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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가치평가, 숨겨진 부(富)를 발견하는 창의적 과정
기술기업이 탄생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출자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서 사무실, 집기, 인력 등을 구비한 다음 본격적으로 기술개발에 들어간다. 기술개발 비용은 컴퓨터, 실험장비 등에 투입되기도 하지만 인력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 등에도 투입되기도 한다. 기술개발에 대한 결과물은 그냥 '정보' 덩어리이다. 눈에도 보이지 않고 가치를 알 수 없는 상태가 태반이다. 하지만 기술기업에 있어 기술은 전체 투입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술기업이 자금을 차입하거나 회사를 양도하거나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기술기업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기술과 부동산의 경제적 취급은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어떤 기업이 부동산을 양수할 경우 그 부동산은 담보대출을 통해 곧바로 현금화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부동산 = 현금'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기업의 경우 기술의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그 기술에 대한 담보대출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술 = 현금'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이런 현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의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술은 부동산이나 동산과 달리, 반론을 제기할 수 없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기술가치평가의 적절성이나 정확성에 대한 회의 때문에 기업이 갖는 자산 중 기술이나 IP(지적재산권), 콘텐츠에 대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가치평가는 이미 법에 나와 있는 개념이고 법에서 장려 · 진흥하는 주제이다. 예컨대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는 '기술평가'를 사업화된 기술이 그 사업을 통하여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기술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된 가치평가 원칙과 방법론에 입각하여 평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법령과 달리 기술평가 내지 기술가치평가는 업계나 현실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작업이 없다. 이처럼 기술가치평가의 보편화는 아직 요원해보이나 그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기술이전 · 거래에 있어 매각가격이나 기술료 · 실시료 결정을 하는 데 쓰일 수 있고, 기술의 담보권 설정시 담보가치의 결정 또는 투자 유치시 기술가치의 결정에도 이용될 수 있다. 투자의 한 면으로 기술의 현물출자의 경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파산이나 청산 과정에서 자산평가 · 채무상환계획의 수립에서도 활용될 수 있고, 기술의 증여나 처분에 따른 조세 부과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기업의 장기 전략 수립에서도 유용한 개념이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술을 토대로 담보대출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투자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심사방식이나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는바, 이런 과정의 핵심적인 원동력 역시 적절한 기술가치평가 제도라 할 수 있다. 소송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예컨대 기술의 유출에 따른 가해자의 '이득액' 산정, 대표이사의 기술 · IP 처분의 배임성 판단,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적절한 손해배상액 산정, 지식재산권 계약시의 적절한 실시료 산정 등 기술가치평가는 소송에서도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기술가치평가의 용도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가치평가 실무가이드, 5면) 위와 같은 기술가치평가의 유용성과 중요성으로 인해, 기술가치평가에는 고도의 윤리성이 필요하다. 기술가치평가 과정은 모든 이해관계에서 독립되어야 하며(독립성), 공정한 자세가 견지되어야 하고(공정성), 신뢰와 성실을 기본으로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바, 특히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다. 다만 단순한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만 가지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회계에 대한 지식이나 금융 · 법률에 대한 소양과 지식도 갖추어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산출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기술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등의 전문가들의 경험이나 지식까지도 총체적으로 결합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일단 지금까지 나온 기술가치평가들의 방법들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먼저 기술가치평가의 평가요인은 기술성(기술적 유용성 및 경쟁력 평가), 권리성(기술의 권리 강도 평가), 시장성(기술이 속한 시장의 특성 및 환경 분석), 사업성(기술사업의 경제성 분석) 등이고, 기술가치평가의 핵심변수로는 기술의 경제적 수명, 현금흐름, 할인율, 기술 기여도 등이 있다. 또한 기술가치의 기본적인 평가방법은 일반적으로 4가지 정도로 구분되는데, 시장(시장비교사례)접근법, 수익(이익)접근법, 원가(비용)접근법, 로얄티공제법이 그것이다. 시장접근법이란 평가대상 기술과 동일 또는 유사한 기술이 활성시장에서 거래된 가치에 근거하여 비교 · 분석함으로써 해당 기술의 상대적인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을 의미하고(「기술평가기준 운영지침」 제19조 제1항), 수익접근법이란 평가대상 기술의 경제적 수명 동안 기술사업화로 인하여 발생될 경제적 이익을 추정한 후 할인율을 적용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을 의미한다(「기술평가기준 운영지침」 제20조 제1항). 원가접근법이란 대체의 경제원리에 기초를 두고 동일한 경제적 효익을 가지고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구입하는 원가를 추정하여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며(「기술평가기준 운영지침) 제21조 제1항), 로얄티공제법은 제3자로부터 라이센스되었다면 지급하여야 하는 로열티를 기술소유자가 부담하지 않음으로써 절감된 로열티 지불액을 추정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이다(「기술평가기준 운영지침」 제22조 제1항). 다만 로열티공제법은 위 3가지 기본적인 방법과 혼용되고 있다. 법조인으로서 기술가치평가 제도를 바라봄에 있어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법원이 이러한 기술가치평가의 결과를 입증자료 내지 소송자료로서 인정할 수 있는 조건이다. 오래전 사건이지만 과거 기술유출사건에서 검찰은 유출된 액화천연가스(LNG)선 기술에 대하여 기술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술거래소의 기술가치평가 결과를 제시하면서 이를 근거로 50억원 이상의 이득액을 주장하고 더불어 업무상배임죄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가중처벌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배임액수 이상으로 선정해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적이 있다. 법원은 외부 기술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술거래소의 기술가치평가 결과 및 검찰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기술가치평가 제도를 산업적 · 경제적으로만 접근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위 사례에 있다. 법적인 인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 투입되는 우리나라 정부 R&D 예산은 19조원(2016년 기준)에 달하고 있지만 이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데는 부족하다는 게 통계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OECD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2015년도 과학기술 혁신 역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예산 · 인력 등 양적인 투입과 특허 산출은 강점으로 나타났지만, 질적 성과인 기업간 기술협력, 지식재산권 보호, SCI 논문 피인용도, R&D 투자 대비 기술수출 등은 20위권 밖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 마디로, 기술개발은 잘 하지만 기술의 현금화 · 사업화에 대하여는 문맹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적절한 기술평가제도의 정착으로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결과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를 근거로 이전 · 매각 · 담보설정 등의 사업화가 활성화되며, 민형사상 각종 소송에서 기술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다면 국민 세금 19조원의 투입은 190조원 이상의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가치평가는 국부의 양과 질을 상승시키는 데 있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인바, 법조인 역시 숨겨진 부(富)를 발견하는 창의적 과정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6. 1. 14.) 기고.
