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출자를 통한 회사 설립


금전은 없고 부동산 등 현물만 있는데 이것으로 회사를 설립하거나 주식을 인수할 수 있을까? 결론은 가능하다. 다만 현금과 달리 현물은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어려운바, 현물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평가 절차가 실행된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만일 현물출자를 통한 회사 설립을 인정하지 않으면, 현물을 처분하고 그 대금을 회사에 출자해야 하는데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다만 현물에 대한 부당평가 또는 과대평가 위험은 존재하므로, 우리 상법은 현물출자 사항을 정관에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바, 발기인은 정관에 ‘현물출자를 하는 자의 성명과 그 목적인 재산의 종류, 수량, 가격과 이에 대하여 부여할 주식의 종류와 수’를 기재한 후 공증인의 인증 또는 기명날인 등을 하여야 한다.

현물출자는 발기인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발기인 아닌 자 등 누구나 현물출자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현물이 모두 출자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물출자가 되는 대상과 그렇지 않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동산, 부동산, 유가증권, 채권, 지식재산권, 타 회사의 주식, 영업 등은 가능하고, 노무나 신용 등은 불가능하다. 정리하면 회계적으로 자산의 부에 계상될 수 있는 것들이면 모두 가능하다.

현물출자의 이행은 납입기일에 이루어져야 한다. 즉 다른 발기인 등이 금전으로 납입하는 날에 현물출자자는 현물에 대한 권리 이전을 마쳐야 한다. 납입기일은 아직 회사 법인격을 취득하기 이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서 말하는 권리 이전이라는 회사에 대하여 등기ㆍ등록 등을 마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동산의 경우는 발기인 대표에게 인도하는 것을 의미하고, 부동산ㆍ특허권 등의 경우는 등기ㆍ등록 등에 필요한 서류를 발기인 대표에게 교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발기인 대표는 이를 소지하고 있다가 회사 법인격 취득 이후에 회사 명의로 등기ㆍ등록 등을 마치면 된다.

만일 정관에 적힌 현물출자자가 그 이행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강제집행을 통해서 이행을 강제할 수도 있지만, 발기인들이 정관을 변경한 후 설립 절차를 속행하면 될 것이다.

현물출자의 문제점은 현물에 대한 부당평가 또는 과대평가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상법은 현물출자의 이행 이후에 검사인의 보고 절차를 거치게 하고 있다.

즉 발기설립에 있어 이사 등의 기관이 선임된 이후, 선임된 이사는 정관에 현물출자 사항이 있는 경우 그 현물출자 사항을 조사하기 위한 검사인의 선임을 법원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검사인은 이를 조사하여 법원에 보고하여야 한다. 법원은 검사인의 조사보고서를 심사하여 자본충실을 해하는 등의 부당한 점이 있으면 이를 변경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검사인의 조사 및 법원의 심사를 통해서 부당평가 또는 과대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참고로 현물출자가 있음에도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2년 내 설립무효의 소를 제기하여 설립을 무효화할 수 있다.

검사인의 조사 및 법원의 심사 절차에는 두 가지 예외가 있는데, 첫째는 검사인의 조사 및 법원의 심사 절차가 면제되는 경우이고, 둘째는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으로 검사인의 조사를 갈음할 수 있는 경우이다. 실무에서는 이 갈음 절차를 많이 활용된다.

검사인의 조사 및 법원의 심사가 면제되는 경우는, 현물출자 총액이 자본금의 1/5을 초과하지 아니하고 5,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또는 거래소에서 시세가 있는 유가증권으로서 정관에 적힌 가격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세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가 그것이다.

검사인의 조사를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으로 갈음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감정을 마친 공인된 감정인은 감정 결과를 법원에 보고하여야 한다. 이 역시 법원은 심사하여 부당한 점이 있으면 변경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 갈음 절차를 가장 간략하게 설명하면, 장관에 현물출자 사항이 기재된 후 현물출자가 이행되면 발기인은 이사를 선임하고, 선임된 이사는 공인된 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고 감정인은 감정결과를 법원에 보고하면 된다. 이후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면 된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0. 1. 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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