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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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은 파일처리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방법과 데이터베이스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파일처리시스템은 예전의 전통적인 정보처리 방법이지만,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파일 형식이 달라지고(data dependency), 하나의 파일 내용이 변경되면 다른 파일 내용과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여(data redundancy), 이러한 문제점이 없는 현재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규범적으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는 1991년 미국의 Feist 판결에서부터 기인한다. 이 사건은 전화번호부가 저작물인지 여부가 쟁점이었던 사건으로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전화번호부의 창작성을 부인하면서 저작권 성립을 부정하였다. 저작권은 땀과 노력만으로 인정되지 않고 반드시 창작성을 요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전화번호부와 같은 데이터베이스 작성에 들어가는 땀과 노력은 창작성과 무관하게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실으면서, 1996년 EU는 데이터베이스 지침을 제정하여 창작성이 없는 데이터베이스라도 그 소재와 별도로 독자적으로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게끔 하였다. 우리나라도 2003년 저작권법 개정을 통하여 창작성이 없는 경우에도 데이터베이스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였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Feist 판결이 있었던 미국은 데이터베이스에 관한 입법이 지금까지도 도입되지 않아 불법행위로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인정해 주고 있다(예컨대 Ebay 사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인정받으려면 3단계를 충족해야 하는데, 첫째 운영자가 보유하고 있는 대상이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운영자가 데이터베이스 제작 등에 대하여 상당한 투자를 한 점이 인정되어야 하고, 셋째, 법에 의하여 운영자가 데이터베이스에 관한 권리를 부여받아야 한다. 순서대로 살펴본다.

1)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베이스는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 또는 구성한 편집물로서 개별적으로 그 소재에 접근하거나 그 소재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저작권법 제2조 제19호).

여기서 ‘소재’란 저작물이나 부호ㆍ문자ㆍ음ㆍ영상 그 밖의 형태의 자료를 의미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17호 참조). 따라서 반드시 저작물일 필요는 없다.

소재에 대하여 발생하는 권리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하여 발생하는 권리는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저작권법 제93조 제4항). 따라서 소재에 대하여 A가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과 별개로 B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편집물’은 소재의 집합물을 의미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17호). 편집물은 창작성이 있는 편집저작물과 데이터베이스로 구분할 수 있는데, 따라서 데이터베이스는 편집저작물이 요구하는 창작성을 갖출 필요가 없다. 다만 단순한 소재의 배열을 넘어서 체계성을 갖추어야 데이터베이스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예컨대 컴필레이션 CD는 데이터베이스에 해당하지 않는다.

2) 데이터베이스제작자

데이터베이스제작자란 ‘데이터베이스의 제작 또는 그 소재의 갱신ㆍ검증 또는 보충에 인적 또는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한 자’를 의미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0호).

따라서 상당한 투자를 하여 최초 데이터베이스 제작을 한 자뿐만 아니라 기존 데이터베이스의 소재 갱신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한 자도 모두 데이터베이스제작자가 될 수 있다.

인적 투자는 사람의 육체적ㆍ정신적 투자를 의미하며, 물적 투자는 주로 자본의 투자를 의미한다. 상당한 투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 인정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서, 막대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데이터베이스의 질적 향상이나 양적 확장에 기여한 것이 인정되면 상당한 투자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ㆍ영국ㆍ독일 등의 판례는 상당한 투자에 대하여 매우 낮은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3)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 해당하면, 복제ㆍ배포ㆍ방송ㆍ전송권을 가진다. 따라서 타인이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ㆍ배포ㆍ방송ㆍ전송하면 데이터베이스제작자는 그 타인에게 저작권법 위반을 주장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93조 제1항).

다만 ‘상당한 부분에 이르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또는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복제 등을 함으로써 당해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거나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면 상당한 부분의 복제로 간주하고 있는바(저작권법 제93조 제2항) 이 역시 데이터베이스제작권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

원칙적으로 개별소재의 복제는 개별소재에 대한 저작권 침해와 별개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로 보지 않지만, 비록 ‘개별소재라도’ 반복적으로 또는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복제 등을 함으로써 당해 데이터베이스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거나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면 이 역시 데이터베이스제작권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저작권법 제93조 제2항). 다시 말해, 단순한 개별소재 복제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컨대 반복적인 또는 영리적 목적의 체계적인 개별소재 복제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

이상 데이터베이스 및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바, 빅데이터 시대 내지 지능정보 시대를 대비하고 정보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에 대하여 좀 더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7. 2. 21.), 리걸인사이트(2017. 2. 2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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