- 취약계층 관련 개인정보 보호 이슈와 개선방안
취약계층에 특화된 개인정보 보호 관련 특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령 자체에서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법령의 경우 모두 복지제도에 대한 것으로서 복지제도의 적절한 운영을 위하여는 불가피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개인정보 수집절차에서 ‘서식’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취약계층 관련 법령의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서 크게 3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는바, 1) 법률 및 관계 법령에서는 어떤 개인정보를 수집할지 규정하지 않고서 오로지 특정 서식을 제출하라는 내용만 규정한 뒤, 정보주체 등이 해당 서식에 개인정보를 기재하여 제출하게 함으로써 수집하는 방식 2) 법률 및 관계 법령에서 어떤 개인정보를 수집할지 규정한 뒤 특정 서식을 통해 실제로 그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 3) 법률 자체에서 정보주체 외의 제3의 기관으로부터 특정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특별한 규정을 둠으로써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의 방식이다. 이는 위에서 살펴본 첫째 특이점과도 관련이 있다. 취약계층의 적절한 복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고, 복지제도가 끊임없이 보완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수집 항목도 비교적 자주 변경될 수 있는바, 이를 법률에 일일이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부적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약계층의 복지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절차에서는 사실상 ‘법률’이 아닌 ‘서식’이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범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개인정보 수집 서식의 내용이 개인정보 보호의 관점에서 전혀 정비되어 있지 않다. 사회보장급여법의 하위 법령인 공통서식 고시에서 정한 서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각 서식의 내용을 보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기재는 중구난방식이다. 유형을 나누어 보면, a)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기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서식, b) 개인정보 수집ㆍ이용ㆍ제공 등에 대해 정보주체의 동의를 구하면서도 동의시에 고지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서식, c) 개인정보 수집ㆍ이용ㆍ제공 등에 대해 정보주체의 동의를 구하면서 동의시 고지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제대로 기재한 서식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b)유형이다. a)유형이 다음으로 많으며, c)유형은 극소수였다. 따라서 정보주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개인정보처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바, 전체적으로 정보주체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넷째,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에 대한 법령상 규정의 공백 또는 모호함이 큰 편이다. 예컨대 사회보장급여법 및 사회보장정보 보유기간 고시의 경우 각종 사회보장정보의 보유기간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고 해당 규정이 장애인과 노인의 복지제도 다수에 적용되기 때문에 법령상 규정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으나, 어떤 정보가 급여 유지기간 종료 후 5년까지 보유 가능하고 어떤 정보가 준영구로 보유 가능한지 특정하는 것이 (적어도 정보주체의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며, 그나마도 위 법령이 적용되지 않는 다른 제도들의 경우에는 법령에서 그 보유기간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3조 제2항의 원칙에 반하여 그 목적상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장기간 불필요하게 개인정보를 보유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법ㆍ제도의 개선방안으로 다음의 5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각 서식의 공통적 개선/정비이다. 각 서식들은 비슷한 항목들을 누락하고 있는바, 한꺼번에 공통적으로 개선하고 정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둘째, 각 법령의 모호성 또는 공백을 제거하는 것이다. 앞서 지적된 부분들을 각 부처에서 점검하고 보완하면 될 것이다. 셋째, 개인정보 침해요인 평가제도의 적극 활용이다. 사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이미 법령의 개인정보 침해요인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위원회가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는바, 해당 제도는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8조의2(개인정보 침해요인 평가) 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소관 법령의 제정 또는 개정을 통하여 개인정보 처리를 수반하는 정책이나 제도를 도입ㆍ변경하는 경우에는 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 침해요인 평가를 요청하여야 한다. ② 보호위원회가 제1항에 따른 요청을 받은 때에는 해당 법령의 개인정보 침해요인을 분석ㆍ검토하여 그 법령의 소관기관의 장에게 그 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권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요인 평가의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그러나 실제 현황을 보면, 위 제도의 적용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적용이 누락된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위 규정을 적극 활용하여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넷째, 개인정보 보호법 제11조를 활용한 법령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총체적인 점검을 하고 개선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당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1조(자료제출 요구 등) ① 보호위원회는 기본계획을 효율적으로 수립하기 위하여 개인정보처리자,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관계 기관ㆍ단체 등에 개인정보처리자의 법규 준수 현황과 개인정보 관리 실태 등에 관한 자료의 제출이나 의견의 진술 등을 요구할 수 있다. ② 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 추진, 성과평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처리자,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관계 기관ㆍ단체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관리 수준 및 실태파악 등을 위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③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시행계획을 효율적으로 수립ㆍ추진하기 위하여 소관 분야의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제1항에 따른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따른 자료제출 등을 요구받은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⑤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따른 자료제출 등의 범위와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위와 같이 개인정보 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시행령의 준수에 관한 사항 등 기본계획의 수립ㆍ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한 자료의 제출이나 의견의 진술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바, 이 제도를 활용하면 각 담당 부처의 개인정보 보호법 준수 상황에 대한 실태조사가 가능할 것이다. 다섯째, 개인정보 보호법 제9조 및 제10조를 활용한 법령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해당 조항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제도 및 법령의 개선 등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위원회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또한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그에 따라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9조(기본계획) ① 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의 보호와 정보주체의 권익 보장을 위하여 3년마다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라 한다)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수립한다. ② 기본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개인정보 보호의 기본목표와 추진방향 2.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제도 및 법령의 개선 3. 개인정보 침해 방지를 위한 대책 4. 개인정보 보호 자율규제의 활성화 5. 개인정보 보호 교육ㆍ홍보의 활성화 6.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전문인력의 양성 7. 그 밖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제10조(시행계획) 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시행계획을 작성하여 보호위원회에 제출하고, 보호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시행하여야 한다. ② 시행계획의 수립ㆍ시행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위원회는 3년마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제도 및 법령의 개선, 개인정보 침해 방지를 위한 대책 등의 사항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수립하여야 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이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시행계획을 작성하여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에 제출하여 심의ㆍ의결을 받고 시행하여야 하는바, 이 제도를 활용하면 취약계층과 관련한 각종 법ㆍ제도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시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최주선 변호사 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권리 실질화 방안 연구」 (2020.10.12.) 결과 일부 발췌.
