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공유 체계는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데이터 전략의 일환으로서 '데이터거버넌스법안'를 제안했다. 이는 EU 전역의 민간-민간, 민간-공공 데이터 공유 체계를 강화해서 데이터 가용성을 올리는 동시에 데이터 단일시장 형성을 촉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부 창출 수단이 전통의 노동에서 데이터나 알고리즘으로 전환돼 가는 현시대에 부 창출 핵심 수단인 데이터의 공유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데이터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데이터거버넌스법안은 데이터 공유 체계 강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공공데이터 재사용을 확대하는 조치다. 그동안 공공데이터 가운데 재사용이 제한된 상업용·통계용 기밀정보,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되는 정보, 개인정보에 대해 익명 및 가명 처리나 삭제 등 사전 처리를 전제로 재사용을 확대한다. 데이터 안전공간이나 전문기관 등 지원 절차도 마련하고, 창구로 관할 기관이 지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데이터법에 의해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은 허용되지만 마찬가지로 영업비밀이나 저작물,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공공데이터에는 활용이 어렵다. 이러한 제한을 제도, 특히 기술로 풀어 가는 시도다.

둘째 데이터 보유자와 데이터 이용자 사이에 전문 중개인으로서 데이터 공유 서비스 제공자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데이터 기반의 생태계 출현을 촉진하고자 한다. 데이터 공유 서비스 제공자는 플랫폼 등 인프라를 구축해 관할기관에 신고서를 제출하면 되고, 오로지 중개 서비스만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공유 서비스 제공자는 데이터 보유자와 데이터 이용자 사이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장치로서도 기능한다.

중개 플랫폼 기능을 데이터 생태계에도 도입, 데이터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신뢰할 만한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역시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는 제도다. 다만 최근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데이터기본법안의 데이터거래사업자와는 유사한 면이 있다.

셋째 데이터 이타주의 개념이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데이터 이타주의란 기후 변화 등 과학 연구, 공공 통계 작성 또는 공공서비스 개선 등 공익 목적을 위해 개인정보 정보 주체 또는 비개인정보 데이터 보유자가 일정한 보상 없이 개인정보나 비개인정보 사용을 허락하는 것이다. 즉 데이터 기부를 의미한다. 데이터 이타주의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의 등록이 허용되며, 유럽 집행위원회는 모든 회원국에 걸쳐 통일된 동의서 양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는 전혀 없는 개념이다. 현물이나 현금을 받아서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는 시민단체나 자선단체는 있지만 데이터를 기부받아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은 없다.

그동안 데이터 공유 체제로 마이데이터, 블루버튼, 데이터이동권, 가명정보 결합 등 방법이 활용되고 있지만 데이터거버넌스법안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창의력이 적극 발휘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자발 형태의 데이터 기부 아이디어는 데이터를 자산으로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데이터 공공성을 증진하는 사회 심리를 심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데이터 공유 체계를 데이터 보유자와 데이터 이용자 간 신뢰 기반 위에 쌓아 올리고자 하는 점은 배울 점이며, 기술 방법으로 공공데이터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신선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공유에서 초보 단계에 있기 때문에 데이터거버넌스법안 시도는 우리의 데이터 정책 또는 데이터 공유 정책에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전자신문(2021. 2. 1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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