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헬스클럽 회비 올릴 수 있나?

2월 18일 업데이트됨


호텔 내 피트니스클럽이나 프리미엄급으로 운영되는 회원제 체육시설(이하 ‘회원제 헬스클럽’)의 경우 이용계약에서 고액의 입회보증금이나 가입비와는 별도로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회원제 헬스클럽의 특성상 장기(長期) 계약이 많아, 가입 당시 약정했던 보증금이나 가입비, 연회비(이하 총칭 ‘회비’)를 물가인상률 등을 이유로 인상하고자 하는 업주와 부당한 인상이라고 다투는 회원들 간의 분쟁이 늘고 있다.

최근에도 회원제 헬스클럽 회원들이 시설주체가 부과한 회비는 비합리적으로 산정됐다는 이유로 이를 납부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대법원은 회원제 헬스클럽의 회비인상 가능여부와 인상범위의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회원제 헬스클럽 회비, 인상할 수는 있을까

회원제 헬스클럽 이용계약은 시설주체가 다수의 회원을 모집해 회원들로 하여금 각종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원들은 그 대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무명계약이다. 회원들은 계약 체결시 헬스클럽의 시설주체에게 일정금액의 입회보증금과 가입비를 납부하고, 계약에 따라 매년 연회비도 지급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회비는 모두 시설이용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가입한지 수십 년이 지난 장기회원 또는 평생회원(이하 ‘특별회원’)에 대한 회비를 최초 가입시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시설주체에게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고, 다른 일반회원들과의 형평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다. 그렇다면 시설주체는 특별회원의 회비를 일방적으로 인상할 수 있을까?

일단 특별회원의 회원제 헬스클럽 이용계약 또는 이용규약에 헬스클럽의 시설주체가 공과금, 물가인상 기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해 클럽시설 이용의 대가인 회비를 임의 조절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 일단 회비의 인상 여부 및 그 인상의 범위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설주체에게 위임되어 있는바, 일방적으로도 인상할 수 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다78857 판결 참조)

그러나 시설주체가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임의로 회비에 관한 사항을 정할 권한을 가진다고 해석할 수는 없고, 오히려 다수의 회원과 시설이용계약을 체결한 시설주체로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만 그 회비의 인상 여부 및 인상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098 판결, 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다78857 판결 참조)

회비는 얼마나 올릴 수 있나

그렇다면 시설주체가 인상할 수 있는 회비의 구체적인 범위와 기준은 어떻게 될까?

최근 대법원이 판단한 사안은 회원제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주체(피고)가 일반회원들에 비해 고액의 가입비를 납부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가입한 특별회원들(원고)에 대해 △물가상승 △금리하락 △시설의 증·개축 △일반회원들의 연회비 인상 등을 이유로 연회비를 납부하거나 보증금을 추가 납부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원심은 피고가 제기한 사유에 기반해 산정한 특별회원의 회비 인상액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에 속한다고 봤으나,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시설주체가 특별회원들로부터 고액의 가입비를 지급받아 헬스클럽 개관에 필요한 초기자금을 마련하는 대신 연회비를 면제한 것이고 그동안 정황을 봤을 때 단순히 물가가 상승했거나 금리가 하락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특별회원의 회비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관시점인 1985년부터 헬스클럽 증·개축 공사를 시작하기 전인 2004년까지 물가는 이미 상승해있었고, 금리도 상당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설주체가 회비 인상을 요구한 사실이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설이 증·개축되면서 특별회원들도 당초 예상하지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된 점을 감안해 증·개축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가운데 일부를 분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다른 대법원 판결(95다35098)에서는 평생회원의 연회비 인상률이 종전의 연회비 인상률이나 임금상승률, 공공요금 상승률, 에너지물가 상승률 등에 비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용계약 체결 당시 책정한 회비 액수의 적정성 및 해당 헬스클럽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 헬스클럽들의 연회비 등과의 비교를 통해 합리성 여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회원제 헬스클럽의 회비의 인상범위가 정당한지 여부는 ①인건비, 금리, 공과금, 물가인상률 기타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②헬스클럽 이용계약 또는 이용규약의 구체적인 내용 ③최초 헬스클럽 이용계약을 체결할 당시 회비 산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④과거 헬스클럽 이용계약이 이행되는 과정을 통해 비추어 본 시설주체와 회원 간에 합치된 내심의 의사가 무엇인지 ⑤기타 해당 헬스클럽과 유사한 시설을 갖춘 다른 헬스클럽의 회비금액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돼야 한다.

합리적인 회비인상은 인상된 회비의 납부를 거부하는 회원에 대한 제명처분(헬스클럽 이용계약 해지)의 적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바, 회비인상 가능 여부 및 구체적인 인상범위에 관해서는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구민정 변호사 작성, 이데일리(2020. 1. 19.)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