- 폰트저작권의 개념
폰트(font)는 컴퓨터 화면에 출력되어 나온 글자체(typeface)와 글자체가 출력되게 하는 기능의 폰트프로그램(font program)으로 구성된다. 글자체와 폰트프로그램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법적으로 보면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는 내용이다. 우선 폰트저작권이라는 말은 글자체에는 적용이 되지 않고, 오직 폰트프로그램에만 적용된다. 즉 화면에 출력되는 글자체는 폰트프로그램의 구동 결과 나온 출력물인바, 폰트와 관련하여 저작권이 발생하는 부분은 폰트프로그램 자체이지 화면에 출력되는 글자체는 아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저작권이 발생하는 부분은 폰트프로그램의 소스코드(source code)이다. 흔히들 컴퓨터 화면에 출력되어 나온 글자체(typeface)에 대하여 저작권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오해이다. 따라서 화면에 출력된 글자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소지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 있었던 예를 들면, 폰트저작권 침해의 내용증명을 받은 기업이 폰트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무지로 인하여 거액의 합의금을 준 사례도 있다. 다만 화면에 출력되는 글자체는 글자들 간에 통일과 조화를 이룬 한 벌의 글자꼴(a set of letters)에 대하여 디자인 등록을 하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2004년 디자인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물품성 문제가 입법적으로 해결되면서 글자체에 대한 디자인권 등록이 가능하게 되었다. 정리하면, 폰트프로그램은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것이고, 화면에 출력되는 글자체는 디자인권으로 보호를 받는데, 폰트프로그램의 저작권은 글자체의 디자인권과 달리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권리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위 내용과 관련한 우리나라 판례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폰트파일이 컴퓨터프로그램이라는 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다23246 판결 컴퓨터 내에 저장되어 있는 폰트는, 그것이 비록 다른 응용프로그램의 도움 없이 바로 실행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컴퓨터 내에서 특정한 모양의 서체의 윤곽선을 크기, 장평, 굵기, 기울기 등을 조절하여 반복적이고 편리하게 출력하도록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프로그래밍 언어의 일종인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 언어로 제작된 표현물이고, 서체파일 제작 프로그램에서 마우스의 조작으로 서체의 모양을 가감하거나 수정하여 좌표값을 지정하고 이를 이동하거나 연결하여 저장함으로써, 제작자가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스스로의 알고리즘(algorithm)에 따라 프로그래밍 언어로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보통의 프로그램 제작과정과는 다르다 하여도 포스트스크립트 언어로 작성되어 사람에게 이해될 수 있고 그 내용도 좌표값과 좌표값을 연결하는 일련의 지시, 명령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컴퓨터프로그램에 해당한다. 글자체에 대하여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누5632 판결 `산돌체모음`, `안상수체모음`, `윤체B`, `공한체 및 한체모음` 등 서체도안들은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으로서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여야 할 문자인 한글 자모의 모양을 기본으로 삼아 인쇄기술에 의해 사상이나 정보 등을 전달한다는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하여,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다. 한편 홈페이지, 배너 등의 저작물 작성을 외부업체에 의뢰하였는데 외부업체에 의하여 그 홈페이지, 배너 등의 폰트에 대하여 저작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의뢰한 자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야 하는가? 결론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외부업체가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아 이를 홈페이지, 배너 등의 제작에 사용하였다면 외부업체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과 달리, 의뢰한 자는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은 적이 없고 단지 폰트프로그램의 출력물이 포함된 홈페이지, 배너 등을 외부업체에 의하여 건네받았을 뿐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의뢰한 자가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아 외부업체에 사용을 지시하였다면 저작권법 위반이 된다. 그리고 직원이 마음대로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아 회사 업무에 사용하였다면 회사는 법적 책임을 지는가? 이 경우 회사는 원칙적으로 직원의 행위에 대하여 같이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 민사적으로는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이 문제될 수 있고, 형사적으로는 양벌규정(저작권법 제141조)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직원의 행위가 회사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경우, 회사가 저작권 위반에 관하여 감독이나 관리를 철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폰트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은 경우에는 회사는 면책될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타임스(2014. 1. 13.) 기고.
- 특허의 묵시적 승계는 엄격하게 인정돼야
기술 유출에는 절취도 있지만, 납품관계를 이용해서 특허나 디자인을 빼앗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술절취의 경우 권리자의 보호는 여전히 쉽지 않지만 신속한 수사나 압수수색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 보호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납품관계를 이용해서 기술을 빼가는 경우는 아직도 사각지대이고, 수사적으로도 구제가 어렵고 사법적으로도 구제가 쉽지 않게 되어 있다.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례를 예를 들어서 본다. 예컨대 납품업체 A가 특정 제품을 발명하고 그 제품을 다른 업체 B에게 공급하려고 하는데, B는 납품을 전제로 특허 또는 디자인을 받을 권리를 자기에게 넘겨달라고 하면서 그렇게 해 주면 잘 해주겠다 또는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떻게 잘 해줄지 또는 그 일정한 대가에 대해서는 '일부러' 구체적으로 특정을 하지 않는다. A는 B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출원인을 B 명의로 해 준다. 어떤 경우는 발명자 또는 창작자도 B로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납품관계이기 때문에 A는 감히 B에게 특허 또는 디자인을 받을 권리에 대한 승계계약서 작성도 요구하지 못한다. 실제 발명이나 창작은 A가 했기 때문에 출원 과정에서 의견제출통지에 대한 대응도 A가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A는 승계계약서는 커녕 사람을 믿다 보니 녹취도 없다. 녹취가 있다 해도 대가가 구체적ㆍ확정적이지 않다. 나중에 B가 약속을 어기고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면 A는 모인출원을 주장하면서 B 명의의 특허 또는 디자인이 무효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면 100% B는 A로부터 묵시적으로 승계를 받았기 때문에 B 명의의 특허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즉 명시적으로 승계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A가 B를 출원인 명의로 하는 데 동의해 주었고, 의견제출통지서 대응에도 협력해 주었기 때문에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를 B가 승계받는데 묵시적으로 동의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A는 패소를 면하지 못한다. B의 묵시적 승계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를 이전해 주면서 그 대가를 단 한푼도 받지 못했는데, '묵시적 승계'라는 괴물 때문에 A는 강제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B에게 묵시적 증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경향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따져서 사업적으로 만나는 사람에게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고 무상으로 특허나 디자인을 이전해 주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데 '묵시적 승계'라는 괴물만 나오면 이런 상식이 깨진다. 우리 대법원은 2012. 12. 27. 선고 2011다67705,67712 판결을 통해서 특허를 받을 권리의 묵시적 승계를 인정한 적이 있는데, 그 사건에서 대법원이 묵시적 승계를 인정한 이유는 발명자나 창작자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이 묵시적 승계를 예외적으로 인정한 취지와 달리, 이후 특허심판원이나 하급심에서는 발명자나 창작자의 권리를 앗아가는 데 묵시적 승계가 이용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 역시 재산적 권리인바, 상거래관계에서 재산적 권리를 무상으로 이전해 준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 그러나 묵시적 승계라는 괴물이 나오는 순간 경험칙에 반하더라도 무상 이전 주장이 받아들여진다. A의 의사를 보건대,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를 결코 무상으로 이전해 준다는 생각은 꿈에서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의 이전과 대가의 지급은 불가분적 관계로서 하나의 계약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묵시적 승계라는 괴물은 불가분적 관계인 하나의 계약을 자의적으로 쪼개어, 이전에 대해서는 묵시적인 동의가 있었다, 그러나 대가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식의 법 적용을 하는바, 이렇게 계약을 맘대로 쪼개는 것이 타당한가? 부동산이라면 과연 이렇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면, 묵시적 승계 법리의 무심한 적용의 기저에는 기술 천시 사상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묵시적 승계라는 것은 계약이고, 따라서 대립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는 게 대법원의 태도이다. 그리고 묵시적 합의를 인정할 때는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의 묵시적 승계를 인정할 때,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재산적 권리를 넘겨주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까? 과연 내 재산이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재산적 권리를 넘겨주는데 있어 누가 동의하겠는가? 특허나 디자인을 받을 권리의 '묵시적 승계'는 아무리 엄격하게 인정되어도, 아무리 신중하게 인정되어도 지나치지 않는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10. 17.) 기고.
