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제한적 보유' 허용에 관하여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스타트업에 필요한 충분한 투자금을 적시에 유치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지난 12월 9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 정부 입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오랫동안 입법화를 추진해왔던 '공정경제 3법'이 바로 그것이다. 공정경제 3법은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부개정법률안」,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의미하며, 이번 법률 제⋅개정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통해 우리 경제 각 분야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공정하고 혁신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중 스타트업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하 '개정안')에서 '일반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제한적 보유'를 허용하는 부분이다. 개정안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M&A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일반지주회사가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특히, CVC가 펀드 조성시 계열사 자금 이외에 외부자금도 일부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벤처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동시에 일반지주회사는 CVC를 100% 자회사로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부채비율 제한(200%), 펀드 내 외부자금 제한(40%), CVC 계열사 및 총수일가 지분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등 안전장치 규정을 포함함으로써 타인자본을 위한 지배력 확대,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투자)란 대기업 등이 유망 벤처투자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를 말한다. 주로 스타트업 투자에 활용되는 구조로서, 미국의 인텔캐피탈, 구글벤처스, 마이크로소프트벤처스 등이 가장 대표적인 CVC다. 중국 역시 CVC 투자가 활발한 편으로, 바이두벤처스, 레전드캐피털 등 세계적인 투자 규모를 자랑하는 CVC가 존재한다. CVC는 재무적 이익뿐 아니라 모기업의 전략적 이익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VC와 차이점이 있다. 대기업이 CVC를 별도로 두는 이유는 기업 혁신 촉진, 수익 창출 다변화, 경쟁 기술 투자를 통한 보유 기술 보호 및 보완, 잠재적 인수합병 대상 선별 및 관계 구축 등 기업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CVC의 투자를 통해 금전적 지원 이외에도 대기업과 협업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인 CVC을 보유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들은 계열사 형태나 해외법인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CVC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물론 지주사 이외의 일반기업이 CVC를 운영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가 큰 곳이 드물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일반지주회사도 CVC의 지분을 100%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지주회사체제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인 CVC 설립 움직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기업 내 풍부한 유보자금이 벤처 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인되고, 전략적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보다 활력 있는 벤처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공포되며, 개정 공정거래법은 공포일로부터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개정법률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해 시행령 및 관련 고시 재⋅개정 등 후속 조치를 면밀히 준비하고, 법안 내용을 국민과 기업에 적극 설명 및 홍보하며, 법집행 및 현장점검을 강화하여 시장에서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기업의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어 벤처투자 확대 및 벤처 생태계 질적 제고가 이루어지고, 벤처 기업 및 대기업 간의 협력 에너지를 통한 동반 성장 촉진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 법무법인 민후 이정현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2. 24.)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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