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계약에서 소프트웨어 결과물의 저작권 귀속 문제는 개발계약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자칫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또는 충분히 고심하지 않고 함부로 계약했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매우 많다. 이에 이번에는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에서 저작권 귀속의 문제, 저작권 침해시 책임소재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저작권 귀속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저작권 양도형이고, 둘째는 저작권 공유형이며, 셋째는 저작권 실시형이다.
저작권 양도형이란 완성된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의뢰인에게 전부 귀속시키는 형태고, 저작권 공유형이란 완성된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개발자와 의뢰인이 공동 소유하는 형태이며, 저작권 실시형이란 완성된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은 개발자가 소유하고, 의뢰인에게는 실시권만을 부여하는 형태다.
이 중 대체로 개발자에게 유리한 형태는 저작권 실시형이며, 반대로 의뢰인에게 유리한 형태는 저작권 양도형이다. 한편 저작권 공유형은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르면 그 저작권의 행사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의뢰인과 개발자가 그 소프트웨어의 활용에 있어 서로 견제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선택된다(소프트웨어법 바로알기 9 참조).
소프트웨어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때로는 저작권 양도형으로 해야 할 경우가 있으며, 때로는 반드시 저작권 실시형으로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개발 툴의 경우는 저작권 실시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툴 자체가 개발자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편 저작권의 귀속은 저작권 침해시 책임을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저작권 침해란, 완성된 소프트웨어가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를 말한다. 저작권 양도형의 경우는 저작권이 의뢰인에게 주어지는 이상 의뢰인이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지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저작권 실시형의 경우는 저작권이 개발자에게 남아있으므로 개발자가 저작권 침해의 책임도 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현실은 이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계약들 중에는, 의뢰인이 저작권을 가지면서도(저작권 양도형) 개발자가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모두 지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의뢰인의 교섭력이 개발자보다 우월한 경우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서, 개발자에게 매우 불리한 구조이다.
저작권 귀속과 저작권 침해 책임의 형태를 조합하면, 개발자에게 가장 불리한 것은 개발자가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의뢰인에게 양도하면서도 저작권 침해의 책임은 직접 지는 형태이고(저작권 양도형+개발자 책임형), 개발자에게 가장 유리한 것은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자신이 가지면서도 저작권 침해의 책임은 의뢰인에게 지게 하는 형태(저작권 실시형+의뢰인 책임형)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전자(저작권 양도형+개발자 책임형)의 경우라도 고가의 개발비용을 받는다면 개발자에게 반드시 불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자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개발단가가 상승하고 후자(저작권 실시형+의뢰인 책임형)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개발단가가 낮아지기도 한다.
다만, 위와 같이 저작권 침해시 책임자를 결정하는 계약은 민사책임에서만 적용되고, 형사책임의 경우는 이러한 계약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저작권 실시형에서 의뢰인이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진다는 형태로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개발자가 개발 과정에서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면 원칙적으로 개발자가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계약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저작권 귀속과 침해시 책임소재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이를 참조하면 개발계약시 개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블로그(2012. 11. 25.),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디지털데일리(2014. 2. 26.)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