- 화웨이 제재 강화 나선 미국이 EAR를 개정한 이유
미국 상무부가 5월 15일 수출관리규정(EAR, 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을 개정했다.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활용하는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화웨이에 반도체칩을 공급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개정된 EAR은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의 화웨이로의 제품 공급망을 전면 차단한 셈으로 화웨이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깊어가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EAR를 왜 꺼내 들었는지, EAR이 무엇이고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지를 법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EAR은 15CFR Parts 730~774에 규정됐다. 수출통제를 통한 기술보호 제도 중 하나다. 기술이나 제품 수출로 인해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온 규정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도 산업기술보호법, 대외무역법 등에 유사한 수출통제 제도가 존재한다. 중국, 일본, EU 등도 이러한 수출통제를 통해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AR은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BIS, 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에서 운영한다. 모법은 수출관리법(EAA, Export Administration Act)이다. 미국 수출통제 제도는 EAR 외에도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International Traffic in Arms Regulation) 등이 있지만 EAR이 수출통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EAR은 주로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통제한다. 이중용도 품목이란 군사·민간 겸용 품목을 의미한다. 수출통제란 BIS 허가가 있어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EAR은 수출과 간주수출을 모두 규제한다. 수출이란 품목의 해외로 일체 이전을 의미한다. 품목은 상품, SW, 기술, 의류, 재료, 회로판, 부품, 청사진, 기술정보 등을 포함한다. 이전은 그 방식을 따지지 않는다. 우편, 팩스, SW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 이메일, 전화통화 등이 모두 포함된다. 품목이 미국 영토를 잠시 떠나거나 판매 목적 외로 미국을 떠나 있거나 미국 본사의 해외지사가 가는 경우도 수출에 해당한다. 미국으로부터 수출된 품목의 재수출도 EAR 적용대상이다. 간주수출(Deemed export)은 기술자료 또는 SW 소스코드를 미국에 있는 외국인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모국으로 수출한 셈 친다. 예컨대 중국인 직원에 기술을 공개하면 간주 수출로 보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출통제를 살펴보면, 수출하고자 하는 품목에 ECCN(Export Control Classification Number)이 존재할 경우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칙이다. ECCN은 CCL 카테고리와 품목 그룹, 통제이유 등이 표시된다. CCL은 품목을 10개의 광범위한 카테고리로 나눈다. 각 카테고리는 5개 품목그룹으로 다시 나뉜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CCL에 없더라도 EAR99에 의하여 규제가 될 수 있다. CCL과 EAR99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다음으로 국가차트를 확인해서 어느 나라가 수출통제국가인지 확인해야 한다. 아래 표를 보건대, 온드라스 수출은 CC(Crime Control) 이유 때문에 수출이 통제됨을 확인할 수 있다(NS = National Security, AT = Anti-Terrorism 등). 특정 개인이나 조직으로 수출은 별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대상을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라 부른다(Supplement No. 4 to Part 744 of the EAR). EAR의 엔티티 리스트와 같이 수출이 제한되는 당사자 리스트를 CSL(Consolidated Screening List)이라 한다. CSL은 EAR의 엔티티 리스트 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를 엔티티 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와 그 관계사(예컨대 HiSilicon)에 미국 기술을 수출 금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미국 역외에서 제조되는 미국 SW 기술 등이 포함된 반도체를 구매해 생산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조치를 형해화(내용 없이 뼈대만 있다는 뜻)하는 시도로 비춰졌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엔티니 리스트의 새로운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17.), IT조선(2020. 5. 20.) 기고.
- 웹크롤링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현대 기업문화에서 정보의 위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정보를 수년 동안 모아 관리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전략을 짜고 실행하면서 기업은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후발주자들은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고 모으는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부득이(?) 남의 정보를 끌어다 쓰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이 때 남의 정보를 끌어다 쓰는 방법으로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바로 크롤링이다. 크롤링이란 봇을 활용하여 타인의 사이트나 앱상의 정보를 자신의 서버 영역으로 끌어다 파싱 등의 처리를 하여 사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크롤링에 대한 분쟁은 그 동안 많이 있었고, 특히 경쟁업체 사이에 이러한 현상이 끊이지 않았다. 1) 리그베다위키 vs 엔하위키미러 리그베다위키의 DB를 통째로 끌어다 와서 서비스를 제공했던 엔하위키미러 사건이 위키 계에서는 유명한 사건이다. 당시 집단지성 형태로 DB가 형성되었던 리그베다위키의 DB가 과연 리그베다위키의 것인지 아니면 글을 올린 게시자의 것인지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법원은 리그베다위키의 DB권을 인정하여 엔하위키미러에게 사용금지와 손해배상을 명령하였다. 2) 잡코리아 vs 사람인 사람인이 잡코리아의 채용정보를 무단으로 긁어가서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사건이다. 이 경우에도 과연 채용정보의 누구의 것인지 등이 문제되었는데, 채용정보를 올린 사람은 채용정보에 대한 권리가 있는 것이지만, 크롤링 사안은 개별 채용정보에 대하여 다투는 것은 아니고 전체 DB나 일부 DB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혼동해서는 아니된다. 이 사안 역시 DB권을 법원이 인정하였다. 3) 야놀자 vs 여기어때 여기어때가 야놀자의 숙박정보를 봇을 통해서 긁어간 사안이다. 이 사안은 형사고소를 통해서 전개가 되었는데, 크롤링의 경우 정보통신망침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저작권법위반 등이 성립할 수 있음을 법원이 밝힌 사안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사안에서 여기어때는 야놀자의 '바로예약'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소스를 패킷캡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야놀자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들만을 상대로 접속을 허용하고 있는 모바일앱용 프런트엔드 API 서버의 모듈, 해당 서버의 URL 주소 및 API 서버로 정보를 호출하는 명령구문들을 알아낸 다음에, 그 명령구문을 변경해서 호출하여 필요한 정보를 알아낸 사안이다. 이상 크롤링 사건으로서 가장 유명한 3가지 사안을 살펴보았다. 지금도 크롤링으로 고통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법적인 조치를 통해서 문제점을 해결해도 되는 영역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 동안 법원은 크롤링에 대하여 엄격한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 3가지 사안 모두 필자가 수행했던 사안들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5. 7.) 기고.
