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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와 잊혀질 권리 (2)

최종 수정일: 2020년 12월 22일


앞서 1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해유형 5가지 형태의 인터넷 기사를 내용면에서 분류하면, 가) 허위 명예훼손 기사, 나) 허위이지만 작성자가 사실로 믿은 명예훼손 기사, 다) 사실 명예훼손 기사, 라) 시간·상황의 변화로 부적절하게 된 기사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다) 사실 명예훼손 기사는 적법한 기사이므로 구제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나머지 가), 나), 라)에 대해는 구제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가) 허위 명예훼손 기사는 위법한 명예훼손 기사이므로 구제의 필요성이 있으며, 나) 허위이지만 작성자가 사실로 믿은 명예훼손 기사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부적절한 기사로 파악될 수 있고, 라) 시간이나 상황의 변화로 부적절하게 된 기사 역시 사후적 관점으로는 부적절한 기사로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인터넷 기사들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복제되거나 링크되는데, 이러한 복제글 또는 링크, 그 검색결과 등은 ‘언론’의 법적지위를 가지는 인터넷 기사 원본과 달리 ‘정보’의 법적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그 적용법리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하지만 복제글, 링크 등과 같이 정보의 지위를 가지는 경우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인터넷 기사 원본 즉 언론이 투영된 것이므로 언론의 성격을 완전히 지우고 바라보기는 어려운바, 구체적인 구제수단을 검토함에 있어서는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범위를 좁혀 인터넷 기사 내지 그 파생글이 언론의 지위 내지 성격을 가진 경우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이러한 경우 중 구제수단의 검토가 필요한 경우는 가), 나), 라)의 경우에 해당하는 ①위법한 명예훼손 기사 ②부적절한 기사 ④부적절하게 된 기사의 경우이다. 여기서는 ①위법한 명예훼손 기사 ④부적절하게 된 기사 ②부적절한 기사의 순서로 검토해 보도록 한다.

◆ 위법한 명예훼손 기사나 그 복제글, 링크(①)에 대한 새로운 구제수단 : 삭제청구

①위법한 명예훼손 기사나 정보(= 그 복제글, 링크)는 인터넷 공간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불법정보이다. 비록 언론기관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기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작성된 허위의 기사라면, “허위라는 것을 알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진위를 알아보지 않고 게재한 허위보도에 대해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해 이는 언론의 자유로서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태도이다(헌재 1999. 6. 24. 97헌마265 결정). 나아가 위법한 명예훼손 기사나 정보는 심대한 인격권 침해 문제를 유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법한 명예훼손 기사나 정보에 대한 구제수단은 부족하다. 제척기간 안에 행할 수 있는 정정보도청구를 고려할 수 있으나 짧은 제척기간은 피해자 보호에 충분치 않고 인터넷 기사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생각건대 위법한 명예훼손 글은 기사의 형태이든지 아니면 복제글·링크의 정보 형태이든지 상관없이 인터넷 공간에 존재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피해자는 위법한 명예훼손 글이나 부적절한 허위의 글이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그 글의 삭제를 청구할 수 있다. 삭제의 범위는 일부 또는 전부일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위법한 명예훼손 글은 그 형태가 기사이든지 아니면 복제글·링크의 정보 형태이든지 상관없이 글의 실질적 내용은 기사이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보다는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이를 관할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해자는 위법한 명예훼손 글이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언론중재위원회에 그 글의 삭제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 부적절하게 된 기사나 그 복제글, 링크(④)에 대한 새로운 구제수단

처음에는 적법했으나 사후적인 상황 등의 변화로 인해 부적절하게 된 기사나 정보(= 그 복제글, 링크)는 적법정보이므로 불법정보인 위법한 명예훼손 기사나 정보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이러한 형태의 기사나 정보가 인터넷 공간에 부존재해야 하는 당위성은 피해자의 고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만일 이러한 형태의 기사나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마땅히 구제수단을 고려해 보는 것이 타당하다. 언론에서도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적절하게 된 기사나 정보에 대한 새로운 구제수단이 필요한지는 언론에서의 ‘잊혀질 권리’와 관련이 있고, 이는 개인정보 영역에서의 ‘잊혀질 권리’의 인정 필요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잊혀질 권리의 명시적인 기원은 2012년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제17조이다. EU는 2012년 개인정보가 정보주체의 의사에 반해 무제한 확산되고 전파되는 현상에 대해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자 잊혀질 권리를 도입했다. 하지만 아직 EU 각 회원국에서 이를 명문화하지 않아서 실정법적 효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잊혀질 권리의 개념은 ‘해당 정보가 처리 목적에 비추어 더 이상 필요하지 아니한 경우, 정보주체가 처리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는 경우 또는 동의한 보유기간이 만료한 경우로서 해당 정보의 처리 근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처리를 거부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로 해금 정보주체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해당 개인정보의 추가적인 전파를 방지하도록 요구할 권리(GDPR, 제17조 제1항)’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글은 한결같이 ‘명예훼손적 글’을 잊혀질 권리의 대표적인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잊혀질 권리의 핵심은 불법정보인 명예훼손적 게시글의 삭제가 아니고 ‘적법한 정보’의 삭제이다.

잊혀질 권리의 대상이 되는 적법한 정보는, 예컨대 A가 스스로 올린 게시글이 순식간에 온라인에 퍼지자 놀란 A가 서둘러 삭제를 요구하는 경우, 이혼한 B가 재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B의 이혼 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됐 있는 경우, 다른 사람과 결혼한 C의 옛 연인이 연관검색어로 부각되는 경우, 살인죄로 기소된 D가 나중에 무죄선고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인자로 표현된 게시글 등과 같은 것들이다.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은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개인적 관점인데, 의도하지 않은 정보 확산에 대해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정보의 생성, 유통, 저장 등의 과정에서 정보의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수정 또는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적 의미의 권리라 설명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관점인데, 한 개인의 부정적인 기록을 삭제함으로써 새로운 출발(clean state)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 개인에게 낙인을 찍는 부정적인 기록, 파산 기록, 전과 기록, 청소년 보호처분 기록 등을 공개적인 공간에서나마 삭제함으로써 한 개인의 새로운 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계속>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4. 12. 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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