기재 각 키워드를 입력할 경우 같은 목록 제3항 기재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그 구체적인 예시는 같은 목록 제 5항에 표시된 바와 같다). 2. 신청이유의 요지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불상의 광고대행업자와 공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의 ‘팝언더 도메인매칭 광고’를 하는 것은 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아목에 규정된 이른바 도메인이름 부정사용행위, ⅱ)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거짓·과장의 표시·광고행위, 또는 ⅲ)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가.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죽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바, 위와 같은 무단이용 상태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단이용의 금지로 인하여 보호되는 피해자의 이익과 그로 인한 가해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할 때 피해자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소명사실과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신청인은 불상의 광고대행업자와 공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의 ‘팝언더 도메인매칭 광고’를 함으로써 신청인이 이 사건 각 포털사이트에서의 키워드 검색광고 등을 통하여 구축한 신용이나 고객흡인력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셈이 될 뿐만 아니라 신청인의 영업을 방해하면서 신청인이 얻어야 할 광고영업의 이익을 무단으로 가로채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한편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가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점,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신청인의 이익이 그로 인한 피신청인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손실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신청인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가처분으로 피신청인에 대하여 별지1 ‘인용 목록’ 기재 광고행위의 금지를 명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 다. 다만, 신청인은 별지2 ‘신청 목록’ 제3항을 통하여 금지를 구하는 광고행위의 현상을 설명하면서 가.항에서 이 사건 각 포털사이트 이용자가 검색창에 입력하는 검색어를 “‘C’, ‘△△△’가 포함된 단어 또는 아래 ‘취급상품 관련 키워드 표’ 기재 각 검색어”로 특정하였으나, 그 중 “‘C’, ‘△△’가 포함된 단어” 부분은 집행이 가능할 만큼 신청취지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부분은 별지1 ‘인용 목록’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이 ‘C’, ‘△△△’로만 한정하기로 한다. 또한,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의무 위반에 대비하여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하였으나,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위와 같은 광고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데다가, 만약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다면 별도의 신청으로 간접강제를 구할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3. 2. 5. 재판장 판사 성낙송 판사 강지웅 판사 이봉민 별지생략 * 법무법인 민후 최주선 변호사 작성. (2021. 7. 26.)
- 게임 산업과 문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게임축제인 '지스타 2014'가 23일 끝났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개막식에서 "부산시는 게임산업 발전을 막는 모든 규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의 발언은 우리 게임산업이 처한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동안 게임산업은 셧다운 제도, 게임중독 법안 등 각종 규제의 타깃이 되어 왔고, 마치 청소년 일탈의 온상인 양 다루어지며 입시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으로 여겨져 왔다. 거기에 중국 게임업체의 성장과 약진으로 우리 게임산업은 내우외환의 상황에 있다. 잘 나가는 대규모 게임회사의 매출이 준 것이 뭐가 대수냐 할 수 있지만,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게임은 창업의 근원이 되어 가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을 히트시킴으로써 자리를 잡고 차츰 중소·중견 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현상도 많이 나타났다. 즉 게임은 이제 젊은이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산업분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게임의 원래적 의미는 '놀이'이고, 컴퓨터 게임의 근원도 놀이에서 시작하였다. 유희적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란 말이 있듯이 인간은 본질적으로 놀이 없이 살 수 없다. 이러한 놀이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 공간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변천된 것이 바로 게임이다. 즉 본질적으로 게임은 디지털 시대의 문화이며, 게임물은 디지털 시대의 문화콘텐츠라는 것이다. 이처럼 게임은 자연적이고 시대상황적인 문화이기에, 단순히 옳다 그르다의 가치 판단을 부여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오히려 어떻게 잘 만들어가고 어떻게 사회 기여적일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하는 소재인 것이다. 게임은 젊은이들의 성공 통로이고 디지털 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놀이 수단이다. '게임물 = 중독물'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게임의 한 단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모쪼록 이번 지스타 2014로 인하여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법률신문(2014. 11. 24.) 기고.
- 정보통신망법위반 악성프로그램과 매크로프로그램, 게임핵프로그램
정보보안적으로 악성프로그램 또는 맬웨어라는 용어는 있지만, 법적인 의미는 정보통신망법에 정의되어 있는데,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이 그것이다.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ㆍ멸실ㆍ변경ㆍ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정의규정에 의하면 악성프로그램은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운용 방해이다. 그간 많은 자동화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무분별적으로 처벌되어 왔으나,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처벌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2019. 12. 12.이 역사적인 날인데, 대법원은 이날 2017도16520 판결에서 아래와 같이 악성프로그램의 정의를 규정하였다. 위 판결은 필자가 변호한 사건으로서, 이 판결을 만드는데 무려 6년이 넘게 걸렸다. 그간 매크로 프로그램이 곧 악성프로그램인양 다루어졌으나 위 판결 이후 매크로프로그램에 대하여는 전부 무죄가 나왔다. 금년에만 이미 여러 개의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다. 위 악성프로그램과 관려하여 게임핵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인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위 2017도16520 판결과 같은 취지로 단순한 게임핵프로그램은 악성프로그램이라는 취지의 무죄 판결을 금년에 선고하였다. 2019도2862 판결인데, 이 판결 역시 필자가 변호한 사건이다. 이로써 매크로프로그램이나 단순한 게임핵프로그램은 정보통신망법의 악성프로그램이 아니라는 판례가 성립하였는바, 악성프로그램은 엄격하게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악성프로그램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대법원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즉 단순한 유포 만으로는 방해 행위가 될 수 없다고 본다. 관련해서 필자가 변호한 사건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사례가 꽤 있다. 결론적으로 악성프로그램은 2019. 12. 12. 이전과 2019. 12. 12. 이후로 구분해야 한다. 그 이전에는 선량한(?) 자동화 프로그램들이 악성프로그램으로 처벌받았으나, 그 이후에는 악성프로그램의 정의가 엄격해지면서 이제는 2017도16520 판결의 판단법에 비추어 따져 보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2017도16520 판결도 만족스럽지 않다.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본다. 앞으로 더 개선해 나갈 계획이고, 그 과정에서 더 정확한 법리가 확립되리라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26.)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