- 특허받을 수 있는 권리의 양도와 모인출원
발명자 A가 발명을 완성하면 그는 특허를 받을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이 특허를 받을 권리는 양도가 가능하며, 출원 전이라도 출원 이후라도 특허를 받을 권리는 승계가 가능하고, 승계받을 사람을 승계인(B)이라고 칭한다. 이와 관련해서 특허법 제33조 제1항은 특허를 받을 권리는 발명자 또는 그 승계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3조(특허를 받을 수 있는 자) ① 발명을 한 사람 또는 그 승계인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다만, 특허청 직원 및 특허심판원 직원은 상속이나 유증(遺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특허를 받을 수 없다. ②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발명한 경우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공유한다. 한편 발명자 A가 승계인 B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를 승계하고 나서, 이후 발명자 A가 특허를 출원하여 등록을 받은 경우 이러한 특허는 무권리자의 출원으로서 무효가 되는가? 즉 모인출원에 해당하는가? 종래 다수설은 발명자 중심의 해석 취지에서 발명자 A가 승계인 B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를 승계해도, 그 이후 다시 출원할 수 있고 이러한 출원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특허법원 2009. 1. 23. 선고 2008허3018 판결 (대법원 2009허887, 심리불속행 종결)은 그 결론을 달리하였다. 즉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 발명자 A의 출원은 모인출원으로서 무효라는 것이다. 특허법원 2009. 1. 23. 선고 2008허3018 판결 {위 A, B와는 다른 A,B임} 광폭화물운송장치의 개발과정에서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 등의 권리귀속에 관한 위 개발계약의 계약내용에 따라 1호기의 설계도면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넘겨주어 피고로 하여금 특허출원을 받도록까지 하였다면, 피고와 B 또는 A, C 사이에서는 2호기의 고안의 완성과 동시에 그 고안자로서의 권리를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C이나 A이 피고 또는 B를 상대로 위 개발계획의 이행에 따른 이행대금의 지급을 청구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실용신안을 받을 수 있는 고안자로서의 권리는 고안의 완성과 동시에 피고에게 승계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C이나 A은 더 이상 실용신안등록을 받을 수 있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위 판결은 특허를 받을 권리의 성질과도 관련이 있는데, 단순한 채권으로 본다면 승계인 B는 채권자의 지위에 불과하므로 발명자 A의 출원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 판결은 특허를 받을 권리를 단순한 채권으로 보지 않은 점에 유념하여야 한다. 특허를 받을 권리가 물권은 아니지만, 이 권리를 1사람에게만 귀속한다고 보아 승계인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면 발명자는 이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위와 같은 판결이 가능한 것이다. 참고할 만한 판례로는 특허를 받을 권리를 이중양도한 경우, 제2양수인이 배임적인 이중양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 제2양수인은 승계인이 아니고 따라서 그의 특허출원은 무권리자의 출원으로서 무효라는 것이 있다(특허법원 2006.12.28 선고 2005허9282 판결). 더불어 특허를 받을 권리가 갑, 을, 병 순서로 승계되었음에도 을이 출원한 경우, 이 경우 판례는 아래와 같이 판시하여 역시 모인출원으로 본다. 이 사건 등록발명의 특허를 받을 권리는 그 발명의 완성과 동시에 그 발명자인 피고 소속 연구원들로부터 피고를 거쳐 원고에게 순차 승계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등록발명의 출원 당시 피고는 그 승계인 지위를 이미 상실한 상태였다고 할 것이다. (중략) 따라서 이미 승계인의 지위를 상실한 피고에 의하여 출원된 이 사건 등록발명은 발명자가 아닌 자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인이 아닌 자에 의한 특허출원에 기한 것으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할 것이다.(특허법원 2007.3.28 선고 2006허6143 판결) 또 하나의 판결은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했더라도 나중에 등록 이후 승계약정이 취소 또는 해제가 된 경우, 나중에 양도인이 반환받을 권리는 특허를 받을 권리가 아닌 특허권이라는 것인데, 이것도 중요한 판결이다. 특허법원 2017. 6. 22. 선고 2016나1417 판결 양도인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양수인에게 양도하고, 그에 따라 양수인이 특허권의 설정등록을 받았으나 양도계약이 무효나 취소 등의 사유로 효력을 상실하게 된 경우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설정등록이 이루어진 특허권이 동일한 발명에 관한 것이라면, 양도계약에 의하여 양도인은 재산적 이익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잃게 되고 양수인은 법률상 원인 없이 특허권을 얻게 되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양도인은 양수인에 대하여 특허권에 관하여 이전등록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1다77313, 77320 판결, 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다47218 판결 등 참조). 이는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 규정의 성격을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97. 12. 9. 선고 96다47586 판결 등 참조).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1. 2. 23.) 기고.
- 금융위원회의 금융권 데이터 활용 종합방안에 대한 소고
2018년 3월 19일, 금융위원회는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을 촉진하고 관련 전후방 연관 산업의 발전을 통해 융합신산업 등 실물 부문의 혁신성장에도 이바지하고자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양질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혁신의 혜택이 국민의 삶과 직결돼 있는 금융 데이터의 활용가치가 높다면서도 우리나라의 데이터 활용이 저조하다고 파악했다. 위원회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수준의 국내 규제를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데이터의 활용을 증진시키고자 3대 추진전략 및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는데, 3대 과제는 1)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성화 2) 금융분야 데이터 산업의 경쟁력 강화 3) 정보보호 내실화를 들고 있다. 10대 추진 과제는 1) 빅데이터 분석ㆍ이용의 법적근거 명확화 2)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ㆍ운영 3) CB사ㆍ카드사의 시장선도 역할 강화, 4) 금융회사의 개인신용평가 체계 고도화 5) 신용정보산업의 경쟁 촉진 6)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도입 7) CB산업 책임성 확보 8) 정보제공 동의제도 내실화 9)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 10) 정보보호 및 보안 강화로 꼽았다. 그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위원회는 익명정보·가명처리정보에 대해서는 사전동의 등 규제를 완화해 빅데이터 분석·이용 목적의 활용을 허용한다고 하는바, 빅데이터 산업의 핵심은 익명정보가 아닌 가명처리정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단순히 신용정보보호법만을 개정해서 오히려 규범적 혼란을 가중해서는 아니될 것이기에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둘째, 금융위원회는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을 금융보안원에 구축해 초기 데이터 유통시장 조성을 지원한다고 하는바, 여기서의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은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가 보유정보ㆍ필요정보를 상호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마켓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을 활성화함으로써 데이터 중개 시장을 개척하고 데이터 유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플랫폼의 운영주체를 금융보안원에 한정해서는 아니될 것이며, 여러 능력 있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셋째, 금융위원회는 본인 정보의 효율적 관리를 지원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도입하고, 정보주체의 명시적 동의하에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보호ㆍ보안상 안전한 시스템을 활용토록 의무화한다고 한다.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을 촉진시키며 실질적으로 정보주체의 데이터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지만, 현재 대형 금융기관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핀테크 업체가 접근할 수 있거나 또는 핀테크 업체에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금융위원회는 추후 엄격한 사전동의제를 완화해 제한된 영역부터 옵트 아웃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의 인식은 옵트 아웃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신뢰가 쌓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 단순히 옵트 아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정보주체의 동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체제를 구현하는 것을 전제로 옵트 아웃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금융위원회는 빅데이터 분석결과에 대해 이의제기 등 정보주체의 적극적 대응권을 강화한다고 한다. 즉 '프로파일링 대응권'을 도입해 데이터 처리에 따른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대한 정보주체의 설명요구·이의제기권 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보주체의 권리 확대는 개인 신용정보 활용이 그만큼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반영돼야 한다. 즉 정보주체의 권리 확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개인 신용정보 활용이 충분히 보장된 상황에서 그에 대한 견제 논리로서 정보주체의 새로운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이번 10대 과제를 보면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너무나 방대한 과제라서 과연 금융위원회가 2018년 내에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의 빅데이터 입법 현황 등을 고려하면 늦은 감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금융위원회의 10대 과제는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3. 22.) 기고.
- 무효가 된 특허의 실시료는 부당이득반환?
대상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2. 4. 19. 선고 2011나20142(본소), 2011나20159(반소) 판결 오늘은 여러가지 특허분쟁 중에서 특허실시료에 관한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허실시료는 특허권자 A와 실시권자 B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B가 A에게 실시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A의 특허가 정상적인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만일 A의 특허가 특허무효심판 등에 의하여 무효가 되었을 때, 이 때에도 B는 A에게 특허 실시료를 계속 지급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특허무효의 소급효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특허실시료를 부당이득반환할 수 있는가? 굉장히 간단한 문제이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에 관한 판례가 있어 설명하기로 하되, 이 문제에 대한 견해 대립은 아래와 같다. 특허가 무효심결에 의하여 무효가 확정되면 소급해서 무효가 된다고 특허법에 규정되어 있는바, 무효의 소급효에 의하여 B는 원인없이 실시료를 지급한 것이 되므로, 따라서 A는 B에게 이미 지급받았던 실시료를 반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우리 특허법 제133조의1 제3항은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는바, 따라서 이 규정에 따라서 무효의 효과도 소급해서 발생한다는 견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등법원은 위와 같은 견해를 취하지 않았고, A는 B에게 이미 지급받았던 실시료를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이다. 그 근거를 살펴보면, 첫째, 특허실시 계약이 체결된 후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특허실시계약은 무효심결의 확정시부터 후발적으로 이행불능에 빠지는 것이다. 무효심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후발적으로' A는 B에게 자신의 급부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B에게 계약 해지권이 발생하고 그 해지권의 행사에 의하여 계약이 장래를 향해서 효력이 소멸한다는 보는 것이다. 무효심결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법률효과가 확정되는 게 아니고 해지권의 행사로 인하여 비로소 특허실시 계약이 장래적으로 소멸한다는 것이다. 셋째, B가 A에게 지급한 실시료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A가 B에게 제공하였던 특허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의 이행의 급부에 대하여 무효심결 확정전까지 또는 특허실시계약 해지 전까지 유효하게 존속하는 특허실시계약에 기한 정당한 반대급부인바,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넷째, 무효심결 확정시까지 또는 특허실시계약 해지시까지 B는 배타적인 사용의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였으므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4가지 근거를 이유로 우리나라 고등법원은 A는 B에게 실시료를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시를 하였다. 특허권의 무효 효력과 계약의 효력에 대하여 분리하여 고찰한 것으로, 특허권의 효력이 아닌 계약의 효력에 기하여 부당이득반환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변리사 작성, 블로그(2018. 8. 2.) 기고.
