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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이용한 주식·가상자산 등의 주문실수, 취소할 수 있나?


최근 한맥투자증권의 400억원대 주문실수에 대해 착오취소를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주식·선물 거래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에서도 주문실수로 인한 분쟁이 적지 않고, 이때 주문자는 민법 제109조의 착오취소를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착오취소를 인정받은 사건(2013다49794 미래에셋증권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2017다227264 한맥투자증권 사건)을 대비해 보고자 한다.


주문자는 ① 자신의 주문실수가 중요부분의 착오라는 점을 주장해야 하고, ② 상대방은 주문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주장하는데, 이때 ③ 주문자는 자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주문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한 경우임을 주장하여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사건의 경우, 매수주문을 입력하는 미래에셋증권 직원이 주문가격란에 0.80을 입력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을 찍지 않아서 80이 입력된 사안인데, 대법원은 ① 전날 종가가 0.9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격한 차이가 인정되므로 중요 부분의 착오가 인정하고, ② 0.80원과 80원 사이에는 100배의 차이가 있고, 주문자가 전송에 앞서 입력내용을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착오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③ 주문 전날의 종가는 0.90원이라는 사실, 1계약당 80원에 계약을 사겠다는 주문내역이 거래참가자들에게 공개된 사실, 가격 변동성이 평소에는 0.1원 내지 0.3원 변했던 사실 등에 비추어 상대방이 미래에셋증권의 착오를 이용해서 매도주문을 한 것으로 보아, 미래에셋증권의 착오취소를 인정했다.

한맥투자증권 사건의 경우, 한맥투자증권의 수탁자 트레이딩사가 알고리즘 거래를 위한 프로그램 변수 중 이자율을 계산하기 위한 설정값에 ‘잔존일수/365’를 입력할 것을 착오로 ‘잔존일수/0’으로 입력하였고, 그 이후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대법원은 한맥투자증권이 호가 계산과정에서 그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정에 관해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서, 이는 동기에 착오에 해당한다고 보아 중요부분의 착오로 보지 않았고, 한맥투자증권이 금융투자업자로서 호가의 적합성을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고, 호가제시 업무를 수탁자 트레이딩사에 위탁한 것은 자본시장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바, 한맥투자증권의 입력착오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았다. 더불어개인투자자 중에는 코스피200 지수가 급등락할 것을 예상한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가 존재하고,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투기적 수요에 부응한 거래를 하는 점, 상대방이 매매거래일 전후 당해 매매거래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호가를 제시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여, 상대방이 한맥투자증권의 착오를 이용하여 당해 매매거래를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한맥투자증권의 착오취소를 부정했다.

두 판례에 비추어 보면, 주문실수가 발생한 경우 결국 상대방이 착오를 알고 이를 이용했는지를 입증하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 다만 대법원은 주문자의 호가가 시장가격에 비추어 이례적이라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주문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바, 호가 외에도 여러 가지 사정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주문실수를 취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3. 5. 1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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