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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하버(Crypto Harbor)’ 지브롤터의 ICO 규제와 절차


지브롤터는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한 영국 속령에 속하는 항구 도시다. 영국령이다 보니 영어라는 언어적 장점도 있고 법 제도적으로나 금융 시스템에서도 익숙한 점이 많기에, 인구가 3만여명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많은 ICO가 행해졌다.

지브롤터의 경우, 2018년 1월부터 제3자에 속하는 가치를 저장하거나 전송하는 데 분산원장 기술을 업으로 사용하는 'DLT 제공자(DLT Provider)'는 GFSC(Gibraltar Financial Services Commission)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최초로 도입했다. 예컨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여기에 해당한다.

DLT 제공자는, 사업자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경영은 지브롤터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기술적으로 경험적으로 충분한 역량이 있어야 하는 등 9가지 원칙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GFSC가 밝혔듯이 DLT 제공자에 대한 규제가 곧 ICO 또는 ICO 발행자에 대한 규제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지브롤터 정부는 2018년 2월 세계 최초로 ICO에 관한 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는 법률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대신 2018년 3월 9일 ICO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서 'Token Regulation'을 발표했기에, 그 내용을 참조하면 ICO에 대한 지브롤터 정부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부분 토큰은 지브롤터 법 또는 EU 법에 의하면 증권으로 분류할 수 없고, 보유자가 미래의 네트워크에 접근하거나 미래 서비스를 소비하는 자격을 주는 상품의 선 판매(the advance sale of products)로 보고 있다.

즉 대부분 토큰은 상품이지 증권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토큰에 대해 지브롤터의 현행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유틸리티 토큰 또는 액세스 토큰이라고 칭함)

나아가 이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법안의 내용을 예고하고 있는데, 새로운 법안의 주된 목적은 소비자 보호, 토큰의 안전한 이용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ICO 발행자는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토큰 판매는 POCA(Proceeds of Crimes Act)법상의 AML/CFT 규정에 따라야 하는 등 일정한 의무가 부과될 예정이다.

나아가 토큰 발행 또는 판매는 일정한 절차에 의하여 지정된 현지 감독관(authorised sponsor)의 감독하에 진행되어야 하는바, authorised sponsor는 현지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하게 된다. 현지 authorised sponsor는 실천강령(code of practice)을 마련하여 GFSC의 허가를 받는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지브롤터에서 법인을 설립하기는 매우 쉽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유한책임 주식회사(Private Company limited by Shares)의 경우, 최소 자본금은 불필요하고(통상적으로는 2000파운드, 우리돈 286만원 정도 납입함), 최소 등기이사는 1인, 최소 주주 역시 1인이다.

비서(secretary)는 지정되어야 하고, 등록 대리인(registered agent) 역시 지정되어 있어야 하며, 회사 소재지는 지브롤터 내에 지정되어 있어야 한다. 법인 설립은 대체로 5일 안에 완료되며, 법인 설립을 위해서 지브롤터에 방문할 필요는 없고, 비거주 회사(non-resident companies)도 가능하다.

이사나 주주는 현지인이 아니라도 상관이 없다. 다만 은행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현지인 이사가 있으면 많이 유리하다. 그리고 지브롤터 내의 영업이 없다면 은행 계좌 개설은 어렵다.

지브롤터의 법인세 세율은 국내 이익에 대하여만 10%로 매우 낮은 편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면세 혜택을 더하면 법인세 부담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특히 부가세, 양도소득세, 자본이득세, 배당세 등이 없어 세금적으로는 매우 유리하다.

스위스의 추크(Zug, 스위스 중북부의 지명) 주가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라면, 지브롤터는 크립토 하버(Crypto Harbor)라 불릴만 할 정도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지브롤터가 DLT 제공자나 ICO에 대해 규정을 만들거나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단순한 금지 목적이 아니라 퀄리티 있는 블록체인 사업자 ICO를 유치하려는 의도이며, 이는 우리 법 제도가 가야 할 방향성이 잘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IT조선(2018. 5. 2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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