- 키워드검색광고와 상표의 '사용'
키워드광고 또는 키워드검색광고가 상표권침해가 되는가? 이 쟁점은 상표의 '사용' 여부와 관련이 있다. 우리 상표법은 상표의 '사용'에 대하여 2016년 개정되면서, 상표의 사용 범위를 확대되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16년 9월 1일 이전> 7. "상표의 사용"이라 함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나.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그 목적으로 전시ㆍ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다. 상품에 관한 광고ㆍ정가표ㆍ거래서류ㆍ간판 또는 표찰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 또는 반포하는 행위 ②제1항제7호가목부터 다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상품, 상품의 포장, 광고, 간판 또는 표찰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에는 상품, 상품의 포장, 광고, 간판 또는 표찰을 표장의 형상이나 소리 또는 냄새로 하는 것을 포함한다. <2016년 9월 1일 이후> 11. "상표의 사용"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나.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양도 또는 인도할 목적으로 전시ㆍ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다. 상품에 관한 광고ㆍ정가표(定價表)ㆍ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 ② 제1항제11호 각 목에 따른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방법으로 표시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1. 표장의 형상이나 소리 또는 냄새로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2.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제공되는 정보에 전자적 방법으로 표시하는 행위 2016. 9. 1. 이전 상표법 하에서, 우리 대법원은 키워드검색광고에 대하여 상표의 사용을 인정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VSP 판결(2010후3073 판결)이다. 상표로서의 사용의 일종인 상품의 ‘광고’에는 신문, 잡지, 카탈로그, 간판, TV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결과 화면을 통하여 일반소비자에게 상품에 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알리는 것도 포함된다. 인터넷 키워드 검색결과 화면은 이 사건 표장을 붙여 상품에 관한 정보를 일반 소비자에게 시각적으로 알림으로써 광고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이 인터넷 키워드 검색결과 화면에서 이 사건 표장을 표시하여 한 광고행위는 구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6호 (다)목이 정한 '상품에 관한 광고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위 판례 사안은 파워링크 또는 프리미엄링크 안에 상표권자의 등록상표를 사용한 사안이다. 위 VSP 판결에 따라 파워링크 또는 프리미엄링크 안에서 상표권자의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은 상표의 사용에 해당함은 의문이 없다. 그렇다면 파워링크 또는 프리미엄링크 안에 상표권자의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즉 등록상표로 검색하면 파워링크 또는 프리미엄링크 안에 침해자의 사이트가 검색되는 경우에도 상표의 사용으로 볼 수 있는가? 2016. 9. 1. 이후의 상표법에 대입하여 보면, '상품에 대한 광고, 그 밖의 수단에 널리 알리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2016. 9. 1. 이전 상표법은 '광고, 정가표, 거래서류, 간판 또는 표찰에 전시 또는 반포'로 사용의 범위를 제한하였기에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2016. 9. 1. 이후 상표법은 이러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충분히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여, 결국 상표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관련해서, 미국의 경우 상표적 사용론이란 이론이 한 때 대두되었는데, 상표권의 부당한 확장을 견제한다는 명분 하에제창된 이론으로서, 권리자의 상표가 시각적으로 게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상표의 사용'이 없으므로, 흔동가능성의 판단에까지 나아갈 필요 없이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이미 미국의 주류 판례나 EU에서도 이미 극복된 이론이다. 미국 : GEICO v. Google 사건에서 2005년 연방항소법원은 상표권자의 허락 없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상표를 사용하여 그 명성에 편승하려 했다면 이는 상표권을 직접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미국 : 2012년 제4연방항소법원은 Rosetta Stone v. Google 사건에서 Rosetta Stone의 경쟁업체들이 Google로부터 "Rosetta Stone" 키워드를 구매하여 광고한 것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EU : 유럽사법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 "ECJ")는, 2010. 3. 23.자 결정에서, 광고주가 키워드를 구매해 자신의 사이트에 대한 광고 링크가 게재되도록 하는 행위(즉 일종의 'invisible use')가 상표적 사용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Louis Vuitton vs Google France).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11. 10.) 기고.
- 특허소송 BM 발명
*참조판례 - 특허법원 2006. 12. 14. 선고 2006허1742 판결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후265 판결 1. 발명성 판단기준 (자연법칙 이용, 산업상 이용가능성) 특허법 제2조 제1호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을 ‘발명’으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출원발명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결정, 약속, 인간의 정신활동에 해당하는 때에는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의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을 이유로 거절되어야 한다. 특히,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영업방법을 실현하는 BM(business method)발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상에서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출원발명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인지 여부는 청구항 전체로서 판단하여야 하므로,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의 일부에 자연법칙을 이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청구항 전체로서 자연법칙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될 때에는 특허법상의 발명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발명의 완성 판단기준 특허발명은 완성된 것이어야 하므로, 단순한 아이디어의 제기에 그칠 뿐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의 전부 또는 일부가 결여되어 있거나, 이를 실시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구성이 청구범위에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은 발명은 미완성 발명에 해당하여 특허를 받을 수 없다. 3. 예시 청구항 1 발명은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영업방법을 실현하는 BM(business method)발명으로서, 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품 구매 정보 및 가상 아이템 정보를 이용하여 아이템 서버에서 컨설팅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에 있어서(이하 ‘전제부의 구성’이라고 한다), ② 사용자로부터 생활설계 요청을 수신하는 단계(이하 ‘제1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 ③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미리 저장된 상기 사용자의 상품 구매 정보, 획득 아이템을 추출하는 단계(이하 ‘제2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 ④ 추출된 상품 구매 정보 및 획득 아이템을 이용하여 상기 사용자의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도출하는 단계(이하 ‘제3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 ⑤ 도출된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분야별, 영역별로 분석하거나 미리 저장된 생활설계 기준 정보와 비교하는 단계(이하 ‘제4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 ⑥ 위의 분석 또는 비교 결과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생활설계 결과를 산출하는 단계(이하 ‘제5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 및 ⑦ 그 생활설계 결과를 사용자에게 전송하는 단계(이하 ‘제6단계의 구성’이라고 한다)로 구성되어 있다. 4. 발명인지 여부 청구항 1 발명이 이루고자 하는 기술적 과제의 요지는, 실생활과 가상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실물 및 추상개념과 일대일 등가인 ‘아이템’을 도입하여 실물자산의 가치평가와 계획구매, 재테크 및 일생의 자금소요 분석 등 개인 생활 전반에 관한 토털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항 1 발명의 구성요소들 중 위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부분은 사용자의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분석, 비교한 후 그 결과를 이용하여 생활설계 결과를 산출하는 제4, 5단계의 구성이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청구항 1 발명의 청구범위에는 생활설계 기초정보를 분석, 비교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산출하는 구성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또한,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도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미리 정해진 컨설팅 정보 산출 방법’에 따라 분석하거나{갑 3호증(명세서)의 65-9면 중 8-9행}, 한국인의 평균치 또는 회원 전체의 평균치와 비교, 분석하여(같은 증거 65-28면 12-13행 및 65-29면 9-10행_ 생활설계 결과를 산출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미리 정해진 컨설팅 정보 산출 방법’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방법인지,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한국인의 평균치 또는 회원 전체의 평균치와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비교, 분석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산출해 내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아가 생활설계 기초 정보에 대한 비교, 분석 및 생활설계 결과의 산출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어떻게 협동함으로써 실현되는지에 대하여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청구항 1 발명 중 사용자의 생활설계 기초 정보에 대한 분석, 비교 및 생활설계 결과를 산출하는 구성은 사람이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분석, 비교하여 결과를 판단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청구항 1 발명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부분에 사람의 정신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자연법칙을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특허법상의 발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미완성 발명인지 여부 설령, 청구항 1 발명이 자연법칙을 이용하고 있는 특허법상의 발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출원발명의 청구범위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생활설계 기초 정보를 분석, 비교하여 결과를 산출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청구항 1 발명은 이를 실시하기 위한 방법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결여한 미완성 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8. 28.) 기고.
- 가상화폐는 횡령죄의 재물일까?
아직까지 국내에 비트코인 등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혹은 암호화폐)에 대한 법령이나 규제정책이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 중에는 가상화폐를 보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관련된 법적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가상화폐도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형법상 재산죄 중 하나인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객체(범죄의 대상)가 재물이어야 한다. 형법상 재산죄는 그 객체(범죄행위의 대상)를 기준으로 ‘재물’에 대한 죄와 ‘재산상의 이익’에 대한 죄로 구분되는데, ‘횡령죄(형법 355조 2항 1호 등)’를 비롯한 ‘절도죄(형법 329조 등)’, ‘장물죄(형법 362조 등)’, ‘손괴죄(형법 제366조 등)’의 경우 그 객체로서 ’재물‘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상화폐가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 지 여부는, 가상화폐를 형법상 재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로 직결된다. 형법상 ’재물‘이란 동산, 부동산과 같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물리적·물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을 의미한다. 반면 재산상의 이익이란 재물 이외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이익을 뜻하는바, 재산상의 이익은 재물이 될 수 없다(민법 98, 99조, 형법 346조, 대법원 1994. 3. 8. 선고 93도2272 판결 등 참조) 예를 들어, 광업권은 재물인 광물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지 재물 그 자체는 아니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고(대법원 1994. 3. 8. 선고 93도2272 판결),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 그 자체는 유체물이라고 볼 수 없고, 물질성을 가진 동력도 아니므로 재물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745 판결). 가상화폐의 재물성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국내 판결로는, 비트코인을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음란물유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에 의하여 비트코인(Bitcoin)을 취득한 사안에서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하여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가상화폐’의 일종인 점, 피고인은 위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는 이용자 및 음란사이트에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대가로 지급받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취급한 점에 비추어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고 하여 비트코인을 법죄수익은닉규제법상 몰수의 대상으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위 비트코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가상화폐의 재물성이 인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몰수의 대상을 형법상 ’재물‘의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재산‘이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비트코인이 소유권의 객체인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도쿄지방재판소의 판결이 있는데, 가상화폐의 재물성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트코인 거래소(마운트콕스)를 이용하고 있던 원고가 소유권에 기한 비트코인의 인도를 구한 사안에서, 일본 법원은 소유권의 객체는 유체물이며 그 대상은 유체성과 배타적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디지털 통화”, “암호학적 통화”로 여겨져 유체성이 없는 것이 분명하며, 비트코인 주소의 비밀키 관리자가 주소에서 잔량의 비트코인을 배타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하여 원고의 비트코인 인도 청구를 기각하였다(東京地方裁判所 平成27年8月5日 平成26年(ワ)第33320? 判決). 가상화폐의 구체적 종류 및 성질에 따라 그 판단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의 수준에서 가상화폐는 디지털로 표상된 전자적 화폐의 기능을 보유한 가상화폐의 일종으로서 유체성과 배타적 지배가능성이 결여된 무형적 재산 정도로 이해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유체물 또는 물리적 관리가능성이 배제된 가상화폐의 경우 형법상 재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재산상 이익을 객체로 하는 형법상 범죄(배임죄, 사기죄, 공갈죄 등)가 성립할 수 있는 여지는 항상 존재하므로, 가상화폐를 보유하는 기업의 경우 그 보관과 관리에 있어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이연구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19. 10. 26.) 기고.
- 암호화폐 반환 안할 때 횡령죄 고소?
최근에 가상화폐, 암호화폐, ICO 디지털토큰, 코인(이하 가상화폐 등)에 관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예전부터 악명을 떨쳤던 투자사기나 폰지스킴, 다단계 판매 등도 당연히 문제지만, 최근에는 정상적인 거래임에도 가상화폐 등의 반환이나 이전 등을 두고 다툼이 많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가 이용자가 맡겨 두었던 가상화폐 등을 이전해 주지 않는 경우, 가상화폐를 잘못 이전했는데 이를 받은 자가 반환을 해주지 않는 경우, 코인을 판매하였는데 코인만 받고 그에 상응하는 금전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 가상화폐 거래소가 임의로 이용자가 맡겨 두었던 가상화폐 등을 소비하고 반환하지 않은 경우 등등 이 중에서, 여기서는 가상화폐 등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즉 가상화폐 등의 반환 거부나 소비 등에 한정하여 다뤄 보기로 한다. 가상화폐에 대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코인에 대하여 반환 거부하는 것, 그거 횡령죄로 고소할 수 있는가요?" 통상 피해액이 적지 않아서, 금전이었다면 구속까지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어렵다고 생각된다.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 성립하는 범죄이다. 즉 횡령죄는 '재물'에 대하여만 성립하고, 여기 '재물'에 대하여는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유체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고, 그렇다면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의 관리는 사무적 관리를 포함하지 않은 물리적 관리만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판례를 살펴보면, 우리 대법원은 타인의 전화기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전화통신을 한 사건에서 KT 등의 역무는 무형적인 이익에 불과하고 물리적 관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한 적이 있고(98도700),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 그 자체는 유체물로 볼 수 없고 물질성을 가진 동력도 아니므로 재물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2002도745). 따라서 우리 판례에 의하면 가상화폐는 유체물도 아니고,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이 아니어서 결국 형법 제355조 제1항의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가상화폐 등의 반환 거부가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호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단지 횡령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가상화폐 등이 재물에 해당하지 않아도 재산상 이익에는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재산상 이익은 재물 이외의 일체의 재산상 가치 있는 이익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산상 이익으로서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최근 법무법인 민후에서는 코인에 대한 청구권을 근거로 가압류 신청을 한 적이 있는데 법원은 가압류 결정을 인용해 준 적이 있으며, 일본 법원의 경우도 금전 채권자가 한 채무자의 거래소에 대한 반환청구권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인용해 준 적이 있다. 더불어 최근 대법원(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은 재산상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압수된 비트코인의 몰수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가상화폐 등의 재물성이 부정된다고 하여도, 그 재산상 이익의 존재에 대하여는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법적 조치를 강구할 때 재산상 이익이 있는 가상화폐 등의 성질에 맞추어 적절한 조치를 설계하면 충분히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7. 29.) 기고.
- 직무발명의 종업원 출원은 업무상배임
특허소송중 직무발명 또는 직무발명 보상금에 관한 소송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오늘은 회사의 직무발명에 대한 예약승계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그 명의로 출원한 것이 어떤 법적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일단 예약승계 규정은 직원의 직무발명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이를 승계하는 것을 미리 예약한 규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직원 B가 직무발명을 하게 되면 B가 속한 A 회사가 자동으로 또는 선택적으로 그 특허를 승계받게끔 되어 있으면 이를 예약승계 규정이라고 칭한다. 한편 이러한 예약승계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 또는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회사로 승계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직무발명을 특허출원하게 되면 회사는 이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이 경우, 회사는 업무상배임죄로 당해 직원을 형사처벌할 수 있다.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사용자 등에게 승계한다는 취지를 정한 약정 또는 근무규정의 적용을 받는 종업원 등은 사용자 등이 이를 승계하지 아니하기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임의로 위와 같은 승계 약정 또는 근무규정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이어서, 종업원 등이 그 발명의 내용에 관한 비밀을 유지한 채 사용자 등의 특허권 등 권리의 취득에 협력하여야 할 의무는 자기 사무의 처리라는 측면과 아울러 상대방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타인 사무의 처리라는 성격을 동시에 가지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 종업원 등은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지위에 있는 종업원 등이 임무를 위반하여 직무발명을 완성하고도 그 사실을 사용자 등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그 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3자에게 이중으로 양도하여 제3자가 특허권 등록까지 마치도록 하는 등으로 그 발명의 내용이 공개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사용자 등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배임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6676 판결 업무상배임이란 무단으로 회사의 영업비밀 등을 제3자에게 공개한 경우에도 성립하는데, 우리나라 법원은 직원이 직무발명을 스스로의 명의로 출원하고 공개한 것을 이러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실관계에 따라 업무상배임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바, 관련된 사례를 몇 가지 살펴봄으로써 업무상배임에 대한 형사처벌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묵시적인 예약승계는 인정받기 어렵다. 직무발명에 관한 명문의 계약이나 근무규정,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등에 예약승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고, 직원이 그 내용을 인식하여야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묵시적 예약승계가 완전히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묵시적인 예약승계는 입증 문제가 있어서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2) 직원이 예약승계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예약승계가 있더라도 직원이 이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직무발명에 관한 취업규칙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직원이 이를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취업규칙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만으로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다. 3) 직원의 특허출원이 거절된 경우 직원이 무단으로 특허를 출원한 경우, 이런 경우를 업무상배임으로 볼 수 있을까? 업무상배임에서 재산상 손해의 법리상 특허출원이 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판례의 태도이다. 이상 직원의 직무발명 무단출원에 대한 업무상배임에 관한 쟁점을 살펴보았다. 회사가 직무발명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명시적인 규정과 더불어 직원에 대한 인식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예약승계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업무상배임의 처벌이 어렵다. 구 발명진흥법 제8조 제1항, 제3항에 의하면,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자인 종업원에게 귀속하고 사용자는 다만 종업원이 특허를 받으면 그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질 뿐이다. 따라서 직무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사용자에게 승계시키는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있거나 발명의 완성 후에 이를 승계시키는 계약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사용자가 아닌 종업원의 이름으로 특허출원하더라도 이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다. 그리고 구 발명진흥법의 직무발명에 관한 제반 규정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종업원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거나 혹은 묵시적 의사를 추인할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이외에는 직무발명에 대하여 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에게 승계시키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쉽사리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도15093 판결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18. 12. 29.) 기고.
- ICO와 디지털 토큰 설계의 중요성
싱가포르의 ICO(가상화폐공개)에 대한 입장은 ‘진정한(Bona fide) 사업이라면, ICO를 제한할 필요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싱가포르의 ICO 감독기구인 MAS(Ministry Authority of Singapore)는 다수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싱가포르에서의 ICO 관련 규제와 절차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ICO 과정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 SFA(싱가포르 증권법, Securities and Futures Act(Cap. 289))의 ‘금융시장상품’에 해당한다면 SFA가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즉 디지털 토큰이 지분이나 주식을 징표하거나 또는 디지털 토큰이 채무를 징표하거나 디지털 토큰이 집합투자기구의 투자대상에 해당한다면 SFA가 적용된다. 또한 SFA에 규정되어 있는 ‘금융시장상품’에 해당할 경우 ▲토큰의 발행인은 해당 토큰을 제공하기 이전에 MAS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등록절차를 거쳐야 하며, ▲토큰의 2차 거래를 쉽게하는 플랫폼 또한 교환소를 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MAS에 의하여 승인되거나 인정받아야 한다. 최근 MAS는 이러한 입장을 행동으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 2018년 5월 24일 MAS는 8개의 거래소에 증권이나 선물의 기능을 하는 디지털 토큰으로서 MAS의 인가를 받지 않은 토큰은 거래를 금지한다는 경고를 보냈다. 이 조치에 따라 거래소들은 MAS의 인가를 받지 않은 코인이나 토큰들을 점검해 필요하다면 상장에서 제외해야 한다. MAS는 거래소뿐만 아니라 ICO 토큰 발행인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ICO 과정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 기업의 지분 등을 징표해 SFA상의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를 평가해 만일 SFA상의 증권으로 분류됨에도 MAS의 인가를 받지 않았다면 ICO 투자금을 전부 반환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리하면 ICO 과정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 SFA가 적용되는 증권이나 선물의 기능을 가진다면 반드시 MAS의 인가를 사전에 거쳐야 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경우 언제든지 ICO 투자금은 원상복구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은 전통적으로 주식(share/stock)과 사채(debt/bond)가 있다. 새로운 자금 모집방법으로서 디지털 토큰의 발행을 전제로 하는 ICO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ICO에 대해 긍정적인 많은 나라는 전통적인 주식이나 사채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보면 궁극적으로 싱가포르 등의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즉 ICO에 대해 금융당국이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더라도 역시 주식이나 사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쉽게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ICO를 성공적으로 마쳤더라도 언제든지 투자금을 반환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더라도 언제든지 거래소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디지털 토큰의 설계 단계부터 법적인 검토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설계 초기부터 법적인 검토를 거치면서 최종적인 결과물에 이르러야 법적인 하자가 발생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ICO 관여자들은 기술적인 관점이나 사업적 비전만을 고려해 디지털 토큰을 설계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이러한 설계는 자칫 ICO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성공적으로 ICO를 마친 기업들은 디지털 토큰에 많은 신경과 관심을 쏟아붓고, 특히 디지털 토큰의 법적인 검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단지 기술적인 관점이나 사업적 비전만을 고려하다가는, 차후 금융당국에 의해 투자금 반환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7. 3.)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